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코스 걷기를 마친 후, 이어서 39코스를 해가 질 때까지 조금 더 걸어두기로 합니다.
▶서해랑길 영광 39코스 : 답동마을버스정류장~영광대교~법성리버스정류장 / 16.3km / 6시간 / 어려움
- 영광의 대표적인 포구 법성포로 이어지는 와탄천의 물돌이를 따라 돌아 걷는 코스
- 법성포 굴비와 맛깔나는 남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코스
- 영광대교 아래 펼쳐진 소담한 '모래미해변',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영광대교', 백제시대부터 자리 잡은 항구로 불교문화 도래지 '법성포'
코스 난이도가 '어려움'입니다. 출발지에서 약 200m 이후 시작되어 4.6km 지점까지 여러번 오르락내리락 하는 산길이 난이도를 높인 이유입니다. 우리는 이미 16km를 걸은 이후 날이 흐려 어스름한 산길로 접어들어 체감적으로 더 힘들었던 길이였습니다.
39코스는 백수해안도로 안내판과 함께 시작합니다.
백수해안도로는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km에 달하는 해안도로로, 기암괴석·광활한 갯벌·불타는 석양이 만나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특히 해안도로 아래 목재 데크 산책로로 조성된 3.5km의 해안 노을길은 바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걷기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수상 등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길이랍니다.
초반 200m 정도는 갓길이 없는 차로를 따라 걷습니다.
시점 500m 지점에서 오른쪽 산길로 올라섭니다.
해발 고도 약250~200m 정도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걸으며 오르내리막이 서너번 이어집니다.
눈은 쌓이지 않았지만 간밤에 내린 비로 젖은 낙엽길이 미끄러웠다합니다.
저는 다리 컨디션이 좋지 않아 산길을 피해 해안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생각보다 차량 통행이 많아 한적한 도로는 아니였습니다.
그래도 산길팀 보다는 완만한 길을 걷기에 시간 여유가 있어 도로에 핀 동백꽃도 들여다보고~
햇빛이 없어 회색빛인 밀물이 시작된 바다도 내려다 보며 혼자 터벅터벅 걷습니다.
동백꽃은 이제 피기 시작입니다만, 두어 그루는 만개해 도로에 처연한 모습으로 떨어졌네요. 밟을까 조심조심 지나옵니다...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와 뷰가 좋은 곳임을 강조하는 카페도 몇 군데 지납니다.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는 절벽 아래로 부서진 바위들이 널린 해안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날씨가 맑았다면 옥빛을 띤 해안가였을 겁니다.
ㅎㅎ~ 요러고 혼자 걷고 있습니다.^^
이 섬은 '고두섬'이라는 작은 무인도입니다. 주변에 유일한 볼거리랍니다.
지금이 딱 일몰시간인데.....아쉽게도 해는 하루 종일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영광에서 못 본 노을은 다음 달 고창을 지나며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기대해 봅니다.^^
제가 걸은 77번 국도와 산길을 걸어오는 팀이 만나는 곳, 열부순절지입니다.
날이 맑다면 이곳에서부터가 노을 하일라이트 길인데, 지금은 회색빛 뿐 그 화려함이 연상되지 않습니다.
먼저 도착해 저곳 산길에서 내려올 일행을 기다립니다.
아, 지도에서 산 이름이 없다했더니 구수산 등산로였네요.
일행이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계속되는 오르내리막에 낙엽이 빗물에 젖어 미끄럽기도 해 결코 만만하지 않은 걸음이였다 하십니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
오늘 숙소는 39코스 8km 즈음 지점에 위치한 펜션 삼미랑입니다.
알고보니 얼마전 코리아둘레길에서 각 지역마다 오픈한 쉼터 중 영광지역 쉼터로 지정된 곳이더군요.
위치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한적한 지역에 창문만 열면 바로 바다가 보이는 전망좋은 펜션입니다.
방 크기는 생각보다 그리 넓지는 않아 여자 4명이 누우니 꼭 차는 정도입니다.
난방은 끝내줍니다. 아침에 이불을 걷으니 맨발로 딛기 어려울 만큼 뜨겁네요.
숙소는 보통 2인1실의 모텔을 주로 이용합니다만, 오늘은 해파랑길 걷기부터 몇 년 동안 쭈욱 길을 이어온 길동무들에게 저녁 한 끼를 대접하고 싶어 펜션을 선택했습니다.
덕분에 남성회원님들이 저녁과 아침상 차림을 도와주시느라 애쓰셨네요. 두 분 어찌나 잘 하시는지 감동~~ 감사했습니다.^^
고기 굽기는 태도사님 담당~~
운전도 도사~~ 고기 굽기도 도사세요~~^^
저녁 메뉴는 한우 투뿔 프리미엄급으로 택배 주문을 했어요.
고기 위에 금가루도 뿌렸네요~~ㅎ
미리 준비한 쌈채소에 맑은하늘님이 키워 땅에 묻었다 갖고온 달달한 배추가 인기짱입니다.
숯불에 구운 한우가 촉촉하니 익혀져 식탁에 오릅니다.
마무리는 배추된장국에 길수니님, 봄봄님이 갖고 오신 배추김치 얹어 개운하게 ~~~^^
음료는 생맥주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대형 맥주통~
토로네 여행길 화이팅~~으로 건배주도 나누구요~
선두에서 길 안내하느라 애쓰신 태보이님께 작은 선물도 전달했답니다.^^
아, 그리고 찐 홍게 택배도 있었네요.
밥솥에 살짝 데워 다리 살 쪽쪽 빼 먹고, 몸통은 푹 꿇여 라면을 넣어 홍게라면으로 먹었는데요 맛이 끝내 줍니다. ㅎ~
맑은하늘님 라면 꿇이는 솜씨가 일품이세요. 감사요~~~^^
분명 된장국에 밥 말아서 먹고 마무리했는데....
밥상 정리하고 다시 홍게라면 밥상이 벌어졌습니다.^^
수북하게 꺼내놓은 홍게 껍질~~
게딱지에 국물만 담아 마셔봅니다. 와우~~정말 구수하니 시원합니다. 짱~~~^^
▼둘째날 아침~
둘째날 아침입니다. 커튼을 제쳐 보이는 풍광이 끝내줍니다~~^^
간밤에 비가 또 내렸습니다.
지금은 그쳤지만 오늘 아침 바다도 회색빛입니다. 바람은 더 세졌습니다.
아침도 펜션에서 조리해 먹었습니다.
코다리조림에 배추국인데, 제가 미리 해온 코다리조림은 아무래도 평소 만큼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듯 합니다.ㅋ~~^^;;
어제 숙소였던 펜션 삼미랑입니다. 1층은 카페인데 코리아둘레길 영광지역 쉼터로 지정된 곳입니다.
뜨거운 방도 좋았고, 숙박비도 저렴하고, 운영하시는 분도 친절한데,,,아쉽다면 침구와 수건을 인원수에 맞게 준비해 놓지 않으시고 외출을 하셔서 좀 불편했네요.
둘째날은 어제 전반부를 걸은 39코스를 이어 걷습니다.
바람이 초속 7미터~10미터를 오가는 날이라 바람골을 지날 때는 몸이 살짝 밀리는 느낌도 있었어요~
백수해안도로 데크길을 걷고 있습니다만 흐린 날씨 때문인지 오늘은 특별히 아름답다는 느낌은 없는 평범한 해안길입니다.
전망대에서도 별다름이 없으신지 바로 떠나시네요. 바람이 세게 불어 걸음이 빨라지는 까닭도 있고~
돌아보니 어제 묵었던 숙소가 홀로 덩그머니 뒤에 남아 있습니다.
날이 좋다면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한적한 위치라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호젓하게 노을을 감상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등대가 있는 해안가로 내려섭니다.
바람이 세서 대부분 배들은 정박을 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부교같은 다리가 바람에 흔들리며 부딪치는 센소리도 처음 들어 보았습니다.
해안가로 내려온 덕분에 해안절벽에 부서지는 파도 풍광도 담아 봅니다.
바람소리와 함께 좀 위협적인 느낌이였습니다.
등대가 있던 자리에서 시작된 데크길이 대초마을에서 끝나는데, 지금은 데크길이 폐쇄되어 있습니다.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당산나무 수형이 멋집니다.
바람에 서해랑길 안내 리본이 사정없이 나붓낍니다.
앞으로 보이는 영광대교를 담는데 핸폰이 바람에 밀리며 흔들릴 정도~
차로를 따라 모래미해수욕장을 끼고 영광대교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영광대교를 향해~
어제는 쓰레기 때문에 산만했는데,,, 오늘은 공사구간을 여러 번 지나며 산만함이 여전합니다.
영광대교로 올라서기 전 오르막을 올라서니 등대에서부터 우리가 지나온 길이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길은 영광대교를 건너 법성포로 이어집니다.
얼굴을 때리는 바람이 상당히 거셉니다. 어제 보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긴 했지만 그래도 영상2도라 볼이 따가울 정도로 춥지는 않지만 바람 저항력은 꽤 셉니다. 돌아보니 맑은하늘님, 찬별님은 역시 다정한 부부애로 바람에 밀리지 않으시네요 ^^
영광대교를 건너자마자 계단 아래로 내려서며 대교 밑으로 길이 이어집니다.
까딱하면 지나쳐 직진할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팀 일부도 못 보고 지나쳤다가 돌아오셨네요~
대교 밑을 통과해 법성포로 이어지는 와탄천 물돌이를 따라 걷습니다.
산길을 따라 도는 천변길에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데크 위에 쌓인 낙엽이 그대로 썪고 있어 데크가 오래 못 갈거 같다는 걱정까지 하며 걷습니다...^^;;
산길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쉬고 있는 선두팀을 만났습니다. 맛난 간식도 먹구요~~^^
이곳이 목맥마을 입구였네요.
소항월, 목맥마을, 자갈금.....지명이 모두 특이합니다.
구암천이 만든 억새밭.
아주 넓지는 않았지만 주변과 어울러져 아늑한 분위기가 풍겨 나더군요.
오카라님 ^^
맑은하늘님과 찬별님 ^^
보리밭 같습니다. 한 겨울에 연초록을 보니 상큼하네요~
억새밭을 벗어나 불교도래지 쪽으로 이어집니다. 포구 쪽으로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
이렇게 데크길을 따라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집니다.
영광대교를 배경으로 홀로 걷는 자연벗님 ^^
멋진 수형의 나목 아래를 분위기 있게 홀로 지나는 소향님 ^^
이번에는 소향님, 자연벗님이 함께 되어 걷는 데크길~~^^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도착. 일주문은 인도 간다라 양식의 관문이랍니다.
이곳이 정문 방향인가 봅니다. 서너번 이곳을 올때마다 뒷편 승강기를 타고 와서 이쪽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갔었는데 오늘은 반대 방향으로 진입하네요.
벽돌문이 인도를 연상시키네요.
승려로 알려진 마라난타 존자가 백제에 와서 불법(佛法)과 불도(佛道)를 전래한 곳으로 구전되어 오다가, 1998년 동국대학교 교수진들이 학술연구와 고증을 통해서 현재의 영광 법성포 지역이 백제 불교의 시작지였다는 것이 알려졌고, 영광군이 이를 기념하여 현재의 법성포 지역에 백제불교가 최초로 도래되었던 관광지를 개발하였습니다.
법성포의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가리킵니다.
두 분은 30~40년 전에 영광을 다녀가셨다합니다. 많이 변한 영광을 다시 찾으신거네요 ^^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앙상의 가지가 만드는 아름다움~
회원님들은 부용루 쪽 관람하러 가시고, 저 전시관을 지나 혼자 뒷산으로 먼저 이동하기~
서해랑길은 탑원 뒤쪽으로 이어집니다.
탑원과 법성포
불교도래지를 떠나 숲쟁이꽃동산 쪽으로 이동, 동백꽃이 한창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레임으로 꽃 속에 가두기~~^^
꽃 색깔이 밝은 겹꽃이라 활짝 피면 존재감이 꽤 대단할거 같은 동백꽃길.
숲쟁이꽃동산을 지나고 있습니다. 아래가 영광읍과 법성포가 있는 칠산 앞바다.
법성포의 법성진성.
"법성진성은 남쪽으로 바다와 접한 구릉의 남사면에 있으며, 평면상 직사각형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돌로 쌓은 석성으로, 동서 너비 약 200m, 잔존 최대 높이 300㎝ 내외, 성벽의 너비 700㎝ 내외의 규모이다.
성벽은 외벽을 돌로 쌓아 올리고 그 안쪽으로는 잡석과 흙을 섞어 채워 넣은 형태이다. 법성진성의 성벽은 잔존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동벽은 북쪽의 성벽이 잘 남아 있으며, 동벽과 북벽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은 광주이동통신 중계탑이 설치되면서 파괴되었다."(펌)
법성진성 옆의 담장 벽화 규모가 대단합니다. 그림도 대단히 공을 들인 작품이더군요.
법성포와 오른쪽으로 보이는 마라난타사.
법성진성 전망대
읍내 쪽으로 이동 중.
수형이 멋들어진 나목에 감탄사 보내며~
어느댁 앞마당에서 바다 바람 맞으며 신선하게 잘 말려가고 있는 굴비에 침 꿀떡~~
영광 읍내 거리로 길이 이어집니다. 거리 전체가 꾸리꾸리한 냄새에 젖어 있는 듯 합니다.
`밥도둑`으로 사랑받는 굴비의 본명은 조기입니다. 그물에 걸려 육지로 잡혀온 후에도 조기이며, 소금간을 해서 건조한 뒤에야 비로소 굴비가 된다합니다.
조기를 소금에 10~12시간 절인 후 민물에 보통 3, 4회 세척을 하는데 소금간을 하고 세척하는 것이 기술입니다. 영광굴비는 법성포 칠산 앞바다에서 잡힌 국산 참조기를 가공해 만든 영광의 주요 생산품입니다.
최고 품질의 참조기를 최고의 천일염으로 `섶간`해 세척한 후 건조하는 전통 방식으로 가공해 만드는 영광굴비는 수많은 노력이 더해져 이뤄낸 맛의 결정체라합니다.
굴비를 말리는 방법도 다양하네요. 주차장 건물같은 건조장도 보입니다.
가게 앞 마다 널어 놓은 굴비 꾸러미들~
영광하면 굴비, 굴비 하면 법성포인데 전국 굴비 생산량의 75%를 차지한다합니다.
조기 눈알의 선명함 싱싱함을 말해주는 듯 해요~
굴비 고장답게 온 동네에 구리구리한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굴비 관련 수산업체만도 620여 곳, 굴비정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은 법성포에만 90개가 넘는다합니다.
굴비 냄새 맡으며, 영광 읍내 거리를 기웃거리며 통과해 나오니보니 어느덧 39코스 종점인 법성리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