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9일 인도 콜카타의 솔트레이크 스타디움. 장대비가 내린 가운데 20세 이하 아시아 청소년 축구 대회 4강 한국과 일본의 대결이 펼쳐졌다.
아시아 축구를 이끄는 두 팀 대결답게 한 치의 양보도 없었고, 연장전까지 120분간의 치열한 혈투의 결말은 승리 팀을 가릴 수 없는 2-2 동점.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도 양 팀 5명의 선수가 모두 찼지만 역시 2-2 동점이었다.
이제 한 명씩 번갈아 차며, 승부를 결정지을 차례. 먼저 일본 키커로 나선 아오키가 가볍게 가운데로 차 넣으면서 앞서나갔다. 이제 한국 차례. 유니폼이 흙으로 뒤덮인 등번호 2번 최철순 선수가 왼쪽 골대 쪽으로 볼을 찼다. 하지만 정확하게 수를 읽은 일본 하야시 골키퍼는 공을 골문 밖으로 쳐냈다. 결국 일본의 결승 진출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고, 최철순 선수는 안타까운 한숨만이 가득했다.
이 안타까운 순간. 바로 이 순간이 많은 팬들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최철순 선수의 모습이었었다. 하지만 2006년 최철순 선수의 활약은 대단했다. 20세 이하 아시아 청소년 축구 대회에서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전북에서도 절대로 쉬지 않으며 끊임없이 뛰는 그의 플레이에 많은 팬들은 환호와 성원을 보냈다.
-클럽 아메리카의 양 쪽 측면 공격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클라우디오 로페즈와 블랑코였습니다. 상대해 본 소감은 어떤가요?
모든 기량이 좋았습니다. 신체적인 조건도 좋았고, 유연성과 페인팅 동작도 빨랐죠. 또한 스피드도 대단했죠. 경기를 뛰고 나서 느낀 것은 ‘훌륭한 선수들은 이렇게 하는구나.’ 라는 것과 ‘다음에 이렇게 좋은 상대를 만나게 된다면, 이렇게 해야겠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FIFA 클럽 월드컵을 통해 최철순 선수가 얻은 것은 무엇이 있나요?
매번 경기와 대회를 치룰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항상 같아요. 제가 부족하다는 점이죠. 그래서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것을 느꼈어요.
-화제를 돌려 보겠습니다. 최철순 선수는 축구를 언제 시작했나요?
초등학교 4학년 시절 98년 프랑스 월드컵을 했어요. 전 그 때 축구 경기를 접했는데 너무 재미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부모님께 축구가 하고 싶다고 말하고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죠. 하지만 제가 다녔던 선산 초등학교는 축구부가 없었어요. 그래서 집 주변 축구부 학교로 전학을 갔고, 6학년 때 영희 초등학교로 옮기게 되었죠.
-어린 시절에 학교를 많이 옮겨 다녔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고,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도 어렵지 않았고. 힘든 것은 없었어요.
-학창 시절에 지어진 ‘최투지’라는 별명이 지금 널리 알려졌는데요?
‘최투지’라는 별명은 들으면 들을수록 좋은 별명인 것 같습니다. 중학교시절부터 친구들이 저를 ‘최투지’라고 불렀던 것이 지금까지 온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승부욕이 강해서 생긴 별명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별명이 유명해진 것은 세일중학교 후배인 (신)영록이가 청소년 대표 훈련 중에 자주 저를 보고 ‘최투지’라고 불러서 유명해진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수비수로 뛰었습니다. 하지만 수비수는 키가 커야지 유리한데요. 하지만 최철순 선수는 키가 작은 편입니다.
키가 작았다는 것은 오히려 장점입니다. 키가 작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스피드를 가지게 되었어요. 키가 작다는 것을 약점으로 생각지 않고, 더욱 성장시킨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큰 문제없이 경기를 펼칠 수 있었고,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죠.
-충북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바로 전북에 입단했습니다.
축구를 하면서 목표는 프로 진출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전북에서 제의가 왔고, 저는 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망설일 이유가 없었죠. 정말 전북에서 입단 제의가 왔을 때. 너무 고마웠고 기분이 좋았어요.
-지난해 프로에서 겪은 모든 일이 다 처음인데요. 첫 전지훈련은 힘들지 않았나요?
지금까지 운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해외에 나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전지훈련이 처음으로 해외로 나가는 훈련이었죠. 그래서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어요. 몸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몸이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전지훈련을 통해 포지션을 윙백으로 변경했습니다.
저를 윙백으로 사용하기 위해 영입한 것 같습니다. 입단하면서 저에게 윙백으로의 포지션 변경을 제의했어요. 변경 이후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자신감을 키워주셨어요. 하지만 윙백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문제점이 있었어요. 바로 공격력이 문제였죠. 지금까지 제가 중앙 수비수를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떨어졌죠.
-특히 어떤 점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꼈나요?
정확한 패스와 킥이 부족했어요. 지금까지 저는 중앙 수비수로, 수비진 조율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떨어졌죠. 윙백은 자주 공격에 가담해서 팀 공격에 힘을 불어 넣어주어야 하는데, 패스와 킥이 부족했기 때문에 많은 힘을 불어 넣어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인천전을 통해 데뷔 무대를 가졌습니다.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경기를 다 치루고 난 뒤 다시 한 번 패스와 킥이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전북은 올해 변화의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포지션인 김정겸 선수가 시즌 초에 부상당했는데요?
저희 팀이 변화의 시점이었고, 시즌 초반 (김)정겸이 형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이 저에게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준 것 같아요. 저는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뛰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경기에서 뛰는 양이 대단합니다. 그만큼 체력이 대단한 것 아닐까요?
체력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 실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상대를 이기려면 한 발자국이라도 더 뛰어서 상대방을 먼저 지치게 만들어야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뛴 것이 열심히 뛴 것처럼 보인 것 같습니다.
-전북이 2006 시즌 K-리그 모습보다는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정말 대단했는데요.
AFC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뛸 때 집중력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저희 팀이 원정에서 지고와도 절대로 진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오히려 더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었고, 경기에서도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같습니다.
-전북의 AFC 챔피언스 리그 출전은 최철순 선수에게 좋은 경험이 되지 않았나요?
보다 많은 선수를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계기였죠.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더 많은 경기를 뛰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는데.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네요.
-8강 상하이전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는데요?
그 때 상황이 코너킥 상황이었어요. (권)집이 형이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슈팅으로 한 번 때려보라고 해서 시도해보았죠. 그런데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데뷔 골을 넣는 데 실패했네요.
-울산과의 4강 1차전에서 2-3의 역전패를 거두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울산의 결승 진출을 예견했는데요?
비록 저희가 3골을 허용하면서 졌지만, 감독님부터 저희 선수들까지 모두가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분위기도 상당히 좋았고, 모두가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0각했습니다.
-울산에서 펼쳐진 2차전에서 4-1의 거짓말 같은 역전승을 거두었는데요?
울산과의 2차전 경기는 지난 해 제가 뛰었던 경기 중 제일 재미있게 했던 경기입니다. 한 골, 한 골 들어갈 때마다 기분이 좋았고, ‘우리가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섰었죠.
-특히 전북의 2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면서, 팀 승리의 큰 공을 세웠는데요?
(김)형범이 형이 부상으로 그라운드 밖에 있었던 상황에서 프리킥 찬스가 났습니다. (김)영선이형이 저에게 다가오더니, 한 번 차보라고 권유를 해서 차게 되었죠. 그 당시 프리킥을 차는 순간에 ‘문전 앞에 우리 팀 선수가 들어가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찼던 것이 운 좋게 (정)종관이 형에게 연결되어서 골을 넣은 것 같아요.
-힘겹게 올라간 결승전. 하지만 최철순 선수는 부상과 청소년 대표 차출로 결승전 무대를 밟지 못했는데요?
결승전은 정말 뛰고 싶었는데, 못 뛰게 되어서 아쉽지만, 팀이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매우 좋았어요. 그리고 결승전 대신 나간 청소년 대회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더 아쉽네요.
-그 때 청소년 대표 차출 과정에서 좋지 않았는데요. 부상의 정도는 어땠나요?
발목 안쪽을 다쳤어요. 다시 재검을 해본 결과 2주 정도 나와서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죠. 하지만 청소년 대회에서 제 플레이는 좋지 않았죠. 약간 무리를 한 것 같습니다.
-올 해 잔부상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힘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부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재활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힘을 키울 생각입니다.
-예선 2차전인 시리아전에 교체 투입됐습니다. 그 때 몸 상태는 어땠나요?
몸 상태는 좋지 않았어요. 재활 중인 상태에서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입하신 것 같습니다. 올 해 제가 뛰었던 경기 중 컨디션이 가장 좋지 않는 상태에서 뛰었던 경기였죠.
-뛰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인도 잔디가 우리나라 잔디와 다르다는 점이었어요. 인도 잔디는 우리나라 잔디에 비해 미끄럽고, 울퉁불퉁해서 경기하는 데 더 어려웠죠.
-일본과의 4강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습니다. 승부차기 6번째 키커로 나서 안타깝게 실축했는데요?
정말 친구들에게 미안했어요. 제가 주장이었는데, 그것도 마지막 키커로 나서 실축했고, 팀이 패했기 때문이죠. 사실 차는 순간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경기를 마친 후 모두 아무런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 정도로 조용했어요. 청소년 대회 이후 팀에 복귀 하니까, 페널티킥도 못 넣었다고 놀림만 당했습니다.(웃음)
-청소년 대표팀이 공격, 미드필더 진영보다 수비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수비수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사실 이에요. 하지만 저희들도 최선을 다해 노력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 골도 허용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매 경기 한 골도 실점하지 않는 것은 힘들잖아요. 수비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미드필더 라인과 수비 라인간의 조직력을 더 키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훈련을 통해 서로의 호흡을 맞추게 된다면 수비 라인도 분명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볼 때, 부상으로 이번 스페인 전지훈련을 참가하지 못한 것은 아쉽겠네요?
지금 조직력을 맞춰야 하는 시간인데, 저는 이렇게 부상 재활중이기 때문에 아쉽죠.
-지난 해 K-리그, AFC 챔피언스 리그, FIFA 클럽 선수권 대회, 올림픽 대표, 청소년 대표 등 바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저에게 운이 따랐던 한해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경기에 뛸 수 있었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죠. 또한 힘든 것 보다는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던 한 해였죠. 그리고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들과 운동을 하고 경기를 치룬 다는 것은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제가 보강해야할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7 시즌을 위해 보강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직은 부상 때문에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상에서 벗어나면 정말 연습을 많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발목 보강 훈련을 해서 부상으로 다친 부분을 강화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할 생각입니다. 또한 올 시즌 가장 부족했던 패스와 킥에 대한 연습도 많이 할 계획입니다.
-2007 시즌 구체적인 목표는 어떻게 세웠나요?
구체적인 목표는 없어요. 주전 경쟁에서 이겨서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예요.
-마지막으로, 훗날 최철순 선수가 팬들의 기억 속에 어떻게 자리 잡고 싶으세요?
저는 열심히 뛰는 선수로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전북 현대 모터스
K-리그 명예기자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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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사진이 참 많네요 ㅠㅠ
최철순 선수 파이팅!ㅋㅋ
첫댓글 전북의 오른쪽풀백 최철순이군요 전북 포백구성하면 올시즌은 김현수-정인환-최진철-최철순 이였으면~~정인환선수는 최진철이 인정한 차세대중앙수비수이고 청대출신이며 AG대표 출신선수~!!그리고 현 올대 선수!! 김인호선수 제쳤으면!!
최철순은 왼쪽입니다. 좌철순 우인호로 나서는 경기가 많았죠
청소년 대회 차출얘기만 나오면 지금 생각해도 열받아요... 2주는 뭔 2주야ㅠㅠ!!!! 올해는 부상이 없길 제발..
ㄲ ㅑ 철순선수 이번엔 베스트11 ㄱㄱㄱㄱㄱㄱ
진짜 가는거야 최철순~
전북의 기대주 뿐만아닌 한국의 기대주... 전 그렇게 생각함..
2222222222
이번해에는 제발 혹사 안시키길
그러게요ㅠㅠ 화이팅~
저는 진짜 그 때 중거리슛을 잊을수가 없네요 ㅠㅠ
철순선수
최투지~~
전북이 발견한 또하나의 유망주 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