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주년 ‘장애인의날’을 맞아 ‘장애인의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날’로 선포한 420공동투쟁단의 길고긴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이 올해도 8시간의 사투 끝에 막을 내렸다.
20일 오후 12시 30분부터 진행된 ‘사회복지시설 민주화와 공공성 쟁취를 위한 전국연대회의’ 출범식에 이어 진행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는 900여명(경찰추산 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마포구 공덕동 로타리에서 치러졌다.
9백여명 참가자들 ‘장애인차별철폐’ 선언
각지에서 모여온 장애인과 참가자들은 무대 앞에 지난 국가인권위원회 점거농성 과정에 인권이 외벽에 내걸었던 ‘대한민국에 장애인 인권은 없다’라는 대형 휘장을 깔고 그 주위에 둘러앉은 가운데 뜨거운 열기로 진행되었다.
420공동투쟁단 도경만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회는 장애해방열사를 위한 묵념과 님을위한행진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대회장에는 대회의 시작과 함께 공덕동 로터리 철로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합시다’라는 대형 휘장이 내걸렸다.
첫 번째 발언은 420공동투쟁단 박영희 공동대표가 맡았다. 박 공동대표는 “4년전부터 우리는 저항했다.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리거나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살지 않는다. 우리의 저항, 싸움만이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우리의 저항은 끊임 없을 것이다. 오늘 우리는 저항을 결의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발언에 나선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곽정숙 대표는 “장애인차별을 제거하는 것은 모든 인류의 행복,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다. 장애인차별은 이후 모든 삶에 대한 저항, 바른 삶에 대한 요구이다. 시혜와 동정을 거부하고 우리의 삶을 당당하게 요구한다. 평등이 이루어질 때 기본적인 권리를 유지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사람다운 삶인 것이다.”라며 사람다운 삶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지난해에는 이동보장법률을 제정했다. 올해는 장애인들이 받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오늘 오전 11시 국회 기자실에서 장추련에서 만든 장차법을 민노당이 받아서 법으로 만들기로 했다. 여러분이 바라는 세상, 원하는 내용의 법률을 만들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문예일꾼 박준씨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경찰에게 무전기 소리로 집회를 방해하지 말라고 호통을 치고 ‘장애해방가’를 목놓아 불렀다. 모든 참가자들도 결의에 찬 목소리로 힘차게 장애해방을 높이 불렀다.
이어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왜 모였는가? 시혜의 대상으로 머물러 있을 수 없기에 이 자리에 왔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당연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왔다. 쟁취하기 위해 왔다. 차별을 뛰어넘는 것, 우리에게 주어진 고귀한 권리이다. 우리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 장애인들의 권리, 국민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확보해줘야 하는 정부가 이중 삼중의 차별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동정과 시혜의 차원에서 장애인을 바라보고 있다. 분노한다.”라며 앞으로도 이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투쟁의 대열에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정부가 장애인 예산을 너무 낮게 책정한 것은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공무원, 국회의원 등 각 분야에 장애인들이 없는데 장애인이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라는 말과 함께 정부의 장애인 정책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문예일꾼 류금신씨의 불나비가 울려퍼지자 긴장되었던 집회장이 한순간에 흥겨워졌다. 류씨의 공연에 이어 신석준 사회당 대표는 “이 땅 곳곳에서 장애인이 살 수 없는 교육, 노동, 세상의 벽이 있다. 벽과 차별을 철폐해야만 장애인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 차별이 넘치는 세상을 향해 우리는 싸워야 한다. 4년간 힘차게 싸워서 이동권을 쟁취했고 올해는 장차법 제정을 위해서 힘차게 싸우자.”라고 했다.
"우리의 싸움은 계속된다“
420공동투쟁단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그동안의 투쟁을 통해 우리가 깨달은 소중한 교훈은 우리 자신의 투쟁을 통해서만 우리의 권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것, 바로 그 명확한 진실일 것이다.”라며 “이러한 저항은 오늘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후에도 1년 내내, 아니 장애인에 대한 모든 억압과 착취가 사라지는 그 날까지 이어질 것이다. 장애인대중의 분노와 끈질긴 투쟁으로,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2시간여의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3개의 차선을 확보하고 거리행진에 돌입했다. 대열의 선두에는 각종 깃발과 ‘대한민국에 장애인 인권은 없다’라는 대형 휘장이 앞섰고 그 뒤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과 행사 참가자들 7백여명이 공덕동 로터리를 중심으로 2백여미터 늘어선 가운데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20여분 행진을 하던 와중에 참가단의 선두에 경찰의 방송차량이 자리하자 집행부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집행부는 차량을 밖으로 치워줄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계속 선두를 유지했고 급기야 참가자들은 차량 앞에 주저앉아 경찰차량을 막았다.
참가자 700여명 거리행진, 경찰과 충돌
20여분 대치가 진행되자 경찰은 병력을 투입해 차량 앞을 가로막고 있던 집회 참가자들을 강제로 밀어내고 차량을 차선 바깥으로 빼냈다. 집회단과 경찰은 계속적으로 밀고 당기는 실랑이 가운데 여의도를 향해 한 발 한 발 앞으로 향했다.
그러나 곳곳에서 차선을 넓이려는 장애인들과 차선을 내주지 않으려는 경찰의 크고 작은 마찰이 지속되었다. 오후 5시 10분경 대오가 마포대교의 중간에 위치하며 본격적인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을 격리하기 위해 몇사람을 대오에서 격리했고 집회 참가자들은 강하게 저항했다.
이 와중에 6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6명 중에는 농아방송의 취재진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경찰은 폭행에 가담했다며 풀어줄 것으로 요구하는 농아인협회 관계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경찰서로 연행했다.
6명의 참가자들이 연행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 참가자들은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며 강력하게 경찰의 저지를 뚫기 위해 육탄전을 벌였다. 오후 6시 40분경 양측의 대치가 지속되자 현장지휘 책임자인 경찰서장이 직접 대표단과 협의를 벌이고 일단 3인을 석방하고 참석자들이 마무리 집회를 하고 해산을 할 때 나머지 3인을 석방하도록 협의를 마쳤다.
경찰 강제해산 시도, 93명 연행 10개 경찰서 분산수용
그러나 이러한 서장의 약속이 무색하게 경찰은 본격적인 진압작전을 시작했다. 곳곳에서 경찰은 밀어붙이기를 시도하며 외곽에 떨어진 참가자들을 밖으로 격리시켜며 본격적인 연행에 나섰다. 이 와중에 일부의 경찰도 집회단에 붙잡혔으나 현장 지도부는 바로 경찰을 풀어주었다.
오후 7시 30분, 주변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경찰은 본격적인 진압작전에 나섰다. 사방을 둘러싼 경찰은 방패를 휘두르며 앞으로 조여들었고 집회 참가자들은 밀리지 않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저지에 나섰다. 이 와중에 일부 장애인들이 휠체어에서 떨어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경찰의 강경한 진압은 중단되지 않았다.
경찰은 강경진압과 동시에 연행 과정에서 대오로부터 격리된 집회참가들을 현장에서 집단폭행을 하는 만행을 서슴치 않았다. 현장 지휘부가 바로 앞에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행은 중단되지 않았다.
오후 8시 10분 방송차량이 현장을 빠져나가려 하자 경찰은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도경만 공동집행위원장을 강제로 연행했고 이어 이동권연대 김도현씨에 대한 강제연행에 나섰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강력하게 저항했고 결국 김도현씨는 연행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일부 참가자가 한강에 투신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고 연행되고 말았다.
도경만 공동집행위원장 등 연행 반발, 대표단 경찰서 항의방문
8시 50분, 15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 국민일보 앞에 다다르자 경찰은 다시 모든 참가자들을 둘러싸고 해산을 종용했다. 결국 결의대회는 9시 해산을 선언하고 대표단은 연행된 참가자들을 항의방문하기로 하고 해산했다.
이날 집회에서 연행된 사람들은 10개 경찰서 총 93명이다. 이중 중부서 2명, 양천서 1명의 장애인은 훈방으로 석방되고 21일 새벽 1시 현재 용산서 10명, 동대문서 7명, 중부 7명, 구로서 7명, 영등포서 12명, 양천서 10명, 남부서 10명, 강서서 10명, 성북서 10명, 마포서 7명 등 총 90명이 연행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도경만 공동집행위원장은 현재 용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날 진행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를 끝으로 420공동투쟁단의 25일간의 여정이 막을 내렸다. 그동안 420공동투쟁단은 국가인권위 점거농성과 1인시위, 거리홍보전, 각종 집회와 토론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부와 사회에 장애인차별의 실태를 알리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비롯한 법제정과 장애인의 생존권 등 다양한 이슈들을 알려냈다.
첫댓글상단의 "동영상보기"를 클릭하셔야 볼 수 있슴. 가슴이 참으로 아픕니다.... 어찌 이런일이 자행될수 있습니까? 그것도 정부가 장애인을 위한 날이라고 지정한 날에.. 우리 장애인들을 발로차고 방패로 때리고.. 몽둥이를 휘두르고. 그것도 모자라 연행까지 하는 이 현실을.... 힘을 더 모아야겠습니다. 그날이 올때까지..
아침이라 그런지 도저히 목이 메이고 가슴이 아파서 동영상을 계속 볼수가 없네요 마음 가라 안즈면 이따가 다시 시간내서 볼래요 우리 어머님들 동영상 꼭 보시기 바랍니다 정경들은 집회때 행패 부리고 발로차고 하면 상금도 주나보죠? 어쩜 그렇게 약한자를 우롱할수가 있는지 처철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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