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잎이 돋았던 연두의 자연은 초록의 자연으로 바뀌어 간다. 이 두 시간 사이에는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쏟아졌다. 웅크림과 풀림이 있었다.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은 평탄하지 않다. 편하고 고요하고 순조롭게 되어 가지만은 않은 것이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비가 들이친 이후에야 초여름의 햇살이 눈부시다. 눈부신 햇살이 초록빛의 나뭇잎을 두드린다. 마치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시인은 시 ‘식물의 기분’에서 “빗물에 번쩍이는 초록 잎들의/ 숨을/ 나도 쉬어볼까”라고 썼는데, 이 시에서도 자연의 미묘한 변화를 알아채는 감관이 매우 예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