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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진선식,몽돌해변의 우리 가족
jssb11 추천 0 조회 17 14.01.21 08:5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몽돌해변의 우리 가족

 

 

우리 집은 그렇게 넉넉한 살림살이가 아니었다.

아버지 어머니는 얼 마 되지 않은 논농사와 밭농사로 6남매를 키우셨다.

위로 누나 둘 아 래로 남동생 둘 여동생 하나이다.

큰누나는 공부도 꽤 잘했으나 동생 들 때문에 중학교를 마치고 양장기술을 배워 도시로 나가고,

 작은 누 나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큰 누나와 함께 양장점에 취직을 했다.

 

 

 

 

 

바로 밑의 남동생은 유일하게 4년제 대학을 나왔다.

그 밑에 여동생은 오빠 둘이 대학을 다니던 시기라 고등학교에 합격했으나 중학교만 다니고 직업전선에 나섰다.

막내 남동생도 고등학교만 다니고 학업을 그만 두 었다.

당시의 우리 마을에서는 이런 정도만 해도 꽤 괜찮은 편이다.

다른 집에는 중학교도 가지 못한 친구들도 있었다.

 중학교만 다닌 여동 생은 오빠들 때문에 희생된 삶에 대해 가끔 부모님께 원망을 늘어놓곤 했다.

 여동생만 생각하면 마음이 여전히 편치 않다.

 

큰 누나는 거제면에서 조그마한 슈퍼를 내어 열심히 살고 있다.

작은 누나는 종교가 같아 만나게 된 남편과 경기도에서 살고 있다.

대학 나온 남동생은 IMF여파로 힘들게 살다가 이제는 조금 여유가 있어 보인다.

 

아버지 어머니는 그리 건강한 편이 아니다.

 아버지는 결핵을 앓으셨고 어머니는 두 무릎을 수술해 걷는 것이 불편하다.

아버지께서 마산 결핵요양병원에 계실 때 어머니는 손수 가계를 꾸려나갔다.

지금은 완치 되었지만 그때에는 큰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면회를 마치고 집으로 갈 때는 무거운 책임감이 나를 짓누르곤 했다.

 

내가 태어난 학동이라는 마을은 꽤 유명한 관광지이다.

바닷가에 작은 몽돌이 넓게 펼쳐져있고 인근에는 해금강이라는 명승지와 외도라 는 유명한 곳이 있어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사철 내내 찾아오는 곳이다.

 

 옛날에는 차가 다니지 않고 넓은 농토도 없는, 태풍이 불면 집채만 한 파도가 마을을 삼킬 듯 달려드는 데

터를 잡은 조상들이 무엇 하러 여기까지 와서 살았을까 하고 원망도 했었다.

지금은 관광객을 대상으 로 횟집도 많이 생기고 숙박업소가 늘어나 옛날 모습은 사라지고 여느 관광지와 다를 바가 없다.

부모님도 뒤늦게 농사짓던 논에다 집을 짓고 횟집을 열었다.

늘그막에 장사를 하다니 장남으로서 미안함이 늘 마음 한 쪽에 남아 있었다.

지금은 막내 남동생과 여동생이 맡아 운영하고 있고 옛날보다는 여유 있어 보여 한시름 놓게 되었다.

고생하다가 이제는 편치 않은 노구를 이끌고 두 분만 계시는 모습을 보니 하루 빨리 모셔야 한다는 생각뿐이다.(진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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