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콜 있던 어느날 12시 직전의 피크타임.
손과 즐겁게 도착한 방배동고개 안쪽의 빌라에서 내방역으로 향하며 담배부터 하나 입에 꼬나물고....
로지와 콜마너의 지저분한 오더들을 싸악 정리한 뒤 언덕 아래 사거리를 질주해 사라지는 파랑버스를 바라본다.
막차가 아직 있는 시간, 좀 더 오더가 많은 쪽으로 이동할 것인가 그냥 이자리서 승부를 볼 것인가....
순간 떠 오른 내방역-돈암17k ........... 삭제~
기타등등 모두 삭제및 거부..... 순간 떠오른 후불오더 하나, 어느 님의 잽싼 손놀림에 사라지고
아니나다를까 다시 떠오른다. 캐취~~
서울고-정릉청수장입구 28k 법인후불...
25에 올렸으나 안 빠지는 관계로 3k 사무실지원이다.
헌데 내게 잡힌 시간은 딱 4분 경과..... 모여~~ 난 그 4분간 그림자도 못봤구마....
손 전번 따고, 사무실 전번 따고.... 영수증 팩스처리해야 하는 오더라 손에게 전화거는걸 잠시 보류.
사무실 전화 기다려 보지만 울리질 않아 내가 거는 찰나 통화중수신음이 울린다.
통화전환해 받아보니 예의 그 사무실이 맞다.
내 이름을 확인한 상황녀 다짜고짜 하는 말..... "기사님, 갈거에요? 안갈거에욧!!" 날 선 목소리...
허걱..... 몬 일이래?
아까 안간다고 해 놓고 왜 다시 잡았느냐는둥, 다시 잡았으면 왜 손에게 빨리 전화하지 않느냐는둥...... ㅠ,.ㅠ
갑작스런 공격에 난 할 말을 잃고 버벅...... 대꾸할 틈을 주지않는 말펀치가 화려하다.
복잡해지려는 머릿속을 털어버리며 콜의 향방을 결정하곤 상대의 말을 끊고 들어갔다.
"난 첨 잡았을 뿐이고.... 통화한 적 없을 뿐이고.... 영수증 처리에 관해 너희에게 물어보려 하는 순간
그대가 먼저 내게 전화 했을 뿐이고.... 내 죄라면 네 전활 기다렸던 것 뿐인데, 글케 나오면 황당하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콜 잡은 시간이 몇시 몇분인데 등등~~ 다다다다~~~~~~~~" 하는 그녀.
(워매~ 기다리고 통화하는 그 사이에 3분이 흘렀다.) 난 또 끊고 들어가며 말했다.
"그니까..... 내가 묻고픈건 손에게 영수증이 있는거냐? 없으면 내거 쓰면 되는거고? 중요한건 그거 아니냐~~~"
그제서야 180도로 돌변해 귀여븐 목소리로 그녀는 말한다.
"내에~ 기사님, 그리 하시면 되고요~ 손에게 독촉 전화왔으니 전화 먼저 주시고 빠른 처리 부탁합니다~~(방긋~)"
에혀......... 졸지에 양아기사 되버렸었네....
지가 손에게 후달렸으면 후달렸지 왜 내게 재랄이람~ 재랄이....
인식 좋던 발주 사무실이 순식간에 양아상황실에 양아상황뇬으로 둔갑할 뻔 했다는걸 그녀는 알까? 초보려니.....
"독촉전화 하셨었죠? 많이 기다리셨나봐요~" 라는 은근스런 나의 질문에 같이 있던 여인의 차에서 내린 손은
약간은 미안한 어조로 그랬던거 같다고 말을 흐리며 얼버무린다.
어색했던 침묵은 곧 코스에 대한 대화로 자연스레 넘어가고 고까운 마음은 가는 도중 이내 풀어지고 만다.
그 손 역시 양아손이 아닌 그저 한 여인의 앞에서 한껏 위신 세우고팠던 순진한 숫컷에 불과했었던걸...
그랬다. 동행의 여인 앞에서 함 으시대고 싶었던 어떤 손의 조급한 독촉 덕분에 우리 셋은 모두 양아가 될 뻔했다.
콜 잡고 지체하는 양아기사에, 이유없이 재랄 떠는 양아상황뇬에, 거들먹 거리는 양아손까지.....
환상의 궁합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순간이었을지도.........
그 순진한 수컷은 이내 졸기 시작했고 집 부근에서 깨우니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방향을 잡아 조심스레 길을 수정해준다.
그는 지하까지 들어가야 한다며...... 자신의 아파트 입구에서 스스로 끌고 들어갔다.
물론 영수증에 꼼꼼하게 싸인하고 고생 많으셨다는 정중한 인사를 남기고선................
첫댓글 수고했습니다..아무영문도..모른채..졸지에..나쁜기사로..몰릴때..내자신..초라해집니다.까만밤..별만..알아줍니다..어제..그별과..한잔했습니다.많이오랬동안...
도사님이 많이 기다리셨더랬습니다~ 안보이신다고.... 저도 내내 궁금했었고요.. 컨디션은 괜찮으신거죠?
순간 떠오른 후불오더 잽싸게 잡아서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드립니다 ㅋ 글구..상황실 여인네들 정확한 상항파학 못하는것이 웃음밖에 안나오네요,,수고하셨습니다...
흐.... 근처에 계셨더랬어요? 더 존 오더 수행하셨길... ^^ 전 방향 맞추느라 강북 콜만 노렸었네요.
역쉬...대리세계의 연륜과 노회함이 묻어나는 글이네요..."고까운 마음은 가는도중에 이내 풀어진"..그 평범함을.. "길들여진 순진한 수컷"으로 승화 시켜 표현 하는거..아무나 할수있는 표현이 아닐듯 해서요...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꺼풀 까 보면 나름의 사정이 다들 있는듯싶어요~ 드물게는 이건 아니다싶을 때도 있겠지만....
두메님,,카오스님,,요즘,잘안보이시는 대륙정벌님,,,세분의 글을보면 .....뚜렸한 개성이 있으신거 같아요...죄송.....
개성 있어 보인다는게 죄송스러울거야 머~ ^^ 문제는 그 개성이 님과는 잘 안 맞는거 같은 느낌이신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