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산수유릿지 산행기
2006년도 제42차 산행
09월 14일(목) 맑음
산 행 지 : 속리산(1,057m) 산수유릿지
소 재 지 : 경북 상주군 화북면
접근방법 : 영주 28번 예천 - 34번국도 함창 - 32번 지방도 농암.화북 - 속리산 화북분소
산 행 자 : 권군중, 유상근, 안준원
산행코스 (거리 및 소요시간 : 약 6.0km/ 7시간 20분)
영주 07:10 - 화북분소 08:50 - 1피치 10:00 - 2피치 10:34 - 3피치 10:50 - 4피치 11:15 - 5피치 11:25 - 6피치 12:05 - 중식 12:30 - 7피치 12:45 - 8피치 13:10 - 9피치 13:25 - 10피치 14:10 - 11피치 14:25 - 12피치 할미봉 14:45 - 하강 15:00 - 주차장 16:10
♣ 기암의 명산인 속리산은 화양, 선유, 쌍곡 등 3개의 계곡을 합쳐 국립공원을 이루고 있다.
한국팔경 중 하나로 백두대간 가운데 위치하며 충북 보은군, 괴산군, 경북 상주군의 경계에 있으며 화강암을 기반으로 변성 퇴적암이 섞여 있어 화강암 부분은 날카롭게 솟아오르고 변성퇴적암 부분은 깊게 패여 높고 깊은 봉우리와 계곡은 가히 절경을 이루고 있어 광명산, 미지산, 소금강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 근래에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엄청받고 있다.
이런저런 사유로 여름휴가도 떠나지 못하였던터라 하루 이틀쯤 재충전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 어제 퇴근시간을 지나 암벽선배로부터 시간을 낼 수 있느냐는 연락이 왔는데 지금껏 직장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특별한 일이 없음에도 휴가를 내기는 처음이다.
이른 시간인 7시 출발이라는 얘기만 듣고서 어디를 갈거냐고 묻지도 않은 채 아침에 약속장소를 나갔더니 물론 농담이겠지만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모시고 간다고 하더니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이 지난번에 지나가는 얘기를 한 번 했던 산수유릿지를 가자고 한다.
멀리 갈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상주 함창에서 농암면을 거쳐 쌍룡계곡을 지나고 화북면으로 가는 길은 나도 처음이라 속리산 화북분소 초입에서는 몇 번 왔던 곳이지만 그래서 처음 오는 양 생소하였다.
매표소에서 우리의 행색을 보고 관리사무소에 올라가 등반허가서를 쓰고 가라고 하는 것을 보니 이제는 공식적으로 릿지등반이 가능한가 본데 지난번에는 못하게 해서 헛걸음하고 왔다는 지역의 바위꾼들 얘기를 들은 것도 있고 해서 관리사무소 의중을 떠 봤더니 역시 가능하기는 한 것 같다.
09:00 성불사 가는 길로 들자말자 바로 오른쪽 능선 길로 올라선다.
주차장에서부터 정확하게 한 시간 정도 어프로치 거리인데 지난번엔 더워서 시간이 더 걸렸단다. 오늘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인지라 땀이 조금 나기는 했지만 앉아 있으니 바람 상쾌하고 구름이 흘러가는 하늘이지만 시야가 확 터져 있어 조망이 좋으니 바위타기에는 적당한 날씨가 아닐지~~
10:00 첫 번째 피치를 두메산골이 선등을 해서 오른다.
릿지코스이지만 처음부터 암벽화를 신고 붙는 것이 좋다하는 것으로 보아 꽤 난이도가 있나보다. 두 번째 피치는 3분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암벽화를 신고 걷기는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바꿔 신기에는 거리로 보아 쓸데없는 시간을 소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암릉에 올라서니 문장대에서부터 천왕봉으로 가는 능선이 파도를 치며 하늘금을 이루고 그 위로 높은 구름이 한 폭의 그림을 이루며 계곡아래로의 조망은 벌써 발아래로 펼쳐지며 성불사 아래 주차장에는 우리가 오를 때 없었던 관광버스들이 주차장을 꽉 메우고 있는 것이 보인다.
계곡산행을 하며 등산로에서 간혹 언듯언듯 보이는 조망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암릉 산행의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지. 그래서 바위꾼들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바위에 매료되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이 릿지에서 추락한 여성분이 있어 등반이 금지되었다가 몰려오는 릿지꾼들을 매번 돌려 보낼 수 없음에 할 수 없이 이제는 허락하게 된 것은 아닌지. 3번째인지 4번째 피치인지 휴식을 취하면서 산을 좋아하다 산으로 돌아간 님을 추모하는 암벽에 박힌 동판을 바라보노라니 산에서도 곳곳에 너무 흔한 흔적들로 인해 이제는 썩 좋은 기분이 아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점심을 먹고 오르는 피치는 경사도가 완만해 보이고 군데군데 홀드가 있었지만 먼저 와 본 우리의 선등이 어려워하는 것으로 보아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은가 보다. 그런데 막상 올라보니 그렇지는 않은데 왜 그랬을까~~ 하기사 선등과 후등의 차이가 아닐런지~~
여기를 올라섰다가 바로 아래쪽에는 꽤 넓은 암반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꽤나 높은 곳이라서 사방의 조망이 막힘이 없고 마지막은 아니라도 앞쪽에 올라야 할 암벽이 가로막고 선 이 위치가 경관도 좋으니 그래서 증명사진을 남기기에도 더 없이 좋은 자리인지라 우리는 여기서 꽤 많은 시간을 할애 하였다.
클라이밍 다운을 하여도 될 것 같은 지역에서 안전을 위해 20m 정도를 자일을 펴고 하강을 하고 여기서부터 오르는 50m 정도의 수직암벽은 달려있는 슬링을 이용하지 않으면 도저히 오를 수 없는 곳으로 보이는데 다른 클라이머들은 이것들을 잡지 않고도 오를 수 있는 분들이 물론 있을지 모르겠으나 내 체력으로는 힘이 많이 들었다.
여기는 또 재미있는 것이 바위사이 굴을 들어가 5m 정도를 통과하여 바위와 바위사이를 배낭을 벗어놓고 양팔과 양다리 또는 네 발과 등으로 오르는 말하자면 온몸을 이용하여 올라가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어 동굴탐험을 하듯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어 좋기는 한데 배낭과 기타 용품들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손상이 심하다.
침니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여기를 올라서 오른쪽 바위로 올라 왼쪽바위로 돌아 오르게 되어 있으므로 능력이 되면 바로 왼쪽 바위로 올라도 되겠지만 조금은 위험해 보이면서 어려우므로 보통 오른쪽으로 올라서게 되어 있는 것 같고 여기를 나와서 건너편으로 돌아 나가면 마지막 7-8m는 그냥 붙어도 될 듯 하겠지만 안전을 위해 자일을 펴고 오르는 것이 좋겠다.
이름하여 할미봉.
사부에게 물어보니 산수유릿지의 마지막 코스라 하는데 여기서 하늘 금을 이룬 대간의 능선까지 왜 더 개척을 하지 않았을까. 개척은 되어 있는데 의미가 없다는 것일까. 문장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있으며 속리산의 정상 천왕봉과 입석대를 거쳐 문장대에 이르는 백두의 등줄기 너머로 뭉게구름이 운치를 더하고 있는 곳에서 40m 정도를 수직하강 하여 우리가 내려온 바위 밑으로 뚫려진 굴을 지나고 가파른 내리막을 10분 정도 내려서면 계곡물을 만나게 되고 여기서 5분 정도 나가면 화북분소에서 문장대 오르는 등산로를 만난다.
뭐 바쁜 일이라도 있는건지 등산로를 만나더니 하산 길 걸음걸이가 무척 바쁘다. 따라 잡을 수는 있어도 년식이 있다 보니 내일 아마도 몸살이 나지 않을까~~ 여기서 오후 3시가 넘은 이 시간에 문장대를 향하는 일행들을 만나 안전산행의 인사를 나누고 바쁘게 뒤따른다.
하강시간으로부터 한 시간만인 16:10에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 매표인이 릿지를 하고 왔냐고 묻는데 그도 그럴것이 혹시 몰라서 아침에 이것저것 물어 보았기 때문이리라. 마지막 오른 봉이 할미봉이라는 것은 이 분이 가르쳐 준 것인데 짧아진 해가 저 멀리 암봉에 걸려 있어 실루엤으로 다가오는 분위기가 또 다른 감흥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짓게 한다.
위에 적은 기록은 사진에 찍힌 것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시간계산과 피치를 정한 위치는 산행기를 쓰면서 혼자 정한 것인데 혹여 이글을 보시는 분들은 틀리더라도 이해를 해 주기를 바라며 리플을 통해 바로 잡아주기를 부탁드린다.
안준원(安準元)
☎ 0505-4545-500
Amateur Radio (HAM) CallSign DS5WQT
E-mail ds5wqt@korea.com
첫댓글 혜정님 혼자서 다녀오시다니 그럼 아니 되는데.... ㅎㅎ 난 북녁땅에 있었었나. 좋은산 다녀오셨습니다.
그 좋은 금강산을 다녀오시고서는~~ 바우타러 혼자서는 절대 못 가지요~~ㅋ
산수유릿지 이름이 이쁩니다... 금강산도 좋지만 바위타기도 좋죠~ ^^
부럽습니다.
흐미 힘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