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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의 아메리카, 천 개의 자유를 만나다
머리말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며...
길은 이별이고 만남이다.-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내가 느낀 미국은 원주민이었던 인디언을 보호구역에 가두고 신대륙 개척이라는 빛 좋은 명분하에 아메리카를 점령한 유럽인들과,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고 온 흑인들과 세계 각국의 여러 인종들이 채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출발지는 오하이오의 콜롬버스였고, 태평양의 서부 해안에서 일몰을 보고 대서양의 동부 해안에서 일출을 보자는 분명한 목표 사이를 방황했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프롤로그
길, 풍경, 바람, 그리고, 친구를 만나고 싶었다.
그것이 이번 대륙 횡단의 발로,
잭 케루악의 『On the Road』를 옆구리에 끼고,
새로 장만한 용량 두둑한 MP3플레이어에 음악을 가득 구겨 넣은 채
카메라 가방 한 편에는 스케치 노트를 꽂고,
첫 비행기를 기다리며 느끼는 행복함...
그래 이 느낌이었어.
너무나도 그리웠던...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미국 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스케치.
비록 비행기는 연착이었지만, 걱정할 것 없다.
나에겐 충분한 시간이 있는걸.
○ 출발 오하이오, 콜롬버스
#001 콜롬버스에 왔다!
미국에 유학 온 펭귄, 훔볼트
#002 자동차는 SUV 폰티악 바이브(주차장사고로교체) ENDEAVOR=노력
#003 음식 구입 전기밥솥, 아이스박스, 기타 잡동사니 구입 2만여 킬로미터의 여정시작
#004 한국에서 구입한 미국 안내 책자, 미국 전도, 카메라, 나침반, 수첩과 필기구들, 계획표
○ 창 아래서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애나
#005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기분좋은 아침을 맞는다. 인디애나 주 의사당
#006 훔볼트의 마음만큼이나 황량한 인디애나폴리스의 풍경
On the Road 미지의 장소를 향해
#007 고독은 시간과 공간을 더욱 부풀리고 팽창시켜,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장소를 더욱 멀리, 그리고 점점 더 알 수 없게 만든다.
○ 시카고의 푸른 밤 시카고, 일리노이
뭉게구름 가득하던 그 겨울 저녁의 시카고, 미시간호에서 실려오던 가느다란 바람을 맞으며 끝없이 늘리고만 싶던 영원 속에 나의 작은 마음을 조아린다.
#008 미국을 횡단하게되면 반드시 들러보고 싶었던 도시가 시카고였다. 시카고 갱단이 생각나던 다리 밑을 지난 시어스타워에 올랐다. 쌍둥이 옥수수빌딩을 쳐다보며 훔볼트와 나, 남자 둘이 다정한 척 하며 밤거리를 걸어본다.시카고 밤거리에 취애 하우스 오브 블루스에 들렀다. 내부에는 듣기 좋은 재즈가 흘렀고 천장에는 여러 재즈리스트들의 부조가 진열되어 있었다.
#009 드넓게 뻗어 나가던 평원이 잠시 호수에서 쉬어 가는 위치에 있는 시카고, 덕분에 지형적인 장벽이 전혀 없어 여름에는 내륙에 건조 열풍을, 겨울에는 북쪽 한랭기단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 무척 덥고, 무척 추운 도시이다.
시카고 거리에서 만난 블루 리본 택시, NOT FOR HIRE라는 뜻은 누구에게도 고용되지 않은 입장에서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 서부로 가는 길목 세인트루이스, 미주리
미주리의 세인트루이스, 미시시피 강을 건너 서부로 가는 길목을 상징한다는 거대한 문을 가진 도시.
#010 새벽, 시카고를 떠나 70번 고속도로에 들어선다.
#011 세인트루이스에 들어서면서 멕시코만을 향해 오랫동안 흘러갈 미시시피 강을 건넌다.
눈부신 아침 햇살을 안은 채 우리 앞에 웅장한 모습으로 게이트웨이 아치가 나타난다. 게이트웨이 전망대 아래 펼쳐져 있던 세인트루이스 시내를 활보했다. 책 읽는 언니 조각상 , 낡았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On the Road 길위에서
#012 철로 근처의 작고 어둡고 허름한 모텔 방에 누워 종일 잠만 잤다.
미국적이라는 게 어떤 것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 광대함과 어떤 적막감, 그리고 고독이랄까.
#013 한밤 평원에서 유성을 봤다. 끝없는 길에서 스티븐 스필버스의 영화 질투가 생각나게 하는 낡은 트럭을 기름을 넣던 주유소에서는 버려진 낡은 자동차를 보았다. 인간 세상을 여행하다 낡아버린 것들의 운명이란
#014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추어섰다.
#015 한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길가의 크지 않은 모텔에 들어섰다. 나는 분명 세계의 끝으로 간다.
○ 병풍같은 로키 산맥 덴버, 콜로라도
이미 차는 빠르게 덴버의 위트리지를 지나 70번 도로에 올라서고 있었다. 눈앞엔 로키산맥이 웅장하게 지켜 서 있다. 긴 평야 끝에 만난 거대한 산맥, 그 밑에 있던 중부 최대 도시 중 하나인 콜로라도 주의 덴버.
#016 덴버 시내에 들어서자마자 어느 조각상이 우리를 맞아준다. 콜로라도의 주 의사당. 주마다 돌아다니다 보니 주 의사당 첨탑 지붕에 금칠을 했는지 못했는지가 주의 경제력이나 권위 등등의 척도가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덴버 시청, 무릎 꿇고 앉아 있는 버펄로 기둥 장식, 덴버 시내 중앙의 기다란 쇼핑몰 거리에는 셔틀과 마차,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무척 맘에 드는 공간이 있었다. 일반 시내 버스 종류도 다양하며,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배려도 있다! 깨끗한 거리에 보라색 택시도 달린다. 예로부터 고귀함을 상징한다는 보라색, 정신이상자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란다. 무료 셔틀버스! 하이브리드 전기버스였다. 훌륭한 노면전차, 하얀색에 내부까지 깨끗하고 넓어 무척 맘에 들었다. 길을 걷다가 컨벤션센터를 들여다보는 파란곰과 마주쳤다. 로키 산맥만큼이나 커다랗다. 단정학고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거리의 시계.
#017 그 세계, 로키산맥이 가까워지고 있다.
#018 날개 없이 하늘을 나는 기분 로키 산을 넘는 기분, 높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On the Road 달빛 아래 로키 산
로키산맥을 넘다가 만난 친절한 안내판 얼음길! 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019 중간 보급품을 위해 마트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운전하는 견공이라니!
#020 싸늘한 저녁을 포근하게 감싸주던 로키 산맥 어느 자락에서의 저녁, 하루가 끝나가고 있었다.
On the Road 궤도 이탈
#021 우리는 유타주로 들어선 후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동안 한적함과 함께 했다. 미국의 시골길을 달리고 싶다는 나의 말에서 시작된 무계획 궤도이탈은 여기도 괜찮네 저기도 괜찮네,
종종 여행 후 기억에 남는 곳은 지도에선 찾을 수 없을 때가 있다.
○ 붉은 계곡 모뉴먼트밸리, 애리조나
기다림, 붉은 색 평원의 쓸쓸함, 그리고 미국의 서부.
#022 인적하나 없는 길을 따라가다 유타에서 애리조나로 넘어가는 국도를 달렸다. 가는 중에 만난 유타 주의 붉은 바위산들, 금방이라도 튀어나와 지나가는 차를 삼켜버릴 것만 같다.
모뉴먼트밸리가 가까워오며 서서히 그 웅장함을 드러낸다. 2억1천5백만 년 된 바위들에 높이는 약 100~300미터! 그 웅장함에 실로 압도당한다. 놀라울 따름이다.
#023 강아지 -모뉴먼트밸리에서의 기념품은? 내 방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가늘고 붉은 모래, 그리고 돌멩이들.
On the Road 사진 한 장의 추억
#024 세차
#025 의외로 사막 여기저기에서 연기를 내뿜는 공장들이 많이 눈에 띈다. 유타로 가는 길에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글렌 캐년 댐과 마주쳤다. 이 댐으로 인해 사막 한가운데에 커다란 인공호수 레이크 파웰이 생겼다.
#026 유타 하이웨이 페트롤이란 보안관 배지를 가슴에 붙인 경찰관이 조수석 창문으로 머리를 들이민다. 규정속도의 약 10퍼센트 초과는 용서해준다고 한다. 인증샷!
On the Road 예기치 않게 만나는 곳들
#027 모꾸이 동굴-모꾸이란 말은 700년에서 1200년 사이, 이런 동굴이 삶의 터전이었던 애리조사와 유타에 사는 호피 족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한다. 모꾸이 동굴 전시실-세계의 화폐들
#028 이상하리만큼 깨끗한 하늘과 유타 주 특유의 붉은 빛! 버펄로 농장-광대한 평원
○ 자연스런 침묵 자이언내셔널파크, 유타
#029 자이언내셔널파크 히브리어로 성역을 의미한다. 이 국립공원은 2억2천5백만 년 전부터 형성된 거대한 바위산 덩어리다.
#030 바위산을 뚫어버린 터널.
#031 라스베이거스로!
○ 어른들을 위한 놀이 공간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도박과 매춘이 합법화되어 있는 어른들을 위한 지상 최대의 놀이 동산. 그 어마어마한 자본력 위에 생성된 무섭도록 화려하고, 기발하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에 감탄이 끊이지 않는, 사막 한가운데 존재하는 신기루 같은 도시, 볼거리는 많았지만, 그다지 오래 머물고 싶지는 않았다.
#032 졸타 기계-소원을 이루어주는 기계
#033 호텔 미라지-호텔 구경하다가 날 새는 줄 모른다.-에펠탑 전망대
#034 라스베이거스 도처에는 온갖 도박 기계들이 깔려 있다.
#035 미국에서 잠들지 않는 도시는 뉴욕이 아니라 라스베이거스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036 라스베이거스에석 묵은 숙소가 다른 도시와 차이점이 있다면, 엄청나게 저렴한 숙박료와 침실에 커다란 개인금고가 떡 하니 비치되어 있다는 것.
#037 대낮 라스베이거스 거리의 하이라이트!
#038 중부 지방의 거대한 평원을 넘어오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미국의 광대함이 이상하게도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는 나를 동요시킨다.
On the Road 시간의 경계에서
#039 인간이 만든 시간이라는 의미
#040 거대한 후버 댐은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라스베이거스 대부분의 전기는 사막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에 의존한다.
On the Road 별 빛 가득한 밤에
#041 사막에 가면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 차 위 보닛에 누워 밤하늘의 별 바라보기
#042 이번 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한밤 사막의 길 느낌
○이면의 아름다움 데스벨리, 캘리포니아
세상 모든 길에 끝은 없다. 단지 시작만이 있을 뿐.
#043 캘리포니아에 들어서면서 악몽은 시작되었다.
#044 온몸에 흐르는 한기. 캠프장에서의 아침이 밝아온다. 예술가의 팔레트
미국에서 가장 해발고도가 낮다는 배드워터 연못. 해수면보다 85.5미터가 낮다. 그 뒤로 펼쳐진 광활한 소금 사막. 눈이 내린 듯한 느낌이다. 사막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만큼이나 지구의 마지막을 대비하는 녀석들이 없다고 했던가. 이렇게 무서운 땅에도 생명은 존재했다.
#045 데스밸리란 이름은 말 그대로 서부로 가던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미대륙에서 가장 온도가 높은 곳이다.
#046 DIP표지판-고열로 인해 노면이 심하게 변형되어 들쑥날쑥한 곳을 알려준다.
#047 베이커스필드
○숲의 심연 속으로 세쿼이아내셔널파크, 캘리포니아
#048 ALL PARK ANIMALS ARE WIDE 야생동물을 조심하라
거짓말처럼 웅장한 거목들이 출현한다. 마치 거인국에 들어서는 느낌이랄까.
#049 우편함에서도 집주인의 성격이 묻어 나오는 것 같다.
#050 숲에서 특이한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온다.
○내 마음을 두고 온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051 옆방에도 없으니까 염려 마세요. 금문교의 새벽을 보러 가던 날의 하늘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052 동부에서 밀려난 많은 이들이 황금빛 서부 개척의 꿈을 안고 찾아온 샌프란시스코. 세상에서 가장 꼬불꼬불한 길로 소문난 러시안 힐. 다행히 내려가는 일방통행이다. 전차의 도시답게 다양한 모습의 전차를 볼 수 있다. -보도에 90도로 직각 주차하세요! 땅덩어리 넓은 미국에선 샌프란시스코에서나 볼 수 있는 표지판. 보이는 아름다움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니다.
#053 유니언스퀘어 거리의 소화전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또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
#054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아침, 언덕 위에 있는 예쁘장한 카페.
#055 여행이고 뭐고,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벌러덩 누워만 있고 싶은 날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056 돈 데이비가 스케치한 샌프란시스코의 거리를 집어 왔다.
On the Road 4천 마일을 달려온 석양
#057 정해지지 않은 미래로 인해 인생엔 예기치 않은 여러 극적 요소가 등장하게 마련이다. 1번 국도를 따라 로스엔젤레스로 향하다 석양이 너무나 아름다워 무의식적으로 핸들을 돌려 찾아간 해안 하프문베이...
#058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던 길의 안개.
On the Road 짙은 안개, 모호한 미래
불확실한 우리의 미래,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안개, 다음 날이 올 것 같지 않던 밤...
○호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스, 캘리포니아
깊은 밤,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길. 셀 수도 없이 반복 재생되었던 노래 Hotel California
#059 호텔에 도착한 건 이미 자정이 지난 시각이었고...
#060 로스앤젤레스는 미국에서 가장 고독한 도시랍니다.
바닥에 깔린 별 모양의 보도가 헐리우드를 걷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러 캐릭터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여러 캐릭터로 가득한 거리를 지나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코닥 극장 앞에 섰다. 사람들의 흥분된 기운에 휩슬려 비벌리힐스의 로데오 거리를 걸었다.해질 무렵 산타모니카 해변을 찾았다. 넋을 놓고 바라본 태평양의 일몰, 사람들의 흥겨운 파티 소리, 태평양에서 불어오던 따뜻한 바람에 실려오던 음악..
#061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알 수가 없다.
○바다로 숨어버린 겁쟁이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왜 소들은 땅에서나 물에서나 하나같이 슬픈 눈을 가진 것일까
#062 고장과 수리를 반복하면서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063 맑게 개인 화창한 날, 샌디에이고 시월드로 향했다. 돌고래쇼가 시작되면 돌고래가 열심히 꼬리로 물을 치며 지나간다.
#064 뉴욕에서 일출을 보자고
#065 해가 뜰 때부터 시작하여 해가 질 때까지 계속해서 달렸다.
On the Road 다시 길 위로
#066 매 분, 매 초가 우리네 인생에서는 반환점이 될 수 있다.
#067 차에서 노숙한 다음날 아침 우리는...
○영원한 태양 피닉스, 에리조나
매일 새로운 태양이 뜬다고 믿었던 영원한 태양의 도시 피닉스.
#068 불사조의 도시 피닉스에서 오후를 보냈다. 피닉스는 고대 이집트에 있었던 빛나는 금색 깃털을 가진 아름다운 새라고 한다. 도시는 사막빛 건물들과 선인장 가로수, 중미 분위기가 가득하다. 미국에서는 노후를 보내기에 가장 좋은 도시로 소문이 나 있다고도 한다. 열기를 막기 위해 흙을 발라 만든 레고 블록 같은 집들. 피닉스에서는 가로수도 서와로 선인장이다. 팔을 벌린 듯한 서와로 선인장을 보자 홈볼트가 와락 끌어 안아 본다. 전에도 여러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했는지, 끌어 안는 부분은 가시 없이 맨들맨들하다.
#069 오아시스 같던 도심 한가운데 공원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카메라 셔터음은 영혼을 멈추는 소리같다.
#070 다시 길을 떠난다. 투샨이란 도시를 들를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통과~
On the Road 길 위에서의 상념
#071 그리움이란 그 사람이 떠나간 자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올 자리를 지켜보는 것이라 했던가. 그리움이란 콧가 언저리에 잔재된 사람의 내음 같은 건가 보다. 잊혀지지 않는 잔향처럼 끝없이 코끝을 간질이는 걸 보면.
#072 늦은 밤, 생전 와본 적도 없는 어느 도로 위에서 떠올리는 단상 하나. 나는 왜 여기 서 있을까.
#073 저녁놀에 물든 뉴멕시코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지방 국도를 달린다. 해가 질 무렵 국경 최대도시라는 엘파소에 도착. 리오그란데 강 위로 국경을 넘는 다리 위에 미국으로 들어노는 차들의 불빛이 끝없이 줄지어 있다.
○텍사스의 겨울 햇살 샌안토니오, 텍사스
#074 텍사는 미국 내에서도 자존심이 무척 강한 주이다. 샌안토니오는 규모 면으로는 미국 10대 도시이면서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획득한 곳답게 멕시코 문화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곳이다. 샌안토니오에서 유명한 건 바로 리버워크! 작은 강을 따라 만들어진 긴 산책로이다.
#075 생안토니오 골목을 동네 마실 다니듯 걷는다.
#076 허름한 동네들, 그리고 익숙해진다는 낡음의 의미
익숙해진다는 건 참 슬픈 일이야. 언젠가 식은 커피도 싫증이 날 날이 올까?
#077 샌안토니오에선 참 많은 사람들을 사진기로 찍기도 하고 스케치 노트에도 담았다.
○매듭을 풀어가며 휴스턴, 텍사스
#078 샌안토니오를 떠나면서 우리는 계획과 달리 거대한 갈림길에 도착했다. 중부로 들어서서 대서양을 향해 가는 것과 남부를 따라 대서양으로 가는 길. 멕시코만을 보는게 어때?
#079 도시에 다가갈 때 즈음 아름다운 노을이 우리를 반긴다. 드디어 어마어마한 규모의 휴스턴 시가지에 도착. 완전히 압도된다. 전차가 다니는 도로에는 잔잔한 연못을 배치해 빛의 반영을 만들어놓았다.
#080 대륙 횡단 중 가장 사치스러운 저녁을 먹었다. 소화도 시킬 겸 휴스턴 밤거리를 걷는데장 뒤 뷔페의 작품들이 보인다.
#081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세 명의 아이들이 자기집 앞마당처럼 광장 전체를 누비며 스케이트 보드를 즐기고 있었다.
#082 아침의 휴스턴을 바라본다. 걱정해 줘서 고마워. 잊고 있던 매듭을 풀어 준 것도.
○물 위를 달리다 뉴올리언스, 루이지애나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를 건너며 바다 위를 달리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083 드디어 루이지애나 주 입성. 입구 간판부터 예사롭지 않다. 루이지애나 인포메이션 센터.
#084 루이지애나는 습지가 많다. 그래서 다리로 만들어진 도로가 많다. 그 위를 달리는 빨간 보트 발견! 인구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80퍼센트 정도인 미국은 자동차의 나라다.
#085 드디어 다시 미시시피 강을 건넌다. 괜히 감격. 서쪽으로 갈 때 중북부의 세인트루이스에서 건너고 얼마 만인지.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약 40km 길이의 다리. 시작부터 끝까지 일직선이다.
#086 미시시피주로 들어서서 휴게소에 앉아 저녁을 느낀다.
On the Road 몽고메리에서 행복한 아침을
#087 행복의 가장 큰 장애는 과대한 행복을 꿈꾸는 것이다.-퐁트넬
#088 흑인의 인권을 위해 수 많은 남부 흑인의 행렬이 끝난 곳이 앨라배마의 몽고메리였다.
#089 서쪽으로 가면서 한 시간씩 벌어 놓은 시간이 동쪽으로 가면서 한 시간씩 줄어든다.
○ 커피 이전의 삶은? 애틀란타, 조지아
#090 조지아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태어난 장소이고, 애틀란타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무척 유명하다. 거리를 메우고 있던 수많은 흑인들이 인상적이기도 했던 도시.
#091 이제 애틀란타 시내로 가볼까. 애틀란타는 코카콜라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092 어디서나 아름다웠던 노을 지는 풍경. 조지아 주의 스테이트하우스를 지나 한적한 시내를 천천히 달렸다.
○ 프레임 안의 인생 샬럿, 노스캐롤라이나
중간 기착지의 휴식 같던 도시 샬럿.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해 방을 정리하고 책상 앞에 앉아 색연필을 깎을 때처럼 향긋하고 기분 좋은 느낌들이 스며 나오던 시간.
#093 샬럿은 미국 제2의 금융도시이며 학군이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라이트 형제가 최초로 비행기를 띄우는데 성공한 곳으로 자동차 번호판에 First in Flight라는 문구가 들어 있기도 하다.
#094 휴식이란 이런 것일까? 아무 걱정도, 다음날에 대한 계획이나 긴장도 없었다.
#095 아침에 일어나니 블라인드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096 요요까지 합세해 샬럿 시내를 구경했다. 샬럿 시내에서는 옛 모습의 셔틀버스가 무료로 운행되고 있었다. 미국은 지역마다 도서관이 잘 발달되어 있다.
#097 행복이란 결국 일상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 일상이 지속되는 평범한 날들을 지켜나가기 위한 하루라는 찰리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098 여행의 가장 큰 적은 안락이라고 했던가. 떠나기 전 두 통의 편지를 요요의 집 우편함에 넣고는 빨간 카디널 깃발을 세웠다.
○ 3층의 행복 워싱턴 D.C.
세계를 뒤흔드는 권력. 이 앞에 서면 건물 자체보다 힘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099 워싱턴으로 향하는 하이웨이는 대륙 횡단 중 어느 고속도로보다 산뜻하고 편안했다. 고급스런 버지니아 주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마음이 풍요로워졌다. 들러서 식사라도 하려던 리치몬드를 가볍게 패스하고 저녁 무렵 워싱턴에 있는 홈불트의 친구 집에 도착.
#100 큰 불은 자신이 직접 바람을 일으켜 세력을 더해 나간다.
#101 한밤의 워싱턴 반사 연못에 비추어진 모뉴먼트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169m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석조 구조물로 초대 대통령이 워싱턴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 기독교 국가로 알려진 미국이 이집트의 상징인 오벨리스크를 수도의 중앙에 떡 하니 상징물로 세운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수도 워싱턴에는 이 오밸리스크보다 높은 건물은 지을 수 없다고 하니 모뉴먼트의 상징성을 알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기념 공원 미국의 50개 주와 미국령의 개수만큼 탑이 서 있다. 링컨 기념과 -파르테논 신전을 본뜬 거대한 기념관으로 링컨 대통령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모뉴먼트와 함께 눈에 들어오는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영어 가운데 가장 무서운 아홉 단어: 나는 정부에서 온 사람이고 도와주러 왔다. I'm from the government and I'm here to help. (영어로 단어수가 9개임)
스미소니언 박물관 -17개로 이루어진 이 놀랍고도 거대한 박물관 단지는 탄생부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갖고 있다.
#102 워싱턴에는 관광객보다 경찰이 더 많을지도.
On the Road 필라델피아 거리
#103 영화 필라델피아에서 주인공 앤드류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필라델피아 거리에 앉아~
#104 펜실베니아 주를 세운 윌리엄 펜의 동상이 150m 높이의 시청 탑 위에 우뚝 서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 뉴욕스케치 뉴욕, 뉴욕1
#105 워싱턴을 떠나 95번 주 간선도로를 따라 뉴욕으로 향한다.
#106 인간과 함께 숨 쉬는 도시. 자연속에서의 편안함과는 다른 인위적인 풍요로움.이른 아침의 뉴욕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낯익은 느낌들. 뉴욕거리를 여행자처럼 걷다 보면 애들처럼 유치해지기도 한다.
#107 그곳에 서면 알 수 없는 묘한 고독감이 느껴진다. 뉴욕이기 때문일까? 뉴욕에 어둥미 내리기 시작한다.
○ 비에 젖은 외로운 도시 뉴욕, 뉴욕2
#108 맨해튼 5번가를 걸으며 몇 년 전 혼자 뉴욕에서 지내던 낯익은 느낌이 찾아와 마음이 편안해졌다.
#109 브로드웨를 따라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걸었다.
#110 블루클린에서 맨해튼의 야경을 바라본다.
○ 뉴욕의 태양을 그리워하며 뉴욕, 뉴욕3
#111 저녁의 뉴욕. 맨해튼에서 자유의 여신을 만났다.
#112 한밤의 브루클린브리지는 낮에 보았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113 비 내리는 뉴욕
#114 뉴욕의 일출은 보지 못했다.
○ 그리움을 만난 여행 프로비던스, 로드아일랜드
#115 이제 프로비던스다! 프로비던스가 있는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 그리고 영국으로부터 최초로 독립을 선언한 곳이다.
#116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프로스펙트파크에 오르자 ~~
#117 프로비던스에서 피츠버그로 가는 국도에 또다시 안개가 가득하다.
○ 마지막 안녕 피츠버그, 펜실베니아
#118 피츠버그 도심 한가운데 비처럼 날카로은 건물이 눈에 띈다. One PPG Place 231개의 유리탑과 6개의 건물 군으로 이루어진 말 그대로 유리의 성이다. 1만 9천150개의 반사 유리로 덮여 있다고 한다.
#119 어떤 장소는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결국 우리는 피츠버그의 그곳에서 대륙 횡단의 마지막 저녁을 먹었다.
#120 우리의 여행은 피츠버그 언덕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문을 나서는 순간 끝이 났다는 걸 알았다.
에필로그
나의 그리움들과 만난 여행
기록을 위한 여행 준비
1단계 떠나기 전 기본 준비물 확인
여권과 비행기표 (국제운전면허증)
가이드북 (아는 만큼 보여준다)
지도
책(기다리기 지루할 때)
음악(스마트폰)
휴대용 스피커
전자사전(궁금한 것 해결 못할 때)
태엽 손목 시계
휴대용 알람 시계
소형 변압기(미국은 110v)
소형 충전 면도기
휴대용 칼과 플래쉬 라이트
쇠줄 번호 자물쇠
나침반
우산
세면도구
선글라스
구급약
영양제
지퍼 백
옷가지
취사도구
메모 도구
현지인들을 위한 선물
현금
2단계 스케치 도구는 챙겼나?
3단계 카메라 렌즈를 확인하자!
이장희
도시계획을 전공했고 뉴욕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했으며 여러 매체에 사진과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싸이월드 하루키 커뮤니티 커피를 마시는 어떤 방법에 대하여 초대 마스터, 싸이월드 아트 페스티벌 2006년 심사위원 등등 글, 그림, 사진과 관련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싸이월드 인기 공식 페이퍼 풍경과 함께 한 스케치 여행을 2004년부터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쓰고 찍고 그린 책으로 『풍경과 함께 한 스케치 여행-뉴욕』이 있다.
낯선 곳을 여행하며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글 쓰는 시간이 숨쉬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행복하다는 저자는, 자유와 동경과 치유의 파란색을 좋아한다. 미국을 여행하면서 제일 많이 그리고 찍은 것도 구름만이 유영하는 파란 하늘과 그 아래 끝없는 길, 그런 파란색처럼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숨을 크게 들이쉴 수 있는 넓은 창이 되었으면 한다.
아메리카, 천 개의 자유를 만나다
스케치북, 카메라, 친구와 함께 한 미국 횡단 스토리
초판1쇄 인쇄 2007년5월9일
초판1쇄 발행 2007년5월16일
지은이 이장희
펴낸이 이종문
펴낸곳 위캔북스
등록 제406-2006-000020호
주소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514-6
편집부 031-955-6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