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자력으로 집을 고치기 어려운 서민에게 기부를 받아 주택을 개조하는 호프 사업을 오는 30일부터 시작한다. 위부터 사업 대상인 동구 범일동, 남구 문현동, 중구 대청동 주택의 설계도. 부산국제건축문화제조직위 제공
- 동원개발·삼정·경동건설 - 노부부·장애인 등 3가구에 - 주택 신축·개조 시공비 후원 - 설계도 전문가가 재능기부
스스로 집을 고칠 만한 여력이 없는 서민을 대상으로 희망의 집을 지어주는 사업에 부산의 대표적 건설사 회장과 건축사, 교수 등이 참여한다.
부산시는 올해 처음 추진하는 호프(HOPE·House Of People's Empowerment) 사업이 이번 주말 착공해 상반기 내에 완료된다고 26일 밝혔다.
호프사업은 빈곤층 주택을 신축하거나 개조하는 주거복지 사업으로 건설사와 건축사의 기부를 통해 진행된다.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과 삼정기업 박정오 회장, 경동건설 김재진 사장이 시공비를 후원한다. 이승헌 동명대 실내건축학과 교수와 김용남 삼현도시건축사사무소 대표, 조정구 구가도시건축사사무소(서울 소재) 대표가 설계 재능 기부에 참여했다.
시는 이 사업을 추진할 단체로 (사)부산국제건축문화제조직위를 선정했다. 조직위는 최근 대상 주택을 선정하고 이번 주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상 주택은 ▷동구 범일동 노부부(대지면적 77㎡) ▷중구 대청동 장애인 가족(38㎡) ▷남구 문현동 홀몸노인(43㎡) 집이다.
호프 1호 주택은 이번 주 착공에 들어가는 동구 노부부 주택이다. 동구 범일동 노부부 주택은 장복만 회장이 시공을, 이승헌 교수가 설계를 맡았다. 이 주택은 차상위 계층 노부부를 포함해 4인 가족이 살던 곳이다. 지난해 10월 화재가 발생해 25년 된 주택이 타 버렸다. 지금까지 인근 경로당에서 4인 가족이 얹혀 살고 있다. 조직위는 한 달 내로 개조를 완료할 계획이다. 수리가 끝나면 2층짜리 주택으로 거듭난다.
장애인 안모 씨 부녀가 살고 있는 중구 대청동 주택은 박정오 회장과 김용남 건축사가 책임진다. 김 건축사는 부산 건축계에서 창의적 인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부산신인건축가상을 받기도 했다. 25년 이상 된 노후건물인 데다 안 씨가 장애가 있어 주거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위는 이곳을 완전히 허물고 새 집을 지어준다.
남구 문현동 주택은 송모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다. 송 할머니 역시 장애가 있고 기초생활수급자이다. 이곳은 30년 이상 된 노후건물로 1층에는 영세한 반찬가게가 있다. 문화제 집행위원장인 김재진 대표가 시공, 조정구 건축사가 설계한다. 조 건축사는 한옥 설계로 유명한 중견 건축가다. 구조 안전진단은 본 구조 엔지니어링의 구본율 대표가 거든다.
시는 주택 한 채당 2500만 원 범위 내에서 시공할 방침이다. 이들 주택에 대한 설계는 현재 완료된 상태다. 조창래 조직위 사무국장은 "향후 기부가 확산되면 사업량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