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가려움증 원인과 증상
★ 원인 및 증상
심인성을 제외한다면 항문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대부분의 요인은 본인의 일상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비누나 바디클렌저 등으로 항문과 그 주변을 심하게 씻는 경우, 그 자체가 자극으로 작용하여 가려움증을 유발 할수 있습니다. 반대로 평상시 항문 주위를 잘 씻지 않거나, 배변 후 뒤처리를 깔끔하게 못하는 경우 대변이 자극원으로 작용하여 항문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1. 감염성 질환에 의한 항문가려움증
유아와 소아의 경우 감염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흔하며, 특히 요충에 의한 감염이 가장 흔한 항문가려움증의 원인입니다. 요충은 사람이 유일한 고유숙주이며, 성인보다는 소아에서 흔히 감염되는 내부 기생충입니다. 요충의 감염 경로는 환자의 항문 주위에 산란된 충란(이 손을 통하여 감염자에게 섭취되면 자가감염이 이루어지게 되며, 그 결과 요충에 지속적으로 감염된 상태가 됩니다. 또한 환자와의 신체접촉이나 옷 등을 통하여 가족이나 주위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항문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소아가 있으면 제일 먼저 요충 감염 여부를 확인하여 2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충에 의한 가장 특징적인 임상 증상은 특히 밤에 심해지는 항문가려움증입니다. 이는 요충이 밤에 항문으로 나와서 충란을 산란하기 때문이며, 가려움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항문습진과 이차세균감염에 의한 농가진이나 연조직염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감염 정도가 심한 경우 식욕부진, 체중감소, 정서불안, 야뇨증 등과 주의력 산만 행동장애와 같은 요충성 신경증을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요충 외에 유아와 소아에서 항문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다른 대표적인 감염 요인들에는 칸디다 감염과 옴이 있습니다.
칸디다는 기저귀피부염에 걸린 유아와 소아에서 2차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며, 기저귀를 차고 있는 유아와 소아에서 항문가려움증이 있을 때 꼭 감별해야 합니다.
성별이나 인종에 따른 차이는 없으며 대개 생후 3~12주에 시작되어 6~12개월에 가장 높은 유병율을 보이나, 요실금을 보이는 성인에서도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병변은 진행되는 홍반성 가장자리나 그 주위에 위성 병변으로 작은 고름물집이 특징적으로 발생합니다.
또한 감염된 피부에 균열이 나타나며 표피가 물에 불은 듯한 형태를 취하는데 항문 주위를 긁어서 KOH 도말 검사와 진균 배양검사를 시행하여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포도알균, 사슬알균, 곰팡이, 단순포진바이러스 등의 여러 감염질환이 항문가려움증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옴은 최근에 다시 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질환으로, 전신에 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병변이 발생 가능합니다. 성기주위와 항문주위, 양손, 배꼽, 신체 중 접히는 부위에 잘 발생하므로 특히 밤에 항문가려움증이 있을 때에는 옴인지도 감별해 봐야 합니다.
2. 성전파질환에 의한 항문가려움증
성인에서는 사마귀, 단순포진 바이러스, 매독, 임질 등의 성전파질환에 감염 될 경우 항문가려움증이 잘 발생합니다.
사마귀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으로 피부와 점막에 양성증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노출 부위인 손, 발, 다리, 얼굴에 주로 발생하며 성 접촉을 통해 성기에도 잘 발생합니다. 사마귀는 보통사마귀(common warts), 편평사마귀(plane warts), 손발바닥사마귀(palmoplantar warts), 성기사마귀(genital warts)의 4가지로 크게 나뉩니다.
항문주위 소양감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사마귀는 성기사마귀입니다. 성기사마귀는 초기에 표면이 윤기가 나는 작은 구진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구진이 모여 산딸기나 닭 볏 모양으로 되기도 합니다. 또한 전염력이 강하여 한 번의 성접촉으로 약 50%가 감염될 수 있으며, 대개 성교 2~3개월 후에 피부병변이 나타납니다.
표면이 편평한 구진성 성기사마귀에서 상피내암의 조직소견을 보이는 것을 보웬모양 구진증(Bowenoid papulosis)이라고 하는데, 드물게 악성종양으로 변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음문에 보웬모양 구진증을 갖고 있는 여성이나, 보웬모양 구진증을 갖고 있는 남성의 배우자는 자궁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 깊게 추적관찰 하여야 합니다.
단순포진바이러스는 2가지 형이 있으며, 입술 포진의 대부분이 단순포진바이러스 1형에 의해 유발되는 반면, 성기 감염의 대부분은 단순포진바이러스 2형이 원인이 됩니다. 단순포진바이러스의 전파는 감염된 세포 혹은 조직액과 직접 접촉 및 흡입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임신기간 동안 임산부의 성기 부위에 감염이 있을 경우 태아 감염을 일으키기도 하며, 분만 시에는 신생아에게 전파되어 신생아 단순포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성기 부위 궤양의 가장 큰 원인은 단순포진바이러스 2형에 의한 음부단순포진 입니다. 대부분 성접촉으로 발생하며 성적으로 왕성한 젊은 성인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보통 성기와 항문 주위에 약간의 소양감과 함께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처음 감염된 경우 동통, 가려움증, 배뇨곤란, 질 또는 요도 분비물이 흔한 증상이고, 고열, 두통, 근육통, 권태감, 국소 림프선종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피부병변은 보통 2~3주 정도 지속되며, 재발성 음부포진은 작은 물집이 나타나기 전에 화끈거림 혹은 가려움증을 호소하지만, 처음 감염된 경우의 피부병변보다 범위가 작고 6~10일 내에 자연치유 됩니다.
매독과 임질은 대표적인 성전파질환으로 주로 성기주위에 병변을 일으키고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입니다. 항문 주변에 병변이 생길 경우 항문 주위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매독의 경우 조기매독에 해당되는 1기, 2기 매독과 만기매독에 해당하는 3기 매독(피부 또는 심혈관, 신경의 침범)으로 나눌 수 있으며, 주로 성기 주위에 병변이 발생하는 것은 1기 매독에서 발생하는 굳은 궤양(chancre)입니다.
매독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30~51%에서 감염이 되며, 약 2~3주 후에 통증이 없는 궤양이 생깁니다. 궤양 부위를 물리적으로 짜면 균이 섞인 장액성 삼출액이 나옵니다. 궤양은 보통 1개 이며, 3~8주 후에 주위 림프절염과 함께 자연히 소실되어 환자 본인이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임질은 남성에서는 급성요도염, 여성에서는 자궁경부염이 나타나는 성전파질환으로 성기 부위 이외에도 직장, 항문, 목구멍, 눈 등을 침범할 수 있으며, 드물게 균이 혈액 내에 전파되면 발열과 함께 관절통과 피가 고인 큰 물집이 특징인 피부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임질환자 및 보균자와의 성교 후 증상이 나타나지만, 남성환자의 15%와 여성환자의 60%에서 증상이 없어 질환의 전파에 큰 요인이 됩니다.
흔한 증상으로 소변을 보기 어려움, 자주 소변이 마려움, 허리나 아랫배 통증, 간혹 직장분비물과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대장항문질환에 의한 항문가려움증
만성 설사나 직장의 탈장과 같은 구조적 이상에 의해 항문 주위 피부가 대변에 노출이 잘 되는 경우 항문가려움증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치열, 치핵, 치루 등과 같은 대장항문질환에 의해서도 항문가려움증의 발생이 가능합니다. 치열은 항문 입구에서 항문 안쪽 치상선에 이르는 항문관 부위가 찢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부분 딱딱한 변을 볼 때 항문관이 직접 손상을 받아 찢어지면서 생기는데, 상처가 발생한 이후에는 항문궤양으로 발전하여 항문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