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제천이 지척이다. 한시간 반나절 생활권으로 가까워졌으니 격세지감이다. 줄잡아 6시간 콩나물시루처럼 빽빽 히 들어선 열차를 타고 팔당역쯤에선 파는 물수건으로 얼굴을 세척, 선반위에 자리한 어린 아이들을 들깨워 하차시켜야했던 시절이 꿈만같다. 쓰리꾼이 들끓던 시절 상이용사 갈큐리 손, 눈 마주치기가 무섭게 껌 한통은 사야 안심이 됐다. 파카 만년필은 이미 내몸을 떠난지 오래 돈지갑도 내것이 아닐때가 많았다. 청량리 역 출찰구가 겁나 멀리 개구멍으로 나가야 할정도로 어깨들이 극성을 부리던 시절 서울한번 오려면 대단한 용기와 각오가 필요했다. 바로 70년전 제천 청량리역을 오가던시절 호랑이 담배먹던시절을 기억하는 우리들은 요즘세상이 별천지나 다름없다. 보리고개를 넘고 넘어 라면으로 간식을 즐기며 온갖 인스턴트 식품이 즐비한 거리를 걷느라면 그때는 왜그리 배를 곯았는지 고구마 겨란 한개로 운동회 점심을 떼우고 콩나물죽 씨래기 죽에 감자개떡으로 끼니를 해결하거나 초근목피로 허기를 면해야했던 시절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자는 절규가 심금을 울리던 때가 엊그제 같다. 서독 광부 간호사들이 달라를 채곡 채곡 모으고 있을때 독일 아우토반에선 박정희대통령의 눈물이 거리를 적시고 농촌 지붕은 스레트로 변해갈때 1주일 하루 한끼는 분식으로 배를 채워 가면서도 이땅의 젊은이들은 민주화에 목말라 하며 거리를 누볐으니 격세지감이 이보다 더할수가 없다. 오늘의 우리가 이만큼 살고 있음에 모두가 깨닫는 바 있다면 한순간의 실수가 어떤 종말을 초래할지를 걱정하지 않고 어떻게 내일을 맞이할수 있단말인가. 유권자들이어 깨어나 하늘을 울어러 보라. 한점부끄럼 없는 해맑은 저하늘이 먹구름으로 뒤덮여 지지 않도록 다함께 현명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가슴에 새기고 깨끗하고 소중한 한표를 던져야 할것이다. 어떤일이 있어도 좌빨이 설치고 범법자가 판을치는 국회는 만들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2024.3.24일 제천발 청량리행 KTX이음 차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