내가 일주일 마다 원룸에서 나오는 소주병을 주는 누나(할머니)가 있다.
누나의 나이는 77이다.
그런데, 소주병을 줄 때마다 누나는 나에게 사탕을 건낸다.
그녀는 북평역 앞의 여자 깡패 출신이라서, 내 폰에는 ‘깡패’라고 저장되어 있다.
그녀는 깡패였지만 순진했다.
탈영병을 만나 불쌍해서 같이 살다가, 아이 셋을 낳고 남편을 남한산성으로 보냈다.
남편은 영창에서 사망했다.
뿐만아니라, 노인회관에서 만나는 서너명의 할머니들로부터 사탕을 받는다.
하루에 다섯 개 이상 될 거 같다.
그리고 노래교실에서 노는 시간에 사탕을 나누어 준다.
군것질과 단 것을 싫어하는 나는, 처음에는 먹지 않고 버렸지만, 차츰 사탕의 귀여운 의미를 알고 먹기 시작했다.
그것이 여자들의 소박한 사랑이라는 것을.
그것이 그녀들의 친밀감의 표시라는 것을.
그것이 연하의 잘 생긴 사내를 향한 아쉬움이라는 것을.
그것이 내가 혹시 연상의 여자와 사랑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누나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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