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2022 바다의 날 성명서] 수족관 감금 돌고래들에게 바다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라
지구상 90% 이상 생명들이 바다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에 의해 수많은 존재들이 바다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6곳의 고래류 감금시설이 있으며, 그곳에는 22명의 고래류가 갇혀 있다.
국제보호종인 제주남방큰돌고래의 경우 1990년부터 20여 년간 불법포획되어 돌고래 쇼에 동원되어왔다. 2005년 제주 비양도 앞바다에서 납치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아직도 호반그룹의 퍼시픽 리솜 수조에 갇혀있다. 무려 17년간 콘크리트 수조에 갇혀 원치 않는 동물착취쇼와 번식 등에 동원된 비봉이를 이제는 바다로 돌려보내주어야 한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홀로 남겨진 흰고래 벨라, 한화아쿠아플라넷 여수의 흰고래 루비는 무리를 지어 사회생활을 하는 고래류의 특성상 심한 고립감과 감금 스트레스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롯데와 한화는 더 늦기 전에 흰고래를 노르웨이에 마련된 벨루가 바다쉼터 등으로 이송해야 한다.
거제시 일운면에 위치한 거제씨월드는 북극해에 서식하는 흰고래 벨루가를 야외 수조에 방치하고 있다. 흰고래들은 여름철 바깥 온도가 30도가 넘을 때에도 큰돌고래들과 같은 수조에서 지내고 있는 것이다. 열대와 온대 바다에 사는 큰돌고래와 북극해에 사는 흰고래는 서식 환경이 완전히 다른데, 적정 수온이 전혀 다른 두 종을 같은 수조에 감금해놓은 것 자체가 학대에 해당한다.
거제씨월드는 이미 돌고래 올라타기 등의 동물학대 체험과 매년 돌고래 폐사라는 열악한 사육 상황으로 악명이 높다. 그런데 최근 호반 퍼시픽 리솜으로부터 해양보호생물 큰돌고래 두 명을 받는 과정에서 해양수산부 허가도 받지 않은 채 돌고래들을 숨겨놓는가 하면, 오히려 환경부에 이 사실을 거짓으로 보고하는 등 공무집행방해 행위를 저지르기도 하였다. 동물학대로 지탄을 받은 시설이 불법행위까지 서슴지 않는 것인데, 이 같은 비윤리적인 시설이 운영을 계속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될 것이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공공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돌고래들을 수조에 가두고 여전히 생태설명회를 빙자한 동물쇼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돌고래 쇼장을 해수 다이빙이 가능한 체험시설로의 조속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제, 울산과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의 큰돌고래들은 대부분 잔인한 돌고래 포획지 일본 다이지마을에서 수입해왔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나서서 이들을 위한 바다쉼터를 건립해 좁은 수조가 아니라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핫핑크돌핀스는 2022년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고래류 감금착취로 이윤을 취해온 기업들이 해양생태계의 보전을 위해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한국정부가 감금 시설에 갇힌 고래류의 바다에서 살아갈 권리 보장을 위해 관련 법 마련과 제도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2022년 5월 31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