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의 약초산책 72>
‘오미크론 후유증 관리’ - 오미자(五味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초기 폐 손상을 유발했던 알파 델타 변이와 달리 주로 상기도를 공격한다. 같은 호흡기감염이지만 인후부 쪽의 따끔거리는 증상을 시작으로 간헐적인 기침, 오한, 발열, 무기력, 두통, 흉통, 근육통, 피부통, 호흡곤란, 목쉼, 가래, 미각과 후각의 둔화 등의 증정을 보인다. 그동안 인간과 접촉하면서 터득한 면역회피력으로, 세포독성은 낮춘 대신 감염자 속에서 생존력을 높이고 복제기간을 연장시키는 쪽으로 자세를 바꾸었다. 기도 점막과 소화기관의 신경계 등에 침투하기 쉬운 구조이지만 빠른 확산력에 비해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 증상의 일부가 몇 주 또는 몇 달씩 남아 은근히 지속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른바 감염 후유증이다. 이 후유증이 관리되지 않으면 재감염은 물론 자가면역성을 띠게 되어 특히 만성적인 기저질환이 있거나 허약한 체질, 기혈이 부족하여 자연치유력이 떨어지는 고령자들을 중증으로 끌고 갈 수 있으므로 대비가 필요하다.
오미크론 변이의 대표적인 특징은 정상 체온보다 조금 높은 ‘은은한 열’에 있다. 열은 인체감염의 피해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오미크론 발열은 넌지시 참을 만 한 정도의 세력임을 말해준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기침과 함께 몸살, 두통, 근육통이 매우 심해지기도 하고, 처음부터 열이 나지 않은 채 맑은 소변을 보면서 오히려 체온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고령자는 양기가 허하여 낮에 절로 땀이 새거나(自汗), 음이 허해서 밤에도 땀을 흘리고(盜汗), 이 허한 냉기가 또 위장 담낭 비장에 미쳐 소화장애와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드물지만 두드러기 비슷한 다형홍반이 돋기도 하는데 이 발진 역시 허열을 겸했을 때 나타나는 한랭성 알레르기로 본다.
그러므로 오미크론 재택치료에 한의약이 적용되는 기초이자 후유증 관리의 치방으로써, 예컨대 찬 것과 바람을 싫어하고, 사지관절과 살갗이 시큰거리면서 아프며, 입이 쓰고 인후가 따끔거릴 때 꼭 써야할 치풍(治風)의 통용약인 방풍(2)에, 오직 폐경으로 들어가 담을 없애고 기침을 완화하는 길경(3), 염증을 없애고 인후부에 몰린 담과 열을 흩는 요약 현삼(3), 오한으로 발열하고 기침하는 증상을 완화하는 자소엽(3), 기를 잘 통하게 하여 배와 가슴이 그득한 것을 다스리는 진피(2), 폐를 수렴하여 오래된 해수 천식을 그치게 하는 오미자(2) 그리고 감초 대추 생강(각1)을 더하여 한 첩으로 달이거나 차로 끓여 하루 2회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복용한다. 전체 구성에서 비율은 낮지만 오미자는 여기서 군약(君藥)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신정(腎精)이 부족하여 입이 마르는 고령자의 증상을 완화하며, 수렴하고 고섭하여 허증을 개선하는 효과도 크다.
만일 가래가 심하면 반하(1)를, 인후종통이 심하면 금은화 또는 포공영(3), 갈증이 심하면 천화분 또는 갈근(2), 심폐신의 기가 부족한 체질일 경우 황기(3), 흉통 복통으로 힘들면 정향(2), 관절과 근육통 살갗통증 두통이 심하면 강활 독활(각 2), 두드러기 등 피부 알레르기가 길어지면 지황(2)을 추가한다. 이 중 오미자 길경 산조인 진피 자소엽 지황 금은화 포공영은 공히 자가면역성 알레르기 반응을 경감하는 효능을 나타낸다.
오미자(五味子)는 목련과에 속한 목질등본으로 그 성숙한 열매를 볕에 말리거나 증숙하여 쓴다. 과육은 시고 달며, 씨는 쓰고 맵고 짜서 다섯 가지 맛이 나므로 오미자라 한다. 오미자는 충분히 익어 자홍색이 될 때 채취하는 것이 좋으며 갈증에는 생으로 말려 쓰고, 기관지질환에 쓸 때는 꿀을 발라 구워 쓰면 더 좋다. 설사를 그치게 하고 비장을 건강하게 하려면 볶아서 쓴다. 폐와 신 경락으로 들어가, 시고 삽한 성미로 폐기를 수렴하여 기침을 그치게 하고 아래로 신수(腎水)를 자보하여 폐허 신허로 인한 해수 천식을 다스린다. 따뜻한 성질로 한담(寒痰)을 없애며 음허로 인한 식은땀을 그치게 할 수 있다. 또 심기(心氣)를 수렴하는 능력도 있어 마음 안정, 실면다몽(失眠多夢), 호흡곤란도 개선하는데 특히 오미자는 면역기능에 대해 억제와 증강의 양방향조절작용이 있어 감기나 바이러스 등에 의해 폐의 저항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에 상용할 수 있다.
더하여, 오미자는 기가 위로 치밀어 올라 갑자기 손발이 싸늘해지는 증(中氣), 폐한(肺寒)으로 인해 위가 차져 딸꾹질하는 증(咳逆), 복통이 나면서 심한 구토와 설사가 동시에 나타나는 증(癨亂), 비장근(脾臟筋)에 경련이 일어 뒤틀리는 듯한 증(轉筋)을 조화시킨다. 이는 ‘허한 냉기가 위장 담낭 비장에 미쳐 소화장애와 설사를 일으키기도’ 하는 증상을 예방·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작용들이다. 특히 간이 차거나 뜨거우면 모두 충맥의 기를 따라 폐로 상충하는데 이때 오미자의 신맛은 간기를 수렴해서 역상하지 않게 하여 해수 천식을 면하게 해준다. 오미자를 단미의 차로 복용하는 것보다 증상에 따라 예시한 본초 서너 가지를 겸하는 것이 장복에 유리하다. 너무 오래 진하게 복용하면 폐를 지나치게 수렴함으로써 도리어 허열과 습담을 부추기고 다시 기침(痰嗽)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상기한 치방처럼 전체적으로 오미자 분량을 과하게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꽃, 잎
꽃, 줄기
어린 열매
온포기
익은 열매
오미자(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