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주일 공동기도문
하늘에 계신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나님으로 받들게 하옵소서.
바라옵건대 저희를 통하여 아버지께서 거룩한 하나님으로 여김 받게 하옵소서.
그러나 하나님, 오늘 우리들은 종교개혁주일을 맞으면서 기쁨보다는 참회와 용서의 기도를 드립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지만 정작 한국 교회는 자본주의 그 자체는 아닌지요. 바벨탑 세우듯 하는 교회, 권위만 있는 성직자, 물질과 건물만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성장과 군림의 신학만 있고, 사람이 없고 제도와 교리와 건물만 있는 교회는 더 이상 교회일 수 없습니다. 교회가 오래되면 될수록 거기엔 당파가 있고 자본으로 도배한 서열이 있어 왔습니다. 거룩해야 할 노회와 총회에도 정치와 자리싸움이 가득하고 교리와 독단만이 힘을 발휘합니다.
교회에 사람이 없습니다. 진정 하나님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이 만든 피조물을 애타게 그리워하고 계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보다 더 사무치고 애절하게 우리를 그리워하신다는 것을 이 시간 쌍샘자연교회 교우들은 고백합니다.
종교개혁주일 아침, 우리를 돌아봅니다. 교회인 우리가 점점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가고, 믿지 않는 이들로 부터 교회가 그들만의 잔치이고 그들만의 리그라고 보여 지고 있지는 않은지요. 기독교 신자라고 밝히는 것이 부끄러운 지금의 교회 모습을 보면서 당시 중세의 캘빈의 심정을 헤아려봅니다. 독일 나찌 치하의 옥중에서 순교한 본회퍼 목사님이 그립습니다.
하지만, 힘겹고 지친 이들에게 희망과 생명의 끈을 이어주는 작은 교회들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꼭 그렇게 필요한 곳에, 절실한 곳에 소박하신 예수를 보내주십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종교개혁주일을 맞으며 바람이 있다면 우리 공동체가 하나님의 쓰임에 합당한 공동체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점점이 십자가의 길을 걸을 때 긴장하는 우리교우가 되게 도와주세요. 거침없이 안식일 법을 어기며 병을 고치실 때, 우리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 우리의 선교임을 기도합니다. 율법학자나 바리새파나 사두개파의 비위를 거스르며 다가오는 주님은 순전히 우리를 위해서만 오신 분이십니다.
주님, 바라옵건대 우리에게 소박한 믿음을 주옵소서. 제자들이 예수를 버리고 달아날 때 한 모금의 물을 먹이려고 애쓰던 그 여인의 믿음을 배우게 하소서. 그런 소박한 믿음들이 모여져서 이제는 종교개혁주일이 참회의 날이 아니고 축제의 날로 예배 들여지길 기도합니다.
기도드리옵건대 오늘 소종영 목사님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에게 주실 말씀이 목사님을 통하여 전해질 것을 믿습니다. 다짐하오니, 우리의 교회는 한 두 사람이 아닌 모두가 필요한 교회요, 밖으로는 예수님 모습 같은 교회가 되기를 빌고 빕니다. 오늘날 교회가 위기라면 그 시련 또한 반석위에 믿음으로 다져주시는 예수님이심을 믿습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심을 감사드리며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