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도구”
2023. 7. 17
우리는 어떠한 일을 할 때든 거기에 적합하게 필요한 도구들이 있다. 요리를 할 때에는 도마와 칼, 냄비가 필요하고, 글을 적을 때는 종이와 펜이 필요하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목적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도구들을 적절히 사용하면, 편리하고 빠르게 일을 진행할 수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느님께 믿음을 드러내는 기도를 할 때에도 필요한 것들이 몇가지 있다.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초, 거룩한 주님을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상들, 하느님 말씀이 기록된 경전인 성경, 묵주기도를 위해서는 묵주도 필요하다. 이러한 영적인 도구들은 그 기도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든 나에게 준비되어 있는 나의 영혼이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우리들에게는 하느님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그분으로부터 창조된 우리 내면에는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이 가득하다.
그렇기에 어쩌면 기도할 때 다른 도구가 없더라도, 나의 마음과 정성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주님과의 완전한 영적인 친교를 나눌 수 있다. 그분은 나를 항상 잊지 않으시고, 나에게도 그분께 대한 믿음과 사랑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분의 사랑과 축복 가운데 항상 머물러 있음에 대해, 우리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기도에 앞서 나에게 표징이 되고 의미가 있는 영적인 도구들을 준비하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확신에 가득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할 때 우리는 진정 하느님께서 쓰시기에 합당한 그분의 자녀요, 복음의 선포자인 도구로서, 이 세상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