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의 한자 읽기
한자는 중국 사람이 읽는 방식과 일본 사람이 읽는 방식과 우리나라 사람이 읽는 방식이 다릅니다.
중국 사람은 글자의 뜻과 발음을 구별하지 않고 읽습니다. 소리로 읽으면서 동시에 글자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라는 말을 ‘好hǎo’라고 합니다. 이는 hǎo라는 말소리 속에 좋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 사람은 hǎo라는 소리를 들으면 좋다는 뜻으로 압니다.
일본 사람도 글자의 뜻과 발음을 구별하지 않고, ‘こう’라고도 읽고, ‘よしみ’라고도 읽고, ‘ハオ’라고도 읽고, ‘しび’라고도 읽습니다. 모두 ‘好’자이지만 뜻에 따라서 자국(自國)의 말인 일본말로 다르게 읽습니다. 일본 사람이 한자를 읽는 방식은 중국 사람이 한자를 읽는 방식과 닮았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한자를 사용할 때, 글자의 소리는 중국말이니까, 버리고 글자의 뜻을 일본말로 고쳐서 읽습니다. 한자를 뜻으로 읽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읽는 소리 글자를 만든 것이 ‘가나’인데 가나도 한자에서 그 모양을 본따서 만들었습니다. 일본에서 일본 글자인 ‘가나’나 한자 사용은 독창성은 없고 모방성(模倣性)만 있습니다.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에서 한자 사용은 독창성(獨創性)이 있으며 우리가 사용하는 훈민정음은 세계적인 독창성과 합리성을 자랑하는 글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자를 음과 뜻으로 구분하여 읽습니다. 한자의 뜻은 훈(訓)이라고 하고 글자의 소리를 음(音)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한자를 중국 사람과 비슷하게 소리냅니다. ‘호’와 ‘hǎo’는 발음이 비슷합니다. 그러면서 좋을 호(好)라고 해서 글자의 뜻은 따로 읽습니다. 한자를 음과 훈으로 읽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는 없습니다. 한자가 뜻글자임을 잘 알고 그렇게 배우고 가르쳤던 것입니다. 발음을 비슷하게 소리 내는 것은 15세기에 우리나라에서 훈민정음을 만들 때에 연구한 중국 글자와 발음을 그대로 가르쳤던 전통 때문에 지금 우리가 한자를 읽는 소리를 들으면, 중국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을 보고 한국 사람들은 중국의 고어(古語)를 한다고도 합니다.
동남아시아의 국가들도 한자를 사용했었는데 어떻게 사용했었는지는 필자의 지식이 모라서 모릅니다. 그러나 태국이나 베트남을 가보면 한자문화의 영향이 컸음을 짐작할 수는 있습니다. 공자묘(孔子廟)도 있고, 한자도 사용한 흔적이 보입니다. 근대에 서구제국주의에 의해 침략 당하면서 한자 사용에 대한 전통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자에 대한 사용 방식을 볼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뜻글자인 한자를 가장 뜻글자인 한자답게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한자를 중국 사람들 방식으로 읽지만 일본 말로 읽는 것이고, 중국 사람은 뜻과 소리를 구별할 필요가 없으니 지금처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한자를 외국어로 알고 사용했으니, 뜻글자의 성격을 잘 이용해서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