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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Barista (러브 바리스타) - 그대를 위한 사랑 향기 가득한 행복을 만드는 남자
[Prologue]
딩동 딩동
찌는 듯이 더운 날씨 요 며칠간 열대야로 인해 밤늦게까지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다가 새벽녘에 잠이 잠들었는데 아침 일찍부터 누군가가 벨을 눌러 나의 단잠을 깨우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무시하며 잠을 청하려 하는데 벨을 누르다 못해 이제는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너무 시끄러워서 이불로 머리를 쥐어싸보지만 그새 더운 날씨 때문에 더 잠이 깨버려 이불을 던지고 일어난다. 일어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방세는 분명 얼마 전에 집주인인 배불뚝이 아저씨한테 줬고 2주 전에 호프집에서 만난 처자는 분명 정리를 마쳤는데 도대체 누가 자꾸 문을 두드리는지 도저히 너무 시끄러워 못살겠다. 터벅터벅 배를 긁으며 문에 달린 렌즈로 밖을 보니 머리를 짧게 자른 아저씨 하나가 이상한 서류뭉치를 들고 문 앞에 서있었다. 더운 날씨 때문이기도 하지만 순간적으로 식은땀이 흐르는 나는 다시 침대 근처로 걸어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문 앞에 선 뒤 말했다
“누구세요?”
“선배님 예비군 통지서 때문에 왔습니다”
“아 잠시만요.”
순간 안심되어 야구배트를 다시 내려놓고 현관문으로 갔다. 트렁크팬티에 민소매를 입고 있었지만 어차피 남자가 왔으니 옷을 챙겨 입지 않고 그냥 현관문을 열었다.
“선배님 오후에 집에 안 계신 것 같아서 오전에 왔습니다.”
“하는 일이 오후라서 그 땐 늘 집에 없어요. 고생이 많네요”
아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군복을 입고 있었다. 통지서를 쭉 읽어보면서 살짝 그 사람의 얼굴을 봤는데 얼굴이 딱 봐도 보름달처럼 크고 가슴과 엉덩이의 구분이 안가는 허리선을 보아하니 운동과는 거리가 먼 듯 하다. 그리고 걷어 입어 들어난 팔뚝에 이곳저곳 긁힌 자국과 손톱사이로 낀 때를 보아하니 기계를 만지는 것 같은데 운동과 거리가 먼 것 같은 체형에도 검게 그을린 피부를 보아하니 실내 공장이 아닌 밖에서 일하는 사람 같았는데 아무래도 자동차 정비를 하는 것 같아보였다. 그래도 생긴 건 나름 귀여운 호감형이고 싱글싱글 웃는 모양새가 나름 좋게 보였다. 왠지 내가 차가 있으면 한번쯤 맡겨 보고 싶은 인상이다. 나는 눈꼽이 낀 눈으로 실실 웃으며 군인이 건낸 통지서에 사인을 하고 다시 수령증에 건내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연애 하시나봐요?”
“어떻게 아셨어요?”
“손에 반지가 떡하니 있으니 모를 리가 없지요. 한 3~4년 정도는 사귀신 듯 한데요?”
“아니 그건 또 어떻게?”
“반지 재질이 상당히 좋네요. 거기다 반지가 상당히 새 거 인데 얼마 안 만난 커플이 이렇게 좋은 반지를 낄 가능성은 없으니까요. 아저씨 손보니까 손이 거친데 집이 잘 사는 분은 아닌 듯 하고 섣불리 고가의 반지를 살 것 같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이거 아저씨가 고른거죠?”
“맞아요. 제가 직접 오래 알아보고 주문했는데.”
“보아하니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은 아니네요. 여자가 골랐다고 하기에는 뭔가 센스가 조금 떨어져보였어요.”
“우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사실 이거 때문에 여자친구에게 타박도 조금 들었어요. 너무 촌스럽다고 하네요”
“그래도 많이 좋아했을거에요. 그 정도로 안목 있는 여자분이면 이게 고가인 것도 알고 있을거에요. 그러니 그거로 너무 싸우지 마시고 다정히 지내세요.”
“감사합니다. 여기 와서 많은 조언을 듣고 가네요.”
“뭘 이정도로 그러시나요. 나중에 시간되시면 여자친구분과 카페 한 번 놀러오세요. 제가 카페에서 일하거든요. 약도가 어디있더라”
“가게 이름만 알려주시면 찾아갈게요. 제가 이 주변은 잘 알아서요.”
“Mo' better blues 라는 카페인데 쉽게 그냥 비비라고 많이 불려요. 거기 오셔서 카운터 자리 앞에 앉으시면 저랑 대화도 가능하니 자주 놀러오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자주 뵈요.”
그 군인을 보낸 뒤 문을 닫고 들어오자 내가 그 기간 동안 반나체로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너무 날씨가 더워 그 상태 그대로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을 잘까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는데 이대로 다시 자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책상에 있는 컴퓨터를 켜본다. 잠시 컴퓨터가 로딩 되는 시간 동안 화장실에 들어가 칫솔에 치약을 묻혀 양치를 하고 라디오를 켜는데 사람들은 TV를 보며 시간을 때운다고 하지만 나는 라디오가 더 좋다. 삭막하고 인위적인 TV보다는 사람 냄새나는 말이 더 물씬 풍겨오는 라디오가 더 좋기 때문이다. 대략 한달 만에 김창환 아저씨의 라디오를 들으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슬슬 좋아지고 있다. 때마침 나오는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을 들으며 양치를 하며 로딩 된 컴퓨터에 메일을 열어본다.
“자 오늘 페이가 들어왔으려나?”
오늘은 내가 기고하는 칼럼에 대한 원고료가 들어오는 날이다. 군대 전역할 때부터 블로그에 쓰던 잡다한 글들이 있었는데 나름 알려져서 본의 아니게 파워블로거까지 되었고 그로 인해 포털사이트 한 곳에서 정기적으로 글을 써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글을 쓰고 일정적인 돈을 받고 있는데 이 돈으로 방세를 내고 밥을 사먹고 있다. 일종에 내 생활비를 버는 셈인데 이거 외에 다른 수입원은 카페에서 일하며 버는 돈이다. 오픈부터 마감까지 직접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저축할만한 돈은 벌고 있으니 괜찮은 수입원이다.
“좋아. 이번 달은 이정도면 무난하겠구만.”
마땅히 좁은 집구석에서 할 짓도 없는터라 더운 날씨에 땀으로 범벅 된 몸을 씻기 위해 욕실에 들어가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외출복을 입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요즘 날씨가 무척이나 더운 탓에 흐른 땀으로 여러 가지 고생이다. 어서 시원한 가을이 오길 바라지만 그걸 비웃기라도 하 듯 태양은 점점 뜨겁다. 에어컨이 있지만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기 때문에 선풍기 하나에 의지하여 사는 게 힘겹다. 오늘은 조금 일찍 카페를 오픈해서 시원하게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니 역시 뜨겁다. 열쇠를 꺼내 자전거에 달린 자물쇠를 푸는데 어찌나 달궈졌는지 만지기도 어려울 정도다. 간신히 자물쇠를 풀고 다시 뒤에 묶은 뒤 자전거를 몰고 달리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니 따가운 햇볕 사이로 바람이 불어와서인지 땀이 마르는 느낌에 시원해짐이 느껴졌다. 그렇게 5분여를 달려 와 카페에 도착하니 또 다시 더워지기 시작했다. 가게 문을 열고 가게 불보다도 먼저 에어컨을 틀고 밖에 있는 자전거를 가게 문 근처에다 묶은 뒤 다시 들어왔다. 가게 불을 켠 뒤 에어컨 앞으로 시원한 느낌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함이 몰려왔다.
“으아 행복하다. 이래서 정말 좋아.”
따르르릉
[어이 부용. 무슨 일이야?]
[그냥 전화해봤지. 아직도 자고 있냐?]
[잠은 무슨. 벌써 가게 나와서 오픈하고 있지.]
[이야, 보헤미안께서 너무 일찍 일어난거 아니야? 아직 점심시간도 멀었는데?]
[나라고 맨날 해가 중천일 때 일어나라는 법이 있나? 종종 일찍 일어나야지. 넌 병원이냐?]
[나야 늘 여기지. 심심해서 전화해봤어.]
[그렇군. 멍보는 뭐해?]
[옆에 있어. 바꿔줄까?]
[아니야. 둘 다 밥은 먹었어?]
[이제 먹어야지. 우리 둘 다 점심 때 진료가 많아서 바쁠 것 같아. 이따가 시간 되면 커피 한잔 사러 갈게.]
[그래 시간 될 때 같이 와.]
[알았어. 이따 봐]
내 중학교 동창들인데 28살 먹은 지금까지도 우리는 늘 근처에서 지내고 있다. 둘 다 한국대학교 의대를 나와 레지던트 중이고 전화를 한 남자는 성진유,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죽마고우인데 부모님 모두 엘리트라서 집안이 빵빵한 편인데다 외모도 흰 피부에 정말 곱상하고 잘생긴 편이다. 리더십도 굉장히 좋아 중고등학교 모두 전교회장과 축구부에서 활동을 했고 늘 여학생들을 구름떼처럼 몰고 다닌 정말 흔히 말하는 엄친아가 따로 없다. 그럼에도 여태까지 모태솔로 라는 점이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다. 학교 다니던 시절 한참 글쓰는 걸 좋아하던 시절 내가 부용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줬는데 예쁘고 화려하면서도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기 꽃처럼 예쁘지만 모태솔로인 진유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붙여줬다. 아이러니하게도 진유는 부용이라는 별명을 정말 좋아한다. 사내녀석에게 꽃을 별명으로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녀석은 그 녀석 밖에 없을거다. 중학교 때부터 1년 365일 중에 300일을 넘게 같이 다니다보니 한 때 나와 커플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는데 사실 고등학교 때 나는 진지하게 이 점을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이 녀석이 조금 잘생긴 게 아님에도 여자를 만나지 않는데다 심심하면 우리집에 와서 잠을 자고 가는 버릇이 있어서 혹시 이 녀석이 진짜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진유 노트북에서 야동이 몇 개 나오면서 그런 의혹은 사라졌다. 그때 이후로 나와 더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절친 중에 절친이다.
그리고 멍보 ... 참 재밌는 녀석이다 이름은 송보은이고 늘 범생이 이미지에 맞게 커다란 안경을 쓰고 다닌다. 거기다 먹을 것 좋아하고 눈물도 많은데다 멍을 잘 때려서 내가 멍보 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우리는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늘 셋이서 같이 다녔는데 덕분에 보은이는 다른 여학생들에게 늘 타깃이 되었다. 진유의 인기도 엄청난 것도 이유였지만 늘 구석에서 찌그러져 잠만 자고 혼자 놀다가 글만 몇 개 쓰고 신비주의 소년으로 불린 나 때문에도 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나 진유나 여자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너무 오래 전부터 서로 보면서 자라온데다 지금도 여자라고는 매력이 전혀 없다. 매일 공부만 하는터라 머리는 늘 부스스하거나 떡져 묶은 머리, 그리고 대학 때는 치마는커녕 추리닝 바지를 좋아했고 지금도 입고 다니는 거라곤 늘 의사들이 입는 바지와 약냄새 나는 흰 가운이 전부다. 사석에 나올 때는 10년도 남게 입은 청바지와 보노보노가 그려진 후드티가 전부인데 그것도 내가 생일 선물로 사준 것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녀석의 유전자가 남자인지를 확인해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어 뭐야. 왠일로 일찍 나온거야?”
“형 일찍 나왔네요.”
“야임마 넌 언제까지 형이라고 할래. 사장님이라고 하라니까.”
“아 왜요. 형은 형이지. 무슨 사장 노릇이 그렇게 하고 싶어요? 형이야 말로 왜 이리 일찍 나왔어요?”
“오늘 원두랑 이것저것 물품 주문 좀 하려고 재고 보러 왔지. 뭐 부족한 건 없어?”
“아직 없어요. 일찍 나왔는데 커피 한잔 하고 가시죠.”
“아냐 됐어. 곧바로 우리 귀염둥이랑 같이 산부인과 가봐야 되. 그럼 가게 잘 부탁한다.”
우리 가게 사장님이자 나와는 오랜 인연을 가진 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특전사에 입대하여 15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분인데 군대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터라 굉장히 남자다운 외모와 튼튼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배포가 크고 수완이 좋은 분이라 술집을 운영하며 돈을 많이 번 분인데 술집에 놀러온 본인과 띠동갑에다 정말 어디 가서 미모로 봐도 빠지지 않을 처자에 반했는데 군대에서 너무 많은 기간을 보낸 터라 여자만 보면 할 줄 아는 말이라고는 90년대 초반에나 통했을 개그와 유머뿐이었고 어찌 된 게 남자와 대화하면 그렇게 당당한 분이 여자와 특히 미인과만 이야기하면 땅에서 눈을 때지 못하는 특이한 버릇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해서 서로 ‘순둥이’ ‘귀염둥이’ 하면서 살고 있는데 사장님은 마흔 살에 첫 애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그 때 술집 아르바이트를 하던 내가 없었다면 저 능력으로 결혼은커녕 대화조차 불가능했겠지만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역대 만들어낸 가장 대단한 커플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간단히 빗자루 질을 하고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인 뒤에 걸레를 빨아 걸레질을 하고 나니 어느 새 시간이 1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카페 청소를 마치고 카운터로 가서 마저 정리를 한 뒤에 원두를 꺼내 기계에 원두를 넣고 돌려 로스팅을 하는데 이 냄새가 사람을 참 기분 좋게 만든다. 원두가 잘 볶아지는 동안 기분 좋게 재즈음악을 틀고 오늘 쓸 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우선 메일이 왔는지 확인 후에 상담을 해주는데 보수도 없고 그냥 심심해서 하는 일이지만 이런 입소문이 퍼져서 나를 파워블로거로 만들어줬고 지금 부수입으로 올리는 칼럼으로 얻은 원고료를 받게 해주는 힘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 이상하게 메일이 없다. 세상 커플들이 모두 사이좋게 지내는 건지 아님 나만 빼놓고 여름휴가를 떠나서 바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 혼자 심심하게 카운터에 앉아 있으려니 뭔가 심심했다. 다른 카페와 달리 우리 카페는 카운터가 바 형식으로 되어 의자가 서너개 있는데 개인블로그에도 소개를 해서 직접적인 연애상담이 필요하거나 개인적으로 나와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마련해놨다. 종종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 상담을 듣고 더 사이가 좋아진 커플들이나 잘 이루어진 커플이 많다. 그 중에 안타깝게도 이별을 택한 커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좋은 사랑을 위한 이별은 분명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한편으로는 좋게 보는 경우도 많다.
로스팅 된 커피를 꺼내 향을 맡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듯 하다. 로스팅 된 커피를 잘 담고 그 걸로 샷을 내려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니 어젯밤에 먹은 치킨에 기름기가 내려가는 듯 시원한 느낌이 참 좋다. 커피라는 게 참 매력적인 음료라 나는 여기에 빠져 지금까지 살아온 듯 하다. 다시한번 노트북을 열어 메일을 확인해봤지만 날아오는 건 오늘 밤 외롭다는 섹시녀와 싼 가격에 가져다 쓰라는 김 팀장님의 스팸메일뿐이었다. 요 며칠 사이 상담 건이 없던 터라 평온하게 커피 한잔을 마시며 글을 쓰면서 지냈는데 아무래도 이번 주도 그렇게 보내야 할는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으아 슬슬 글을 써볼까 ?”
짤랑짤랑
말이 무섭게 열리는 현관문에 달린 방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고 상큼한 샴푸가 따사로운 햇빛에 말라 흩어지는 향기를 몰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어서오세요.”
첫댓글 최고에요
엇 댓글 감사드리고 제 글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많이 봐주세요 ~
잘보구갑니다^^
감사드립니다.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많이 봐주시고 댓글도 많이 남겨주세요 ~~ ^^
재밌어요!! 앞으로도 계속 찾아볼게요^^
앗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 글 계속 쓰도록하겠습니다 . 부족해도 마니 봐주세요 ~~~ ^^
잘보구갑니다ㅎㅎ다음편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