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쁘띠망크림님*
솔이는 태어난지 1년만에 엄마를 잃었다. 그리고 3년 반이 지난 후, 아빠를 잃었다. 아주 어렸을때 부모님 두분을 다 잃고, 할머니 집에 얹혀 살았다. 워낙 밝고, 개구장이에 동네 대장이었지만, 학교에서 부모님을 초대하는 행사 때마다 매번 우울해있고, 시무룩해 있었다. 이유를 물으면 늘,
“날씨가 참 꾸리꾸리 해서~”
라며 말도 안돼는 핑계를 댔다. 그때부터 다짐했었다. 내가 솔이에 아빠가 되어주겠다고.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울거라고. 다시는 부모님의 빈자리 느끼지 않게 해줄거라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되던 해. 대학도 포기하고 닥치는대로 일을했고, 1년동안 번 돈으로 수원으로 이사를 왔다. 솔에게 부끄럽지 않은 오빠가, 아빠가 되고 싶어서 대학을 진학했고 이것저것 받을 수 있는 장학금 덕분에 학비는 걱정없이 무사히 잘 졸업해, 취업에 성공했다.
“오세용. 넌 참 독한놈이다, 진짜.”
나에겐 그 어떤 말이던 다 칭찬으로 들렸다. 그만큼 내 노력이 헛되이지 않았다는 것이었으니까.
“딸~ 아빠왔다!”
“오빠~ 잘 다녀오셨습니까아~!”
솔이가 폴짝 뛰어 내 목에 대롱대롱 매달린다. 이 자그마한 행복이 마냥 좋았다.
* * *
솔이의 얼굴을 못본지, 솔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지, 솔이를 만지지 못한지 벌써 몇 주가 지났다. 아무리 믿는 녀석이라고는 하지만, 천호진도 결국 어쩔 수 없는 남자다. 우리 솔이 같이 귀엽고 발랄한 아이를 아무리 무뚝뚝한 돌덩이 천호진이여도 분명 빠지고 말게 분명하다. 그래서 매일같이 천호진에게 국제전화를 건다.
-“오세용……, 시차 생각 안하고 막 전화 할래?”
“우리 솔이는 잘 지내지? 이 아빠 안부는 매일 묻던? 너 우리 솔이 건들진 않았지? 그때 너라면 안심이라고 말은 뱉었다만, 진심은 아닌거 알지? 그치!”
-“적당히 좀 하자. 끊어.”
“악! 아직 할말이 더 남았………….”
결국 그렇게 전화가 끊켰다. 솔직히 천호진이 아니라 우리 솔이에게 전화하고 싶지만 시차 때문에 전화를 매번 걸지 못했다. 솔이 목소리 들을라고 자고있는 솔이를 깨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처럼 매번 천호진한테 전화를 걸어 솔이의 안부를 물었다. 근데, 별말 없는 것 보면 잘 지내고 있는 모양이다. 참 다행이야…….
“과장님!”
“네.”
“2시에 회의 있으세요. 근데……, 괜찮으세요?”
전혀 괜찮치 않다. 그때 그 서류만 잃어 버리지 않았다면 내발로 손수 미국땅까지 밟아가며 이 프로젝트를 이행시킬 필요따위 없었다. 물론, 언젠가 한번은 와야했겠지만 꼭 지금이 아니여도 됐었다.
“하아. 괜찮치 않은데, 어쩌겠습니까. 괜찮은 척 해야지. 두시랬죠? 그때 시간 맞춰서 준비해주세요. 이번엔 제발 부탁이니 잃어버리거나 깜빡하지 말아주시구요.”
“……네.”
* * *
4시간에 걸친 회의가 끝나고 호텔로 돌아왔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는 전원을 껐다, 켰다를 반복했다. 솔이에게 전화해볼까? 아니야. 학교갈 준비할텐데 방해하지 말자. 에이~ 잠깐인데 뭐 어때? 안돼! 그 잠깐의 시간도 뺏을 수 없어! 결국 좌절하며 손에서 핸드폰을 놓고는 침대에 대짜로 뻗었다. 빨리 서울로 돌아가고 싶다. 솔이는 잘 지내고 있을까?
“………………………”
핸드폰을 다시 손에 쥐고, 솔이 사진 폴더를 눌렀다. 어렸을때 사진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전부 들어있었다. 어렸을때도 지금처럼 귀여웠는데. 사진을 하나씩 보다 솔이와 호진이가 같이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다. 이때 솔이 정말 미웠었는데. 처음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엉금엉금 귀엽게 기어가 호진이한테 안겼지. 나한테는 먼저 와주지도 않았는데, 호진이는 보자마자 달려들고, 떨어질려고 하지 않아서 그때 이후로 호진이는 집에 잘 대려오지도 않았다. 근데, 호진이 녀석은 자주, 빌어먹게도 아주 자주 놀러와선 내 속을 뒤집어 놓곤 했다. 고마울 때도 있었다. 솔이가 막 울때가 있는데, 그때 호진이를 보면 눈물을 바로 뚝 그치고는 바로 웃었다. 만약 호진이랑 우리 솔이가 11살차이만 나지 않았으면…… 아마 유일하게 교제 허락을 해줬을거다.
“사진보니까 더 보고 싶어지네.”
핸드폰을 옆에 던져두고 다시 쇼파로 자리를 옮겼다. 최대한 빨리 이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고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 현재 머리속엔 이 한가지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 * *
뜬눈으로 지샌지 삼일. 점점 몸에 한계가 오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7시 30분이었다. 이대로는 주저 앉아 버릴것 같아서 정신차리기 위해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알람인가? 전화인지 알람인지 모르는 소리었지만 자석처럼 침대위에 던져져 있는 핸드폰으로 저절로 몸이 갔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 엑정을 확인하니,
“……소, 솔이?”
진짜 솔인가? 눈을 두여번 더 비비고 다시 엑정을 확인하니, 역시 솔이였다. 너무 기뻐 전화를 받자마자 소리를 질러버렸다.
“솔아─아!!!!”
-“으앗! 깜짝 놀랐잖아, 오빠!”
“딸… 정말 내 딸 목소리 맞아……? 정말 우리 솔이 맞지…?”
그렇게 듣고 싶었던 솔이 목소리를 들으니까, 피로누적으로 인한 몸의 한계가 싸악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오빠아…… 잘 지내구 있어? 언제와? 보고싶다….”
“아빠는 잘 지내고 있지. 빨리 일 끝내고 돌아갈께. 우리 솔이, 아저씨가 잘 해주고 있어?”
나까지 울먹이며 통화하면, 회사고 뭐고 다 때려치고 비행기 티켓 끊어서 솔이한테 달려갈것 같아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해주고 있었다.
“아저씨가 막 이상한 짓은 안하지?”
-“………응. 헤헤. 아저씨가 나 특별하게 대해줘서 되게 좋아.”
“다행이다. 아무일 없어서. 하아~ 오랜만에 우리 딸 목소리 들으니까 힘이 난다. 힘이 나.”
-“근데, 지금 통화 가능해? 거기는 지금 7신가 그러던데……. 근데, 오빠. 몸은 안아프지? 몸 관리하면서 일해. 오빠 아프면 내가 간호도 못해주잖아……. 씨이.”
다른 나라에서 생판 모르는 남이 내 걱정 해줄때는 그저 그랬는데, 솔이가 내 걱정해주니까 아팠던 몸도 금새 낫는것 같다.
“안아파. 걱정마. 아. 그리고 딸! 아빠 없다고 아무 남자랑 교제하는건 안됀다! 스킨십도 안돼!”
-“………………”
“뭐, 뭐야 딸! 왜 대답이 없어!”
“손… 잡았는데.”
“뭐!? 누구랑!! 설마 천호진이야? 뭐 천호진이면 이해해줄께. 현재 네 보호자니까! 딴 놈은 안돼. 알겠지, 딸!”
천호진이랑 손잡는건 용서가 된다. 왜냐면, 이미 어렸을때 호진이랑 포옹도하고 뽀뽀도 했는데 그깟 손잡는거 따위에 화나지 않는다. 근데, 다른 놈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가 금이야 옥이야 키운 우리 딸을 누군지도 모르는 놈에게 절대로 넘겨줄 수 없다.
-“아저씨랑은 해도 돼?”
“어?”
솔이의 질문에 적잖케 당황했다.
-“아저씨랑은…… 손 잡아도 돼?”
“……………어, 그게 말이지 솔아.”
-“헤헤. 처음이었어. 오빠말고 다른 사람 손이 그렇게 따뜻한지……. 아저씨……도 좋아. 오빠만큼. 오빠처럼 날 잘 챙겨주는 것도 좋고. 다 좋아! 너무너무 좋아!”
“………………………”
어렸을때 유난히 호진이를 좋아하고 잘 따랐던 솔이의 행동은 미래를 예견하는 것이었을까……?
-“12시가 넘었다. 안자고 뭐하냐?”
-“으앗! 노크 좀 해요, 아저씨이! 오빠! 다음에 또 통화하자! 끊을께!”
그렇게 솔이와의 전화가 끊켰다. 피식. 천호진, 우리 솔이 울리지 않고 잘 보살펴 주고 있나보네. 그렇게 잘 보살펴주라. 너 믿고……. 한탬포만 쉴께. 그리고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잠에 취해버렸다.
♥
안녕하세요. 매력시타(조 조)입니다.
10편이 좀 아주 완전 대박 개 많이 늦은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ㅠㅠ)
팬카페에서도 연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시점입니다.
그래서 타카페에서의 연재 역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고 있구요.
제가 현재 3개의 소설을 동시연재 중입니다.
하나는 장르게시판에서 연재하고 있고,
하나는 꽃잎3게시판에서 연재하고 있고,
절.남은 꽃잎2게시판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스아시 장르게시판에서 연재중인 것은 이미 완결이 난 상태여서 상관없고,
꽃잎3게시판에서 연재중인 것 역시 걱정할만큼 연재분량이 적지않습니다.
근데 절.남은 즉석에서 생각나는데로 쓰는 작품이기에 저기 저 두작품보다는 현저히 진행속도가 느립니다.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완결까지 다 써가는 꽃잎3게시판에서 연재하는 소설이 제 팬카페에서 완결이 나면!
그때 절.남 다시 가져오도록 할게요 ㅠㅠ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아주아주아주ㅏ주아주아ㅜㅈ 감사드리겠습니다!
긴 글을 읽기 싫으신 분들을 위한 요약
-> 팬카페에서 꽃잎3 소설을 완결 후, 절대적인 남자를 다시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제 소설을 재미있게 읽어주신 여러분들, 찾아주신 여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팬카페: http://cafe.daum.net/jo-gi
팸카페: http://cafe.daum.net/Q-z
첫댓글 잼써요~~^^
잘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