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LG의 이중성, 경기 중엔 '산책' 경기 후엔 '우사인 볼트'

[경기북부LG TWINS]

LG의 이중성, 경기 중엔 '산책' 경기 후엔 '우사인 볼트'

기사입력 : 2011.08.15 01:22 강산

 

 14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3연전 중 마지막 경기, LG는 어제 승리의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고 롯데에게 1대4로 패하며 4강 경쟁에서 한발 멀어지게 되었다.

 초반부터 LG의 발목을 잡은 것은 야수들의 '산책성 플레이' 였다. 1회초 2사 3루의 위기에서 이대호의 타구를 이진영이 처리하지 못하며  이닝을 종료하지 못했고, 홍성흔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마무리 될 수도 있는 이닝을 2실점하며 기분 나쁜 출발을 했다.  

 0-2로 뒤지고 있던 6회초, 또 한번의 산책성 플레이는 LG에게 뼈아픈 상처를 남겼다. 조성환의 좌전안타를 LG 좌익수 이병규가 느슨하게 수비하는 사이 조성환은 2루까지 내달렸다. 1루타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을 느슨한 수비로 2루까지 허용한 것, 8번 황재균을 잡아낸 뒤 9번 문규현의 좌전안타 때 2루주자 조성환이 홈을 밟으며 1점을 더 실점하는 결과가 나오며 이병규의 수비는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이병규의 느슨한 수비는 9회초에도 이어졌다. 손아섭의 2루타에 이은 이대호의 좌전안타 때 집중력을 잃은 듯한 플레이로 공을 더듬거리는 사이 이대호를 2루까지 보낸 것,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한 베이스를 더 허용한 탓에 최근 '8 경기 중 7번의 등판' 을 한 임찬규는 2사 1,2루 상황이 아닌 2,3루의 실점 위기 상황에서 투구해야 했다. 특히 6회초 실점 이후 바로 1점을 추격한 LG였기에 6회초 1실점은 엄청난 데미지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수비 때문에 팀에 엄청난 데미지를 안긴 이병규는 타격에서도 무안타로 침묵하며 최악의 부진을 이어갔다.

  이런 '산책성 플레이' 로 경기를 날려버린 LG의 경기력에 화가 난 많은 LG 팬들은 경기 후 중앙출입문을 막고 'DTD, 이번에도 또 내년입니까?' 라는 플랜카드를 펼친 채 구단에 항의했다. 감독, 또는 고참 선수들이 "죄송하다. 열심히 해서 꼭 4강 갈 수 있도록 하겠다." 라는 한 마디만 해주길 기대했던 팬들은 '우사인 볼트' 처럼 빠른 속도로 뒷문, 혹은 다른 출구를 통해 경기장을 빠져나간 선수들 덕분에 어떤 말도 들을 수 없었다. 결국 경기 종료 3시간이 지난 후  LG의 조연상 마케팅 팀장이 사과인사를 하고서야 팬들을 달랠 수 있었다. 

 앞으로 잠실에서 많은 경기가 남아 있는 LG 선수들로써는 절대 좋을 것이 없는 행동이었다. 발길을 돌리는 많은 LG 팬들의 표정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오늘 경기장을 찾은 여성팬 김 모(24) 씨는 "형편없는 경기를 해놓고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자리를 떠버린 감독과 선수들에게 몹시 실망했어요. 이렇게 많은 팬들이 얼마나 팀의 4강을 오랫동안 바래왔는지에 대해 구단은 관심조차 없어 보이는게 더 화가 납니다." 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중에는 '산책 나가듯' 느릿느릿한 수비로 팀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오고, 경기 후에는 선수들의 의지를 보고싶어 하는 팬들조차 무시하며 다른 출구를 통해 '야반도주' 한 감독과 선수들, 그들의 모습에서 4강 진출, 나아가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근성의 LG, 팀웍의 트윈스' 라는 캐치프라이즈를 가진 팀의 모습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 LG 트윈스의 모습은 마치 1997년, 박찬호(현 오릭스) 가 첫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던 LA 다저스의 모습과 비슷하다. 당시 다저스의 연봉 산정 시스템 때문에 야수들은 타석에서 희생타나 진루타가 아닌, 무조건 안타나 홈런을 노리는 스윙을 하면서도, 수비 시에는 느슨한 플레이로 기록되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를 보이며 매 경기 선방하던 투수진을 힘들게 했고, 중심타선은 고비때마다 침묵하며 투수들은 2~3점의 실점만 했도 "아이쿠, 졌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정도였다. 

 최근 5경기 동안 LG는 평균 3.6점 밖에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심타선이 엄청난 부진에 빠지며 투수들을 도와주지 않고 있다. 게다가 올 시즌 신인인 '영건' 임찬규는 최근 8경기 중 7경기에 등판하며 '혹사 논란' 의 중심이 되고 있다. 09시즌 한화 이글스의 '양훈-황재규' 듀오의 혹사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박종훈 감독의 투수 운용이 낙제점이라는 사실은 이미 작년 시즌부터 알려진 사실이지만, 올해는 그 모습이 더욱 뚜렷하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이동현과 김광수의 혹사로, 올시즌 그들은 '구위 저하' 에 시달리고 있고 2011 시즌 마무리투수로 낙점되었던 김광수는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한화로 트레이드 되고 말았다.

 감독의 경기 운영, 팬서비스, 선수들의 경기력까지 모든 면에서 '총체적 난국' 인 LG의 현주소, 팬들이 9년동안 기다린 '가을 야구' 의 꿈은 올해도 멀어져만 가고 있다.

(기자: 강산, 트위터 @posterboy65)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정미선]

허를 찌른 기사에 마니 아프네요!!! 선수들이 더 분발했음 합니다

[롤로노아]

진짜 정떨어지려고하네 이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