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第 3 券
030. 平淮西碑 - (韓愈)
天以唐 克肖其德 聖子神孫 繼繼承承 於千萬年
천이당 극초기덕 성자신손계계승승 어천만년
敬戒不怠 全付所覆 四海九州 罔有內外 悉主悉臣
경계불태 전부소복 사해구주 망유내외 실주실신
하늘은 당나라가 선왕의 덕을 잘 따르고
성스러운 자손들이 연이어 왕업을 계승하여
천만 년을 두고라도 공경하고 경계하며
게을리 하지 않을 듯 하여 온 천하를 전부 맡기시었으니
사방 바다 안 중국 땅의 안팎을 논할 것 없이
전체를 다스리어 모두가 신하노릇을 하게 되었다.
高祖太宗 旣除旣治 高宗中睿 休養生息 至于玄宗
고조태종 기제기치 고종중예 휴양생식 지우현종
受報收功 極熾而○ 物衆地大 蘖牙其間
수보수공 극치이풍 물중지대 얼아기간
고조와 태종께서 잘 정리하시고 다스리시고
고종과 중종 그리고 예종이 백성들을 쉬면서 보양케 하여
나라의 생산성이 번성하게 되었으며
현종에 이르러서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어 발전시키니
지극히 왕성하고 풍부해 졌으나 물산이 많고 땅이 커서
그 사이에 혼란의 싹이 움트고 있었다.
肅宗代宗 德祖順考 以勤以容 大慝適去 ○○不○
숙종대종 덕조순고 이근이용 대특적거 랑유불호
相臣將臣 文恬武嬉 習熟見聞 以爲當然
상신장신 문념무희 습숙견문 이위당연
숙종과 대종과 덕종, 순종께서는
부지런하고 너그러이 다스리시어 큰 죄인 안록산은 잘 제거하였으나
가라지풀 같은 잔 적은 다 뽑아버리지 못하였다.
그러나 재상들이나 장수들은
문인으로서 편안히 지내고 무인으로서 즐기기만 하려하여
보고 듣는 일들에 익숙하여져서 당연하다고만 여기고 있었다.
睿聖文武皇帝 旣受群臣朝 乃考圖數貢
예성문무황제 기수군신조 내고도수공
曰嗚呼 天旣全付予有家 今傳次在予
왈오호 천기전부여유가 금전차재여
予不能事事 其何以見于郊廟 群臣震○ ○走率職
여불능사사 기하이견우교묘 군신진섭 분주솔직
성스러운 문무의 덕을 갖추신 헌종 황제께서는
여러 신하들의 입조를 맞이하여 여러 고을의 지도를 연구하고
공물을 따져보신 다음 말씀하셨다.
“아! 하늘은 이미 우리에게 온 천하를 내려주시고
다스리게 하시어 지금은 차례를 따라 내게로 왕위가 전하여졌다.
내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느님과 조상들을 뵈올 수가 있겠는가.”
이에 여러 신하들은 떨리고 두려워서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직책을 수행하게 되었다.
明年平夏 又明年平蜀 又明年平江東 又明年平澤潞
명년평하 우명년평촉 우명년평강동 우명년평택로
遂定易定 致魏博貝衛○相 無不從志 皇帝曰 不可究武 予其少息
수정이정 치위박패위단상 무불종지 황제왈 불가구무 여기소식
다음 해에는 하주의 반적을 평정하고
또 다음 해에는 촉 땅의 반적을 평정하고
다시 다음 해에는 강동을 평정하고
또 다음 해에는 택주와 노주를 평정하고
다시 역주와 정주를 평정한 뒤에는
위주, 박주, 패주, 위주, 전주, 상주가 항복해서
뜻을 따르지 않는 일이 없게 되었다.
황제께서는 이르기를
“무력을 끝까지 쓸 수는 없으니 나도 좀 쉬어야 하겠다.”고 하시었다.
九年蔡將死 蔡人立其子 不許遂燒舞陽 犯葉襄城 以動東都 放兵四劫
구년채장사 채인립기자 불허수소무양 범섭양성 이동동도 방병사겁
皇帝歷問于朝 一二臣外 皆曰 蔡帥之不庭授 于今五十年
황제력문우조 일이신외 개왈 채수지부정수 우금오십년
傳三姓四將 其樹本堅 兵利卒頑 不與他等 因撫而有 順且無事
전삼성사장 기수본견 병리졸완 불여타등 인무이유 순차무사
원화 9년에 채주의 장수 오소양이 죽자
채주 사람들이 그의 아들을 내우고자 하였으나
윤허가 나지 않자 마침내 무양을 불태우고 섭과 양성을 침범하여
동도 낙양을 소동케하며 군사들을 풀어 사방을 약탈하였다.
황제께서는
조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대책을 물으셨으나
한 두 신하 이외에는 모두 말하기를
“패주의 장수가
조정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은 지금까지 오십 년이나 됩니다.
그 사이 세 성의 네 장수에게 전하여지며 그 뿌리가 굳게 박히었고
무기가 좋은 위에 병졸들도 완고해서 다른 곳과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 잘 달래어 거느리어야
순종하게 되고 무사할 것입니다.” 하였다.
大官臆決唱聲 萬口和附 幷爲一談 牢不可破
대관억결창성 만구화부 병위일담 뢰불가파
皇帝曰 惟天惟祖宗 所以付任予者 庶其在此 予何敢不力
황제왈 유천유조종 소이부임여자 서기재차 여하감불력
況一二臣同 不爲無助
황일이신동 불위무조
대관들이 멋대로 결단을 내리고 소리쳐 아뢰니
모든 사람들의 입이 이에 부화하여 다 같이 한가지 이야기만 하여
그 굳은 뜻을 깨칠 수가 없을 듯 하였다.
황제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과 조상들께서 내게 막중한 책임을 부여한 까닭은
아마도 이런 때를 위해서일 것이니 내 어찌 노력하지 않겠는가
하물며 한 두 명의 신하들은
내게 찬동하고 있으니 돕는 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曰光顔 汝爲陳許帥 維是河東魏博○陽三軍之在 汝皆將之
왈광안 여위진허수 유시하동위박합양삼군지재 여개장지
曰重胤 汝故有河陽懷 今益以汝 維是朔方義成陝益鳳翔 汝皆將之
왈중윤 여고유하양회 금익이여 유시삭방의성섬익봉상 여개장지
이광안이여, 그대를 진주와 허주를 함께 다스리는 충무절도사에 임명하니
하동의 위주, 박주, 함양의 행영 중에 있는 삼군을 그대가 모두 통솔하도록 하시오.
오중윤이여,
그대는 본시 하양과 회주를 맡고 있었으나 이제 여주도 그대에게 덧붙여주니
북방의 의주, 성주, 협주, 익주, 봉상, 연주, 경주의 행영 중에 있는 칠군을
그대가 모두 통솔하도록 하시오.
曰弘 汝以卒萬二千 屬而子公武 往討之 曰文通 汝守壽
왈홍 여이졸만이천 속이자공무 왕토지 왈문통 여수수
維是宣武淮南宣○浙西四軍之行于壽者 汝皆將之
유시선무회남선흡절서사군지행우수자 여개장지
한홍이여, 그대는 만이천 명의 군사로 그대의 아들 공무와 연락하여
그들을 토벌하도록 하오. 이문통이여, 그대는 수주를 수비하고 있으니
선무, 회남, 선섭, 절서의 사군으로써
수주에 행영하고 있는 군대를 그대가 모두 통솔하도록 하시오.
曰道古 汝其觀察鄂岳 曰○ 汝帥唐鄧隨 各以其兵 進戰
왈도고 여기관찰악악 왈소 여수당등수 각이기병 진전
曰度 汝長御史 其往視師
왈도 여장어사 기왕시사
曰度 惟汝予同 汝遂相予 以賞罰用命不用命
왈도 유여여동 여수상여 이상벌용명불용명
이고도여, 그대는 악주와 악주의 관찰사의 소임을 맡으시오.
이소여, 그대는 당주, 등주, 수주의 절도사이니
따로 그 곳 군대로서 나아가 싸우도록하시오.
배도이시여 그대는 어사중승이니 가서 군사들을 돌보도록 하시오.
배도여, 그대야말로 나와 뜻이 같으니 그대는 내 재상이 되어 명을
잘 받드는가 받들지 못하는가를 따져 상이나 벌을 내리도록 하시오.
曰弘 汝其以節度 都統諸軍 曰守謙 汝出入左右 汝惟近臣 其往撫師
왈홍 여기이절도 도통제군 왈수겸 여출입좌우 여유근신 기왕무사
曰度 汝其往 衣服飮食予士 無寒無飢 以旣厥事 遂生蔡人
왈도 여기왕 의복음식여사 무한무기 이기궐사 수생채인
賜汝節斧 通天御帶 衛卒三百
사여절부 통천어대 위졸삼백
한홍이여, 그대는 절도사로서 제군도통도 겸하도록하시오.
양수겸이여, 그대는 내 가까이 출입하는 벼슬로써 가까운 신하이니
가서 군사들을 선무토록 하시오.
배도여, 그대는 가서 의복과 음식을 군사들에게 대어주어
헐벗고 굶주리지 않도록 함으로써 그 일을 완수하여 채주 사람들을
잘 살게 해주기를 바라오.
그대에게 절부와 통천어대와 위졸 삼백 명을 내리는 바이오.
凡玆廷臣 汝擇自從 惟其賢能 無憚大吏 庚申予其臨門送汝
범자정신 여택자종 유기현능 무탄대리 경신여기임문송여
曰御史 予閔士大夫戰甚苦 自今以往 非郊廟祭祀 其無用樂
왈어사 여민사대부전심고 자금이왕 비교묘제사 기무용락
여러 조정의 신하들은 그대가 택하여 자신을 따르도록 하되
오직 현명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택할 것이며 고관이라 하더라도 꺼리지 말고 택하시오.
경신 날에 내가 문 앞에서 그대를 전송토록 하겠소.
어사여, 나는 사대부들이 싸움에 심한 고통을 겪는 것을 매우 가엾게 여기고 있으니
지금부터는 교묘의 제사를 제외하고는 음악을 연주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顔胤武 合攻其北 大戰十六 得柵城縣二十三 降人卒四萬
안윤무 합공기북 대전십육 득책성현이십삼 강인졸사만
道古攻其東南 八戰降卒萬三千 再入申 破其外城
도고공기동남 팔전강졸만삼천 재입신 파기외성
이광안과 오중윤과 한공무가 그들의 북방을 함께 공격하여
열 여섯 번 크게 싸우며 성책과 고을 스물 세 곳을 뺏고서
만 명의 군졸을 항복케 하였다.
이도고는 그들의 동남쪽을 공격하여 여덟 번 싸우면서
군졸 삼천 명을 항복케 하고 다시 신주로 들어가 그 외성을 파괴하였다.
文通戰其東 十餘遇 降萬二千
문통전기동 십여우 강만이천
○入其西 得賊將 輒釋不殺 用其策 戰比有功
소입기서 득적장 첩석불살 용기책 전비유공
十二年八月 丞相度至師 都統弘 責戰益急
십이년팔월 승상도지사 도통홍 책전익급
이문통은 그 곳 동쪽에서
십여 차례나 싸워 만 이천 명을 항복케 하였다.
이소는 그 곳 서쪽으로 쳐들어가
적장들을 사로잡았으나 그 때마다 죽이지 않고 풀어주었는데,
그러한 계책을 씀으로써 싸움에는 더욱 큰공을 끼쳤었다.
원화 십이 년 팔월에 승상 배도가 군중에 이르니
도통인 한홍은 더욱 다급히 싸움을 독촉하였다.
顔胤武 合戰益用命 元濟盡幷其衆○曲以備
안윤무 합전익용명 원제진병기중회곡이비
十月壬申 ○用所得賊將 自文城 因天大雪 疾馳百二十里
십월임신 소용소득적장 자문성 인천대설 질치백이십리
用夜半到蔡 破其門 取元濟以獻 盡得其屬人卒
용야반도채 파기문 취원제이헌 진득기속인졸
이광안, 오중윤, 한공무가 합쳐 싸우며 더욱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니
오원제는 그의 무리들을 모두 모아 희곡에서 대비하였다.
시월 임신일에 이소는 그가 잡은 적장을 이용하여
문성부터 큰 눈이 내리는 날에 백이십리나 급히 달려가
한 밤중에 채주에 이르러 그 성문을 깨뜨리고
오원제를 잡아 바친 뒤에 그의 부하들도 모두 사로잡았다.
辛巳丞相度入蔡 以皇帝命 赦其人 淮西平
신사승상도입채 이황제명 사기인 회서평
大饗○功 師還之日 因以其食 賜蔡人
대향뇌공 사환지일 인이기식 사채인
凡蔡卒三萬五千 其不樂爲兵 願歸爲農者十九 悉縱之 斬元濟於京師
범채졸삼만오천 기불락위병 원귀위농자십구 실종지 참원제어경사
신사일에 승상 배도가 채주로 들어와서 황제의 명으로
그 곳 사람들을 용서하니 회서지방이 평정되었다.
크게 잔치를 벌이어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상을 내리고
군대가 개선하는 날에는 그 때 장만했던 음식들을 채주 사람들에게도 내려 주었다.
그리고 채주의 군졸 삼만오천 명 중 병졸 노릇을 좋아하지 않고
돌아가 농사를 짓기 바라는 자들이 열 명에 아홉 명 꼴이었는데
그들을 모두 놓아주었다.
오원제는 경사에서 목이 잘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