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이 게리 네빌과 함께 골프장을 돌아다니며 토트넘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던 그해 여름, 손흥민은 조용히 클럽에 전성기를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후 손흥민은 새로운 5년 계약에 힘입어 흰색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4골에 대한 그의 보상은 프리미어리그 골든부트였다. 2년 전 케인이 떠난 것보다 손흥민의 임박한 이탈이 훨씬 더 슬프게 느껴질 것이다.
케인은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무한한 호감을 주는 인물이지만, 선수가 이적을 요구하면 관계가 흔들리거나 불타버릴 수도 있다. 손흥민과 토트넘 팬들의 유대감은 언제나 물 흐르듯 굳건했다.
우리는 손흥민이 멈추고 다시 가는 모습을 보는 것에 익숙하다. 보통 그의 뒤에는 무력한 수비수들이 많이 따라온다.
2019년 번리를 상대로 80야드를 질주하고 득점한 장면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이번에는 그런 통제력이 없었다.
여러 번 멈춰 서서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어야 했다. 전하는 메시지에 너무 감정이 벅차올랐기 때문이다.
“시작에 앞서 이번 여름에 클럽을 떠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손흥민은 그것을 시작이라고 불렀지만, 초고층 빌딩의 비즈니스룸 포럼에서 유일한 주제는 당연히 'the end'였다.
런던 북부에서 454경기, 173골을 넣은 10년의 끝이다. 그리고 뒤늦게나마 5월에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후반 교체로만 출전한 것은 그가 팀을 떠나기로 한 이유 중 일부를 말해준다. 그는 지금이 적절한 시기임을 알고 있다.
서포터, 구단, 토마스 프랑크 신임 감독도 마찬가지다. 33세의 나이에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자신이 약속한 대로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손흥민에 대한 팬들의 애정은 식지 않았고,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케인, 폴 개스코인, 테디 셰링엄, 지놀라 등은 손흥민에 대한 애정에 비해 다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손흥민의 결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사실 축구나 재정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고, 고향이라고 부르던 곳과 사람들을 떠나는 것이었다.
“제 커리어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저는 10년 동안 이곳에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팬들이 있는 아름다운 클럽입니다. 정말 멋진 추억이 있습니다.”
“결정을 내리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저 자신을 밀어붙이고 더 많은 것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약간의 변화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10년은 긴 시간이죠.”
“저는 2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북런던에 왔습니다. 영어도 못 하는 어린 소년이었죠. 이제 어른이 되어 떠납니다. 저에게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모든 스퍼스 팬분께 감사드립니다. 마치 집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그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손흥민은 또한 일요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66,000명의 매진 관중 앞에서 뉴캐슬을 상대로 정점을 찍을 극동 투어가 시작되기 훨씬 전에 자신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결정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최근 며칠과 몇 주는 저에게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친한 친구들에게 털어놓았지만, 겉으로는 드러내기 어려웠어요. 저는 구단이나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클럽 관계자들에 따르면, 손흥민은 지난주 홍콩에서 확실히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다정다감한 손흥민이었으니 그 점이 눈에 띄었을 것이다.
우리가 그에게서 가장 그리워할 것은 선수로서 모습만큼이나 사람 자체 손흥민이다. 그는 자신과 토트넘, 더 나아가 잉글리시 축구의 자랑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뉴캐슬 팬들은 그의 공헌에 진심 어린 존경의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손흥민이 한국 언론 전체의 추격을 받으며 비즈니스 포럼을 떠난 지 몇 시간 후, 에디 하우는 손흥민을 극찬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의 레전드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은 없지만, 그는 놀라운 프로이자 놀라운 사람인 것 같습니다. 토트넘에서 그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하게 되어 매우 뜻깊은 순간이 될 겁니다.”
뉴캐슬은 프리시즌 동안 엄청난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손흥민에게 주목이 쏠리는 것을 분명히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감사는 우리가 모두 느껴야 할 감정이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을 보낸 것을 기쁨이라고 말한다. 그 기쁨은 전적으로 우리 모두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