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에어] 13
S#1. 촬영장 카페 안. 낮.
11부 엔딩에 이어서.....
경민 : 오승아씨. 옷 벗으라구요.
승아 : !!!
스탭들 : (숨죽여 보는)
기준 : (놀라 승아와 경민 번갈아 보는)
체리 : (거 봐라. 득의양양한 표정이고)
승아 : (기막힌. 일부러 태연한 척) 제가 잘 못 알아들은 것 같은데, 방금 뭐라셨어요?
경민 : 은형인 일곱 살이에요.
승아 : 스물다섯이죠.
경민 : 그건 몸 나이구요.
승아 : 옷은 원래 몸에 맞게 입는 거예요.
경민 : 일곱 살짜리가 아무리 어른 흉낼 내도 그 옷은 아니에요. 캐릭터에 맞게 입고 오세요.
승아 : (인정하기 싫은) 어머 나 계속 못 알아듣겠어. 오 분만 쉬죠?
하더니 쌩- 하니 가버리는.
기회는 이때다 촤르륵 찰칵!! 찰칵!! 승아 따라가며 사진 찍고 난리 난 기자들.
기준 : (헉! 놀라 기자들 따라가며) 김기자. 박기자님!
S#2. 촬영장 승아 밴 앞. 낮.
기자들 빼곡히 모여서 사진 찍고 난리 난.
기자들, “오승아씨, 의상 갈아입으실 겁니까?” “감독 디렉션 인정하십니까?” “오승아씨!”
기준 : (그런 기자들 온 몸으로 막고 서서) 아 진짜 왜 이래요. 김기자! 박기자님. 술 한 잔 할까요?
(카메라 막는) 이기자, 카메라 바꿨구나. 좋은 카메라로 뭐 이런 걸 찍고 그래. 이런 걸 누가 관심 가져.
최기자님. 우리 이러지 말고 날 잡아서 인터뷰해요. 이쁜거 입었을 때 찍읍시다. 음? 홍기자, 제수씨 잘 있지? 좀 봐주라 어?
(하는데 기자 한 명 기준 밀치고 파고들자) 어! 방금 밀었어? 이거 친 거나 다름없어! 나 눕는다? 누워!
S#3. 촬영장 카페 안. 낮.
초상집 분위기고... 스탭들 숨도 못 쉬고 경민 눈치 보고 있는.
경민, 덤덤히 앉아있지만 속으론 어찌해야 하지 싶은데...
성규 : (카메라 앵글 보며) 어제 고산 왜 지냈니 바로 사곤데. 혹시 부정 탄 거 아냐?
봉식 : (성규 뒤통수 한 대 탁- 치곤 경민 옆으로 가는)
성규 : 에이 씨!
봉식 : (경민 옆에 앉으며) 가 봐. 이거 오 분짜리 아니라 다섯 시간짜리다. 가 달래서 데려와.
경민 : 처음부터 배우한테 끌려 다닐 생각 없어요.
봉식 : 어떤 새끼가 그렇게 가르치디?
경민 : (보면)
봉식 : 넌 니가 후라이드 먹으러 왔는데, 양념 먹으라 그럼 좋냐?
딴 놈은 양념 주면서 너 보군 자꾸 후라이드 먹으라 그럼 좋겠냐구.
경민 : .....
성규 : 내가 대신 가까? 나 여자 진짜 잘 꼬시는데.
봉식 : (또 뒤통수 팍!) 넌 좀 닭쳐!
성규 : (머리통 획 돌아간 채로) 아, 진짜. 한대만 더 쳐요 아주!
경민 : (시계 보는.... 내심 초조한데....)
S#4. 촬영장 승아 밴 앞. 낮.
코디와 헤어 시선 빼고 서 있는.
오석 : (초조하게) 얘기 좀 잘 해 봐요. 감독님 계속 기다리시잖아요.
코디 : 왜 우리한테 그래요? 그러게 체리 옷 벴겼음 됐잖아요. 그럼 나오지 말래두 나가지.
오석 : 이럴 시간에 두 씬은 찍었겠네. (문 노크하며) 오승아씨. 오승아씨.
S#5. 촬영장 승아 밴 안. 낮.
창문에 오석과 코디 헤어 그림자 비치는...
MP3 꽂고 눈 감고 팔짱 끼고 앉아 있는 승아. 기준 그런 승아 보고 있는.
기준 : 승아씨.
승아 : (미동도 않는)
기준 : 승아씨.
승아 : (여전히 꼼짝 않는)
기준 : (MP3 확! 뽑아버리는)
승아 : (노려보면)
기준 : 나도 열 받아요 나도. 근데 이감독 말 맞잖아요. 이렇게 시간 끌어봐야 오승아만 미친년 되는 거 몰라요?
승아 : 미친년?
기준 : 대상 거부로 기자들 건수 올려 준지 며칠이나 됐다고 또 촬영 거부냐구요.
승아 : 그런 거 막으라고 8:2 하는 거죠. 남의 돈 먹기 쉬운 줄 알았어요?
기준 : 기산 막아도 그 입들은 못 막아요. 얼른 옷 갈아입어요. 촬영 해야죠. 첫 촬영인데.
승아 : 첫 촬영이니까 두 시간 정돈 개겨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기준 : 하여튼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갖고는.
승아 : (도끼눈) 이씨! 앞으로 그 얘기 한번 만 더 해요 아주!
기준 : 대신 옷 갈아입기. (하더니 문 열며 코디 더러) 컨셉에 맞는 옷 없어? 갈아입을 거.
코디 : 지금 입은 거랑 별반 다르지 않아요.
기준 : 그게 말이 돼? 너 대본 분석 안 했어! 얘가 지금 몇 살이야! 일곱 살 아냐 일곱 살!
승아 : 아까 이경민한테도 좀 그렇게 소리 지르지? (코디 보고) 너 들어와. 그 옷 벗어.
코디 : 에? 왜요?
승아 : 못 들었어? 옷 갈아입으라잖아. 일곱 살짜리 껄로. (하고 기준에게) 내가 이감독한테 한번은 져 주는데
나 혼잔 안 갈아입어. 체리도 그 옷 벗기라고 해.
기준 : !!!
S#6. 촬영장 카페 일각. 낮.
기준 기다리면 경민 오는.
경민 : 보자셨다면서요.
기준 : 네. 승아씨 지금 옷 갈아입고 있어요.
경민 : (내심 다행이다 싶고) 그래요? 그럼 나오라고 하세요.
기준 : 근데, 저....
경민 : (보면)
기준 : 죄송하지만 체리 의상도 다른 걸로 바꿔 주셔야겠어요.
경민 : !!!
기준 : 여배우 자존심이란 게 있는 데, 후배한테 의상 뺏기고 촬영하는 내내 얼마나 무안하겠어요. 부탁드립니다.
경민 : !!!
S#7. 촬영장 체리 밴 안. 낮.
체리 : 미쳤어? 내가 왜 벗어야 되는데? 아깐 그런 말 없었잖아.
코디 : 서른한 살 여의산데 스물한 살 여대생 같대.
체리 : 싫어. 나 못 벗어. 그냥 이거 입고 찍을 거야.
코디 : 오승아처럼 개 쪽 당하고 벗느니 그냥 벗자. 오승아도 감독 디렉션 무시 못했는데 니가 뭐라고 무시해.
지금 이래 봐야 오승아가 기다리게 한 거 니가 다 독박 쓰는 거야.
체리 : 아, 짜증나. 아까 오승아 몇 분 쉬쟀지?
코디 : 오 분.
체리 : 난 십분 있다 나간다 그래. 나도 여배우야! 이거 왜 이래!
S#8. 극중극. 카페 안. 낮.
모니터에 잡히는 은형(오승아 분), 은석(체리 분). 서로 애잔하게 바라보는....
경민 : (모니터 보며) 레디!
스텝들 : 스타트!
경민 : 액션!
하면 눈물 글썽이며 은형 보는 은석... 은석,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면...
은형 : (순수하고 맑은...) 처음 뵙겠습니다. 고은형입니다.
은석 : (눈물 겨우 참으며) ......나 누군지.... 알겠니?
모니터에 잡히는 은형과 은석.
은형 : 알아요. 은석 언니.
은석 : (눈물 뚝 떨어지는. 와락 은형 끌어안는) ....보고 싶었다.. 정말 보고 싶었다.....
은형 : (은석의 등 톡, 톡, 토닥이는...) 어... 나둔데.... (환하게 웃는...)
경민 : (신중히 모니터 보다) 컷! 오케이!
컷 소리 나자마자 후다닥 떨어지는 승아와 체리..
승아, 휙 돌아 나가버리고.. 체리, 언제 울었냐는 듯 거울 보며 번진 마스카라 정리하는.
오석 : 다음 씬은 1부 28씬 병원 일각 공원 씬입니다. 이동하겠습니다.
경민 : (후- 의자에 등 기대는.... 첫 씬을 찍긴 찍었구나 싶은...)
성규 : (카메라 챙기며) 감독 예술 해, 배우 허술해, 꼴랑 한 씩 찍었는데 해 떨어지시고.
경민 : (그런 성규 표정 없이 보는데)
봉식 : (경민 어깨 툭 치고 일어서며) 스타트 끊었어. 이젠 줄창 앞만 보고 달려야 해.
봉식의 말에 경민, 천천히 시선 돌리면, 슬로우로 보여지는 현장 풍경들....
봉식과 성규 지시 받으며 조명, 카메라, 소품 등 묵묵히 일하는 스텝들 보이고....
오석 바쁘게 통화중이고... 스크립터 대본에 빼곡히 무언가 적고 있고....
체리, 코디에게 짜증내고 있고....
창밖엔... 기준과 승아 이야기 하며 걸어가는 모습보이고....
경민 물끄러미 그런 모습들 보는데.....
S#9. 강남 카페. 낮.
인터뷰 하고 있는 영은과 기자. 승아 취재했던 그 여기자다. 사진기자 계속 사진 찍는.
기자 : 기분 어떠세요? 오늘 첫 촬영인데.
영은 : (사진 기자 향해 포즈 취하며) 기분요? 음... 너무 떨리구요, 막 설레구요.
저로선 처음 시도해 보는 좀 무게 있는 작품이라 걱정도 되구요.
기자 :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니에요? 벌써부터 대본 본 분들은 작품 좋다고 난리 든데요?
영은 : 어머, 그래요? 아휴, 뭘 또 미리 찾아보고들 그러실까. 그냥 방송 보시지.
기자 :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오승아씨랑 작업 하시는 건 어떠세요? 처음이신데.
영은 : 승아씨...요? 너무 좋죠. 국민 요정이잖아. 캐릭터 이해도 완벽하고... 탑 스탄데도 까탈스럽지 않고... 예의 바르고...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어요.
기자 : 사실 끊임없이 연기력 논란이 있어왔잖아요.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영은 : 너무 이뻐서 그렇죠. 이쁜 만큼 못한다는 거지 아주 못한다는 건 아니었잖아요?
이번 작품 하면 그 소리 쏙 들어갈 거에요. (포즈 취해주는)
기자 : 네... 혹시 이번 작품에서 특히 애착가는 캐릭터가 있으신가요? 오승아씨? 체리씨?
영은 : 아우- 어렵다. 전 참 이상하게 대본을 내면 주인공 뿐 아니라 조연 캐릭터까지 멋있어 보인다는 단점(?)이 있어요.
감독님은 그게 힘드시데요. 흘러가는 씬이 하나도 없어서. 전 자꾸 장점이라고 우기는데 감독님껜 잘 안 먹혀요.
기자 : 이감독님이 좀 FM 이신가 봐요. 안 그래도 좀 전에 촬영장 있다 왔거든요. 첫 씬부터 두 시간이나 딜레이 됐어요.
영은 : (놀란) 네? 왜요?
S#10. 강남 카페 주차장. 밤.
표정 굳어 차로 걸어가는 영은. 뽁뽁 차 리모컨으로 시동 걸며 다정에게 전화하는.
영은 : 스케줄 표 좀 봐봐. 오늘 뭐 뭐 찍는지.
다정F : 오늘 세 씬 밖에 없어요.
영은 : 그래? 그럼 조감독한테 전화해서 감독님 지금 어디 계신지 물어보고 나한테,
다정F : 좀 전에 통화했는데 감독님 지금 방송국이시라는데요.
영은 : 그래? 알았어. (끊으려고 하다가) 쫌 전에 왜 통화 했는데?
다정 : 첫 촬영이기도 하고, 추운데 고생하잖아요.
영은 : 그런 건 어째 안 시켜도 하나 몰라? 알았어. (끊고 차에 오르며 어딘가 통화하는) 엄마 난데. 나 지금 갈라고. 알았어요.
S#11. 감자탕 집. 밤.
테이블에 찬합에 든 정갈한 음식들 보이는.
영은 母 : (찬합 닫아 보자기에 싸며) 누굴 멕일라고 한우를 볶으래?
영은 : 엄마 딸 작품 잘 되라고 고생하는 사람들 멕여. (음식 하나 집어 먹으며) 맛있다.
영은 母 : 누구. 오승안가 그 이번에 주인공 하는 걔?
영은 : (발끈) 누구?
영은 母 : 그러지 말고 한번 데리고 와. 와서 사진 한 장 박아주고 가면 좋잖아. 오승아도 오는 감자탕집이다 그럼
손님들이 와 진짜 맛있나 보다 할 거 아냐.
영은 : 아우 제발 좀! 채신머리없이 작가가 어떻게 그래. 갈게. (하고 나가면)
영은 母 : 머릴 너무 써서 그런가 젊은 게 왜 머리숱이 횅 해... (짠하고....)
S#12. 드라마 제작국 회의실. 밤.
음식 먹고 있는 경민이고... 영은 지켜보고 있는....
경민 : 맛있네요. 어머니 닮았으면 서작가님도 요리 잘하시겠어요.
영은 : 안 닮았어요. (웃고) 매번 이렇게 첫 촬영을 해야 아... 방송을 하는구나 실감이 나요.
말도 많고 탈도 많더니 어찌됐든 가긴 가네요.
경민 : (낮에 있었던 일 생각나는...... 마음 무겁게 커피 마시는데...)
영은 : 오늘 어땠어요? 현장 분위기 괜찮았어요?
경민 : .....아뇨.
영은 : (보면)
경민 : 제가.... 사골 좀 쳤죠.
영은 : 그러셨다면서요.
경민 : !!! (보면)
영은 : 이 바닥은 소문이 KTX 보다 빨라요. 그래서 계속 표정이 그런 거예요? 사고 쳐서?
경민 : ...좀... 그러네요. 이런 데서 초짜 티가 나나 싶기도 하고....
영은 : 그런데서만 초짜 티 나면 다행이게요?
경민 : !! (보면)
영은 : 다른 감독들 다 있는 것도 없잖아요.
경민 : !!!
영은 : 자요. (테이블 뒤에 숨겨 놓은 커다란 상자 내미는)
경민 : (의아하게 보면)
영은 : (박스 풀어 안에 든 것 꺼내는. 경민의 이름 써진 촬영용 의자고.....)
경민 : !!!
영은 : 맘에 들어요?
경민 : (고마운.... 겨우 고개 끄덕이는.....)
영은 : (의자 펴 놓아주며) 좋은 감독은 한 씬 한 씬에 최선을 다하지만, 더 좋은 감독은 씬과 씬 사이에도 최선을 다한대요.
경민 : (!!! 가슴 먹먹한.... 영은 보면)
영은 : 이쯤 했음 씨익- 웃어야죠. 힌트를 줘도 모르냐? 씬과 씬 사이.
경민 : (비로소 피식 웃는데...)
영은 : 정 힘들면 은석이 은형이 붙는 씬 좀 줄여 줄까요?
경민 : 둘이 이십 년 만에 만난 자매들이에요. 둘 안 붙임 뭔 재미로 봐요.
영은 : (웃는) 아직 덜 힘들었다니까?
경민 그런 영은 보며 좀 더 크게 웃는데....
S#13. 드라마 제작국 사무실. 밤.
사람들 다 퇴근한 사무실..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는 경민이고.. 옆에 영은이 선물한 의자 놓여 있는...
경민, 의자에 박힌 ‘이경민’ 이름 석자 보는데.... 감독의 자리란 뭔가.... 새삼 가슴 벅차지는....
S#14. 효소욕장. 밤.
원, 범래 효소욕 받고 있고, 지켜보고 섰는 기준.
기준 : 그동안 니들한테 신경 못 써 미안하고, 모레 촬영이니까 오늘 내일 해서 땟국물 좀 쫘악 빼자.
범래 : 안 그래도 좀 서운했어요. 승아 누나 들어 온 뒤부터,
기준 : (효소욕 모래 끌어다 범래 얼굴 덮으며) 알아. 알아. 서운 했잖아. 니 맘 다 알아. 원인 오늘부터 굶어. 뼈 드러날 때까지.
원 : 왜요? 전 운동해서 몸 좀 만들라고 했는데?
기준 : 만들면 어떡해. 망가뜨려야지. 넌 임마, 거식증 환자야. (범래 보고) 넌 폭식증 환자고. 더 찌워 넌. 터질 때까지.
아, 나 이 자식들! (하는데 전화 오는 보면 승아고) 뭐 했냐. 자기 캐릭터 하나 파악 못하고. 예, 승아씨.
승아F : 장난해요 지금? 기사 다 막았다며!!
기준 : !!!
S#15. 효소욕장 사무실. 밤.
컴퓨터 앞에 앉은 직원 밀치는 기준.
기준 : 컴퓨터 좀 씁시다.
직원 : (밀려 나며) 어머, 왜 이러세요.
원 : 죄송합니다. 정말 급해서요.
기준 인터넷 보면 실시간 검색어에 ‘오승아’ ‘체리’ ‘이경민 감독’ ‘오승아 옷 벗겨’ 관력 검색어 1-5위까지 다고.
범래E : (가운 걸친 채 눈치 없이) 와!와!와! 형! 승아 누나 검색어 1등이에요. 아싸~ 1등!!
원 : (그런 범래 입에 수건 물리며) 조용히 해라!!
기준, ‘오승아’ 클릭하고 들어가면 기사 내용 좌르륵 뜨는.
“티켓 투 더 문 이경민 감독 탑스타 오승아 벗겨!” “만족 못한 이감독 체리도 벗겨”
“불안한 출발 티켓 투 더 문, 첫 촬영부터 여배우들 기 싸움 벌여” “오승아, 체리 의상 때문에 신경전”
기준 미치겠고!!!
S#16. 기준 차 안. 밤.
운전 하고 가며 통화 하는 기준.
기준 : 당신 낚시꾼이야? 티켓 투 더 문 이경민 감독, 탑 스타 오승아 벗겨! 만족 못한 이감독 체리도 벗겨?? 이게 모니 이게.
우리가 지금 무슨 에로 드라마 찍어? 김기자 당장 기사 내려! 안 그럼 나 지금 차 그리 몰아.
(시간 경과)
기준 : 박기자님!! 거 따로 단독 인터뷰 일정 잡아준다니까, 그 샐 못 참고 참. 나 진짜 서운해요. 제가 그렇게 부탁 드렸잖아요.
(시간 경과)
기준 : 최기자님!! 이 건 오승아 하나 망신당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 전체에 폐 끼치는 거잖아요.
딴 사람이 다 써서 어쩔 수가 없어요? 최기자님이 제일 먼저 쓰셨다면서요.
S#17. 신문사 앞. 밤.
빠르게 걸어 들어가며.
기준 : 너 이자식! 이렇게 펜대 가볍게 굴릴 거야? 형이라고 부르지도 마! 그리고 너 아까 나 밀쳤어. 진단서 끊으러 간다. 왜! 끊어!
S#18. 신문사 안. 밤.
장기자 기사 쓰고 있으면 기준 달겨들 듯 들어오는.
기준 : 장기자님, 이 기사!!
장기자 : 알아요. 들었어요. 내려요 내려.
기준 : 좋은 기사 많잖아요. 어? 내가 여태 좋은 기사 많이 줬잖아.. 아고 되다. (후- 넥타이 풀며 한숨 돌리는데....)
혜경E : 자, 골라 봐라.
S#19. 영은 작업실. 다음 날 낮.
혜경, 포스터 시안 3장 들고 서 있는. 영은과 다정 보고 있는.
혜경 : 오승아 갸는 A안으로 가자카고 체리 갸는 B안이 맘에 든다카고. 이 감독은 C안이 젤 낫다 카고.
내 머리 복잡시러 죽겠다. 니가 골라 봐라.
영은 : D는 없어?
혜경 : (버럭) 이런 문디.
영은 : C로 가자. C로. 뭐라 그럼 작가 감독 생각이라 그래. 근데!! 이것들은 연기도 못하는 것들이 옷 갖고 지랄 포스터 갖고 지랄
이쁘게 볼 수가 없네 그냥.
혜경 : 그래도 장기준이 인물은 인물이다. 어제 그 기사 다 막았다대.
영은 : 그럼. 부자 망해두 삼 년은 간다구 마이더스 장 어디 가? 옛날 같았음 오승아고 체리고 장대표 앞에서 감히 어딜 나대.
어휴 웬수들. 다정아 오승아 프로필 좀 쳐봐. 생년월일 나오나.
다정 : 821105요.
영은 : 어떻게 알아?
다정 : 여권 번호 리스트 봤어요. 체리 본명 유승잔 거 아셨어요? 그리구요 조감독님 나한테 오빠라 그랬는데 동갑인 거 있죠.
영은 : 이 바닥에선 그런 거 대외빈 거 몰라? 괜히 입 조심해.
다정 : (입 삐죽 내미는)
혜경 : 해외 촬영 다음 주 월요일 날 출발 한다데? 들었나?
영은 : 해외 촬영이 문제가 아니라 언니 나랑 어디 좀 가. (메모 하면서) 오승아 82 뭐라구?
S#20. 점집. 낮.
점술가 부채 오바스럽게 접었다 폈다 하고... 영은, 혜경 앉아 있는.
점술가 : (쌀 한 줌 집어 상에 확 뿌리는) 어디 보자 어디 보자.. 5월에 뭔 발푤 한다는데 잘 되겠나 어디 보자... 수 수 수.
영은 : (침 꼴깍 삼키며 보는)
점술가 : 혹시 이거 땜에 물 건너갔다 왔어?
영은 : 네? (놀란) 네에!
점술가 : 어디 보자 어디 보자. 얼마 안 있어 또 가네?
영은 : (헉!!) 네에!!!
점술가 : (쌀 한줌 확! 더 뿌리고 유심히 보더니) 안 돼. 하지 마. 이거 망해.
영은 : 네에? 왜요?
혜경 : 와예? 와 망합니까. 이거 억수로 잘 되야 되는데?
점술가 : 시비구설 난무하고 우물은 파나 물은 안 나오고 두부 먹다 이빨 빠져.
영은 : 어머, 나 몰라.
점술가 : 말대꾸 따박따박 하는 애 하나 보인다. 이쁘다. 늙은 쥐에 어린 괭이 새끼가 만나 사사건건 싸운다.
쥐가 고양일 잡으려 들면 잡혀? 잡아먹히지?
영은 : 제가 혹시 쥐에요? 아니 내가 어디가 늙었어?
혜경 : 그럼 쥐가 안 잡아 묵히고 이 일이 잘 되라카믄 우찌해야 됩니까.
점술가 : 고양이 목에 리본을 달어.
영은 : 리본요? 방울도 아니고 뭔 리본을 달아요?
점술가 : 방울 달아봐야 시끄럽기 밖에 더해? 리본을 달아. 이뻐지게. 돋보이게. 그럼 지 이쁜 맛에 쥐는 안중에도 없고
자꾸 이뻐질라고 더 잘하고 더 잘한다.
혜경 : 진짜 용하다. 오승아 신경 끄고 글이나 잘 써라 그말 아이가.
영은 : 어우 몰라. 복챈 언니가 내. 해외 촬영가서 뭔 일 있는 거 아냐?
S#20-1. 감자탕 집. 낮. (추가씬)
혜경과 영은 밥 먹다 헉!! 놀라며
영은 : 뭐?
현수 : (마주 앉은) 작가님도 해외촬영 가셔야 한다구요, 감독님이. 여기 티켓이요.
혜경 : 잘못 들은 거 아이가? 작가가 와 해외촬영을 가는데.
현수 : 국제전화로 대본 얘기 하는 것도 그렇고, 16부 엔딩 찍고 오는 건데 부별 시놉도 없고,
중간 내용 아는 사람 서작가님 밖에 더 있냐구요. 암튼, 무조건 티켓부터 끊으라고 하셔서...
영은, 의아한 얼굴로 현수 보는데....
S#21. 인천공항 가는 도로. 다음날 낮.
촬영 장비 실은 SBC 탑 차 줄줄이 달려가고 있는.
S#22. 인천공항 탑승 수속대 앞. 낮.
박스 무더기로 쌓여 있는. 오석과 현수, 리스트와 물품 대조하며 확인하고 있는.
오석 : (박스더미에 박스 하나 더 올리며) 이게 마지막이에요. (리스트 체크하고 접어서 힙쌕에 넣는)
대만은 까르네 신고 절차 없다고 했죠?
현수 : 없어요. 대만 공항에 공문 넣었으니까 입국하면 우리 짐부터 빼줄 거에요.
(가방에서 티켓 다발 꺼내며) 보딩패스랑 리턴항공권이요. 연출부 거니까 티켓 관리 각별히 신경 쓰라고 주의 주시구요.
오석 : 대만 도착하면 부소장님이 나와 계시나요?
현수 : 관광청 직원들이랑 같이 나오신댔어요. (가방에서 돈 봉투 꺼내 건네며) 이건 경비요.
제가 후발대로 가니까 저 갈 때까지 쓰시구, 영수증 꼭 챙기시구요.
오석 : 네. 조심해서 오세요. 아, 에이든은 화보 촬영 스케줄이 밀렸나 봐요. 셋째 날부터 합류할 수 있다니까 체크 좀 부탁드려요.
현수 : 걱정 마세요. (시계 보고) 다들 출발 하셨겠죠?
S#23. 영은 집 거실. 낮.
영은, 방에서 트렁크 가지고 나오면서 준희 일일이 챙기는.
영은 : 테레비 너무 많이 보지 말고 게임은 하루에 한 시간 만이다.
준희 : 여권 잘 챙겼어?
영은 : 할머니 말씀 잘 듣고. 학원 꼭 챙겨 가고.
준희 : 밥 잘 먹구. 뭐 놓고 오지 말구. 괜히 할 말 없는데 국제전화 하지 말구.
영은 : 냉동실에 아이스크림 사다 놨어. 하루 딱 한 개만이야.
준희 : 두 개 먹고 한 개 먹었다 그래도 모르잖아.
영은 : 왜 몰라. 거짓말 하면 다 티나잖아 아빠 닮았, (......) 근데 할머니 왜 안 오시니. 전화 안 왔었어?
준희 : 오시겠지. 혼자 있어도 돼. 얼른 가.
영은 : (시계 보는) 하필 오늘 따라 왜 이러신대니. (하고 핸드폰 걸려는데)
열쇠 여는 소리 들리더니 옥심 들어서는.
영은 : 이렇게 늦으심 어떡해요! 오늘 좀 일찍 오시라고 부탁드렸잖아요.
옥심 : .... 미안해요... 저기... 내가.... 애기 엄마한테 할 얘기가 좀 있는데...
영은 : 지금요? 저 지금 시간 없어요. 갔다 와서 들을게요. 준희야 엄마 간다. 준희 좀 잘,
옥심 : 아니요. 오늘 꼭 해야 돼요.
영은 : (조금 짜증) 그럴 거면 일찍 오셨어야죠. (시계 보고) 뭔데요.
옥심 : 저.. 이집 일... 그만 둬야할 거 같아서요.....
영은 : 예?
옥심 : 미안해요. 집에 일이 좀 생겨서.....
영은 : 어머, 갑자기 이러심 어떡해요. 저 지금 공항 가는 길이에요.
준희 : 할머니... 왜요? 왜요오. 엄마 할머니한테 또 뭐라 그랬어?
영은 : (헉!!) 야! 아냐. 혹시 저한테 뭐 섭섭하셨어요?
옥심 : (놀라) 아니에요. 준희야 아니야. 엄마 그런 분 아니야. (영은에게) 정말 아니에요. 내 문제에요.
진짜야 준희야. 이 할머니가 집에 일이 생겨서 그래...
영은 : (미치겠고) 저기요, 아주머니. (하는데 경민 전화 오는) 잠깐만요. (받는) 네. 감독님. (E) 지금 내려가요. 신발 신어요.
옥심 : !!! (경민이구나 싶고)
영은 : (끊고) 이게 왠 난린 줄 모르겠네. 일단요, 아주머니 저 올 때까지만요. 아니, 저 와서 다시 얘기하면 안 될까요?
부탁드려요, 네?
옥심, 말 못하고 섰는데.... 영은 발 동동 구르고....
S#24. 경민 차 안. 낮.
경민 운전 중이고, 영은과 다정 타 있는.
다정 : 그래서 그만 두셨어요?
영은 : 아니. 일단 나 올 때까진 계셔달라고 신신당부 하고 왔지. 근데 갑자기 왜 그러시는 거야? 내가 혹시 월급 밀렸니?
다정 : 제가 날짜 다 챙겨 드렸잖아요.
영은 : 그지. 그럼 뭐야.
경민 : 뭐 서운하게 했나보죠. (영은 보는) 충분히 그럴 소지가 있어 뵈는데.
영은 : (도끼눈) 아니거든요? 오히려 제가 눈치 보고 살거든요?
경민 : 서작가님이요?
영은 : 대놓고 다 얘기 하시는 편이라 첨엔 좀 그랬는데 우리 준희 친손자처럼 끔찍하게 생각하시니까 저도 섭섭하게
들은 적 없어요. 진짜 어뜩하지? 갑자기 누굴 구해. 준희가 웬만해선 잘 따르지도 않는데. 암튼, 죄송해요. 우리 안 늦겠죠?
S#25. 인천 공항 카페. 낮.
승아, 코디 헤어 데리고 들어오다 보면 체리, 한쪽에 앉아 화장 고치다 승아와 눈 마주친다.
승아 무시하고 옆 자리에 앉으려는데,
체리 : 선배님 축하드려요. 검색어 1위 하셨드라구요?
승아 : (무표정하게 서 있다 돌아서 체리 자리로 가는)
체리 : (헉!! 하고 올려다보면)
승아 : (체리 앞에 물 컵 집으면)
체리 : (순간 놀라며) 악!! (얼굴 가리는. 그러다 살짝 팔 떼고 보면)
승아 : (표정 없이 물 컵 빙글 빙글 돌리며 체리 빤히 내려다보는)
체리 : (여전히 얼굴 가리고) 소, 손 치우던가, 아님 다 마셔요.
승아 : (피식) 야, 반짝이 치마. 꿇으려면 확실히 꿇고 개길라면 확실히 개겨. 어느 쪽 이야.
체리 : 뭐, 뭐가요?
승아 : 얘 계속 어중 띠네? 어느 쪽인지 정하라니까?
체리 : (고개 빳빳이 들며) 뭐, 뭘 정해. 내가 뭐 없는 말 했나? 1위한 거 맞잖, 꺅!!
승아 : (물 잔 옆에 있던 커피 체리 얼굴에 확- 뿌린 것이다)
체리 : 아, 나 몰라. 커피 지지도 않는데. 이게 진짜! 야! 너 미쳤어?
승아 : 그러니까 정하랬잖아. 납작 꿇었음 물로 끝날 걸 왜 개겨 커필 뒤집어 써.
니가 기억을 못 하나 본데, 나한테 잘못 걸리지 말란 말 아직까지 유효 하거든. (씩 웃으며) 몰랐지.
체리 : (씩씩거리며 노려보면)
승아 : 커피 다 마신 거 같은데 그만 나가지?
죽어라 승아 노려보는 체리고.....
S#26. <인서트> 하늘을 날고 있는 대만 행 비행기. 낮.
S#27. 기내 안. 낮.
스튜어디스 한명, 승객 살피며 복도 걷는.
스튜어디스 쫓아가는 카메라. 촤락- 커튼 젖히면 퍼스트클래스고... 영은과 승아 뚝 떨어져 앉아 있는.
영은, 노트북으로 작업하고 있고 승아 잡지보고 있고....
퍼스트클래스 지나 촤락- 커튼 젖히면 비즈니스클래스고...
경민, 체리, 촬영감독, 조명감독, 기준 앉아 있는.
경민 대본 보고 있고, 기준 스케줄 표 보면서 승아 씬 체크하고 있고 체리 물수건으로 옷 닦으며 그런 기준 노려보고 있고....
성규는 스튜어디스 보며 오호- 하면 봉식 뒤통수치는.
비즈니스 클래스 지나 촤락- 커튼 젖히면 이코노미석이고... 오석과 스텝들 와글와글 떠들고 있고.....
다정, 오석 몰래몰래 디카 찍고 있고..... 승아와 체리 코디 서로 눈 흘기고 있고....
S#28. 대만 풍경 스케치. 낮.
아름다운 대만 풍경 여기 저기 보여 지는.
S#29. 극중극 촬영장. 라루 리조트 수영장. 낮.
카메라, 음향, 붐마이크, 소품, 비치 체어, 달리, 세팅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탭들.
오석, 무전기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현장 체크 및 지시하는.
모니터 앞에 이름 박힌 경민의 의자, 승아 의자, 체리 의자 턱턱턱 놓여지는..
촬영 감독, 조명 감독, 장비 보며 할 일 하는.
S#30. 라루 리조트 2층 야외 테라스. 낮.
영은, 경민, 현수, 앉아 회의 하는.
다정, 테라스 난간에 기대 현장 내려다보고 있는. 아래로 현장 세팅 되는 모습도 보여는....
현수 : 라루에서 삼일 찍고 화련으로 이동, 화련에서 이틀, 타이베이로 이동, 타이베이에서 이틀 찍고
밤에 한국으로 들어가는 일정이에요.
영은 : 스케줄 너무 타이트한 거 아냐? 이동 시간도 있는데 그렇게 빡빡하게 잡아도 돼?
현수 : 첫방 맞추려면 방법 없어요.
경민 : (스케줄 표에 시선) 대본을 미리미리 줬음 이런 일 없죠.
영은 : (샐쭉하는)
현수 : 항공권 연장이 불가능 하니까 일정 내 모두 촬영 하셔야 해요.
경민 : 날씨만 따라주면 가능해요. 엔딩 씬은 언제 줄래요.
영은 : 제가 지금 노는 걸로 보이세요? 아까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잖아요. 다정아 가자.
다정 : 쫌만 더 있음 안 돼요? 현장에서 보니까 조감독님 진짜 멋있다.
영은 : 가쟀지!
S#31. 라루 리조트 승아 룸. 낮.
승아, 메이크업 받고 있고, 기준 테라스에서 아래 수영장 보고 있는.
코디 : (수영복 세벌 들고 서서) 아 이번 캐릭턴 너무 어려워. 언니 이것 좀 봐 주세요. 셋 중에 뭐 입어요?
승아 : (가운데 거 손짓하는)
코디 : 역시. (고른 거 건네면) 이거 내 조카가 고른 거거든요. 유치원생.
승아 : (수영복 받고 한 손으로 뒷목 만지는)
기준 : (고개 돌리다 그런 승아 보고) 컨디션 안 좋아요?
승아 : 안 좋으면 안 찍어도 돼요?
코디 : (기준 귀에 살짝) 언니 곧 그날이에요. 매직 데이.
기준 : (!!!) 수영장 씬인데... 괜찮겠어요? 다른 씬 먼저 찍고,
승아 : (수영복 들고 파티션 뒤로 가는) 미루면 못 찍어요. (아무렇지 않게 수영복 갈아입는) 오늘 찍어야 해요. 아직은 아니니까.
기준 : (헉!!! 승아의 말에도 놀라고 행동에도 놀라 고개 돌리는데 무전기 오는)
오석F : (치직) 오승아씨 스텝바이 하세요.
기준 : 현장 세팅 끝났 (무심히 고개 돌렸다 다시 돌리며) 대요.
하는데 그런 기준 앞 가운 입고 옆으로 슥- 지나가는 승아고.
기준 후- 쓱- 닦으며 뒤 따라 가는데....
S#32. 라루 리조트 복도. 낮.
기준, 승아, 코디 나오는데 영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려고 문 열다가 마주치는.
영은 : 첫 씬부터 수영복 씬이라 좀 그렇겠어요.
승아 : 해외 촬영 첫 씬부터 여배우가 벗어줘야 시청률이 올라가죠. 그 계산 하고 쓰신 거 아니에요?
영은 저걸 그냥 하다 퍼뜩 스치는 생각. “고양이 목에 리본을 달어.”
영은 : 아, 리본... (나긋하게) 긴장하지 말고 잘해요오? 혹시 음식 안 맞으면 얘기하고. 나 고추장 많이 챙겨왔으니까.
승아 : (왜 저래? 하는 눈빛으로 보는)
기준 : 고추장에 핑크 리본 묶어줘라. 그런 거 좋아한다.
영은 : (헉!!) 기준씨도 점 봤어?
기준 : 점?
영은 : 아, 아냐.
승아 : 안 가요?
기준 : 먼저 가요. 서작가랑 얘기 할 게 좀 있어요.
승아 : 방에서 할 건 아니죠? (하더니 가는)
영은 : 남이야 방에서 하든 말든! 이쁘게 볼래도 그냥! 들어가자.
기준 : 어? 어.... 넌 뭐 옷 갈아입고 그럴 거 아니지?
영은 : 어?
S#33. 라루 리조트 영은 방. 낮.
영은 : (커피 건네며) 할 얘기 뭔데?
기준 : 어... 아무래도 좀 불안해서. 이게 지금 16부잖아.
영은 : (보면)
기준 : 예전에 우리 많이 해봐서 알지만 분명 드라마 뒤로 가면 갈수록 배우 감정 달라질 테고
그럼 이렇게 찍는 씬들 다 튈 거야. 그래서.
영은 : 그래서 라니?
기준 : 앞에 내용이 뭔지 알아야 배우가 감정을 잡아도 잡지.
영은 : 그래서 앞 내용 요약한 페이퍼 줬잖아. 안 읽었어?
기준 : 읽었어. 근데 니 말대로 내용은 있는데 감정선은 없더라고. 너도 알지만 승아씨가 순발력 있는 배운 아니잖아.
좀 더 설명을 해줄 순 없을까 해서. 그게 고추장보다 백배 낫거든.
영은 : 아 진짜. 오승아 드라마 첨 해? 대사에 지문에 감정 다 나와 있는데 그게 뭐 어려워? 걔 책 안 읽지?
이건 그냥 은형과 은석의 마지막 만찬 같은 슬픈 여행이야. 대본에 있는 대로만 하면 돼.
기준 : 슬프면 얼마나 슬픈 지, 좋으면 얼마나 좋은 지, 지금은 확신이 없잖아.
영은 : 그게 지금 회당 삼천 오백씩이나 받는 배우한테서 나올 소리야? 순발력이 없으면 지가 더 공불 해야지
어따가 매니저 시켜 작가한테 설명 듣고 오래?
기준 : 서작가!
영은 : 기준씨도 그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믿고 맡겨. 그래야 늘지. 연기 대신 해 줄 거야?
기준 : 이렇게 화를 내면 내가 뻘쯤하잖아. 두 서 너 장짜리 페이퍼 읽는 거하고 작가가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건 다르,
영은 : 차근차근 설명할 시간이 없으니까 그러지. 나 마지막 씬 써야해. 아직 못 썼어. 그래서 여기 온 거고.
여행 와서 먹고 보고 놀고 하는 거에 뭐가 더 필요해? 다 흘러가는 씬인데? 감정 씬은 몇 개 되지도 않잖아!
기준 : 다 흘러가는 씬이고 감정씬 몇 개 되지도 않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영은 : !!!
기준 : 이거 16부야. 마지막 회. 그렇게 가도 되는 거야?
영은 : !!!
두 사람 시선 팽팽한데....
S#33-1. 라루리조트 로비 어느 화장실 안. (추가씬)
굳은 얼굴로 넋 놓고 들어오는 영은. 귓가에 기준 목소리 울리는....
“이거 16부야. 마지막 회. 그렇게 가도 되는 거야?”
영은, 무언가 불안한 마음에 시선 떨구는데 누군가의 인기척. 물 트는 소리, 세수하는 소리 들리는.
영은 신경도 안 쓰고 있다 세면대 향해 돌아서다 엄마얏!! 보면, 얼굴에 물 뚝뚝 흘리며 경민 서 있다.
영은 : 여길 들어오면 어떡해요.
경민 : (손으로 얼굴의 물기 대충 훑으며) 엔딩이 잘 안 풀려요?
영은 : 지금 그거 물을 때에요?
경민 : 엔딩 생각하느라 남자화장실인줄도 모르고 들어왔냐구요.
영은 : 에? (헉!!!) 미쳤나봐. 어우, 나 항상 너무 깊이 생각해. 미안해요. (하고 나가려는데)
경민 : 서작가님.
영은 : (불안해 죽겠고) 왜요.
경민 : ... 잘한 걸까요, 우리?
영은 : 뭐가요?
경민 : 스케줄도 빡빡하고... NG 없이 쭉 찍기도 바쁜데.... 대본 파악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자꾸 조급해져서....
영은 : (자기 잘못 같아 심장 쿵-) ....편하게 하세요... 천천히...
경민 : 그래야 하는데.... 6부에서 16부까지는 씬과 씬 사이가 참 머네요....
영은, 죄스러운 눈으로 경민 보는. 경민도 불안한 마음으로 그런 영은 보는데....
경민E : 야, 뭐해. 나와. 자, 갈까요? 레디, 액션!
S#34. 라루 리조트 수영장. 낮.
모니터에 잡힌 은형(오승아 분)과 은석(체리 분). 수영장 가에 앉아 발로 물장구치는.
은석 : 여행 오니까... 좋으니?
은형 : 네. 맨날 맨날 왔으면 좋겠어요.
은석 : .....미안하다....
은형 : (뺨에 붙은 머리카락 치우며) 왜 자꾸 “미안하다...” 해요? 맨날 맨날 마다 “미안하다..” 해요 언니가.
은석 : (슬프게 웃는) 내가... 그랬어?
은형 : 네. 그 말 무서워. 엄마랑 아빠랑 병원에서... 미안하다... 하고 하늘나라 갔어요. 그거 나쁜 말 같애.
은석 : (눈물 툭- 와락 안으며) 아... 미안하다....
경민E : 컷!
승아/체리 : (와락 떨어져 경민 보는)
경민 : 손톱 뭐에요. 은석이 빨간 매니큐어 바를 캐릭터에요?
체리 : 어머, (손 감추며) 죄송해요, 감독님. 깜빡 했어요.
경민 : 빨리 가서 지우고 와요. 은석이 올 때까지 은형이 단독 바스트 갑시다.
조명1 : (승아에게 반사판 대는)
봉식 : (조명1에게) 키 더 올려. (조명2에게) 거기 키 라이트 두개만 죽이자. (보는) 너무 죽었어. 이쪽에 보조 하나 주고.
(갖다 대면) 반대로! 반사판 하나 더 대.
성규 : (앵글 바꾸는. 일부러 승아 긴 다리만 줌인 땡기는)
경민 : (모니터에 승아 긴 다리 보이는.... 좀 당황해서 무슨 짓이야 싶어 성규 보면)
성규 : (경민에게 징그럽게 윙크하는)
봉식 : (모니터 보고) 자꾸 장난 쳐라?
성규 : 포커스 맞추는 데 왜요. 싸이즈 이거면 되요?
경민 : 됐어요. (스크립터에게) 은지 니가 좀 쳐줘. 자, 스텐바이..
스텝들 : 스타트!
경민 : 액션!
스크립터E : “여행 오니까 좋으니?”
승아 : (감정 잡고 연기 하는) 네. 맨날 맨날 왔으면 좋겠어요.
스크립터E : (쳐 주는) “ .....미안하다....”
승아 : (뺨에 붙은 머리카락 치우며) 왜 자꾸 “미안하다...” 해요? 맨날 맨날 마다,
경민 : 컷! 다시 갑시다.
S#35. 라루 리조트 이층 테라스. 낮.
기준, 베란다 난간에 팔 짚고 서서 심각한 얼굴로 촬영장 내려다보고 있는.
S#36. 라루 리조트 수영장. 낮.
승아, 얼굴에 붙은 머리 오른 손으로 떼려고 준비하는데.
스크립터 : 승아씨. 더블 액션이 튀어요. 아까는 머리카락 왼 손으로 떼어 냈어요.
승아 : (힘든... 왼손으로 준비 동작하는)
조명1 : (반사판 좀 더 가까이 대는)
경민 : 레디, 액션!
승아 : (뺨에 붙은 머리카락 치우며) 왜 자꾸 나한테 미안하다.. 해요? 맨날 맨날 마다,
경민 : 컷! 한번만 다시요.
승아 : (화나지만 참고) “왜 자꾸 나한테 미안하다.. 해요? 맨날 맨날 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경민 : 컷! (하는데)
컷과 동시에 승아 옆에 놓인 가운 탁 채서 일어서는. 가운 입으며 못 해먹겠네 하는 표정이고....
스텝들 놀라 보는....
경민 모니터에서 시선 들고 승아 보면
승아 : 왜 자꾸 다시 가쟤요?
경민 : 그 감정이 아니에요.
승아 : 어떻게 아닌데요.
경민 : 좀더 담담했음 좋겠어요. 너무 미리부터 울 준비가 되어 있잖아요.
승아 : 담담하게 했어요.
경민 : 감정을 더 빼 봐요.
경민 : 다 뺀 게 이거에요. 다시 가도 똑같은데 뭘 자꾸 다시 가쟤요.
경민 : (빤히 보는)
승아 : (시선 빼지 않고 보는)
경민 : 오승아씨 의자 가져와. 내 옆으로.
승아 : !!!
오석 : (의자 가져오는)
경민 : 와서 앉아요. (카메라 퍼스트에게) 앞으로 돌려.
성규 : (승아 자기 앞으로 지나가자 아래위로 훑으면서) 비주얼은 좋아. 비주얼은.
승아 : (경민 옆에 와 앉는)
경민 : (찍은 촬영 분 보여주는)
승아 : (고개 삐딱하게 모니터 보는)
경민 : 이대로 방송 나가도 되겠어요?
승아 : 편집하기에 따라 달라요.
경민 : (보면)
승아 : 그럼 끊어가요. 끊어 가면 되잖아요.
경민 : 그러니까 그냥 이대로 가도 되겠냐구요.
승아 : (미동도 없이 앉아 있는)
경민 : 그럽시다 그럼. (버럭) 체리 아직 안 됐어? 손톱을 하루 종일 지워!
승아 : (발딱 일어나며) 다시 가요. 가자구요.
경민, 승아 보는....
승아 어깨 너머로 2층에서 보고 있는 기준 보이는...
(시간경과)
은형과 은석 연기하고 있는.
은형 : 네. 그 말 무서워. 엄마랑 아빠랑 병원에서... 미안하다... 하고 하늘나라 갔어요. 그거 나쁜 말 같애.
은석 : (눈물 툭- 와락 안으며) 아... 미안하다....
경민, 모니터로 승아의 모습 진지하게 보는.
S#37. 극중극. 라루 리조트 나루터. 밤.
폭죽 들고 뛰어 다니는 은형. 은석 그런 은형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고....
폭죽 들고 깔깔거리며 은석의 주위 뱅글뱅글 도는 은형이고....
그런 모습 찍는 경민과 스텝들이고....
S#38. 극중극. 라루 리조트 야외 테라스. 밤 - 다음날 새벽 (디졸브 느낌으로....)
촛불 켜진 식탁에서 식사하는 은형과 은석. 은형 조잘 조잘 떠들고 있고....
그런데 모니터에 붐마이크 스륵 내려와 잡히는.
경민 보면, 붐마이크 잡은 스텝 꾸벅꾸벅 졸다 봉식 뒤통수치자 놀라 깨고...
(시간경과- 새벽)
음식만 남겨진 빈 식탁 보이고....
분주히 현장 정리하는 스텝들.... 몇몇은 바닥에 누워 퍼져 있고....
오석 : 한 시간 후에 집합 하겠습니다. 32씬 가판대 거리로 이동합니다. 간단히 세면만 하고 내려오세요.
스텝들 : 어휴/ 죽여라 죽여/ (궁시렁 거리며 정리하고....)
S#39. 극중극. 예쁜 거리. 낮.
이것저것 구경하며 거리 걷는 은형과 은석.
길가 가판에서 예쁜 귀걸이 보다 은석에게 걸어주는 은형.
엑스트라 지나가게 큐 사인 보내는 오석이고....
경민과 스탭들.. 그런 모습 찍고 있고....
한 쪽에서 계속 인상 쓰며 통화중인 현수고...
경민 또 계속 컷! 하고. 승아 표정 안 좋고.... 기준 그런 모습 지켜보고 있고....
S#40. 대만 도로. 낮.
버스를 선두로 줄줄이 달려가고 있는 촬영팀 차량 행렬 보여지고.
창문으로 경민을 비롯해 각각의 자세로 죽은 듯이 자고 있는 스텝들 모습 보이고.....
S#41. 야류 해상공원 일각. 낮.
스탭들 세팅하는 있는. 각자 뚝 떨어져 대본보고 대사 연습하는 체리와 승아고.
경민 대본 보며 성규와 앵글 잡는데,
현수E : (버럭) 그게 말이 돼요? 촬영하다 보면 한 두 시간 딜레이 될 수도 있는 거지 어떻게 시간을 다 지켜 촬영해요.
경민 : (놀라 보면 현수와 관광청 직원 싸우고 있는. 뒤에 대만 스텝들 서 있는)
현수 : 여기 지금 제대로 잠자고 나온 사람 누가 있어요. 갑자기 이러시면 어떡하냐구요.
오석 : (달려오더니) 어쩌죠 감독님? 대만스텝들이 전부 다 철수하겠대요. 차량, 통역, 발전차, 크레인 전부 다요.
경민 : 왜.
오석 : 더 이상 못 하겠대요. 이틀째 잠도 제대로 못잤다구요.
경민 : (난감한 표정인)
성규 : 야, 애들 착하네. 다른 나라 애들은 말 안하고 그냥 간다? 이거 엄청 매너 좋은 거야.
봉식 : 그건 홍감독 말 맞어. (하고 경민에게) 닭 잡아 할 제사 소 잡아 하지 말고 얼른 가서 달래. 이러다 해 떨어져.
경민 : (미치겠네 싶고... 현수에게 가면)
현수 : 야간 수당 드린다구요. 지금 이렇게 다 철수하시면 어떡해요. 아직 씬이 남았는데.
관광청 : 돈이 문제가 아니라 원래 여덟 시간 근무가 원칙이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많이 봐드린 거예요.
계약 조건대로 안 하시니 저희도 난감 합니다.
대만 스텝들 : (너무 한다 어쩌고 대만 말로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현수 : 미치겠네 진짜.
경민 : 다음 스케줄 뭐야.
오석 : 낮씬은 뒤에 태로각 한 씬 더 남았어요.
경민 : (시계 보고) 후.... (현수에게) 일단 이렇게 합시다. 밤씬은 우리끼리 어떻게든 해볼게요.
대만 스탭들은 이 씬 까지 마무리하고 철수 하는 걸로 협의해 봐요.
오석 : 태로각은 어쩌시게요. 대만 스탭 없이는 곤란한대요.
경민 : 지금 저 사람들 설득해서 이 씬 마무리하면 해 떨어져. 어차피 태로각 못 가.
(하고 영은에게 전화 거는) 서작가님 문제가 좀 생겼어요.
S#42. 라루 리조트 도서관. 낮.
영은, 대본 보며 경민과 통화하고 있는. 앞에 노트북 놓인. 다정도 노트북 보고 있고.
영은 : 아니! 지금 당장 낮 씬을 어떻게 밤 씬으로 바꿔요. 그리고 그 씬은 꼭 낮 씬으로 찍어야죠. 밤에 무지개 띄울 거에요?
그 씬에선 무지개가 중요하다구요.
경민F : 중요한 거 아니까 전화 드렸죠. 이 씬을 대체 할 수 있는 씬으로 다시 쓰세요. 새로운 장소 헌팅할 시간 없어요.
호텔에서 할 수 있는 걸로 써야 해요.
영은 : 그럼 내일 화련 가서 찍으면 되잖아요. 적당한 장소 골라서.
경민F : 내일은 스케줄 없어요? 하나씩 딜레이 되면 다 못 찍어요.
영은 : 작가가 현장 상황 고려해 대본 써야 돼요? 지금 엔딩도 마무리 못 했단 말이에요.
경민F : 더 좋은 거 찾아내라고 회당 이천씩 받은 거라면서요. 지금 오래 통화 못하니까 더 좋은 거 찾아내요.
나 지금 머리 복잡하니까 제발 말 좀 들어요. (하고 뚝 끊는)
영은 : 여보세요. 감독님. 여보세요. 어머!! 어머!!! 기막혀!! 나 보구 뭐래는 줄 아니? 말 들으랜다. 어머 기막혀 진짜.
다정 : 무슨 씬인데요?
영은 : 아, 몰라. 대본 줘봐.
다정 : 방에 두고 왔는데.
영은 : 널 두고 오는 건데 아주 그냥! 빨랑 갖고 와!
다정 : 네. (하고 문 열고 나가는데 조명 불에 반사 돼 다정의 긴 그림자 생기는)
영은 : 잠깐만!! 너 거기 서봐.
다정 : 왜요?
영은, 다정의 그림자 빤히 보는데....
(시간경과- 밤)
책상에 샌드위치 스윽 미는 다정. 옆에서 다다다 자판 치고 있는 영은이고....
다정 : 드세요.
영은 : (대답 없는. 자판 치는)
다정 : 먹여드려요?
영은 : (대답 없는. 자판 치는)
다정 : 선생님 안 드시니까 제가 못 먹잖아요.
영은 : 프린터기 좀 세팅 해.
다정 : 방에 있는데. 갖고 올라가는 게 빠르지 않나?
영은 : 내가 아까 세팅해 놓으랬지.
다정 : 샌드위치 가져오느라 깜빡 했어요. 주세요. 제가 뽑아 올게요.
영은 : 다섯 부 뽑아. 현장에서 다시 연락 없었어?
다정 : 네. 아직. (하고 샌드위치 입에 물고 노트북 들고 나가는)
영은 : 후... (하며 의자에 푹- 쓰러지는데.....)
다정 : (다시 문 빼꼼 열고) 감독님 지금 막 오셨는데요?
영은 : 그래?
S#43. 라루 리조트 식당. 밤.
스탭들 다 모여 식사하고 있고, 한 쪽 테이블에 영은과 경민 수정 대본보고 있는.
경민 : 그림자놀이요?
영은 : 호텔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더라구요. 그림자놀이라는 게 비주얼도 되고, 상징적 의미도 있구요.
경민 : 어떤 상징적 의미요?
영은 : 일곱 살 정신 연령을 가졌지만 이미 자신 만큼 자라버린 은형의 그림자를 보면서 은석은 마음이 짠해 오죠.
그리고 그림자를 통해선 은형의 장애가 보이지 않아요. 빛이 환할수록 그림자는 짙잖아요.
오히려 흐릿하고 작은 그림자를 갖고 있던 은석은 환한 은형이로 인해 짙고 커다란 그림자를 갖게 되는 거죠.
경민 : (대본 보는)
영은 : 왜요. 이상해요?
경민 : 좀 어렵긴 한데 무지개 보단 낫네요. 씬 자체는 재밌어요.
영은 : (특유의 잘난 척) 알아요. 근데, 오승아 또 난리 치는 거 아니에요? 대본 바뀌었다고?
경민 : 글쎄요...
S#44. 라루 리조트 승아 방. 밤.
승아, 기준, 룸에서 밥 시켜 먹고 있는.
승아 : (바뀐 대본 짜증 난 얼굴로 보다) 미친 거 아냐? 해외 촬영 와서 대본이 바뀌면 어쩌라는 거야.
기준 : 먼저 읽어봤는데, 더 나요. 그 전 씬 보다 승아씨가 훨씬 더 사랑스럽게 나와요.
승아 : 그럼 뭘 해요. 연길 못하는데.
기준 : .....잘하면 되죠.
승아 : (빤히 보는)
기준 : 왜요?
승아 : 혹시 나 땜에 쪽 팔려요?
기준 : (뭐라 할 말 못 찾는.....)
승아 : ...... (대본 들어 툭- 던지며) 괜히 어려운 작품은 하자 그래갖고.
하며 화장실로 들어가는....
기준 정말 그런가... 어두운 얼굴인데.....
S#45. 라루 리조트 일각. 밤.
성규, 여자 스탭들 모아놓고 설레발치는.
성규 : 오빠가 작년에 수철이 형이랑 뉴질랜드엘 갔잖냐. 이야, 난 내가 반지의 제왕 찍는 줄 알았다 도착하기 전까진.
근데, 열 씬 중 여덟 씬이 호텔방이야. 아니, 그럴 거면 뭐 하러 해욀 가냐고. 서울에서 찍지.
봉식 : (커피 들고 지나가며) 작년엔 카메라 보조도 카메라 잡았나 보다?
그래. 배달하는 놈이 지가 닭 튀겼다 그럼 뭐 그런 줄 알구 먹어야지 뭐.
성규 : 아, 증말! 카메라 퍼스틀 뭘로 보구. 조명이랑 같은 줄 알아요? (하는데)
오석 : (뛰어오며) 스텐바이 하시래요.
봉식 : 오늘도 날 새겠구나. 다음 씬 어디냐?
오석 : 수정씬인데, 호텔 방씬요.
봉식 : !!!
S#46. 라루 리조트 수영장. 밤.
수영장 위에 종이배와 홍등 떠 있는.
스탭들 촬영 준비하고 있고. 소품팀 종이배 접어 계속 물 위에 띄우고 있는.
은형, 은석 종이배 들고 스탠바이하고 있는.
경민 : (대본 들고 지문 읽으며) “수영장 물 위에 작고 예쁜 종이배 여러 대 떠 있다,”
(혼잣말처럼) 작고 예쁜 종이배는 어떤 종이배냐?
스탭들 : (웃는)
경민 : 암튼, 그렇다 치고. 종이배 띄우고 놀다가 은석이가 벽에 은형이 그림자 발견했어요,
성규 : (카메라 보고 있다) 종이배 쏠렸잖아. 중간으로 몰아.
스탭들 : (물파장 일으켜 종이배 가운데로 모는)
경민 : “그림잔... 우리 은형이가 언니보다 크네?” 그 다음부터요. 은형이 자기 그림자 본다. 레디, 액션.
은형 : 난 편식 안하고 아무 거나 잘 먹거든요. 근데요... 내 그림자는... 안 모자라요?
은석 : 음?
은형 : 사람들이 자꾸 나보고 모자라다고....
은석 : (눈물 그렁해 보는....) 은형아. 그냥... 언니랑 살까? 한국에서?
은형 : 아니요....
은석 : 왜?
은형 : 언니가... 에이든 아저씨를 좋아하는 게 나한테 너무 슬픈 일이란 걸.... 알아 버렸거든요.....
경민 : 컷! 다시 갑시다.
승아 : (후- 곱지 않게 경민 보는)
기준 : (승아 걱정스럽게 보는)
체리 : (궁시렁. 승아 들으라는 듯) 아니 왜 이걸 한 번에 못 가.
승아 : (체리 노려보는)
경민 : 그냥 언니랑 살까 한국에서? 다음부터 갑니다. 레디! 액션!
모니터에 잡힌 은형과 은석.
영은 살그머니 들어와 기준 옆에 서서 모니터 보는데......
은형 : 아니요....
은석 : 왜?
은형 : 언니가... 에이든 아저씨를 좋아하는 게 나한테 너무 슬픈 일이란 걸.... 알아 버렸거든요.....
경민 : 컷! 다시 갑시다. 지문에 눈물 툭, 이라고 써 있죠 오승아씨.
승아 : ....네.
(시간 경과)
촛불 벌써 반 넘어 녹아있고....
경민 : 감정을 그렇게 못 잡음 어떡합니다. 다시요.
기준 : (미간 좁히며 경민 보는)
(시간경과)
경민 : 오승아씨. 몇 번을 다시 가요 지금. 이게 안 돼요?
영은 : (걱정스럽게 보는데....)
승아 : (지쳐서) 5분만 쉬죠.
경민 : 지금 그럴 시간 없어요.
승아 : 대본이 바뀐 상황이라 제가 뭘 잘 못 잡고 가나 봐요. 잠깐만 시간 주시면,
경민 : 여기 지금 대본 갑자기 안 바뀐 사람 누가 있어요. (의자에 다시 앉으며) 다시 갑시다. 레디! (하는데)
기준E : 나와!
영은 : !!
승아 : !!
경민 : (고개 돌려 보면)
스텝들 : (헉!!! 놀라 기준 보는데...)
기준 : 나오라고!!
영은 : (놀라) 기준씨!
기준 : 못 들었어? 나와! (하며 승아 손잡아 끌고 가는)
경민 : (기준 막아서며) 장기준씨!!! 지금 뭐하는 겁니까!!
기준, 그런 경민 서늘하게 보는.
놀란 영은과 승아의 얼굴에서... 12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