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틈탄 노동개악, 노사합의 파기! 부산교육청 규탄한다!
부산교육청은 더 이상 ‘신의성실’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자격이 없다.
부산교육청은 학교 급식실의 조리사 결원 시, 해당학교에서 자격을 갖춘 조리원 중에서 한명을 조리사로 선임해 왔으며, 2017년 단체협약으로 이를 정하고 성실히 이행하여 왔다. 이는 정해진 시간내에 단체급식을 해내야하는 고강도 노동 속에서 조리종사자들의 조직적인 협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조리사가 작업반장의 역할을 해야 하는 급식실 업무의 특성으로 인한 불가피하며 합당한 조치였다.
올해 학교급식실의 정기전보가 전면 시행되면서, 부산교육청과 부산학비연대회의(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 전국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는 부산교육청 소속 조리원 중에서 조리사를 선발하기 위해, 지원 기준과 선발방식에 대해 지난 5월말부터 세 차례(5/26, 5/29, 6/11)에 걸쳐 협의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마지막 조율을 앞두고 6월 15일, 부산교육청은 기존의 입장을 뒤집어 “조리사는 신규채용한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
이러한 부산교육청의 행태는 단체협약을 파기하고, 세 차례에 걸쳐 조리사 선발에 대해 협의하여온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기만한 것이다. 또한 기존에 조리사 선임 시 퇴직금, 연차휴가가 연속 되어온 조건이 ‘신규채용’으로 인해 단절되어 후퇴되는 것일 뿐 아니라, 단체급식이라는 업무특성을 철저히 무시하고 급식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처사이다.
지금 학교급식 현장이 얼마나 힘든지, 김석준교육감은 제대로 알고나 있는가?
조리원 1인당 감당하는 식수인원이 많아 학교 급식실의 노동강도는 고질적인 문제로 한 사람만 바뀌어도 나머지 조리종사원의 노동강도가 높아져 급식을 해내기 위해 초죽음을 각오해야한다. 그런데 올해 첫 급식실 정기전보로 인해 학교별로 급식노동자의 절반이 교체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단계별 배식으로 배식시간이 2~3배까지 늘어나 전체 근무시간이 늘어나고,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마스크를 쓴 체 휴식시간도 없이 일하다가 쓰러지기까지 하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이중고, 삼중고의 사상최악의 노동을 감당하고 있는 학교급식실이다. 사태가 이럴진데, 단체급식의 작업반장격인 조리사를 신규로 채용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코로나로 모두 어려우니 어떻게든 감당하겠다’고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합의 파기, 노동개악이 무슨 짓이란 말인가! 코로나19 위기를 틈타 노동개악, 합의파기하는 부산교육청은 학교비정규직노동자, 급식실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양심도 신의도 없는 것인가!
김석준교육감은 부산의 교육수장으로서 코로나19사태 시기에 더욱 책임성있게 학교현장을 살펴야 한다. 급식현장 노동자들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급식노동자가 쓰러지든 말든, 급식이 제대로 나가든 말든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휘두르는 인사권한은 그야말로 ‘갑질’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틈탄 부산교육청의 갑질은 이뿐만이 아니다.
노사가 이미 합의한 급식노동자 산업안전교육도 코로나19를 핑계로 ‘이행할 수 없으니 양해바란다’며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행하기 어렵다면 약속을 지키기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렇게 ‘배째라식’으로 노사합의를 휴지통에 쳐박아버리는 것이 교육당국이 할 행태인가.
부산교육청은 더 이상 ‘신의성실’과 ‘약속이행’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자격도 없다.
부산교육청 김석준교육감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학교급식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고마움과 양심이 있기를 기대하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김석준교육감은 코로나19사태 뒤에 숨어서 노사 합의 파기와 해태, 기만으로 일관하는 지금의 노동개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김석준교육감은 단체급식의 업무특성을 고려해 원활한 급식이 이루어지고, 기존의 권리가 후퇴되지 않도록 조리사 신규채용 입장을 철회하고, 높은 노동강도로 몸서리치는 급식현장에 필요한 대책을 세워라!
김석준교육감은 노동조합을 존중하고, 노사간 신의성실 원칙에 맞게 노사합의를 지켜라!
2020년 6월 30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