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
수원에 사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스스로 정한 일정을 제멋대로 변경하는 법 없이
매사 자기가 계획하고 작성한 일정대로 사는 성격이다.
철저한자기관리로 하루하루의 생활을 빈틈없이 보내기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좀처럼 만나기도 힘든 친구이다. ㅎ
그저 생각나는 대로 그때그때 적응하면서
별 생각 없이 털털하게 사는 나하고는 전혀 딴판이다.
환갑진갑 지난 해인 7년전 인가? 8년전인가? 어느모임에서 만나니
그 친구 왈: "한 달 일정 중에 반드시 두 번은 콜라텍에 간다" 나? 어쩐다나....
솔직히 그때 까지 난 콜라텍이 시원한 콜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옛날 다방 같은 현대적인 만남의 장소인줄만 알았다.
그 때쯤 해서 도청에 공적인 일로 볼일이 생겨 수원에 간 김에 만나자고 하니
그날 콜라텍에 가는 날인지 수원역 근처 이런저런 콜라텍에서 만나잔다.
물어물어 땀 흘리고 찾아갔더니.... 어라? 콜라만 파는 게 아니고
술도 팔고 옆에서는 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완전 옛날 카바레다.
우리또래 할매 할배들이 열심히 들락거린다.
그 친구와 눈인사 나누는 예쁜 할매가 한곡 추잔다.
수줍어 머뭇거리다 뺄게 뭐있고 망설일게 뭐 있나 싶어
정말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옛 기량(?)을 올 만에 발휘(?)했다.
그래도 난 그 옛날 호랭이 담배먹던 시절 창경원 앞에 있었던
원남 카바레 출신 아닌가?.ㅎㅎ
그 당시는 남잔 양복입고 여잔 치마저고리를 반드시 입어야만
입장이 허락되던 그 나름의 舞道가 엄격했던 시절이다.
그때 무료입장을 눈 감아준 덕분에 엄마 같던 어떤 아줌마한테
틈틈이 춤을 배웠다고 며칠전 요 밑에 쓴 <옛추억> 글에서 이실직고 한바 있다.
어제 그젠가? 수영장서 자주 만나는 어떤 영감탱이가 백수 노릇하는 내가
안쓰러운지 1주일에 두 어번 나팔부는 알바를 하라나? 모라나....
농담인가 했더니...진담이다.
바로 자기 사촌이 운영하는 콜라텍에서 란다.
그래도 난 명색이 훈장출신인데... ...
화류계(?) 바닥으로 진출하라니.ㅎㅎ
근 40년간 가면(假面)(?)쓰고 위선(僞善)(?)부리며
애써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까 두려워 즉각 거절은 했으나 아쉬운 건 왤까? ㅎ
번지없는 주막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
궂은비 내리는 그밤이 애절구려
능수버들 재질하는 창살에 기대어
어느 날짜 오시겠소 울던 사람아
아주까리 초롱밑에 마주앉아서
따르는 이별주에 밤비도 애절구려
귀밑머리 쓰다듬어 맹세를 빌어도
못믿겠소 못믿겠소 울던 사람아
첫댓글 ㅍ~ㅎㅎㅎ
너무 재미있게 원남 카바레 출신 선배님의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듣다가 화류계 진출 소리에 그만 빵~터져 버렸습니다..
글을 읽는내내 보름달 속에서 뺑뺑이 도는 두남녀의 실루엣과 흘러나오는 빠른 템포의 번지없는 주막이 어찌그리 잘 어울리는지 흥겹게 박자 맞추면서 읽었답니다..
헤헤~~
그리고 공든탑 내리시고 나팔부는 콜라텍 알바 하시게 되시면 필히 전화해주세요!!!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원정가겠습니다~~ㅋㅋ
ㅎㅎ 후배님은 어찌 그렇게 댓글을 잘 꾸미시는지 댓글박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적절한 어휘선정으로 촌철살인의 단문을 짓는 귀재입니다ㅎㅎ카페에서는 글을 쓰는 사람보다는 댓글을 적시에 잘 달아 주는 사람이 카페 활성화에 더 기여하는 사람입니다ㅎ 그냥 의미없이 웃자고 쓴 막글 웃어 주지 않아도 썰렁할 텐데ㅎㅎ 맨날청춘 후배님이 첫번째로 빵~ 웃어주셔서 고맙습니다ㅎ
선배님께서 칭찬해 주시니 힘이 불끈납니다!!!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는 그 엄청난 힘으로~~ㅎㅎ
전 카바레 구경도 못 해 봤지만...
선배님이 말씀하신 수원의 "콜라텍"?? 은 어딘지 알 것 같습니다...
그 앞을 지나 본 적이 있는데....화장 짙게 하신 분도 많더군요....
선배님 알바하시면...맨날청춘 선배님 따라서 저도 구경 한 번 해 보고 싶습니다...^^
궁금하시죠?ㅋㅋ 우리 일신 모범카페에서 체면 못 차리는 내가 카바레니 콜라텍이니 춤이니 어쩌니 하면서 후배님들과 카페를 버려놓는 것 같아 죄송해요ㅎㅎ일신 카페 회원님들 중에 막내연배가 산전수전 다격은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의 나이 중반이 다 넘었으니 살다보면 어쩌다 있을 수있는 일인데 크게 이해해 주세요ㅎㅎ 제가 혹 알바를 시작하면 스카이 후배님을 제일 상석으로 모실께요 ㅎㅎ
선배님 글 읽으면서 내내 킥킥댔어요
저도 화류계 진출에선 빵~ 터졌구요^o^
요즘은 선배님 글덕분에
심심하질 않네요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_^
사실 덧없는 세월이 흘러 지금은 그런 곳도 갈수없는 나이가 되니 서글픈 생각이 들어요 대신 이런 잡글을 통해 옛날 추억을 더듬기만 하니 쓸쓸하고 초라한 생각마져 들기도 하고요ㅎ 그래도 이쁜 후배님 같은 킥킥 웃어도 주고 ㅍㅎㅎㅎ 빵~빵~ 터져 주시는 동문들이 있어 원기 회복이 됩니다 ㅎ 이 일신 카페가 더~한층 활기 있고 재미있는 동문들의 쉼터가 되면 정말 좋겠어요ㅎ
@구름정 선배님~ 잡글이라니요!! @_@
전 선배님이 올리신 글을 모아서 책
한권 내도 좋겠다구 생각했는걸요^^
글구 아직 콜라텍 은퇴하실
나이는 아니실텐뎅ㅎㅎ
우아! 저도 백수 대기 번호 1번입니다. 저도 콜라텍에 입성할 수 있겠네요. 선배님 전직 훈장의 변신이 어때서요. 낭만이 있는 연주자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전 찻집 주인을 꿈꾸고 있는데요.ㅎㅎㅎㅎㅎ 이도 화류계 진출의 꿈인가요?, 선배님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콜라텍 구경시켜주세요~~~.
문학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는 차 음악 시는 뗄 수없는 낭만적인 필수요소들인가 봐요ㅎㅎ목시인이 따라주는 차 한잔 마시며 <그리움은 문득 문득 잘~지내시나요?> 하며 안부를 물을 수있는 벽 난로가 있는 찻집이 그려 지내요ㅎ 나도 퇴직하기 전에는 실버 찻집이나 차려서 작은 무대차려 놓고 색소폰이나 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건 희망이었을뿐....난 이젠 너무 늦었어요ㅡ은퇴전인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시면 후배님의 꿈은 꼭 이루어 질겁니다ㅎ 그때 한구석 테이불은 내가 자주 차지할겁니다ㅎㅎ콜라텍은 꼭 구경시켜 드릴께요 ㅎ
멋있습니다 선배님 !!! 언제나 들어두 저 노래가락은 항상 슬픈 흥겨움이 밀려옵니다. 거절은 하셨지만, 언제구 입성하실듯 ..... ***
나두 콜라택 데려가
그려ㅋㅋ 콜라 마시러가자ㅎ
나두 육박자 출수있어
그럼 담엔 콜라텍 벙개치자 ㅎㅎ나도 가본지 오래됐다ㅎ
그건좀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