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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몽융(狐裘蒙戎)
여우 갖옷의 털이 흐트러져 있다는 뜻으로, 부귀한 사람이 난폭하고 방자하여 나라가 어지러워짐을 비유한 말이다.
狐 : 여우 호(犭/5)
裘 : 갖옷 구(衣/7)
蒙 : 입을 몽(艹/10)
戎 : 오랑캐 융(戈/2)
출전 :
○시경(詩經) 패풍(邶風) 모구(旄丘)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값비싼 호구(여우 가죽옷)가 갈가리 찢기었다는 뜻으로, 예의범절(禮儀凡節)을 모르는 상류 계층의 난행(亂行)으로 말미암아 나라가 혼란해짐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춘추시대 여(黎)의 임금이 오랑캐 나라인 적인(狄人)의 습격을 받아 나라가 망하자 위(衞)나라로 가서 구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위(衞)나라는 회피적이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여(黎)의 신하들이 위(衞)나라를 책(責)하면서 부른 노래 모구(旄丘)에서 연유한다.
毛詩序: 旄丘, 責衞伯也. 狄人迫逐黎侯, 黎侯寓於衞, 衞不能脩方伯連率之職, 黎之臣子以責於衞也.
시경(詩經) 패풍(邶風) 모구(旄丘)
(모구에서)
旄丘之葛兮, 何誕之節兮.
모구의 칡덩굴이여! 마디가 어찌 그리 엉성하게 넓은가!
叔兮伯兮, 何多日也.
아저씨! 아저씨시여! 어찌 이렇게 여러 날 소식이 없는가!
何其處也, 必有與也.
그곳의 형편은 어떠하신지, 반드시 함께할 이 있으리라.
何其久也, 必有以也.
어찌 그 일이 길어지는가, 분명 까닭이 있으리라.
狐裘蒙戎, 匪車不東.
여우가죽 갓옷이 다 헤어져도, 수레는 동으로 오지 않는구나.
叔兮伯兮, 靡所與同.
아저씨! 아저씨시여! 함께할 이 아무도 없구나.
瑣兮尾兮, 流離之子.
부셔졌구나, 사라져버린 것이구나, 마음이 흩어진 사람들이여.
叔兮伯兮, 褎如充耳.
아저씨! 아저씨시여! 소매로 귀를 막고 있구나.
호구(狐裘)가 몽융(蒙戎)하다 한 것은 위(衛)나라 대부(大夫)를 가리켜서 그 궤란(憒亂; 마음이 어수선함)함을 기롱한 뜻이다.
또,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僖公) 5년 조(條)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헌공(獻公)이 애첩(愛妾)인 여희(驪姬)가 자기의 아들 해제(奚齊)을 후계자로 만들려고 헌공에게 모략을 해서 태자 신생(申生)을 죽게 하고, 그 동생 중이(重耳)와 이오(夷吾)도 핍박해 국외로 도망치게 했다.
진헌공이 사자를 노(魯)에 보내와서 태자 신생을 죽인 일을 고하였다.
晉侯使以殺大子申生之故來告.
당초, 진(晋)나라의 군주인 헌공(獻公)은 공자(公子) 중이(重耳)와 이오(夷吾)를 위하여 대부(大夫) 사위(士蔿)를 시켜서 포(蒲) 땅과 굴(屈) 땅에 성을 쌓게 하였다.
初, 晉侯使士蒍為二公子築蒲與屈.
그는 그 일에 대하여 신중하지 않아, 흙 속에 불 때는 나무를 넣어서 쌓았다. 공자 이오가 이 사실을 군주인 헌공에게 호소하였다. 헌공은 사위의 불손한 태도를 책망하였다.
不慎, 寘薪焉. 夷吾訴之. 公使讓之.
이에 사위는 머리를 땅에 조아리고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신이 듣기에 '상(喪)을 당하지 않고서 슬퍼하면 근심 걱정이 반드시 닥쳐오고, 전쟁이 없는데도 성을 쌓으면 원수가 반드시 그곳을 보루로 삼는다고 하니, 원수의 보루를 무엇 때문에 신중하게 쌓겠습니까?
士蒍稽首而對曰: 臣聞之, 無喪而慼, 憂必讎焉, 無戎而城, 讎必保焉, 寇讎之保, 又何慎焉.
벼슬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군왕의 명령을 어김은 불경(不敬)이옵고, 적의 보루를 견고하게 쌓는 것은 불충(不忠)인데, 불경스럽고 불충스러워서야 어찌 군왕을 섬기겠습니까?
守官廢命, 不敬; 固讎之保, 不忠; 失忠與敬, 何以事君.
시경(詩經)에 이르길 '덕을 생각하고 있다면 나라가 안녕하고, 적자(嫡子)는 나라 지키는 성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詩云, 懷德惟寧, 宗子惟城.
군왕께서 덕을 닦으시고 그리고 적자의 지위를 단단히 하신다면 무슨 성이 이보다 낫겠습니까?'
君其脩德而固宗子, 何城如之.
三年將尋師焉, 焉用慎.
그는 헌공의 앞을 물러 나와, 다음과 같은 노래를 읊었다. '여우 갖옷이 난잡(亂雜)하여 한 나라에 세 군주(公)가 셋이니, 아아! 내 그 누구를 따라야 한다는 말인가.'
退而賦曰: 狐裘尨茸, 一國三公, 吾誰適從.
(春秋左氏傳/僖公 5年)
여기서 일국삼공(一國三公)이란 진헌공(晉獻公) 공자 중이(重耳)와 이오(夷吾)를 가리킨다.
포(蒲)와 굴(屈)은 국도와 맞먹는 큰 성이기 때문에 헌공이 두 공자와 더불어 세 발 솥처럼 삼공(三公)이 되었다는 말이다.
시경(詩經) 패풍(邶風)
12. 모구(旄丘)
旄丘之葛兮, 何誕之節兮.
叔兮伯兮, 何多日也.
何其處也, 必有與也.
何其久也, 必有以也.
狐裘蒙戎, 匪車不東.
叔兮伯兮, 靡所與同.
瑣兮尾兮, 流離之子.
叔兮伯兮, 褎如充耳.
(解釋)
其一
旄丘之葛兮, 何誕之節兮.
언덕의 칡은 어찌 마디가 긴가?
叔兮伯兮, 何多日也.
숙(叔)과 백(伯)과 같은 대부들이여, 구원병 어찌 많은 날 걸리는가?
(註)
興也. 前高後下曰旄丘.
시체는 '흥'이다. 앞은 높고 뒤는 낮은 걸 모구(旄丘)라 한다.
誕, 闊也. 叔伯, 䘙之諸臣也.
탄(誕)은 넓다는 것이다. 숙백(叔伯)은 위나라의 여러 신하들이다.
舊說, 黎之臣子, 自言久寓於衞, 時物變矣.
옛말에 여나라의 신하들이 스스로 말했다. 오래 위나라에 더부살이 하니, 당시의 사물들이 변화했다.
故登旄丘之上, 見其葛長大而節疎闊, 因託以起興曰旄丘之葛.
그러므로 언덕에 올라 칡이 길어졌지만 마디가 텅빈 것을 보고, 의탁하여 흥을 일으켜 말했다.
何其節之闊也. 衞之諸臣, 何其多日而不見救也.
'언덕의 칡이 어째서 마디가 긴가? 위나라의 여러 신하들은 어째서 많은 날이 걸리도록 구원병을 보지 못하는가?'
此詩本責衞君, 而但斥其臣, 可見其優柔而不迫也.
이 시는 본래 위나라 군주를 꾸짖은 것이지만 다만 신하만을 질책했으니, 부드러워 박절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其二
何其處也, 必有與也.
어째서 그리 편안한가? 반드시 함께 할 나라가 있음이로다.
何其久也, 必有以也.
어째서 그리 오래 걸리는가? 반드시 이유가 있음이로다.
(註)
賦也. 處, 安處也.
시체는 '부'다. 처(處)는 '편안히 거처한다'는 것이다.
與, 與國也. 以, 他故也.
與는 함께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以는 다른 까닭이라는 것이다.
因上章何多日也而言. 何其安處而不來, 意必有與國, 相俟而俱來耳.
윗 장의 '어째서 많은 날 걸리는가'를 이어 말했다. '어째서 편안히 거처하며 오지 않는가? 생각해 보면 반드시 함께 할 나라가 있어 서로 기다려 함께 오려할 뿐이다.'
又言何其久而不來, 意其或有他故而不得來耳.
또한 말했다. '어째서 오래도록 오지 않는가? 생각해 보면 혹 다른 이유가 있어 올 수가 없을 뿐이다.'
詩之曲盡人情, 如此.
시가 인정을 곡진히 한 것이 이와 같다.
其三
狐裘蒙戎, 匪車不東.
여우가죽옷 해져도 수레는 동쪽으로 오지 않네.
叔兮伯兮, 靡所與同.
叔과 伯과 같은 대부들이여, 함께 할 이 없어라.
(註)
賦也. 大夫, 狐蒼裘.
시체는 '부'다. 대부는 여우의 푸른색 갖옷을 입는다.
蒙戎, 亂貌, 言弊也.
몽융(蒙戎)은 어지러운 모양으로 해졌다는 말이다.
又自言客久而裘弊矣, 豈我之車不東告於女乎. 但叔兮伯兮不與我同心, 雖往告之, 而不肯來耳.
또한 말했다. '객지에 있은 지 오래되어 갖옷이 해졌으니, 어찌 나의 수레가 동쪽으로 가서 너에게 알려지 않았겠는가. 다만 대부들이 나와 마음이 같질 않아, 비록 가서 알리더라도 기꺼이 와주질 않을 뿐이다.'
至是, 始微諷切之.
이 구절에 이르러 처음으로 작게나마 풍자한 것이다.
或曰狐裘蒙戎, 指衞大夫而譏其憒亂之意; 匪車不東, 言非其車不肯東來救我也, 但其人不肯與俱來耳.
혹자는 호구몽융(狐裘蒙戎)은 위나라 대부를 지적하여 어지럽히는 뜻을 꾸짖은 것이고, 비거부동(匪車不東)은 수레가 기꺼이 동쪽으로 와서 나를 구원해 주려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다만 사람이 기꺼이 함께 오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다.
今按黎國在衞西, 前說近是.
이제 생각건대 여나라는 위나라 서쪽에 있으니 전자가 옳음에 가깝다.
其四
瑣兮尾兮, 流離之子.
부서졌어라! 사라졌어라! 유리걸식하는 사람들이여.
叔兮伯兮, 褎如充耳.
숙(叔)과 백(伯)과 같은 대부들이여 웃으며 귀를 막은 듯하구나.
(註)
賦也. 瑣, 細. 尾, 末也.
시체는 '부'다. 쇄(瑣)는 '가늘다'는 것이다. 미(尾)는 끝이다.
流離, 漂散也. 褏, 多笑貌.
유리(流離)는 표류하며 흩어진 것이다. 유(褏)는 많이 웃는 모습이다.
充耳, 寒耳也, 耳聾之人, 恒多笑.
충이(充耳)는 귀를 막은 것으로 귀 먹은 사람은 항상 웃음이 많다.
言黎之君臣, 流離瑣尾, 若此其可憐也, 而衞之諸臣, 褎然如璽耳而無聞, 何哉.
'여나라 군신이 유리걸식하고 연약함이 이와 같이 가련하지만, 위나라 여러 신하들은 웃으며 귀를 막은 듯 듣지 못함은 어째서인가?'고 말했으니,
至是然後, 盡其辭焉.
여기에 이른 후에야 말을 다한 것이다.
流離患難之餘, 而其言之有序而不迫, 如此.
유리하며 환란을 겪은 후에도 말이 차례가 있고 박절하지 않음이 이와 같다.
其人, 亦可知矣.
그러니 그 사람을 또한 알 만하다.
(毛詩)
旄丘, 責衛伯也.
모구(旄丘)란 시는 위나라 방백을 꾸짖은 것이다.
狄人迫逐黎侯, 黎侯寓于衛,
적인이 여후를 내쫓아 여후는 위나라에 더부살이 하니,
衛不能脩方伯, 連率之職.
위나라는 방백과 연솔의 직책을 닦을 수 없었다.
黎之臣子以責於衛也.
여나라 신하들이 위나라를 꾸짖은 것이다.
▶️ 狐(여우 호)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을 나타내는 瓜(과, 호)가 합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狐(호)는 ①여우(갯과의 포유류) ②여우털 옷 ③부엉이(올빼밋과의 새) ④의심(疑心)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암내로 겨드랑이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호취(狐臭), 여우와 삵으로 도량이 좁고 간사한 사람 즉 소인배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호리(狐狸), 여우 귀신을 호귀(狐鬼), 궤의 밑바닥에 대는 말굽같이 생긴 쇳조각을 호번(狐蹯), 여색을 좋아하여 밝히는 일을 호수(狐綏), 여우의 굴을 호혈(狐穴), 여우의 넋을 호정(狐精), 여우의 겨드랑이 밑에 있는 흰 털로 만든 갖옷을 호구(狐裘), 여우를 잡기 위하여 치는 그물을 호망(狐網), 호기롭고 열쌤 또는 호탕하고 영매함을 호매(狐邁), 한쪽 불알이 아프고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병을 호산(狐疝), 여우의 눈썹이라는 뜻으로 알씬거리어 아양을 떨고 아첨함을 호미(狐媚), 여우가 의심이 많다는 뜻으로 매사에 지나치게 의심함을 이르는 말을 호의(狐擬), 임금 곁에 있는 소인을 비유하는 말을 성호(城狐), 승냥이와 여우를 시호(豺狐), 늙은 여우를 노호(老狐), 흰 여우를 백호(白狐), 작은 새끼 여우를 소호(小狐), 여우 겨드랑이의 흰 털이 있는 부분의 가죽으로 만든 갖옷을 호백구(狐白裘), 암내로 겨드랑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일컫는 말을 호조기(狐臊氣), 여우와 쥐새끼 같은 무리라는 뜻으로 간사하고 못된 무리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호서배(狐鼠輩),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를 일컫는 말을 구미호(九尾狐),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림을 일컫는 말을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는 죽을 때가 되면 제가 살던 굴 있는 언덕으로 머리를 돌린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호사수구(狐死首丘), 여우의 죽음에 토끼가 운다는 뜻으로 동류의 불행을 슬퍼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호사토읍(狐死兔泣), 여우가 의심이 많아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대하여 의심이 많아 결행하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호의불결(狐疑不決), 여우는 수놈 두 마리가 함께 살지 않는다는 뜻으로 두 영웅이 병립할 수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불이웅(狐不二雄), 위엄을 빌린 여우 곧 권력자에게 빌붙어 날뛰는 소인을 일컫는 말을 가위지호(假威之狐), 범의 탈을 쓴 여우 곧 권세를 부리는 간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호지호(假虎之狐), 동호의 곧은 붓이란 말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실을 바르게 기록한다는 말을 동호직필(董狐直筆), 두 다리의 여우라는 뜻으로 마음이 음흉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양각야호(兩脚野狐), 여우하고 여우의 모피를 벗길 모의를 한다는 뜻으로 이해가 상충하는 사람하고 의논하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호모피(與狐謀皮) 등에 쓰인다.
▶️ 裘(갖옷 구)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옷의(衣=衤; 옷)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求(구)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裘(구)는 성(姓)의 하나로 ①갖옷(짐승의 털가죽으로 안을 댄 옷) ②갖옷을 입다, 따위의 뜻이다. 용례로는 갖옷과 베옷(겨울옷과 여름옷)뜻이 바뀌어 1년이라는 구갈(裘葛), 갖옷과 털옷 곧 검소한 옷을 구갈(裘褐), 의복과 거마 또는 부자를 달리 이르는 구마(裘馬), 가벼운 가죽옷을 경구(輕裘), 양가죽으로 만든 옷을 양구(羊裘), 의복과 갖옷을 의구(衣裘), 가죽으로 지은 옷을 피구(皮裘), 사슴의 가죽으로 만든 옷을 녹구(鹿裘), 담비의 모피(毛皮)로 만든 갖옷을 초구(貂裘), 여우의 겨드랑이 밑에 있는 흰 털로 만든 갖옷을 호구(狐裘), 여름의 서늘한 베옷과 겨울의 따뜻한 갖옷이란 뜻으로 곧 격에 맞음을 이르는 말을 하갈동구(夏葛冬裘), 가벼운 가죽옷과 살찐 말이라는 뜻으로 부귀영화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경구비마(輕裘肥馬), 자기 갑옷을 벗어 남에게 입힌다는 뜻으로 남에게 은혜를 베풂을 이르는 말을 해구의지(解裘衣之), 여우의 겨드랑이 밑에 난 흰털을 모아 갖옷을 만든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힘을 모아 한 가지 일을 성취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집액성구(集腋成裘), 한 벌의 갖옷과 한 벌의 베옷이라는 뜻으로 아주 가난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일구일갈(一裘一葛), 혹한이 닥쳐오자 비로소 갖옷 즉 가죽옷을 구한다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일에 쓸데없는 말과 행동을 보태는 경우를 이르는 말을 대한색구(大寒索裘) 등에 쓰인다.
▶️ 蒙(어두울 몽)은 ❶형성문자로 冡(몽)이 고자(古字), 矇(몽)과 懞(몽)의 간자(簡字), 懞(몽), 矇(몽)은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덮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冡(몽)으로 이루어졌다. 덩굴풀의 이름으로 음(音)을 빌어 덮다, 어둡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蒙자는 '(사리에)어둡다'나 '어리석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蒙자는 艹(풀 초)자와 冡(덮어쓸 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蒙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머리에 무언가가 씌어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눈을 가렸다는 뜻이다. 금문에는 人자가 아닌 豕(돼지 시)자와 艹자가 더해지게 되었는데, 어리석음을 상징하던 '돼지'를 사용함으로써 '어리석고 우둔하여 눈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게 되었다. 참고로 눈을 가렸던 것은 금문에서 艹자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蒙자는 풀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래서 蒙(몽)은 (1)성(姓)의 하나 (2)몽괘(蒙卦) 등의 뜻으로 ①사리에 어둡다 ②어리석다 ③어리다 ④무릅쓰다 ⑤덮다 ⑥받다 ⑦속이다 ⑧입다 ⑨괘(卦)의 이름 ⑩몽골(Mongol)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두울 명(冥), 어두울 혼(昏), 어두울 매(昧), 어두울 암(暗)이다. 용례로는 어리석고 어두움을 몽매(蒙昧), 이익을 얻음을 몽리(蒙利), 죄인이 놓여 남을 몽방(蒙放), 은혜를 입음을 몽혜(蒙惠), 부녀자가 외출할 때 남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덮어쓰던 것을 몽수(蒙首), 죄인을 잡아오거나 데리고 갈 때 그 죄인의 얼굴을 싸서 가리던 물건을 몽두(蒙頭), 임금에게 상소하여 허가를 받음을 몽윤(蒙允), 어리석고 고집이 셈을 몽고(蒙固), 무식하고 사리에 어두운 백성을 몽민(蒙民), 나무 따위가 우거지고 빽빽함을 몽밀(蒙密), 어리석고 어두운 사람을 몽사(蒙士), 죽음을 무릅씀을 몽사(蒙死), 거상을 입음을 몽상(蒙喪), 어린이를 깨우치는 일을 몽양(蒙養), 사물의 속내를 잘 모름을 몽연(蒙然), 어리석은 아이를 몽유(蒙幼), 죄를 입음을 몽죄(蒙罪), 어린 아이들의 공부를 몽학(蒙學), 머리에 티끌을 뒤집어 쓴다는 뜻으로 나라에 난리가 있어 임금이 나라 밖으로 도주함을 몽진(蒙塵), 무식한 사람이나 어린아이를 깨우쳐 가르침을 계몽(啓蒙), 어려서 아직 사리에 어두운 아이를 동몽(童蒙), 몽매함을 일깨움을 격몽(擊蒙), 늙은이와 어린이를 기몽(耆蒙), 몽매함을 일깨워 줌을 해몽(解蒙), 어린아이나 처음 배우는 이에게 글을 가르침을 훈몽(訓蒙), 그물을 쓰고 고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그물을 물에 던져야 고기가 걸리는 법인데 그물을 머리에 쓰고서도 고기가 잡힌다는 것이니 요행히 운이 좋았음을 이르는 말을 몽망착어(蒙網捉魚), 철이 없는 어린아이는 알지 못한다는 말을 몽유미지(蒙幼未知), 적고 어리석어 몽매함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우몽등초(愚蒙等誚),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속임을 일컫는 말을 상하상몽(上下相蒙), 세월이 지나도 학문의 진보가 없이 그냥 그대로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오하아몽(吳下阿蒙), 아는 것이 없이 어리석음을 일컫는 말을 무지몽매(無知蒙昧) 등에 쓰인다.
▶️ 戎(병장기 융/오랑캐 융)은 회의문자로 창과(戈; 창, 무기)部와 甲(갑; 갑옷)의 합자(合字)이다. 무기(武器)의 뜻이다. 그래서 戎(융)은 ①병장기(兵仗器: 병사들이 쓰던 온갖 무기) ②병거(兵車), 싸움 수레 ③군사(軍士), 병사(兵士) ④오랑캐, 되(북방 오랑캐) ⑤싸움, 전쟁(戰爭), 전투(戰鬪) ⑥너, 그대 ⑦돕다 ⑧크다 ⑨난잡하다(亂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병사 병(兵), 군사 군(軍)이다. 용례로는 싸움에 쓰는 큰 수레를 융헌(戎軒), 싸움에 쓰는 수레를 융거(戎車), 하사관 아래의 군인인 병사를 융사(戎士)나 융병(戎兵), 병기로 전쟁에 쓰는 모든 기구를 융기(戎器)나 융구(戎具), 오랑캐로 중국에서 주변에 살던 미개한 종족을 멸시하는 말을 융적(戎狄), 출진의 몸차림을 융장(戎裝), 군대에서 쓰는 여러 가지의 무기와 기구를 융계(戎械), 군대에 관한 사무를 융무(戎務), 군대에서 쓰는 무기와 기치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융물(戎物), 오랑캐 나라의 궁정을 융정(戎庭), 야만한 나라를 융국(戎國), 싸움에 쓰는 활을 융궁(戎弓), 군사에 관한 일을 융사(戎事), 싸움터로 싸움이 벌어진 곳을 융장(戎場), 오랑캐의 무리들을 융족(戎族), 혼란한 모양 또는 흐트러진 모양을 몽융(蒙戎), 재앙을 가져오게 하는 전쟁을 화융(禍戎), 군사에 관한 일을 잘 다스림을 힐융(詰戎), 군사의 우두머리를 원융(元戎), 전쟁을 일으킴을 흥융(興戎), 전쟁을 하고 있는 동안을 일컫는 말을 융마지간(戎馬之間), 부모의 상중에 있는 사람이 상복을 벗고 출전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석최종융(釋衰從戎), 붓을 던지고 창을 쫓는다는 뜻으로 학문을 포기하고 전쟁터로 나아감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투필종융(投筆從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