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불평등에 대항하기 위해 “성공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정상에서 만나자”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들곤 했다. 모두가 다 정상에 오를 수 있다면 과연 사람들은 그걸 정상이라고 부를까? 결국 누군가는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계속 차별과 불평등을 마주하게 될텐데 그냥 ‘나만 아니면 돼’인걸까?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능력주의는 한국인의 일상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바꿀 수 있고 바꿔야 마땅한 사회 제도·법·관행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 ‘피해자 탓하기’와 ‘책임의 개인화’로 귀결시켜, ‘결국 네가 공부 안해서 그런 거잖아’라는 식의 말로 말문을 막아 버리는 일이 흔하게 목격”된다는 거다.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전환을 둘러싸고 불거진 사태도 능력주의에 사로잡힌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서울의 좋은 대학 나와 토익 시험 만점을 받아도 가기 어려운 ‘신의 직장’ 공기업 정규직을 스펙 낮은 이들이 차지하는 게 불정공하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저자는 이 사태를 “공정성에 대한 지적은 학벌주의 옹호는 물론, 블루칼라 노동자와 소위 ‘지잡대’ 출신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 발언으로도 이어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런 일이 갑자기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작년 6월 해고된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17일간 농성했을 때(관련기사: 공공부문 정규직화…‘자회사’ 꼼수 막아낸 여성노동자들 http://ildaro.com/8685)도 ‘감히 아줌마가 어디 정규직이냐’는 등의 혐오발언들이 등장했다.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이런 현상이 “최근 10여 년간 한국사회에서 끊임없이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한다. 이렇게 공정성을 따지는 싸움은 “금세 공정의 탈을 쓴 혐오 담론이 되고 만다”며, “소수자·약자 혐오를 추동하고 지속시키는 핵심 동기 중 하나가 바로 능력주의”라고 비판한다. “공정성에 대한 집착과 능력 강조는 현실에서 ‘능력자에 대한 우대’라는 차원보다 주로 탈락자·소수자·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형태로 발현된다는 점”은 큰 문제다.
일라이 클레어가 말한대로 “소수자·약자가 치러야 할 대가는 막대”하지만, 오히려 사회는 “자격과 능력도 없는 것들이 무임승차를 통해 과도하게 많은 자원을 가져가고 있다”는 ‘무임승차론’을 이야기한다. 무임승차론이 ‘공정함’이라는 이름과 맞물려 오히려 소수자와 약자가 나아갈 길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능력주의 정말 경계해야해ㅜㅜ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어놓고 개개인이 겪는 차별과 혐오는 전부 그 개개인의 능력탓으로 돌리는게 얼마나 위험한 사고냐고... 결국 서로 싸우게 만들어놓고 지배계층은 남일처럼 지켜보며 계속 호위호식하며 지금의 구조를 더 견고히 만들어 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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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너무 공감가는 글이다
공감공감 페미니즘에서도 정상에서 만나자 이거 그만 외쳐야한다고 생각 모든 여자가 다 정상에 갈 수 없고 정상에 간 여자들이 여성인권에 힘쓸거라고 보장할 수 없음
능력주의 정말 경계해야해ㅜㅜ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어놓고 개개인이 겪는 차별과 혐오는 전부 그 개개인의 능력탓으로 돌리는게 얼마나 위험한 사고냐고... 결국 서로 싸우게 만들어놓고 지배계층은 남일처럼 지켜보며 계속 호위호식하며 지금의 구조를 더 견고히 만들어 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