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림책, BIB 그랑프리 · 황금사과상 휩쓸어
세계 3대 그림책 상(안데르센 상/라가치 상/BIB 상) 중 하나인 BIB 상에서 한국의 그림책 «달려 토토»(조은영 글·그림/보림출판사)가 그랑프리를, «어느 날»(유주연 글·그림/보림출판사)이 2등 격인 황금사과상을 받았다. 44개국 356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원화 2,318점이 출품된 가운데 거둔 쾌거이다. 또한 한국 그림책 최초로 그랑프리를 받은데 이어 황금사과상까지 한 출판사에서 받아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Biennial of Illustrations Bratislava(이하 BIB)는 1967년부터 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협력, 유네스코 후원으로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리는 전통과 권위의 그림책 축제. 각국 IBBY지부에서 1차 심사를 거쳐 출품된 그림책 원화를 BIB 국제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하여 그랑프리 1명, 황금사과상 5명, 황금패상 5명에게 시상한다. 이 상은 그림책의 예술적 가치와 새로운 시도가 평가의 기준이며, 최근 그림책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로 여겨진다.
IBBY 한국 지부인 KBBY(위원장 김세희)는 실행위원회와 심사위원단을 꾸려서 꾸준히 BIB에 출품했으며, 1989년 강우현 작 «사막의 공룡»이 황금패상을, 2005년 한병호 작 «새가 되고 싶어»가 황금사과상을, 2007년 윤동재 글 김재홍 그림의 «영이의 비닐 우산»이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한국 그림책은 지난 몇 년 간 볼로냐에서 라가치 부문별 우수상이나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주요 국제 그림책 상에서 최초로 그랑프리를 획득함으로써 다시 한 번 세계 그림책 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랑프리를 받은 «달려 토토»는 경마장에 간 어린이의 눈에 비친 말들의 다양한 동작과 표정을 대단히 역동적이고 개성적으로 표현한 수작이며, «어느 날»은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가 여백의 미와 흑백의 묘미를 미학적으로 완성도 높게 살려낸 아름다운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그랑프리 작인 «달려 토토» 원화는 2013년 볼로냐 도서전 메인 전시장에서 열리는 특별전에 초대되고, 볼로냐 일러스트레이션 전시 도록 표지에 실린다. 또한 BIB 2013 특별전에 안데르센 수상작과 함께 전시된다.
한편 KBBY는 지난 5월, IBBY에서 주관하는 안데르센 상 심사에 최초로 후보를 내고, 2012년 볼로냐에서 수상자가 발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안데르센 상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크리스티네 뇌스틀링어, 앤서니 브라운, 토미 웅거러 등 안데르센 상 수상자 명단에 한국의 후보 황선미와 홍성찬이 포함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IB 공식 심사평
BIB 2011 그랑프리 «달려 토토» (조은영 글·그림/보림출판사)
This book shows different styles in a fresh and expressive way. It tells a story that catches the attention of the reader enriching each page with a surprising layout indicating a great personality.
이 책은 신선하고 풍부한 표현 방식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독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이야기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놀라운 레이아웃과 함께 더해져 작가의 훌륭한 개성을 보여준다.
조은영
1981년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전문대학원 일러스트레이션 전공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꾸밈없이 바라보고, 그것을 그림책에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이 작가의 바람이다. 때로는 외면하기도 하는 일상의 부분을 순수한 아이의 시각으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이 책은 ‘그림책’에 대한 작가의 의지를 담은 첫 번째 작품이다.
BIB 2011 황금사과상 «어느 날» (유주연 글·그림/보림출판사)
Limited colors and stylized shapes flow in a poetic space that recreates a simple narration with almost a musical rhythm in a quiet atmosphere. The illustrator conveys a whole world of emotions with minimal elements.
제한된 색채와 양식화된 형태가 하나의 시적인 공간으로 흘러 들어 고요한 정취 속에서 음악적인 운율과 함께 하나의 소박한 이야기를 불러낸다. 작가는 소소한 것들을 가지고 모든 정서를 전한다.
유주연
1983년 서울 출생
수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전문대학원 일러스트레이션 전공
한양대학교 대학원 미술치료학과 재학
도시 속에 살면서 그 나름의 조형성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지만, 언제나 자연을 동경하고 자연의 품을 그리워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빨간 새처럼, 어느 한곳에 머무르는 것보다 신비롭고 다채로운 세상을 마음껏 경험하고 싶은 바람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시상식 사진
그랑프리 수상
(왼쪽부터) Murti Bunanta(인도네시아, 심사위원단장), 문화부대표(슬로바키아), Dušan Roll(슬로바키아, BIB 국제위원회 명예회장), 권윤덕(BIB실행위원장, 대리 수상), Zuzana Jarošová(슬로바키아, BIB 국제위원회장)
황금사과상 수상
(왼쪽부터) Murti Bunanta(인도네시아, 심사위원단장), Zuzana Jarošová(슬로바키아, BIB 국제위원회장) / 황금사과상 수상자 5명(권윤덕 BIB실행위원장 대리 수상)
첫댓글 황금사과상이라~ㅋㅋ 이름이 예쁘네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그림책의 거장들이 많이 배출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