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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용어500(6)다반사~대승
68. 다반사 (茶飯事) ☀불교에서 나온 말
늘 있는 예사로운 일.
항다반(恒茶飯) 또는 항다반사(恒茶飯事)라고도 한다. 본래 불교용어로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을
의미한다. 극히 일반적이고도 당연한 일로서 불교 중에서도 선종(禪宗)에서 유래했다. 참선 수행을
하는 데는 유별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차를 마시고 밥을 먹듯이 일상생활이 곧 선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상징한다.
69. 다비 (茶毘)
범어의 jipita로 사비, 사유, 사비다라고 음역하고 분소(焚燒), 연소(燃燒)라 번역하니 곧 시체를
화장하는 일이다. 나무와 숯, 가마니 등으로 화장장을 만들고 거기에 관을 올려놓은 뒤 태운다.
시신을 태워서 그 유골을 매장하는 장법(葬法)으로 불교가 성립되기 이전부터 인도에서 행해오던
장법이다. 이 법에 의해 석가모니도 그 유체를 화장하였는데, 그 이래 다비는 불교도(佛敎徒) 사이에
널리 행해졌으며, 불교가 중국을 거쳐 한국 ·일본 등으로 전래됨에 따라 이 장법도 중국ㆍ한국ㆍ
일본 등에서 널리 행해지게 되었다.
70. 단동십훈 (檀童十訓)
세상에 태어나 살아온 평생이 백일 조금 넘은 아기가 미용실에 이발을 하러 왔습니다. 무려 세 명의
어른이 동원됩니다.
아기 엄마는 미용가운을 입고 아기를 안고, 미용사가 아기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동안 다른 미용사가
아기의 시선을 끌려고 재롱을 부립니다.
“도리도리 까꿍!” 그러자 신기하게도 아기가 방긋거립니다. 문득 궁금했습니다. ‘도리도리 까꿍’은
무슨 뜻일까, 뜻이 있기는 할까, 하고 말이지요.
우리 선조에게는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 육아법이 있었는데 〈단동십훈(檀童十訓)〉이 그것입니다.
〈단동치기십계훈(檀童治基十戒訓)〉의 줄임말로 ‘단군왕검의 혈통을 이어받은 배달의 아이들이
지켜야 할 열 가지 가르침’이란 뜻입니다.
0세에서 3세까지의 아기를 어르는 방법이 들어있지요. 단동십훈이라는 말이 생소하지만 담긴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의성어이거나 의태어인 줄 알았던 ‘도리도리’, ‘곤지곤지’, ‘죔죔’, ‘짝짜꿍’이 모두 여기에 나옵니다.
☀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아기를 어르는 ‘도리도리(道理道理)’는 길 도(道)에 다스릴 리(理)를 쓰고,
까꿍은 ‘각궁(覺躬)’에서 나왔는데
깨달을 각(覺)에 몸 궁(躬)입니다. ‘천지만물이 하늘의 도리로 생겼으니 너도 하늘의 도리에 따라 생겼음을 깨달으라.’는 뜻이지요.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왼손바닥 가운데에 찧는 동작을 하는 곤지곤지는 하늘
건(乾), 땅 곤(坤)을 쓰는 ‘건지곤지(乾知坤知)’로부터 유래했습니다.
‘하늘과 땅의 이치를 깨달으면 천지간 무궁무진한 조화를 알게 된다.’는 뜻입니다.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죔죔은 ‘지암지암(持闇持闇)’에서 왔습니다.
‘쥘 줄 알았으면 놓을 줄도 알라’는 깨달음을 은연중에 가르치는 것이라고 하지요.
또 아기 아빠가 아기를 손바닥 위에 올려 세우는 것을 ‘섬마섬마’라고 하는데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일어서 굳건히 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기가 위험한 데로 가려거나 손을 대려고 하면 ‘어비어비’ 하면서 못 가도록 하지요.
이는 한자 ‘업비업비(業非業非)’에서 왔습니다. 일함에 도리와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 들었고, 자라서는 똑같이 아기에 들려주고 있는 도리도리 까꿍, 곤지곤지,
죔죔, 섬마섬마, 어비어비. 이 모든 말에는 이렇듯 인생을 통찰하는 철학이 깃들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 좋은 말들을 많이 듣고 자랐지요.
‘아가, 하늘과 땅의 이치를 깨달으면 인생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쉬이 견딜 수 있을 테니 앎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거라. 아가, 가지려고만 애쓰지 말고 내려놓는 법도 알아야 한단다. 아가,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일어서거라.
아가, 무슨 일을 할 때는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도리에 어긋남이 없도록 해야 한단다. 아가, 도리도리
까꿍, 너는 하늘의 도리에 따라 생긴 귀한 존재란다. <성법스님 저서 '생각의 끝에도 머물지 말라'에서 발췌.>
71. 단청 (丹靑)
법당의 내부와 외부를 오색(五色)으로 장엄한 것을 단청이라 한다.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에 이르기를 “급고독장자가 기원정사를 짓고 단청을
하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으니 부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장엄을 하겠다.”고 하니 부처님께서 좋도록
하라고 하셨다는 기록이 있다. 왜 단청을 하는가?
① 부처님께서 계신 보배 궁전을 멋있도록 해서 모든 이로 하여금 환희 심을 내게 한다.
서양의 미적 감각으로 길들여진 현대의 지각없는 사 람들이 우리 전통인 단청을 보고 거부감을
가지는 것을 볼 때 안타까움을 느낀다.
② 불교적 입장에서 보면 이 세상의 화엄만다라를 나타내고 있다. 깨달 은 성인이 이 세계를 보면
세상은 화려하고 장엄한 곳이다.
③ 단청은 동양의 오방색을 나타내고 있다. 단청의 기본 색깔인 청(靑), 홍(紅), 황(黃), 백(白), 흑(黑)은
각각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음양오행은 동양의 철학, 학문의 기본이며 전체이다.
음양오행을 빼고는 동양학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단청의 오방색은 온 무주를 나타낸다.
따라서 온 우주의 질서를 간직하고 온 우주의 행복을 갈무리한 곳이 법당이다.
<음양오행>
오행(요일) | 목 | 화 | 토 | 금 | 수 |
방위 | 동 | 남 | 중앙 | 서 | 북 |
음 | 각 | 상 | 궁 | 치 | 우 |
맛 | 신맛 | 쓴맛 | 단맛 | 매운맛 | 짠맛 |
계절 | 봄 | 여름 | 4계 | 가을 | 겨울 |
오장 | 간장 | 심장 | 비장 | 폐장 | 신장 |
한글 | 아음 | 설음 | 후음 | 치음 | 순음 |
불교 | 색깔 | 소리 | 향 | 맛 | 촉감 |
오근 | 눈 | 혀 | 몸 | 코 | 귀 |
오지 | 청룡 | 주작 | 황웅 | 백호 | 현무 |
수지경전 | 반야경 | 지장경 | 화엄경 | 법화경 | 열반경 |
불 | 약사여래불 | 노사나불 | 비로자나불 | 아미타불 | 석가모니불 |
오상 | 인(仁) | 예(禮) | 신(信) | 의(義) | 지(智) |
색깔 | 청(靑) | 홍(紅) | 황(黃) | 백(白) | 흑(黑) |
<☀ 본문의 자연문양, 사신, 사령, 동물문양, 귀면, 길상문양 참조>
72. 단청의 기법
① 출초(出草): 단청할 문양의 바탕이 되는 밑그림을 ‘초’ 라고 하고, 그러한 초를 그리는 작업을 출초
또는 초를 낸다고 한다. 출초를 하는 종이를 초지라고 하는데, 초지는 한지를 두세 겹 정도 배접하여
사용하거나 모면지나 분당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초를 단청하고자 하는 부재의 모양과 크기가 같게 마름한 다음 그 부재에 맞게 출초를 한다.
단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 바로 이 출초이며, 이 작업의 결과에 따라 단청의 문양과
색조가 결정된다. 출초는 화원들 중에 가장 실력이 있는 도편수가 맡아서 한다.
② 천초(穿草): 출초한 초지 밑에 융 또는 담요를 반듯하게 깔고, 그려진 초의 윤곽과 선을 따라
바늘 같은 것으로 구멍을 뚫어 침공을 만드는 것을 천초 또는 초뚫기라 하고, 초 구멍을 낸 것을
초지본이라 한다.
③ 타초(打草): 가칠된 부재에 초지본을 건축물의 부재 모양에 맞게 밀착시켜 타분 주머니로
두드리면 뚫어진 침공으로 백분이 들어가 출초된 문양의 윤곽이 백분점선으로 부재에 나타나게 된다.
④ 채화(彩畵): 부재에 타초된 문양의 윤곽을 따라 편수의 지시에 의하여 지정된 채색을 차례대로
사용하여 문양을 완성시킨다.
<탱화 28쪽 김의식저 운주사>
73. 단하 소불 (丹霞燒佛:739~824)
중국 당나라 때 등주(鄧州)의 단하 천연(丹霞天然)이 어느 날 낙동(洛東)의 혜림사(慧林)寺에 이르렀다.
때는 겨울이라 매우 추웠다.
원주가 단하 천연에게 찬밥 한 덩이를 주고 방으로 안내했다. 방은 불을 때지 않아 차가웠다.
방 옆 법당에 들어가니 목불(木佛)이 즐비했다. 단하 천연은 도끼로 목불을 쪼개어서 불을 지폈다.
그 절 원주가 이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힐문하였다.
단하는 막대기로 재를 뒤적이면서, “석가여래의 몸을 화장하여 많은 사리가 나왔다기에 나도
이 부처님에게서 사리를 받으려 하오”
원주가 단하에게 말했다.
“목불에서 무슨 사리가 나온단 말이오?”
단하가 대답했다.
“사리가 안 나올 바에야 나무토막이지 무슨 부처님이오? 나머지 부처불마저 태워 버릴까보다.”
원주의 눈썹이 저절로 빠졌다.
74. 닫집 (목조보개:木造寶蓋)
불전내부 불단 위에 작은 집의 모형이 있는데 이것을 보통 닫집이라 부른다.
‘닫’이란 ‘따로’라는 옛말이니, 닫집이란 집안에 ‘따로 지어놓은 또 하나의 집’이라는 뜻이다. 한자어로는 당가(唐家)라고 한다.
법당 내 부처님 머리 위에 있는 목조보개(木造寶蓋:나무로 만든 지붕)가 ‘닫집’이다.
닫집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누는데 운궁형과 보궁형과 절충형인 보개형의 형태이다.
1) 운궁형(雲宮形): 비교적 소략한 구조
(서산 개심사의 대웅전 닫집, 송광사 운문사 대웅보전)
2) 보궁형(寶宮形): 다포의 포작을 지극하게 밀조(密造)한 장엄한 것으로 대단히 화려하다.
(부석사 무량수전, 안동 봉정사 극락전, 부산 범어사 대웅전)
3) 보개형(寶蓋形): 운궁과 보궁형의 절충형
(팔공산 은해사, 백흥암 극락전)
75. 달달박박
달달박박은 신라의 스님이다.
성덕왕 때에 도반 노힐부득과 함께 구사군(仇史郡)의 백월산 깊은 골짜기에 들어가 사자암(獅子岩)을
차지하여 판방(板房)을 짓고 있으면서 아미타불을 염하였다.
성덕왕 8년 4월 8일 해질녘에 용모가 매우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 찾아와서 자고 가기를 간청하였으나
정진을 하는 때라 그는 거절하였다. 그러자 여인은 노힐부득이 있는 남암(南岩)으로 갔다.
이튿날 아침 그가 남암(南岩)에 갔을 때 웬일인지 노힐부득은 연화대에 앉은 채 미륵존불이 되어
광명을 얻고 있었다.
달달박박은 절을 하고 그 까닭을 물었다. 노힐은 관세음보살이 화현한 여인을 만나
이렇게 되었다 하며, 금빛 상으로 변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에 달달박박도 노힐부득의 교화로
나중에 무량수불이 되었다고 한다.
76. 달마대사 (達磨大師)
범어 Dharma. 중국 남북조시대의 선승으로 중국 선종의 시조(始祖)이다.
범명(梵名)은 Bodhi-dharma라 하고 보리 달마라 음역하는데 달마는 약칭이다. 그는 남인도 향지국의
셋째 왕자로 성장하여 대승불교의 승려가 되어 선에 통달하여 반야다라(般若多羅)존자의 법을 이었다.
중국의 선(禪)을 말할 때면 의래히 달마대사를 연상한다. 중국의 선은 달마대사 즉 보리달마
(菩提達磨: 원어로는 보리다르마)로부터 비롯된다.
그는 중국 선종의 개조(開祖)가 되는 것이다. 보리달마는 실존인물로서 남인도에서 해로를 통해
520년에 중국에 도착했다고 전해진다. 잘 알려진 그는 소림사에서 9년 동안 절 뒤의 가파른 벽만을
대하고 수도하였는데 혜가(慧可)에게 법을 전수하고서는 그곳을 떠나 홀연히 종적을 감추어
이후의 행적이 전해지지 않는다.
‘양무제’가 물었다. “짐에게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달마선사가 답했다. “무(無)”. 선종사에 길이 남은 명장면이다.
하늘아래 제일 권력을 지닌 양무제의 요청에 心法(심법)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들고 온 중국불교의 새내기 달마선사의 대답은 광활하기 조차하다.
선종의 초조라 일컫는 달마선사는 우리에게 너무도 가까이에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 우리에게 다가오는 달마선사는 현재까지 인류 정신사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살아있는 거인중의 한 명이다.
당시 기복불교에 집착하고 있던 중국불교계의 관행을 혁파하고 새로운 중국불교의 전통을 세웠다.
☀ 달마대사의 행적 중에서 그림의 소재로 자주 다루어졌던 것은
①양무제의 불사공덕을 부정한 확연무성(廓然無聖),
②갈대 한 잎을 타고 양자강을 건너는 일위도강도(一韋渡江圖),
③9년 면벽좌선의 달마면벽도(達磨面壁圖),
④팔을 끊어 법을 구하는 혜가에게 법을 설하는 혜가단비도(慧可斷臂圖),
⑤한쪽신발을 지팡이에 걸어 메고 파미르고원을 넘는 척리서귀도(隻履西 歸圖) 등은 달마선사의 선적 특징을 담아내고 있다.
부처님의 정법안장을 계승한 인도 제28대조사인 달마선사의 위대한 점은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심법을 오늘날 우리에게 전승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 선사였다는 점이다.
☀ 달마스님 혈맥론(血脈論)
『心心心難可心 寬時辺法界 笮時不容針 我本求心不求佛
了知三界空無物 若欲求佛但求心但 追心心心是佛』
(“심심심난가심 관시변법계 착시불용침 아본구심불구불
요지삼계공무물 약욕구불단구심단 추심심심시불”)
마음을 마음이라고 보는 그 마음이 찾기 어렵다.
마음은 넓어질 경우 전 우주를 뒤덮고,
좁아질 경우엔 바늘구멍 하나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다.
나는 마음을 찾을 뿐 결코 부처되기를 찾는 것이 아니다.
우주란 텅비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임을 알아라.
부처가 되기를 원하는가? 마음을 다만 구하라.
마음을 마음이라고 하는 이 마음이 곧 부처다.
☀서래(西來)의 뜻
서래조의과여하(西來祖意果如何) 서래의 뜻 과연 무엇인가
일위청풍만리파(一葦淸風萬里波) 일엽편주 맑은 바람, 만리에 파도이네
면벽구년무소득(面壁九年無所得) 구년동안 앉았으나 얻은것은 하나 없어
소림공견월명다(少林空見月明多) 소림의 허공에는 달만 저리 밝았네.
77. 대각국사 의천(大覺國師義天)
대각국사 의천(義天)스님은 고려 문종임금 5년인 1055년에 태어나 숙종임금 5년인 1101년에
세상과의 인연을 마감했다. 문종임금과 인예왕후 사이에서 넷째 왕자로 태어났다.
그는 매우 총명하여 '나면서 저절로 모든 것을 아는 사람(生而知之者)' 으로 추앙받았을 정도였다.
기록에 의하면 10세 이전에 사서삼경과 불전에 통달하였다고 하는데, 의천스님은 자원하여 11세에
출가하였다.
의천스님 당시 고려의 국내 정치상황은 무신과 문신의 갈등이 심화되어 국론이 분열되어 있었으며,
당시의 불교계 역시 선종과 화엄종, 선종과 법상종, 화엄종과 법상종 등 각 종파간에 주도권 쟁탈을
위한 견제와 갈등의 국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러한 국내의 정치상황은 무신과 선종의 결탁, 문신과 교종의 결탁이라는 세력층을 형성하여
상호견제와 경쟁에 몰입하며, 나아가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국면으로까지 전개되고 있었다.
반면 국내정치와 달리 고려는 요나라와의 외교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한국역사상 찬란한 귀족문화를
창출하고 있었다. 고려불화를 통해 알 수 있는 회화의 발달, 금속활자를 통해 알 수 있는 인쇄술의 발달, 세계적으로 찬탄 받고 있는 고려청자를 통해 알 수 있는 도예의 발달, 고려대장경을 통해 알 수 있는
종교 철학 윤리사상의 발달과 자유스러운 사회의 기풍 등, 당시 최고의 세계적 문화를 꽃피우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정치적인 반목과 질시에도 불구하고 우국애족과 호국충정에 불타던 당시의 지성인들이
불교를 중심으로 국가의 지도이념을 정립하고 국가통합의 기반을 완성했기 때문이었다.
대각국사 의천스님의 문화의식은 당시의 사람들을 앞질렀다. 그의 사색과 유학은 불교 내부 종파간의
대립을 지양시킴으로써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고, 한 차원 드높은 문화 창출을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탁월한 그의 문화적 감각은 신라시대에 통불교를 주창하여 국론을 통일하고 삼국통일의 초석을
다졌던 원효스님을 흠모하게 만들었으며, 나아가 자신은 화엄종에 속하는 승려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천태종을 들여와, 우리나라 천태종의 개창조(開創祖)가 되었다.
의천스님은 중국의 천태종을 개창한 천태산의 천태지자스님의 탑 앞에서 "옛날 체관스님께서 교관을
드날렸으나 지금은 끊어졌습니다. 제가 전당의 자변종간대사의 강의를 듣고 비로소 교관사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 하고 있다. 이것은 천태교관을 알게 된 기쁨과 계승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고백한 것이다.
체관스님이 고려출신이고 자변종간대사가 역시 고려출신인 의통보운스님의 계승자란 점에서 고려인의 민족자존심을 공고하게 높여주는 일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의천스님은 온갖 고생과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송나라에 유학을 단행했으며, 이어 그곳에서 보고 들은 것을 토대로 고려의 사회적 문화적 발전을 위해 헌신하였다.
의천스님은 귀국하여 개경 흥왕사의 주지가 되어 그곳에 교장도감을 두고 중국, 일본 등에서 수집해 온
불경과 유서 등 4,700여 권을 교정 ·간행했다. 그리고 인예왕후의 원찰인 국청사가 낙성되자 주지가
되어 처음으로 천태를 강하기 시작하였다.
대각국사 의천스님은 고려의 불교가 교종과 선종으로 갈라져 대립하던 당시에 교선일치(敎禪一致)를
역설하고, 화엄종인 규봉의 학설로 고려의 교종을 통일한 후, 선종의 교리에 입각, 천태종을 개창하여
선종의 종파를 통합하고 원효의 중심사상인 일불승(一佛乘) 회삼귀일(會三歸一)의 원리에 입각하여
고려 불교의 융합을 실현, 한국 불교 발전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기신 분이다.
숙종은 의천스님에게, '크게 깨달은 나라의 스승'이라는 뜻에서 '대각국사(大覺國師)'라는 시호를
내렸으며, 후세 사람들은 의천스님을 '고려의 석가'라 불렀다.
적멸당전다승경 (寂滅堂前多勝景) 적멸당 앞에는 경치도 빼어나고,
길상봉상절섬애 (吉祥峰上絶纖埃) 길상봉 높은 하늘 티끌조차 없구나.
방황진일사전사 (彷徨盡日思前事) 진종일 방황하며 지난일 생각하니,
박모비풍기효대 (薄暮悲風起孝臺) 자비의 바람이 효대에 감도네.
78. 대승비불설 (大乘非佛說)
오늘날 경전의 서지학적 연구가 진척됨에 따라 대, 소승의 많은 경전 가운데 특히 대승경전은 부처님의
적설(直說)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에도(江戶)시대의 불교학자 富榮仲基의 출정후어(出定後語)라는 책에서 과감히 ‘대승비불설’을 내세우게 되었고 현대에 이르러 대승경전을 부처님께서 직접 설했다고 믿는 불교학자는 없다.
그러나 대승경전은 대승불교의 흥기(興起)와 함께 종교적 신념에 의해 찬술된 것으로 여기에는 뜨거운
종교적 열정과 교의에 대한 새로운 해석학적 안목이 표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경전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불변의 원리인 제행무상 일체개고 제법무아 일체개공(諸行無常 一切皆苦 諸法無我 一切皆空)과 같은 개념이 주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부처님이 가르친 근본교의가 손상되지 않은 채 새롭게 해석되고 적극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처님의 말씀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것이며 아울러 그것은 불설(佛說)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승경전은 역사적 사실로서는 비불설(非佛說)이 확실하지만 진리적 표현으로는 불설(佛說)이라는 것이다.
79. 대승(大乘)과 소승(小乘)
대승(大乘)은 범어(梵語) maha-yana. 음으로 번역하면 마하연나(摩訶衍那)ㆍ마하연(摩訶衍)으로
소승의 반대말. 대(大)는 소(小)에 대하여 일컫는 말. 승(乘)은 배나 수레 같은 데에 실어서 운반한다는 뜻. 소승(小乘)이 개인적인 해탈을 위한 교법인데 대하여 대승(大乘)은 널리 인간의 전반적 구제를 목표로
하여 그 목적이 크고 깊은 것이므로 대승(大乘)이라 함. 능히 모든 중생을 번뇌의 이 언덕으로부터
열반의 저 언덕으로 실어 나르는 가르침이다.
법화경비유품(法華經比喩品)에 “만일 중생들이 부처님이나 세존을 따라서 법을 듣고 믿음으로
부지런히 닦고 정진하여 일체지ㆍ불지ㆍ자연지ㆍ무사지ㆍ여래지견ㆍ역ㆍ무소외를 구하여 무량
중생을 가엾이 여겨 안락케함으로써 인천(人天)에 이익을 주어 그 모두를 건져내면 이것이 곧
대승 보살이니, 이 가르침(乘)을 구하기에 그 이름 마하살이라.”
소승(小乘)은 범어 hinayana. 일체 중생이 모두 부처가 되기에는 너무나 작고 보잘 것 없는 수레라는 뜻. 대승과는 달리 아라한과와 벽지불과를 구하는 것을 소승리라고 한다. 소승에는 성문승가 연각승이 있다. ①성문승(聖門乘): 네 가지 진리(四諦)의 이치를 관조하여 성문의 사과(四果)를 증득하여 열반에 이르는 것이다. ②연각승(緣覺乘): 십이인연을 관하여 벽지불과에 이른다.
☀ 대승수행불계(佛階)
불교를 단계적으로 수행하여 성불에 이르게 하는 점교(漸敎)의 52계단을 말하며 10신ㆍ10주ㆍ10행ㆍ
10회향ㆍ10지ㆍ등각(等覺)ㆍ묘각(妙覺)이 그것이며 다음과 같다.
(1) 십신(十信): 최초의 10계단을 가리킨다. 초심의 구도자가 닦아야만 하는 10종의 마음, 즉 부처님의
가르침에 들어가는 것은 우선, 믿음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 가르침이다. 초심의 보살이 믿어야만 하는
마음을 10종으로 나눈다.
① 신심(信心) ② 염심(念心) ③ 정진심(精進心) ④ 혜심(慧心) ⑤ 정심(定 心) ⑥ 불퇴심(不退心)
⑦ 호법심(護法心) ⑧ 회향심(回向心) ⑨ 계심 (戒心) ⑩ 원심(願心)
(2) 십주(十住): 제11위에서 제20위까지를 가리킨다.
마음을 진실의 공리(空理)에 안주하는 곳이다.
① 발심주(發心住) ② 치지주(治地住) ③ 수행주(修行住) ④ 생귀주(生 貴住) ⑤ 구족방편주(具足方便住) ⑥ 정심주(正心住) ⑦ 불퇴주(不退 住) ⑧ 동진주(童眞住) ⑨ 법왕자주(法王子住) ⑩관정주(灌頂住)
(3) 십행(十行): 보살이 수행하여야 하는 52단계중 제 21위에서 제30위 까 지를 가리킨다.
이타행을 수행하는 계위이다.
① 환희행(歡喜行) ② 요익행(饒益行) ③ 무진한행(無瞋限行) ④ 무진행(無 盡行) ⑤ 이치란행(離痴亂行) ⑥ 선현행(善現行) ⑦ 무착행(無着行) ⑧ 존중행(尊重行) ⑨ 선법행(禪法行) ⑩ 진실행(眞實行)
(4) 십회향(十回向): 제31위에서 제40위까지이다. 지금까지 닦은 자리이타 (自利利他)의 여러 가지 행을 일체중생을 위하여 돌려주는 동시에 이 공덕으로 불가를 향해 나아가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려는 지위이다.
① 구호일체중생이중생상회향(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回向) ② 불괴회향(不 壞回向)
③ 등일체처회향(等一切處回向) ④ 지일체처회향(至一切處回向) ⑤ 무진공덕장회향(無盡功德藏回向)
⑥ 입일체평등선근회향(入一切平等善 根回向) ⑦ 등수순일체중생회향(等髓順一切衆生回向)
⑧ 진여상회향(眞 如相回向) ⑨ 무박무착해탈회향(無縛無着解脫回向)
⑩ 입법계무량회향 (入法界無量回向)
(5) 십지(十地):
제1환희지(歡喜地)는 처음으로 참다운 중도지(中道地)를 내어 불성(佛性) 의 이치를 보고,
견혹(見惑)을 끊으며 능히 자리이타(自利利他)하여 진 실한 희열(喜悅)에 가득찬 지위이다.
제2이구지(離垢地)는 수혹(修惑)을 끊고 범계(犯戒)의 더러움을 제하여 몸을 깨끗하게 하는 지위이다.
제3발광지(發光地)는 수혹을 끊어 지혜의 광명이 나타나는 지위이다.
제4염혜지(焰慧地)는 수혹을 끊고 지혜가 더욱 치성하는 지위이다.
제5난승지(難勝地)는 수혹을 끊고 진지(眞智)ㆍ속지(俗智)를 조화하는 지 위이다.
제6현전지(現前地)는 수혹을 끊고 최승지(最勝智)를 내어 무위진여(無爲 眞如)의 모양이 나타나는
지위이다.
제7원행지(遠行地)는 수혹을 끊고 자비심을 일으켜, 이승의 오(悟)를 초월하며 광대무변한
진리의 세계에 이르는 지위이다.
제8부동지(不動地)는 수혹을 끊고 이미 전진여(全眞如)를 얻었으므로 다 시 동요되지 않는 지위이다.
제9선혜지(善慧地)는 수혹을 끊어 부처님이 십력(十力)을 얻고 기류(機類) 에 대하여 교화의
가부(可否)를 알아 공교하게 설법하는 지위이다.
제10법운지(法雲地)는 수혹을 끊고 끝없는 공력을 구비하고서 사람에 대 하여 이익되는 일을 행하여
대자운(大慈雲)이 되는 지위이다.
☀상세내용은 위 화엄경 십시품 참조.
(6) 등각(等覺): 등(等)은 같다는 뜻이고 각(覺)은 부처님이란 뜻이니 부처 님의 깨달음과 똑같이 되는
지위이다.
(7) 묘각(妙覺): 그 깨달음의 부처님 경지가 참으로 묘하여 중중무진(重重 無盡)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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