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Aloha, 하와이 인사말)
모두가 꿈꾸는 낭만의 도시, 하와이에 가본 적이 있는가? 하와이가 최고의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에메랄드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바닷가, 사면이 바다로 싸여있는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등산코스, 전 세계의 서퍼를 불러 모으는 높은 파도, 하와이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까지! 여기에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다채로운 해양스포츠다. 그 중에서도 꼭 해봐야 할 스포츠는 바로 시속 약 200km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스카이다이빙!
살아 생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적는 버킷리스트. 스카이다이빙은 이 버킷리스트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에서는 스카이다이빙 체험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스카이다이빙을 체험하기 위해 해외로 발걸음을 옮긴다.
하와이는 스카이다이빙을 체험할 수 있는 많은 나라 중 특히 최고로 손꼽힌다. 아마 에메랄드빛 바다와 그 위에서 춤추는 강렬한 파도 등 대자연을 발밑에 두고 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일 것. 스카이다이빙 체험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스카이다이빙의 전 세계 평균가는 약 250 달러. 이에 비해 하와이 노스쇼(North Shore)에 위치한 여러 전문 기관에서는 스카이다이빙을 그 절반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여기에 학생 혹은 군인은15 달러를 추가로 할인 받을 수 있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 스카이다이빙이 모두 포함된 패키지 가격도 약 280 달러 정도이니 과장을 조금 보태, 하와이는 스카이다이빙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지역이라 하겠다.
스카이다이빙, 이것만은 알아두자!
1. 날씨
스카이다이빙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완전히 화창한 날이 아니면 안전 상의 문제로 뛰어내릴 수 없다. 구름이 많이 끼거나 강풍이 부는 날 혹은 비가 오는 날에는 모든 일정이 취소되니, 사전에 날씨를 꼼꼼히 확인한 후 예약하자. 구름이 지나치게 많지 않은 경우, 다소 흐리더라도 스카이다이빙을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하와이의 멋진 경치를 즐기기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이왕이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시도할 것을 추천한다.
2. 몸무게
미안하지만, 모든 사람이 스카이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전상의 문제로 100~110kg 이상의 몸무게를 지닌 사람은 스카이다이빙이 제한된다. 스카이다이빙을 즐기려면 계약서에 몸무게를 기재해야 하는데, 안전과 관련된 사항이니 양심상 정확하게 적는 것이 좋다. 참고로 기관에서 따로 몸무게를 재고 있지는 않다.
3. 과거 병력(건강상태)
스카이다이빙은 상공 약 10,000~14,000피트에서 떨어져 느끼는 공기의 압력이 엄청나다. 이는 건강상 문제가 있거나, 있었던 사람에게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과거 기흉 등의 수술을 받았던 사람이라면 담당 의사와 면담을 통해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선 사전예약이 필수다. 보통 오전 9시부터 예약을 받는데, 뛰어내리는 순서는 ‘예약순’이 아닌 ‘계약서 작성순’이다. 전화로 누가 먼저 예약을 했는지는 상관 없이 일찍 도착해서 스카이다이빙과 관련된 계약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것으로 그날의 순번이 결정된다. 오전 9시에 예약을 했다고 해도 앞서 계약서를 제출한 사람이 많다면 오전 10시, 11시, 혹은 오후 1시에 스카이다이빙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조금 일찍 가는 편이 좋다.
계약서는 6~7장으로 되어 있다. 보통 ‘스카이다이빙 중 사고를 입어도 기관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사항이 대부분이다(스카이다이빙을 체험하다 당하는 사고와 관련해서는 손해배상 청구도 보험상 혜택도 받을 수 없다). 또한 과거 병력사항이나 현재의 몸 상태를 묻는 항목도 있으니 자세히 읽어보고 체크해야 한다. 영어에 자신이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계약서는 영어, 한글, 일본어로도 준비되어 있다.
스카이다이빙의 체험비는 높이에 따라 달라진다. 10,000피트에서 뛰어내리는 레귤러 스카이다이브(Regular Skydive)와 그보다 5000피트 더 높은 얼티메이트 스카이다이브(Ultimate Skydive)의 가격차이는 약 30 달러 정도다. 돈을 추가로 지불하면 기관에서 사진 혹은 동영상을 찍어 준다. 사진은 85 달러, 동영상은 120 달러 정도다. 사진과 비디오를 동시에 구매하면 150 달러로 가격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사진과 동영상에 대한 구매의사는 체험 후에 결정해도 된다.
계약서 작성을 마쳤다면, 다음 순서는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 대기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을 거다. 이미 스카이다이빙을 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거나 떨어져 내려오는 낙하산을 보다 보면 금세 자신의 차례가 온다.
어느새 기자의 차례가 왔다. 함께 뛰어내릴 전문 스카이다이버가 오더니 인사를 건넸다. 전문 스카이다이버는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 뒤 장비착용 방법, 낙하할 때의 자세, 유의사항 등을 알려줬다. 이처럼 전문가와 함께 뛰어내리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동영상을 촬영할 사람이라면, 간단한 멘트 정도는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 긴장한 나머지 아무 말도 내뱉지 못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스카이다이빙을 체험하는 것만 남았다. 평소 겁이 없는 기자는 처음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비행기에 탑승 후 발 밑으로 작게 보이는 육지를 보니 그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같은 비행기에 탔던 사람들은 그 순간 한결같이 이런 생각을 했다고 했다. ‘내가 왜 돈 주고 이런 짓을 하지?’
비행기가 약 10,000피트 상공에 도달했다. 이후 비행기 문이 열리자 엄청난 바람이 비행기 안으로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밑으로 바다, 산, 그리고 마을이 보였다. 실제가 아닌 한 편의 영상을 보는 기분이었다. 두려움과 감탄이 교차하는 것도 잠시, 전문 스카이다이버의 손에 이끌려 비행기에서 하늘로 날아들었다!
하늘을 나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엄청나게 빠른 놀이기구를 탄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번지점프를 하는 느낌도 아니었다. 자유낙하를 하는 10 ~ 20초 정도는 엄청난 공기의 압력과 함께 짜릿함을 맛봤다. 이내 낙하산이 완전히 펼쳐지자 정말 ‘난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발 밑으로 펼쳐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진다는 말은 절대 과장이 아니었다. 약 7분간 하늘을 새처럼 날아다녔다.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서핑, 스노클링, 카야킹, 세일링, 스카이다이빙 등 하와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이색 스포츠는 너무나도 많고 다양하다. 하지만 이 모든 이색 스포츠를 체험해봤던 기자는 감히 말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스카이다이빙이 최고라고 말이다. 자신에게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을 선물해 주고 싶다면 스카이다이빙에 꼭 한 번 도전해보자.
마할로 (Mahalo, 하와이 말로 ‘고맙다’는 뜻)
글/ 사진: 이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