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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남자 <16>
RunAway
수요일, 첫날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퇴근하고 교무실에 단란하게 교장과 영어만 남을때까지 설교를 들었다.
목요일, 둘째날
위와 동일+반성문까지 썼다. 쓸 말이 없어 대충 써서 내고 집에 왔다.
금요일, 셋째날
위와동일+반성문이 이게 뭐냐며,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하여 담배를 콧구멍에 박고 저녁 하교 하는 시간에 교문 앞에 세워두었다. (물론, 영어도 같이.)
토요일, 넷째날
위와동일+다시 한번 반성문을 쓸 수 있게 기회를 준다했다. 이번엔 영어와 한 책상을 맞대고 온갖 머리를 짜내 썼다.
주말이 지나고 나 등교를 하니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교장의 모습에 우연히 함께 등교길을 올라가고 있던 무병과 영어선생, 범오는 동시에 작은 목소리로 욕을 내뱉었다. 특유의 진저리남이 담겨져 있는 욕소리에 그제야 함께 등교하고 있단 것을 알았다. 무병과 영어가 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둘은 아무런 말 하지 않았지만 눈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쩔까.'
'튈까요.'
'그건 안돼.'
'그냥 결석할래요.'
'안돼. 난 출근해야한단 말이지.'
'그럼 선생님은 출근하세요.'
그렇게 무병이 미련없이 돌아서려하자 영어는 빛의 속도로 무병의 팔을 낚아챘다. 만나서 지금까지 둘이 입 밖으로 나눈 대화는 하나도 없었다. 이번에도 역시 범오는 입을 열지 않고 단호한 표정으로 대신 말했다.
'안돼. 너도 같이 죽어.'
무병은 기겁을 하며 범오의 팔을 털어내려했지만 범오의 힘은 무병에게 밀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범오와 무병은 정말이지 필사적이었다. 새로운 주의 시작을 이따위로 열 순 없었다.
'놔요!!!'
'안돼!!!'
'아, 그냥 혼자 죽으라고!'
'그건 안되지. 너도 공범이잖아.'
두 사람이 두 사람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아이컨텍트를 나누고 있을 때 등교를 하고 있던 오라남고인들은 무병이 이젠 선생까지 때리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 맞으면 가만히 있을 성격의 영어도 아니었고, 걸어가다 꼭 한두번은 다시 돌아봤다. 지각에 가까워질때까지 서로 팔을 잡았다, 뿌리쳤다, 노려봤다, 미간을 짜증스럽게 구겼다 단 한마디 말 없이 무병과 영어는 잘도 의사소통을 했다.
"이거 완전 짝짓기전의 짐승들같구만."
그들의 침묵의 싸움을 깬 것은 둘 모두를 두려워 않는 오라남고의 신성 양호였다. 외박을 했는지 어제와 같은 옷에 조금 피곤해보이지만 한 톤 높아진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영어가 냉막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밤 내내 발정나서 짝짓기 하던 새끼는 누군데."
"아아, 실례. 간만이라 좀 들떠있어. 양해해."
기분이 정말 좋긴 좋은지 양호는 멋드러지게 윙크를 날리며 짜증스럽게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무병의 머리를 성의없이 쓸어주었다.
"일분 있으면 지각인데, 안 들어가나."
"남이사."
"너한테 물은거 아니다. 착각마라, 등신."
은연중에 느꼈다. 양호,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무병 자신의 소문을 들어서 잘 알텐데도 거리낌없이 애 취급하고, 란이 아무리 맞아서 양호실에 찾아가도 알아서 처리하라 하고, 침대에서 두 남자가 뒹굴고 있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침대만 사놓으라 쿨하게 상황을 종결시키는 걸 보며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무병 자신조차도 대하기 힘든 영어를 손 안에서 가지고 노는 것을 보니 역시 이 사람이 오라남고의 숨겨진 보스가 아닌가 싶다.
어쩌면 이 남자라면 교장에게 대항할 수 있을지도. 무병의 눈이 반짝였는지 양호는 귀신같이 그 눈빛을 알아듣고 무병의 머리를 꾹꾹 누르며 웃었다.
"난 내 명 갉아먹는 짓은 안하지."
그래도 끝까지 진다는 소린 하지 않는다.
"그나저나, 너 요즘 교장 피해다니느라 발발이랑은 잘 안 놀아주는 것 같던데."
발발이란 말을 했고, 그 뒤로 부가설명 따윈 붙이지도 않았는데 그 자리에 있던 세 사람 모두가 알아들었다. 무병과 영어는 동시에 그 발발이를 뜻하는 한 사람이 생각 났는지 아아, 하는 신음성을 터트려냈다. 둘 모두 그렇게 긍정해놓고는 서로가 똑같은 반응을 보일줄은 몰랐는지 바보스러운 눈으로 서로를 멀뚱히 쳐다보았다.
"진짜 둘이 닮았다니까."
양호가 폭소를 하며 무병의 어깨로 손을 옮겨 팡팡 쳐댔다. 덕분에 무병의 얼굴이 덜그럭 덜그럭 흔들렸다. 어찌나 세게 쳐대는지 척추까지 울렸다. 정적 속에서 혼자 웃고 있던 양호는 제가 생각해도 자기가 너무 들떠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얼굴에 웃음기를 싹 지우며 다시 평소대로 돌아와 무병에게 한마디를 남기곤 출근길을 다시 나섰다.
"신경 좀 써줘. 외로워하는 것 같던데. 요즘 허구헌날 양호실에 틀어박혀 있어서 짜증나."
사내새끼따위 하나 반갑지 않다고, 라고 덧붙이며 양호는 가벼운 걸음으로 총총 사라졌다. 그렇게 양호는 떠나버렸지만 이상하게도 무병의 표정은 똥 씹은 표정 그대로였다. 오죽했으면 영어가 왜 표정이 그모양이냐고 물었겠는가. 하지만 무병 또한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건지 저도 몰랐다. 대답해줄 말이 없어서 짜증나는건가 싶기도 했다.
성질만 돋궈놓고 사라진 양호의 뒷모습이 교문을 통해갔고 지각한 몇몇 이들이 영어와 무병의 옆을 달려갔다. 그리고 교문 앞에는 여봐란 듯이 보스몹이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뭔가가 울컥해 무병은 오히려 제가 영어의 팔뚝을 잡곤 교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뭐야, 너."
"까짓거. 갈굼 좀 당하면 되죠, 뭐."
"...너."
"아, 뭐요."
무병이 짜증스럽게 눈을 흘기니 영어는 표정하나 안 바뀌고 낯부끄러운 말을 뱉었다.
"좀 맘에 든다."
아무래도 혼자 죽지 않는다는 사실이 심히 기뻤나보다. 하지만 묘하게 기뻐보이던 영어의 낯빛도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쉬는 시간마다 빠짐없이 저를 찾아대는 교장의 끈질김엔 당할 수 없었다.
점심 시간 종이 끝나자마자 무병의 반 문이 벌컥 열리며 문 앞에서 그 여유롭고 쿨미남으로 유명하던 영어가 다크서클이 턱끝까지 내려온 상으로 빽하니 무병의 이름을 불렀다.
"이무병, 나와라!!!"
격한 소환주문에 잠 자고 있던 무병은 '아 이런 병신같은 소환사새끼...'라는 눈초리를 보냈지만 제 뒤를 힐끔힐끔 쳐다보던 영어는 한마디 욕을 씹어뱉으며 교실 안으로 달려들어와 무병의 팔을 낚아채 무작정 뒷문으로 빠져나가 달리기 시작했다. 무병은 대체 자기가 왜 뛰어야하는건지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곧 뒤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는 노년에 혈기왕성한 보스몹의 목소리에 오히려 저가 영어보다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둘은 아무런 말 없이 한참을 달리다, 물론 뒤에선 보스몹이 쫓아 달리고 있었다, 나이적인 한계로 보스몹이 느려지자 곧장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던 피난처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어찌나 필사적이었던지 점심을 향해 뛰어가는 오라남고의 남고생폭풍을 뚫을 정도였다. 바람과 같이 달려간 그들이 멈춰선 곳은 오라남고의 신성이 버티고 있는 성지 '양호실'이었다.
숨을 헉헉거리는 두 남자가, 여전히 영어는 무병의 손목을 잡고 있었지만 둘 다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양호실 문을 열자 한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있는 권력자 양호가 자리에 앉은 다리를 하고 앉아 영어로 된 소설을 보고 있다 뭐냐는 식으로 문 앞에서 헐떡거리고 있는 두 남자를 쳐다보았다.
"...한 탕 뛰다왔냐."
뱉는거라곤 저런 저급 유머지만 무병과 영어는 되받아칠 기운도 없었다.
"문 닫아. 에어컨 바람 나가."
무병이 뒷 발로 문을 닫았고 영어는 그 자리에 쭈그려앉았다.
"그 망할 영감은 나이를 얼굴로만 처먹었나."
"그러니까요."
무병 또한 그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저도 바닥에 쭈그려 앉았다. 다리 풀려 죽겠다. 그러자 양호는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 빼 마시며 이유를 말해주었다.
"교장 왕년에 육상선수였잖아. 전국체전에서 날렸었는데, 몰랐나?"
그딴 사기캐가 어디있어!!!!!!! 무병과 영어의 표정은 딱 그 말을 내뱉는 것 같아 보였지만 양호는 콧방귀도 뀌지 않고 낄낄거리며 두 남자를 비웃었다. 완전히 탈진상태인 두 사람이 아직까지도 사이좋게 손목을 잡은채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못하자 그 모습을 지긋하게 바라보던 양호는 제 옆에 커튼으로 가려져 있는 침대를 발로 텅텅 걷어차며 말했다.
"야, 발발아 일어나. 니 색시 왔다."
색시 왔다는 농담보다 란을 발발이라며 친근하게 부르는 양호의 태도가 더 맘에 들지 않았다. 색시 왔다는 소리에 바로 튀어나올 줄 알았던 커튼은 좀처럼 열릴 생각을 않았다. 그 부분에 더 밸이 꼬여갔다. 대체 왜 기분이 나쁜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기분이 요상하게 비틀렸다는 것이다.
무병의 겉 표정에는 별 변화가 없었는데도 영어는 아무래도 정체가 귀신인지 무병의 얼굴을 힐끔 보고는 언제나와같이 말을 툭 던졌다.
"왜 그렇게 기분이 나빠."
"딱히 나쁘진 않은데요."
"그래?"
"네."
영어는 별다르게 캐묻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무병은 영어를 한번 쳐다보지 않고 열리지 않는 커튼을 노려보았다. 그래, 안 나온다 이거지. 속으론 이를 뿌득뿌득갈며 언제 열릴까 하며 칸막이 커튼을 본다. 그렇게 무병이 의미모를 성을 내고 있을때 커튼이 조금 열리며 늘어진 팔 하나가 튀어나왔다. 곧 이어 완전히 삭아 늘어진 듯한 란의 몸 반이 흘러내려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욕을 짧게 내뱉았다.
"...구라 좀 치지 말라고. 침대도 걷어차지 좀 마요. 골 울려."
고개를 쳐 들 힘도 없는지 겨우 제 앞만 확인하곤 양호가 거짓말을 친다 단정내린 란이, 지금까지 여러번 당했다, 짜증스럽게 축축 늘어지는 소리로 말을 뱉곤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갈 힘도 없는지 그대로 늘어졌다. 그 모습에 무병은 하도 어이가 없어 저도 모르게 입을 조금 벌렸다.
"쟤 왜 다 죽어가냐."
무병이 하고 싶은 말을 영어가 먼저 했다. 정말 이 남자는 어떻게 자신과 이렇게까지 행동 패턴이 같을까. 신기하기도 하고 더 불편하기도 한 모순적인 맘에 무병은 가만히 범오를 쳐다보았다. 영어의 목소리가 들리자 침대 모서리에 늘어져 있던 란은 얼굴을 기기긱 돌려 살짝 충혈된 눈을 가늘게 떴다.
"감기. 좀 독하게 걸려서 병원 가자니까 안 간다고 여기서 개기네."
"...마이무, 걔 보지말고 나 봐."
정신이 없는 그 상황에서도 영어보다 무병이 먼저 보였는지 란이 무병을 불렀다. 란의 갈라지는 목소리에 무병은 단번에 영어에게서 시선을 떼고 미간을 잔뜩 찌푸려 란을 노려보았다.
"어, 진짜 이무병이네."
열이 나더니 정신도 맛이 갔나보다. 뒷목이 땡겨 더 이상은 얼굴을 못 쳐들고 있겠는지 란이 몸 반을 침대에 다시 늘어트리며 쌕 웃었다. 하지만 그 미소도 잠시 란의 눈썹이 살짝 밀려 올라갔다. 한숨을 짜증스럽게 뱉은 란은 뒤척뒤척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주름으로 엉망이 된 교복으로 천천히 두 남자에게 걸어왔다.
그때쯤되니 숨도 많이 가라앉고, 쭈그려 앉은 다리가 조금씩 저려왔다. 이제 슬슬 일어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란은 어느새 코 앞까지 걸어와 서있었다. 위에서 쭈그려앉은 두 사람을 바라보던 란이 식은땀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저도 푹 주저앉았다. 순간적으로 란이 뒤로 고꾸라지는 줄 알고 무병이 움찔거렸지만 란은 조금 어지러운 머리만 숙이며 살짝 부여잡을 뿐 곧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란이 고개를 들자 무병과 영어는 얘가 대체 왜 이러나 싶어 눈을 둥그렇게 뜨고 란을 보았다.
란은 천천히 팔을 들어 영어의 손목과 무병의 팔목을 잡곤 아직까지도 붙어있는 두 남자의 손을 뜯어내다시피했다. 그제야 무병과 영어는 자신들이 아직까지 팔을 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사실 그때까지 팔을 잡고 있었다는 것보다 와이셔츠 위로 느껴지는 란의 손바닥이 굉장히 뜨겁다는 사실에 더 놀랐다. 두 남자가 낮게 '아...'라는 신음성을 흘릴때 란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한 손바닥으로 꾹 꾹 누르며 말했다.
"그렇게 붙어있지 좀 말라고."
낮게 울리는 그 목소리에 무병은 어째서인지 안정되는 자신을 느꼈다. 안정된다고? 그렇다면 불안했던건가? 무병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릴 틈도 없이 란이 이어 말했다.
"열받아."
그 말에 무병은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 한마디가 지금까지 제 기분이 엉망으로 헝클어져버린 것을 전부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무병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뱉어버리고 말았다.
영어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한다.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고, 말한다. 하지만 눈 앞의 이 녀석은 다르다. 완벽하게 다르다. 예측할 수도 없고, 이제 좀 알겠다 싶으면 저 멀리로 달아나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로 사람을 흔들고 제정신으로는 하지 못할 말들도 서슴없이 내뱉는다.
영어가 같은 질문을 옆에서 내뱉는 사람이라면, 란은 너무나도 쉽게 핵심을 찔러 대답을 해버리는 놈이다. 그리고 그런 란이 싫지 않았다.
좋았다.
'좋아?????'
그렇게 생각한 제 자신에게 놀라 무병은 바닥에 주저앉아버리고 말았다. 다리가 저리다. 그보다 사고회로가 멈춰버린 것 같다. 옆에서 영어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만 그런것 따윈 아무래도 괜찮다. 지금 자기가 호모가 되는 순간인데 뭐가 더 중요하냔 말이다.
"아...젠장."
무병이 짧게 욕을 내뱉는 순간 란이 무병의 카라를 훽 잡아당겨 머리통을 끌어안았다. 란에게서 나오는 열기에 질식사할 것 같았다.
"이무병."
갑작스럽게 이름을 불리니 대답도 못하겠다.
"나만 봐."
미친놈, 대체 어떤 철판을 얼굴에 깔면 이런 닭살스러운 소리를 뱉을 수 있는거지?
"나한테만 잡혀."
이젠 얼굴이 후끈거려 차마 빠져나가질 못하겠다.
"보고싶었어."
온 양호실이 미묘한 분위기로 감도는 순간 그 신파극을 그나마 멀리서 바라보고 있던 양호가 짧게 한마디 뱉었다.
"침대는 못 빌려준다."
너희는 전적이 있거든. 더더욱 미묘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그 한마디에 영어의 표정이 말도 못하게 일그러졌다. 무병이 뜨끈뜨끈한 란을 밀어내며 한마디 쏘아붙이려 할때 양호실 문이 쾅쾅쾅쾅 울렸다.
"선생님, 선생님."
망할 교장이었다. 영어와 무병의 눈이 마주쳤고 양호는 무심한 표정으로 책상 뒤에 있는 커다란 창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저질 삼류 호모 드라마보단 탈주 도우미가 더 땡겨서."
문이 짤깍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무병은 제가 란은 좋아한다 어쩐다 하며 갈등했던 것도 잊고 무작정 영어의 어깨를 끌고 일어나 창문으로 달려갔다.
"고맙습니다!"
"고맙다."
두 남자는 1층이라 만만해보았는지 단번에 내리 뛰었고 그 뒤 온 몸 전체를 지이잉하겍 울리는 고통에 소리없이 몸무림쳐야만 했다. 영어와 무병이 뛰쳐나가고 나자 교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고 양호는 바닥에 그대로 쓰러진 란을 일으켜올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여기로 김선생이랑 학생하나 안..."
"안 왔는데요."
단번에 말을 자르며 대답하는 양호를 보며 혀를 차던 교장이 뒤에 훤히 열려있는 창문을 보며 물었다.
"에어컨이 켜 있는데 대체 창문은 왜..."
"그러면 안됩니까?"
"아니, 그런 뜻은 아니네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교장이 창문너머를 보려 가까이 다가가자 양호는 쌕 웃으며 교장을 가로막았다.
"죄송한데. 환자가 있어서요. 나가서 확인해주시지 않겠어요?"
"아니, 잠깐 보기만 하면 되는데."
"나가서 확인하셔도 되잖아요. 아닌가요?"
샐샐 눈웃음을 치며 물으니 교장은 더이상 할 말이 없어 헛기침을 하며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 이로써 증인은 다 죽어가는 놈 하나밖에 없었지만 오라남고의 최종 보스는 양호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란을 다시 침대에 눕히며 양호는 혀를 쯧하고 찼다.
"니 인생도 참, 그렇다."
등신같은 놈. 하지만 아까 무병의 표정을 보자니 뭔가 복잡미묘해보이는 것이 앞으로 더 재미있는 신파극을 보여줄 것 같아 일단 지금은 입을 닫았다. 철없고 어린 놈들인데 왜 이렇게 자신의 시선을 끄는지는 모르겠다.
"건방진 것들."
그렇게 말하며 양호는 창문을 닫았다. 저 멀리 티격태격 서로 소리를 지르며 뛰어가는 한 쌍의 바퀴벌레들이 보인다. 저건, 멍청한 것들. 다시 한번 양호실에 고요가 찾아왔다.
*
무병이가 없으니까 란이가 끙끙 앓네요ㅠㅠ...그래도 무병이가 좀 질투해줬으니까. 물론, 란이 너도 질투했지만. 교장선생님은 사기캐입니다. 온갖 버프 다 받으신 58세의 건강한 장년이십니다. 양호는 섹시쿨빔 권력자입니다. ???? 농담이에요. ^.~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매번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힘 받고 있어요. 사실 이번에도 '아...그만둘까'하다가 댓글이랑 감상들 읽다 적어도 30편? 까진 써야지 하고 다시 왔습니다. 야호, 이제 반? 왔네요. 비가 아주 난린데 조심들하시구요!
저...하나 결심한게 있는데.ㅋㅋㅋㅋ인소닷에서 감상 받아볼때까지 꽉 붙잡고 쓰려구요. 사실 동성은 감상방에 하나 올라오지 않는 것 같아서 '...ㅋ..이런 약속하면 나 평생 써야겠네.'싶기도 한데 그래도 목표가 있는게 좋잖아요?ㅎㅎ
업쪽은 [질병] 적어주세요
첫댓글 악넘재밋재밋어요ㅋㅋㅋㅋㅋㅠ.ㅠ란이대박ㅋㅋㅋ질투쩌네여 기여움*-_-*
ㅍ_ㅠ잉잉 재미있단 소리에 감격 또 감격!!!!ㅋㅋㅋㅋㅋ감사해요!
란이 외롭게하지마요ㅠㅜ
ㅠㅠ그,그래도 무병이는 란이 꺼니까 언젠가는 돌아오겠.........지요??아마도?
진짜 란이의 적극적인 모습 너무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질투하는 모습이 참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란이는 들이대는 거 빼면 비중이 없어요....기구한 인생이여...ㅋㅋㅋㅋ쿨싴한 란이는 볼 수 없다는게 슬프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 근데...쓰면서도 좀 오그라들어서 꺄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더 달달하게 쓰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 더 달달할지 모르겠어요. 감이 안잡힘요ㅠㅠ아이고 엄마미소 좋네요 하악하악 언제나 감사드려요.
질병. 확실히 인소닷은 로맨스쪽에 더 비중을 두는거 같아요 ㅎㅎ 그나저나 얘네들 ?케 귀여운건지 ㅋㅋ
~~그래도 장르방에서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행복하네요ㅠㅠㅋㅋㅋㅋㅋ전 불평하고 있을때가 아닌듯요.ㅎㅎ!! 귀여워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실은 털 숭숭난 남고생들이겠지만.....ㅋㅋㅋㅋ
크~역시우주가람님필체너무맘에드네요ㅎㅎ
란이의질투하는모습너무좋아좋아ㅜ
아픈모습도좋아좋아ㅠㅜ
난역시저런공이좋더라:) ㅎㅎ
피,필체가 맘에 든다는 말ㅠㅠㅋㅋㅋㅋ오랜만에 들어보네요. 하악 감사합니다. 뭔가 전 강압적이고 지멋대로에 수 가지고 노는 듯 한 공은 좀...ㅋㅋㅋㅋㅋㅋ비호감입니닼ㅋㅋ네가 까니까 더 잘해야지!!하는 생각이 있는터라..
아, 좋아라... 훗, 훈훈하군요...><ㅎ
훈 투더 훈! 매번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ㅋㅋㅋㅋ히히
[질병] 으아니 ㅋㅋㅋㅋ ! 역시 여전히 너무 귀여운 커플 ! 그동안 서로 만나지 않아서 쓸쓸했겠네여 사실 저렇게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감회가 새로운 법이거.. 아니 그렇겠죠 ! ㅎㅎ..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둘 사이가 발전될 것만 같네요 !
사실 아직까지는 무병이보다 란이가 무병이를 더 보고싶어하고, 일초라도 안 보이면 끙끙 앓고 그러는 듯...ㅋㅋㅋㅋㅋ하지만 언젠가는 무병이가 먼저 걱정하고, 찾고, 보고싶어할 날이 오겠지요. 와야합니다.ㅋㅋㅋ
[질병]
ㅠㅠㅠㅠㅠㅠ,너무 재밌어요 흑흑흑흑
란이 너무 멋있엉ㅠㅠㅠㅠㅠㅠ
무병이 질투하는거 귀여워!!!!!
무병이가 란이한테 고백하는거 보고 싶어요 후후후후훗
ㅠㅠ잉이잉이 감사해요!!!!!!!!!!!!!!ㅋㅋㅋㅋㅋㅋ오, 또 다른 리퀘인가요. 사실 댓글로 보고싶단 씬은 은근슬쩍 끼어넣고 있는데...ㅋㅋㅋㅋ눈치채셨으려나ㅠㅠㅠㅠㅋㅋㅋ감사해요!
란이의 닭살스러운 멘트 ㅋㅋ 살짝 오글오글했지만 이런거 넘흐 조아여!! 넘 재밌어서 ~ 계속 써주셨으면 ㅎㅎ
살짝이 아닐텐데요.............ㅋㅋㅋㅋㅋ으악!감사해요!!!!란이가 무병이를 생각하고 닭살스러운 말을 내뱉는만큼 언젠가는 무병이도 러브빔반사!를 해주어야겠죠ㅎㅎ계속 쓰고싶습니다, 저도!ㅠㅠ
[질병] 아 진짜ㅠ 지란 너무 멋있어 죽겠네요!! 양호와 영어를 엮어 주고 싶다만, 전 작가가 아니므로ㅋㅋㅋ 여튼 진짜 이거 첫편부터 다 보고왔거등요?ㅠ 대박, 진짜 문체도 완전 제 스타일이시구ㅠㅠ 이거 텍본으로 내실의향 없으신지(ㅋㅋㅋ) 여튼진짜로 너무너무 잘 읽구 가요ㅠ 한동안 이거 기다리느라 두근두근세근네근다섯근...(ㅋㅋ죄송해옄ㅋ꼴에개그엿다능ㅋㅋ)여튼 진짜 밤잠 못이룰것 같아요ㅠ 흐악! 너무너무 기대되요!! 근데 진짜 영어와 양호 선생님들 엮어 주실 의향이 없으신가여...ㅠㅠㅠ
자,장문의 댓글보고 전 행복해 죽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절 한방에 훅 가게 하시다니 이거 내공이...ㅋㅋㅋㅋㅋ텍본공유는 완결 낸 다음 생각해보려 합니다. 사실...저같은 경우는 텍본 돌려봤자 도용하실 분도 없고 사칭하실 분도 없기때문에ㅋㅋ맘 편히 완결편 텍본을 날리긴 합니다. 영어와 양호를 엮을 의향...사실 있습니다. 있는데.....ㅋㅋㅋㅋㅋㅋㅋ'알고보니 온 사방이 게이였다!'라는 전개는 좀...그래서 ㅠㅠㅋㅋ고민하고 있어요.
하악하악 영어와 양호 왠지 잘어울리는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4명이 묘하군여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이참에 미묘한 4각 관계로 이어버릴까 생각중입니다....ㅋㅋㅋ왠지 모르게 양호는 여왕수로 쓰고싶...끄악ㅋㅋㅋㅋㅋㅋ>_<
란이 정말 아픈가봐요... 양호도 성격 좋아요! 재미있어요~
ㅎㅎ양호를 막을 자 하나 없죠...ㅋㅋㅋㅋㅋㅋㅋㅋ사람 목줄 잡고 있는 무서운 사내입니다. 사실 일회용 캐릭터였는데 PTL...ㅋㅋㅋㅋㅋㅋㅋ아무래도 계속 나올 것 같네요.
요새 무병이가 영어쌤이랑 다나서 란이가 아픈가봐요 ㅜㅜ 란아 아푸지마잉 ~~~ㅋㅋ
ㅠㅠ영어쌤이랑 교장 피해다니느라....란이 아픈 것도 모르는 무심한 무병이지만 란이는 또 그 나름대로 무병이한테 짐이 될 순 없으니까 혼자 끙끙거리고 있었던 걸지도요.ㅎㅎㅎ~~~~란이가 얼른 기운 차려야죠!ㅋㅋㅋ
하루만 저련 샘과 학교 생활 원해 ~~교장은 뺴고 ㅎㅎ
저도........ㅋㅋㅋㅋ양호선생님이 남자인 학교를 늘 꿈꿔왔어요ㅠㅠ하악하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오~~ 무병이 귀엽다아~~+_+ㅋㅋㅋ 씬이 나오나용???ㅋㅋㅋ 보고 픈ㄷㅔ.........=,.=
씬을 잘 못써서..............................ㅋㅋㅋㅋㅋ그래도 언젠가는 한번 나오지 않을까요????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