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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유럽농구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제가 늘 가지고 있던 생각은, “유럽농구가 늘 국내 농구팬들에게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에, 기존의 농구로 잘 알려진 나라(ex 스페인, 프랑스, 세르비아)의 농구 선수들뿐 아니라, 다양한 유럽 국가의 농구 선수들과 관련된 글도 많이 써보자.”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 초심이 많이 변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흙 속의 진주’를 찾고 있습니다.
지난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하룬 즈르노(201cm)와 관련된 글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하룬 즈르노와 관련된 글+
https://cafe.daum.net/ilovenba/9eHg/414
이번 글은, 유럽을 대표하는 농구 스타는 아니지만, 유로리그 첫 시즌(2024-2025시즌)에,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북마케도니아의 볼 핸들러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1998년생 네나드(네노로 불리기도 합니다) 디미트리예비치(191cm)입니다.
현재 디미트리예비치는 이탈리아 1부 리그((1), (2) 편에 걸쳐 글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번 디미트리예비치와 관련된 정보를 찾으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된 내용이고, 밑에 자세한 이야기를 올리겠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어떤 방식의 ‘농구 교육’을 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CsodEe2usHw
북마케도니아는 아마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하는데,
과거 2011년, 미국 출신으로, 북마케도니아(당시 정식 국가 이름은 구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 공화국)로 귀화한 보 맥칼렙(182cm)의 ‘영웅적인 활약’에 힘입어, 유로바스켓 2011 본선에서, 4강(4위)에 오른 국가입니다.
당시 경기당 평균 34.2분을 뛰며, 21.4점, 3.1리바운드 5.7어시스트를 올렸던 맥칼렙은 올-토너먼트 팀에도 선정될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고,
맥칼렙으로 인해, 북마케도니아는 ‘유럽 국가들의 전쟁’ 유로바스켓 본선에서 1991년 독립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리게 됩니다.
+보 맥칼렙의 유로바스켓 2011 본선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kNukNL6Z1Bg
제가 맥칼렙 이야기를 먼저 꺼냈던 이유는, 디미트리예비치가 이 맥칼렙 이후, 프로, 대표팀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북마케도니아 내에, 나온 최고의 농구 스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맥칼렙은 미국 출신 귀화 선수였지만, 디미트리예비치는 북마케도니아 태생이기 때문에, 제 생각에, 오히려 자국민들에게는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봅니다.
+어린 시절, 맥칼렙과 체육관에서 같이 훈련한 적이 있는, 디미트리예비치+
https://www.youtube.com/watch?v=RRizdQhQj3E
+대표팀에서의 디미트리예비치+
디미트리예비치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바로, 유로바스켓 2025 지역 예선에서 보여준, 활약상 때문입니다.
현재 디미트리예비치는 지역 예선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3.9분을 뛰고, 30.0점을 퍼부었는데, 디미트리예비치가 올린 30.0점은 평균 득점 1위(2위는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헤조냐로 평균 27.3점)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그러나 디미트리예비치가 득점에서만 두각을 나타낸 건 아닙니다. 30-5-5에 가까울 정도로, 리바운드(4.5개), 어시스트(5.0개)에서도, 팀에 도움을 주는 활약상을 보여주었으며, 자유투도 단 하나(21/22)만을 놓치는 대단한 집중력을 발휘하였습니다.
지역 예선에서, 디미트리예비치가 돋보였던 경기는 바로 리투아니아 전(72-94 패)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리투아니아가 NBA, 유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다수 빠졌기에, 제 전력이라고는 볼 수 없었지만, 그런 점을 생각하더라도, 디미트리예비치의 ‘득점 쇼’는 이날 최고의 볼 거리였습니다.
2쿼터까지는 북마케도니아가 46-43으로 앞설 정도로, 북마케도니아가 생각보다 잘 싸웠었는데,
디미트리예비치는 경기 종료 6분 2초 전(67-75), 다리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끝까지 뛰지 못했지만, 이 시기 점수 차에서 알 수 있듯이, 리투아니아가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북마케도니아의 선전을 이끌었던 주인공이었습니다.
이날 디미트리예비치는 3점 슛(풀업, 캐치 앤 슛), 드리블 돌파에 의한 레이업, 플로터, ‘미드레인지, 숏 미드레인지 점퍼’ 등 다양한 득점 방식을 활용하여, 리투아니아 수비수들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팀원들을 살리는 패스(6어시스트)도 잘 찔러주었고, 팀 내 ‘대체 불가’ 1옵션이자, 상대 수비의 집중적인 견제 속에서도, 턴오버(2개)도 비교적 적게 범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까지 잘 보여줬습니다.
+리투아니아 vs 북마케도니아 유로바스켓 2025 지역 예선 풀 경기+
https://www.youtube.com/watch?v=h6Vb-bmONpw
+박스스코어+
https://www.fiba.basketball/en/events/fiba-eurobasket-2025-qualifiers/games/118626-LTU-MKD#boxscore
디미트리예비치 개인 기록_ 29분 23초 43점(3점 7/15 자유투 4/4) 4리바운드 6어시스트 2턴오버 3스틸
+ 디미트리예비치 43점 하이라이트(13분 10초)+
https://www.youtube.com/watch?v=1lW3Mny4Kyg
+다리 부상으로 인해, 리투아니아와의 경기를 끝까지 뛰지 못한 디미트리예비치 관련 기사+
https://basketnews.com/news-215297-nenad-dimitrijevic-carried-off-the-court-after-43-point-game.html
비록 북마케도니아가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디미트리예비치는 제가 볼 때, 이번 지역 예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유럽 선수들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디미트리예비치가 훌륭한 농구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제 생각인데, ‘농구’로 가득 찼던 가정 환경, 그리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여러 나라를 다니며, 다양한 농구 스타일을 경험했던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디미트리예비치 유로바스켓 2025 지역 예선 개인 기록+
평균 33.9분 30.0점(3점 슛 38.6% 17/44 자유투 95.5% 21/22) 4.5리바운드 5.0어시스트
+주변이 농구 ‘그 자체’,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농구 스타일을 접한 디미트리예비치+
디미트리예비치는 1998년 2월 23일 북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Skopje)에서 태어났습니다.
디미트리예비치의 가족, 친척은 모두 ‘농구인’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농구 코치였으며, 어머니, 여동생 모두 농구 선수였고, 그의 삼촌들도 농구와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아기 시절부터, 농구를 시작했으며, “높은 수준의 프로 농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기미트리예비치는 북마케도니아, 구 유고 연방 쪽의 연령대별 대회에서, 1~2살 위의 선수들과 경기를 펼치며, MVP와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 유튜브에 올라온, 만 12세 시절, 디미트리예비치 관련 두 가지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VX63jEpwwmw
https://www.youtube.com/watch?v=norx-iAgZ1k
이렇게 아주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농구 실력을 자랑하던 디미트리예비치는 만 14세가 되던 해에, 리키 루비오(188cm), 루디 페르난데스(196cm)를 배출한 스페인의 요벤투트 바달로나(Joventut Badalona)로 농구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유로훕스(Eurohoops)와의 인터뷰에서, 디미트리예비치는 스페인에 도착했을 때, 상당히 놀랐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스페인 쪽에서 훈련하는 농구가 북마케도니아, 발칸 반도 국가, 구유고 연방에서 배웠던 농구와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아주 어렸을 때(6세 이전), 6 ~7살 시절, 픽 앤 롤, 11살 때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존과 관련된 농구(Also when I was 11 we played zone back home)를 배웠던 디미트리예비치에게 스페인에서의 ‘농구 교육’은 충격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스페인에서는 픽 앤 롤과 관련된 교육을 하지 않았고, 1-1, 스페이싱, 러닝(1-on-1, spacing, running)과 관련된 훈련만 했기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I was kind of surprised at first because I was coming from Macedonia, Balkans, ex-Yugoslavia and I used to play pick-and-roll basketball since I was 6-7 years old. That was my game, I learned that from a very young age. Also when I was 11 we played zone back home. Everything was done for us to win. When I arrived in Spain, it was no pick-and-roll, only 1-on-1, spacing, running”, he commented.
“Basically, it added something to my game, to be creative, to play without the ball, to run more, to be a better 1-on-1 player. They play freely and read off each other. This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s for a young player”
디미트리예비치는 이 시기를 회상하며,
“창의성을 발휘하고, (어떻게) 공 없을 때 움직임을 가져가며, 더 많이 달리고, 더 나은 1-1 플레이어가 되는지 본인의 경기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그들은(스페인 클럽 선수들을 지칭) 자유롭게 농구를 하고, 서로를 읽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실력 좋은 스페인 선수들 경기를 보면, 이런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농구가 많이 묻어있다는 면이 보입니다.
예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과거 화려했던 ‘무적함대’ 시절, 스페인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 유럽 국가들 가운데, 가장 ‘유럽+ 미국’의 혼합형‘에 가까운 농구를 구사하며, ’창의성‘ 넘치는 경기를 자주 보여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디미트리예비치의 말을 잘 들여다보면, 스페인은 이런 부분을 이미 어린 나이 때부터 ’조기 교육‘한다는 점이, 정말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루비오, 페르난데스처럼, 바달로나는 유럽 유망주들을 잘 육성하는 뛰어난 ‘유스 시스템’을 구축한 스페인 프로팀이라, 유럽 각지의 유망주들이 이 팀에 많이 입단합니다.
그 수많은 영건들 가운데, 디미트리예비치도 있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후에 세계 농구계를 뒤흔들 라트비아 출신 농구 유망주 한 명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2023 농구 월드컵에서, 라트비아 대표팀 돌풍의 중심이자, 현재 튀르키예 1부 리그(BSL) 명문팀 소속인, 2살 아래(2000년생) 아르투르스 자가르스(191cm)가 그 주인공입니다.
+자가르스와 함께 스페인 1부 리그에서 경기를 뛰었던 디미트리예비치+
https://www.youtube.com/watch?v=3Qz08vTrRe8
+자가르스의 2023 농구 월드컵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Ijz1aCfJQnY
디미트리예비치가 유로훕스와의 인터뷰에서 “My boy, My guy, very close relationship” 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둘은 상당히 가까운 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디미트리예비치는 “그가 여기(페네르바체 입단)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힘든 길을 겪어 왔던 것을 알고 있기에, 너무 기쁘다. 그는 바달로나에서 나와 함께 있을 때, 많이 다쳤다. 그는 부상 때문에, 경기를 계속 뛸 수 없었다.”라고 말하며,
“그가 유로리그 선수로서 지금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게 매우 기쁘다. 그는 여기(유로리그를 지칭)에 있을 자격이 있고, 매우 재능 있는 농구 선수이다.”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참고 자료+
In Badalona, he shared the court with another upcoming EuroLeague player, Arturs Zagars. The 2023 FIBA World Cup Latvian sensation will start off the bench in Sarunas Jasikevicius’ Fenerbahce. “I’m so happy for him because he has had a difficult path to be here. He had a lot of injuries, especially when I was with me in Badalona. He couldn’t take his game up, because of injuries”, he said.
The bond between the two talented playmakers will remain strong. “That’s my boy, that’s my guy. We had a very close relationship when we were in Badalona. I’m very excited to watch him now as a EuroLeague player. He deserves to be here, he’s very talented”, Nenad Dimitrijevic shared.
디미트리예비치 (1) 편은 일단 여기까지 말하겠습니다. (2) 편에서는 프로에서의 디미트리예비치 활약상과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허접한 장문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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