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공은 동생의 이름, 형의 이름은 배사공 무학산(회원)
<이름을 질서없이 짓는 시대> 요사이는 이름을 예쁘게 보이는 것만으로 이름으로 삼는 경우가 주류다. 어떠한 소망이나 의미도 담지 않고 근사해 보이는 것으로만 이름 삼다 보니 같은 이름이 수두룩하다. 어떤 경우에는 이름을 듣고 얼굴을 붉힐 때도 있다. '선정'이란 이름이 그렇고 '완용'이란 이름이 그렇다. '김구'라는 이름도 있으니 이름의 무질서가 그야말로 난장판인데 더욱 해괴한 것은 배구공은 동생의 이름이고 형의 이름은 배사공인 웃지 못할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 세대까지는 피휘(避諱)를 철칙처럼 지켰는데 지금 세대는 그런 것도 없다. 도리어 조상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서양의 흉내를 내어 유명 조상의 이름을 따서 짓기도 한다. 특히 연예인은 선배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지어 그 덕을 보려는 이름이 있는가 하면 이름을 괴상망측하게 지어 희귀성으로 인기를 끄려는 이름도 있다. 난장판을 넘어 개판으로 여겨진다. 오늘 조선일보에 '김은경'이란 이름의 두 사람이 불려 나왔다. 한 사람은 더민당 혁신위원장이고 다른 한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장관이다. 한 명은 나름으로 좋은 일을 하러 나온 이름이고, 또 한 명은 하잖은 일 끝에 다시 불려진 이름이다. 경자. 숙자. 말자. 춘자. 금자라고 이름 짓던 시절이 그립다. 춘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기라도 했으면 원이 없겠다. 날씨조차 비가 올 듯 말 듯하여 내 마음을 울 듯 말 듯 만드는구나. 에라이.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나 한 번 불러제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