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증후군
내일 아침은 추울 것이다
내의를 입고 두꺼운 옷을 껴입어야겠다
몸이 마른 만큼 헐거운 무게중심
내 삶은 어린 아이처럼 저체중이다
육십키로짜리 평범한 성인의 삶이 부러워
뼈가 저리다 허리가 뒤틀려 다리를 절고
머리가 욱씬거려 이젠 담배도 끊어야 할 나이
내일 모레면 내가 오십살 먹은 아저씨가 된다니
믿어지지가 않아 거울을 보고 또 본다
활짝 입을 벌린 치아를 습관처럼 가볍게 흔들어 본다
콧구멍 속 푸른 퇴적평야를 손가락으로 쓱쓱 후빌 즈음
아,아,아,아, 이건 아냐 코잔등에서 콸콸 치솟는 바람
거울 속 작은 꼬마를 일으켜 세운다
나이를 거꾸로 사는 방법은 없을까
거울 속 마녀가
넌 이미 틀렸는걸
넌 오십이다
넌 오십이다
자꾸 심술을 부린다
난 아니다
난 아니다
난 아직 마흔 여덟
마흔 아홉
마흔 여덟
왔다 갔다할 수 있게
팅커벨 팅커벨 요정들과 함께
내 안에 철들지 않은 피터팬
어른은 되고 싶지 않아
작은 아가로 살거야
호기심 많은 피터팬처럼
우글거리는 악당들과 함께
첫댓글 어쩌다가 염색을 하고 거울 앞에 설 때, 나도 내가 낯설어집디다 주위에서 십년은 젊어 보인다고 할 때면 씨익 웃다가 언덕릴 오를 때 관절이 쑤실 때 문득 나이가 섬뜩해집디다^*^
ㅋㅋ 맞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