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행당카페에 이사 광고가 올라온 것을 보고
그 며칠 전에만 올렸으면 그것을 이용했을 지도 몰랐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월요일에 KGB와 이삿짐 계약을 했거든요.
거의 20년을 살던 집에서 이사를 합니다.
수십년 전에, 출석하던 교회가 월세 보증금까지 다 까고 쫓겨날 처지가 되었을 때
내 가진 것을 모두 헌금을 하고 우리 식구는 선교원의 방 한칸에 들어가서 살았습니다.
낮에는 선교원 교실로 써야 하니까 저녁때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만 사용했죠.
그러다가 방 한칸을 얻어서 선교원에서 나오고,
목사가 되고, 무료 목사 양성을 사명으로 알고 가난한 목사로 사는 동안에
구의동, 자양동, 잠실3단지, 가락동아파트로 옮겨 다니며 살다가
지금 사는 집에 이사와서 거의 20년을 살고,
딸이 집을 사서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2층에 집을 계약을 하고 난 뒤에
우리가 산 가격보다 1억, 1억5천이 비싸게 두 집이 나왔습니다.
딸은 침대 등 낡은 가구들은 모두 바꾸자고 해서 침대, 소파, 수납장, 에어컨 같은 것을 모두 새로 샀습니다.
딸은 가구를 한 두해 쓸 것도 아니니까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것으로 마련하자는 주의이고,
그게 잘못된 생각은 아니니까 그렇게 합니다.
딸이 살 것을 골라서 가족 단톡방에 올리면 마눌과 나는 그것을 보고 함께 결정합니다.
딸은 콘센트까지도 바꿀 것을 올리고 아빠 엄마의 의견을 묻습니다.
문제는 버리는 가구입니다.
이삿짐 센터에서는 모두 버려주는데 50만원을 달라고 합니다.
나는 단지 후문 안쪽에 버리는 곳이 있으니까 거기 버리자고 했고,
마눌이 경비실에 물어보니까 거기다 버리면 많아야 20만 원이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딸은 버리는 가구가 너무 많으니까
그곳에 버리면 입주민들 차가 들어오고 나가는 데 불편할 거라는군요.
결국 돈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는 딸에게 마눌과 내가 졌습니다.
이사할 집은 거실 창밖으로 백운대와 북한산 자락이 보입니다.
이 사진은 누군가가 찍은 백운대입니다.
첫댓글 내다보는 경치가
아름답겠어요.
서울에 살던 집에서도
북한산이 보여
좋았었는데...
그동안 이사다니느라
애쓰셨네요.
요즘은 이삿짐
업체가 있어서
그나마 편해졌지만...
거의 20년만에 이사하는 거라서 이사하는 것을 잊고 살았죠.
KGB와 계약할 때 짐을 담을 박스 같은 것을 미리 가져다 주느냐고 물었더니
이삿날 자기들이 와서 다 하는데 그냥 다 놔두어야 자기들이 일하기 편하답니다.
남자 4명에 아줌마가 한 사람 온다는 걸 보니까
아줌마는 냉장고와 김치 냉장고, 그릇같은 것들을 정리하나 봅니다.
버릴 것들 버려주는 것까지 해서 이사비용을 235만원에 계약했는데, 싸게 했다고 합니다.
도시가스회사에 이사 예약을 했고,
내일은 우체국에 주소변경 신청을 할 겁니다.
그러면 지금 주소로 오는 우편물을 새 주소로 배달해준다네요.
골목만 나서면
전에는 일부러 먹으러 와야 했던
카페, 대보명가, 함흥냉면, 생선구이, 육개장, 곰탕, 보리밥, 경양식 식당들이 줄줄이 있는
식당카페거리라서 딸이 앞으로 외식하기가 좋겠답니다.
교회에서 이사심방 오는 날이 마침 부활주일이라서 더 좋습니다.
예배 후에 20명 정도가 이사심방을 오는데,
집앞 육대장에서 육개장(/곰탕/냉면)+보쌈 세트로 점심 식사를 대접하고
우리집으로 와서 차를 마시고 심방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