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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생불사(迫生不死)
핍박받는 삶은 죽음보다도 못한 삶이라는 말이다.
迫 : 닥칠 박(辶/5)
生 : 날 생(生/0)
不 : 아닐 불(一/3)
死 : 죽을 사(歹/2)
출전 : 여씨춘추(呂氏春秋) 귀생(貴生)
이 성어는 자신에게 합당한 몫(대우)을 외부의 힘에 의해 누리지 못하는 의롭지 않은(不義) 상황의 삶이 죽음보다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여씨춘추(呂氏春秋) 귀생(貴生)편에서 화자(華子)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화자(華子)선생이 말했다. 온전한 생명(삶)이 최상이고, 훼손된 생명은 그 다음이고, 죽음은 그 다음이며, 억눌린 생명은 최하이다.
따라서 생명 존중은 생명(삶)을 온전하게 하는 것을 말하며, 온전한 생명이란 육욕(六欲)이 모두 적합함을 얻은 것이다.
훼손된 생명이란 육욕의 일부분만 적합함을 얻은 것이며, 억압된 생명이란 육욕이 적합함을 얻지 못하고 모두 싫어하는 것만 얻는 것을 말한다. 굴복과 굴욕이 바로 이것이다.
굴욕은 불의보다 큰 것이 없다. 불의는 생명을 억압하기 때문이다(不義迫生也). 그러므로 '억압된 생명은 죽음보다 못하다(迫生不若死)'고 말하는 것이다.
(呂氏春秋/卷2 貴生)
박생불사(迫生不死)는 핍박받는 삶은 죽음보다도 못한 삶이라는 뜻으로 여씨춘추에 나오는 말이다. 자신에게 합당한 몫(대우)을 외부의 힘에 의해 누리지 못하는 의롭지 않은(不義) 상황의 삶이 죽음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온전한 생명(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대로 누리는 삶이 최고라는 뜻일 것이다. 남이 시켜서 마지 못해 하는 일만큼 서클픈 일은 없다. 자율이 아닌 타율의 삶은 마차에 매어둔 강아지와 같이 끌려가는 인생이다.
임제선사의 '머무는 곳마다 주인공이 되라, 서 있는 그 곳이 바로 진리의 자리다(隨處作主 立處皆眞)'도 같은 뜻이다. 어디에 가든 주체적으로 살고, 내가 살고 있는 현재의 공간에서 나 자신이 주인이 되라는 이야기이다.
언제 어느 곳에서도 주체적 인간으로 살 수 있다면 무엇을 하든 그 하는 일과 그 있는 자리는 모두 나의 진실한 진리의 삶이다.
어떤 일이라도 주체적 역할을 할 때 그 일은 곧 온전한 내 일이 되고, 온전한 나의 삶이 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만 인생이 즐겁고 신이 난다.
여씨춘추(呂氏春秋) 귀생편(貴生篇)
仲春紀 第二
仲春紀第二, 凡五篇, 卷第二二曰貴生
○ 二曰 聖人深慮天下,
2일- 성인이 깊이 천하를 헤아리니,
莫貴於生. 夫耳目鼻口, 生之役也.
생명보다 귀한 것이 없었다. 귀, 눈, 코, 입은 생명이 부리는 것이다.
耳雖欲聲, 目雖欲色, 鼻雖欲芬香, 口雖欲滋味, 害於生則止.
귀가 비록 좋은 소리를 원해도, 눈이 비록 좋은 형색을 원해도, 코가 비록 향기로운 향기를 원해도, 입이 비록 맛있는 음식을 원해도 생명에 해로우면 그친다.
在四官者不欲, 利於生者則弗爲.
이목구비는 생명에 이롭지 않을 것 같은 것은 행하지 않는다.
由此觀之, 耳目鼻口,
不得擅行, 必有所制.
이것으로 보아 이목구비가 제멋대로 행하지 않는 것은, 반드시 무엇에게 제어를 당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
譬之若官職, 不得擅爲, 必有所制. 此貴生之術也.
그것을 비유하자면 관직에 있는 자가 제멋대로 행하지 않는 것이 반드시 제어를 받는 것이 있는 것과 같다. 이는 생명을 귀중히 여기는 방법이다.
堯以天下讓於子州支父, 子州支父對曰, 以我爲天子猶可也. 雖然, 我適有幽憂之病, 方將治之, 未暇在天下也.
요가 천하를 자주지보에게 넘겨주려고 하니, 자주지보가 '나를 천자로 삼은 것은 오히려 옳을 수도 있소. 그러나 제가 마침 깊이 근심할 병이 있어 막 그것을 고치려고 하여 천하를 돌볼 겨를이 없소'라고 대답했다.
天下重物也, 而不以害其生, 又況於它物乎. 惟不以天下害其生者也, 可以託天下.
천하는 귀중한 것인데, 천하로써 그 삶에 해를 끼치지 않으니, 하물며 다른 것이야. 오직 천하 때문에 그 삶에 해를 끼치지 않는 자가 천하를 맡을 수 있다.
越人三世殺其君, 王子搜患之, 逃乎丹穴.
월나라 사람이 3세(世) 동안 그 임금을 죽이니, 왕자 수가 그것을 근심하여 단혈(붉은 동굴)에 숨었다.
越國無君, 求王子搜而不得, 從之丹穴.
월나라에 임금이 없으니, 왕자 수를 찾았으나 찾아낼 수 없어, 그 뒤를 좇아 단혈에 이르렀다.
王子搜不肯出, 越人薰之以艾, 乘之以王輿.
왕자 수가 동굴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으니, 월나라 사람들이 쑥을 태워 연기를 내어 밖으로 나오게 하여 왕자 수를 왕 수레에 태웠다.
王子搜援綏登車, 仰天而呼曰: 君乎. 獨不可以舍我乎.
왕자 수가 수레 손잡이 줄을 당기며 수레에 오르며 하늘을 우러러 부르짖으며 '그대들이여. 어찌 나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소'라고 했다.
王子搜非惡爲君也, 惡爲君之患也.
왕자 수가 임금이 되는 것을 싫어함이 아니라, 임금이 되어 입는 화를 싫어한 것이다.
若王子搜者, 可謂不以國傷其生矣. 此固越人之所欲得而爲君也.
왕자 수 같은 사람은 나라 때문에 그 삶에 손상을 입히지 않았다고 말할 만하다. 이것이 진실로 월나라 사람들이 그를 임금으로 삼고자 한 바이다.
魯君聞顔闔得道之人也, 使人以幣先焉.
노나라 임금이 안합이 득도한 사람이라고 듣고서, 사람을 시켜 예물을 먼저 그에게 주게 하였다.
顔闔守閭, 鹿布之衣, 而自飯牛.
안합이 마을 문을 지키며 흔한 녹포(鹿布) 차림으로 소에게 여물을 먹이고 있었다.
魯君之使者至, 顔闔自對之.
노나라 임금의 사자가 오니, 안합이 직접 그를 대했다.
使者曰: 此顔闔之家邪.
사자가 '여기가 안합의 집이오'라고 물었다.
顔闔對曰: 此闔之家也.
안합이 '여기가 안합의 집이오'라고 대답했다.
使者致幣, 顔闔對曰: 恐德繆而遺使者罪, 不若審之.
사자가 예물을 바치니, 안합이 '(안합의) 덕이 소문과 다른데, 사자에게 죄를 끼친 것 같으니, 그에 대해 잘 알아봄이 낫겠소'라고 대답했다.
使者還反審之, 復來求之, 則不得已.
사자가 돌아가 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다시 와서 그를 찾았으나 찾을 수 없었다.
故若顔闔者, 非惡富貴也, 由重生惡之也.
고로 안합 같은 이가 부귀를 싫어한 것이 아니고, 생을 중시하여 부귀를 싫어한 것이다.
世之人主, 多以富貴驕得道之人, 其不相知, 豈不悲哉.
세상의 임금들은 흔히 부귀를 가졌다고 득도한 사람에게 교만하게 대하여 서로 알아보지 못하니, 어찌 슬프지 않은가.
故曰: 道之眞, 以持身, 其緖餘, 以爲國家, 其土苴, 以治天下.
고로 말하길, '도의 진수로 몸을 지키고, 그 나머지로 국가를 다스리고, 그 티끌로 천하를 다스린다'고 한다.
由此觀之, 帝王之功, 聖人之餘事也, 非所以完身養生之道也.
이로 보건데, 제왕의 공(功)은 성인의 나머지 일이고, 몸을 온전하게 하고 양생하는 도가 아니다.
今世俗之君子, 危身棄生以徇物, 彼且奚以此之也. 彼且奚以此爲也.
지금 세속의 군자는 몸을 위태롭게 하고 생을 버리고 물질을 쫓으니, 그(世俗之君子)는 또 어찌 이것(몸)으로 수단을 삼고, 그(聖人)는 또 어찌 이것(몸)으로 목적을 삼을까.
凡聖人之動作也, 必察其所以之與其所以爲.
무릇 성인이 행동을 취함에는 반드시 그 쓰는 수단과 하려는 목적을 살핀다.
今有人於此, 以隨侯之珠彈千仞之雀, 世必笑之.
지금 여기 사람이 있는데, 수후의 구슬로 천 인(仞) 높이에 있는 참새를 쏘면, 세상은 반드시 그것을 비웃을 것이다.
是何也. 所用重, 所要輕也.
이는 왜인가? 사용하는 것이 중하고 구하는 것이 가볍기 때문이다.
夫生豈特隨侯珠之重也哉.
생이 어찌 다만 수후 구슬이 중할 정도 뿐인가.
子華子曰: 全生爲上, 虧生次之, 死次之, 迫生爲下.
자화자가 이렇게 말했다. '전생(全生; 생을 온전히 함)이 최상이고 휴생(虧生; 생을 이지러지게(손상) 함)이 다음이고, 죽음(死)이 그 다음이고, 박생(迫生; 생을 궁박하게 함)이 최하다.'
故所謂尊生者, 全生之謂.
고로 이른바 존생(尊生; 생을 존중함)이란 전생(全生)을 말한다.
所謂全生者, 六欲皆得其宜也.
이른바 전생이란 육욕(六欲; 눈, 코, 입, 귀, 삶, 죽음에서 비롯한 각종 욕망)이 모두 그 마땅함(적합)을 얻은 것이다.
所謂虧生者, 六欲分得其宜也.
이른바 휴생이란 육욕이 그 마땅함을 나눠 갖는 것이다.
虧生則於其尊之者薄矣, 其虧彌甚者也, 其尊彌薄.
생을 이지러지게 하면 즉 그 생을 존중함에 박하니, 그 이지러짐이 더욱 심할수록 그 존중함이 더욱 박한 것이다.
所謂死者, 無有所以知, 復其未生也.
이른바 죽음이란 뭔가 지각하게 하는 것(눈, 코 등)이 없고,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所謂迫生者, 六欲莫得其宜也, 皆獲其所甚惡者, 服是也, 辱是也.
이른바 박생이란 육욕이 아무것도 그 마땅함을 얻지 못하고, 모두 그 심악함을 얻으니, 굴복이 이것이고 굴욕이 이것이다.
辱莫大於不義, 故不義, 迫生也.
굴욕은 불의함보다 큰 것은 없으니, 고로 불의하면 박생하게 된다.
而迫生非獨不義也, 故曰迫生不若死.
박생은 비단 불의할 뿐만 아니니, 고로 박생은 죽음보다 못하다고 한다.
奚以知其然也. 耳聞所惡, 不若無聞, 目見所惡, 不若無見.
어찌 알았겠는가. 귀로 나쁜 것을 듣는 것은 듣지 않음만 못하고, 눈으로 악한 것을 것은 보는 것은 보지 않음만 못하다.
故雷則揜耳, 電則揜目, 此其比也.
고로 천둥이 치면 귀를 막고 번개가 치면 눈을 막으니, 이는 그 비슷한 경우다.
凡六欲者, 皆知其所甚惡, 而必不得免, 不若無有所以知, 無有所以知者, 死之謂也.
무릇 육욕이란 것이 모두 그 심악한 바를 얻음을 아나 반드시 면하지 못하니, 그 지각하게 할 것이 없음만 못하니, 지각하게 할 것이 없는 자를 죽음이라 한다.
故迫生不若死.
고로 박생은 죽음보다 못하다.
嗜肉者,非腐鼠之謂也, 嗜酒者, 非敗酒之謂也, 尊生者, 非迫生之謂也.
고기를 즐긴다는 것이 썩은 쥐를 가리킴은 아니고, 술을 즐긴다는 것이 상한 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니, 존생(尊生)이란 박생(迫生)을 말함이 아니다.
자화자(子華子)가 한(韓)의 군주 소희우(昭僖侯)와 대화
莊子 雜篇 第28篇 讓王 第6章
근심을 만들어 삶을 손상시키지 마라.
韓魏相與爭侵地.
한(韓)나라와 위(魏)나라가 서로 다투다가 상대방의 영토를 침략했다.
子華子見昭僖侯, 昭僖侯有憂色.
자화자(子華子)가 한(韓)의 군주 소희우(昭僖侯)를 뵈었는데, 소희후(昭僖侯)에게 근심스런 안색이 있었다.
子華子曰: 今使天下書銘於君之前, 書之言曰; 左手攫之則右手廢, 右手攫之則左手廢, 然而攫之者必有天下. 君能攫之乎.
자화자(子華子)가 말했다. '지금 가령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임금 앞에서 서약서를 쓰도록 하는데, 그 서약서의 글에 이르기를, '왼손으로 무엇인가를 움켜 잡으면 오른손을 잘라 없애고,
오른손으로 무엇인가를 움켜 잡으면 왼손을 없앨 것이지만 그래도 그것을 움켜잡는 자에게는 반드시 천하를 줄 것이다'고 하였다 합시다. 만약 임금이시라면 그것을 움켜 잡으시겠습니까?'
昭僖侯曰: 寡人不攫也.
소희후(昭僖侯)가 말했다. '과인은 움켜잡지 않을 것이오.'
子華子曰: 甚善. 自是觀之, 兩臂重於天下也, 身亦重於兩臂. 韓之輕於天下亦遠矣, 今之所爭者, 其輕於韓又遠. 君固愁身傷生以憂戚不得也.
자화자(子華子)가 말했다. '아주 좋습니다. 이로써 볼진댄 두 팔이 천하보다 중요하고 몸뚱이는 두 팔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니 지금 한(韓)나라가 천하보다 가벼운 것은 또한 훨씬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지금 위나라와 다투고 있는 영토는 한(韓)나라 전체 영토에 비해 훨씬 하찮은 것인데, 임금께서는 참으로 몸뚱이를 괴롭히고 생명을 손상하면서까지 그 하찮은 땅이 손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근심하는 것입니까.'
僖侯曰: 善哉. 教寡人者眾矣, 未嘗得聞此言也.
소희후(昭僖侯)가 말했다. '좋은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과인을 가르쳐 준 사람이 많았지만 아직 한 번도 이같이 훌륭한 말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子華子可謂知輕重矣.
자화자는 하찮은 것과 중요한 것을 잘 분간하여 안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迫(핍박할 박)은 ❶형성문자로 廹(박)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가까와진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白(백)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迫자는 '핍박하다'나 '다급하다', '가까이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迫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白(흰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白자는 촛불을 환하게 밝힌 모습을 그린 것으로 '희다'나 '깨끗하다'는 뜻이 있다. 迫자는 본래 '가까이하다'나 '친하다'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래서 迫자에 쓰인 白자는 '순수하다'나 '깨끗하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둘 사이에는 거리감이 없을 정도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迫자는 후에 본래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핍박하다'나 '다급하다'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迫(박)은 ①핍박하다 ②닥치다 ③줄어들다 ④가까이하다 ⑤궁하다(가난하고 어렵다) ⑥좁다 ⑦몰리다 ⑧다가오다 ⑨다급하다 ⑩허둥거리다 ⑪다그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위협할 겁(劫), 위협할 협(脅), 핍박할 핍(逼)이다. 용례로는 못견디게 굴어서 해롭게 함을 박해(迫害), 협박이나 지세가 좁음을 박협(迫脅), 기일이나 시기가 가까이 닥침을 박두(迫頭), 바싹 닥쳐서 매우 급함을 박급(迫急), 진실에 가까움을 박전(迫眞), 덤비어 들어 몰아침을 박격(迫擊), 가까이 닥침을 박근(迫近), 힘차게 밀고 나가는 힘을 박력(迫力), 좁고 답답함으로 제게 이로운 것만 생각하고 남의 사정은 돌보지 아니함을 박액(迫阨), 가까이 다가가 이름을 박도(迫到), 바싹 가까이 닥침을 박미(迫眉), 다그쳐 물음을 박문(迫問), 섣달 그믐이 바싹 다가옴을 박세(迫歲), 바싹 가까이 나아감을 박진(迫進), 다그쳐 요청함을 박청(迫請), 내리 누름으로 심리적이나 정신적으로 상대편에게 겁을 줌을 압박(壓迫), 남을 두렵게 할 목적으로 불법하게 가해할 뜻을 보임을 협박(脅迫), 마감이나 시기나 기일 등이 매우 급함을 절박(切迫), 못 견디게 몹시 굶이나 학대함을 구박(驅迫), 어떤 시기가 가까이 닥쳐 옴을 임박(臨迫), 사람을 억누르고 괴롭히는 것을 핍박(逼迫), 아주 급박함을 긴박(緊迫), 기한이 바싹 박두하여 있음을 촉박(促迫), 바싹 다가서 매우 급함을 급박(急迫), 위력으로 협박함을 겁박(劫迫), 적에게 몸으로 다가감을 육박(肉迫), 사세가 곤궁하고 옴짝달싹할 수 없이 다급함을 곤박(困迫), 무섭게 으름을 공박(恐迫), 일이 매우 급박하여 어떻게 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박부득이(迫不得已), 일이 몹시 급하게 닥쳐와서 어쩔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박어부득(迫於不得), 느긋하고 침착하여 서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우유불박(優遊不迫), 재앙이 바싹 닥침을 일컫는 말을 화색박두(禍色迫頭), 아무리 하여도 지워지지 않고 떠오르는 불쾌한 관념을 일컫는 말을 강박관념(强迫觀念),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억눌러도 자꾸 떠오르는 생각을 일컫는 말을 강박사고(强迫思考) 등에 쓰인다.
▶️ 生(날 생)은 ❶상형문자로 풀이나 나무가 싹트는 모양에서 생기다, 태어나다의 뜻으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生자는 '나다'나 '낳다', '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生자의 갑골문을 보면 땅 위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生자는 본래 '나서 자라다'나 '돋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새싹이 돋아나는 것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生자는 후에 '태어나다'나 '살다', '나다'와 같은 뜻을 갖게 되었다. 生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본래의 의미인 '나다'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姓(성 성)자는 태어남은(生)은 여자(女)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生(생)은 (1)생명(生命) (2)삶 (3)어른에게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말. 흔히 편지에 씀 등의 뜻으로 ①나다 ②낳다 ③살다 ④기르다 ⑤서투르다 ⑥싱싱하다 ⑦만들다 ⑧백성(百姓) ⑨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⑩자기의 겸칭 ⑪사람 ⑫날(익지 않음) ⑬삶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있을 존(存), 살 활(活), 낳을 산(産)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을 사(死), 죽일 살(殺)이 있다. 용례로 살아 움직임을 생동(生動), 목숨을 생명(生命), 살아 있는 동안을 생전(生前),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을 생존(生存),말리거나 얼리지 않은 잡은 그대로의 명태를 생태(生太), 자기가 난 집을 생가(生家),생물의 환경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생활 상태를 생태(生態), 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生日), 사로 잡음을 생포(生捕), 태어남과 죽음을 생사(生死), 먹고 살아가기 위한 직업을 생업(生業), 활발하고 생생한 기운을 생기(生氣), 자기를 낳은 어머니를 생모(生母), 끓이거나 소독하지 않은 맑은 물을 생수(生水), 어떤 사건이나 사물 현상이 어느 곳 또는 세상에 생겨나거나 나타나는 것을 발생(發生), 배우는 사람으로 주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을 학생(學生),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先生), 사람이 태어남을 탄생(誕生),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일단 못 쓰게 된 것을 손질하여 다시 쓰게 됨 또는 죄를 뉘우치고 마음이 새로워짐을 갱생(更生), 다시 살아나는 것을 회생(回生), 아우나 손아래 누이를 동생(同生), 사람이 삶을 사는 내내의 동안을 평생(平生), 어렵고 괴로운 가난한 생활을 고생(苦生), 살림을 안정시키거나 넉넉하도록 하는 일을 후생(厚生), 사람을 산채로 땅에 묻음을 생매장(生埋葬), 생명이 있는 물체를 생명체(生命體), 이유도 없이 공연히 부리는 고집을 생고집(生固執),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불교에서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만 한다는 네 가지 고통 즉 태어나 늙고 병들고 죽는 네 가지의 고통을 이르는 말을 생로병사(生老病死), 산 사람의 목구멍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곤궁하여도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생구불망(生口不網), 학문을 닦지 않아도 태어나면서부터 안다는 뜻으로 생지生知하는 성인을 이르는 말을 생이지지(生而知之), 죽은 자를 살려 백골에 살을 붙인다는 뜻으로 큰 은혜를 베풂을 이르는 말을 생사골육(生死骨肉), 사람이 태어난 뒤 사흘 동안과 죽은 뒤 이레 동안을 부정하다고 꺼리는 기간을 이르는 말을 생삼사칠(生三死七), 몹시 곤란한 지경에 빠져 삶이 차라리 죽음만 같지 못하다는 말을 생불여사(生不如死), 기운이 꺾이지 않고 본디의 기운이 아직도 남아 생생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생동생동(生動生動), 삶은 잠깐 머무르는 것이고 죽음은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이 이 세상에 사는 것은 잠깐 동안 머물러 있음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죽는 것은 본래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는 말을 생기사귀(生寄死歸), 산 채로 삼키고 산 채로 껍질을 벗긴다는 뜻으로 남의 시문을 송두리째 인용함을 이르는 말을 생탄활박(生呑活剝), 나면서부터 알아 쉽게 행한다는 뜻으로 배우지 않아도 사물의 도리를 알아 쉽게 그것을 실행한다는 말을 생지안행(生知安行), 일속을 잘 알지 못하고 관계가 없는 사람을 그릇 책망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생면대책(生面大責), 태어나서 만나 본 적이 없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생면부지(生面不知), 살리거나 죽이고 주거나 뺏는다는 뜻으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생살여탈(生殺與奪), 거듭나서 유전한다는 뜻으로 만물이 끊이지 않고 변해 감을 이르는 말을 생생유전(生生流轉)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死(죽을 사)는 ❶회의문자로 죽을사변(歹=歺; 뼈, 죽음)部는 뼈가 산산이 흩어지는 일을 나타낸다. 즉 사람이 죽어 영혼과 육체의 생명력이 흩어져 목숨이 다하여 앙상한 뼈만 남은 상태로 변하니(匕) 죽음을 뜻한다. 死(사)의 오른쪽을 본디는 人(인)이라 썼는데 나중에 匕(비)라 쓴 것은 化(화)는 변하다로 뼈로 변화하다란 기분을 나타내기 위하여서다. ❷회의문자로 死자는 '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死자는 歹(뼈 알)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匕자는 손을 모으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死자를 보면 人(사람 인)자와 歹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시신 앞에서 애도하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해서에서부터 人자가 匕자로 바뀌기는 했지만 死자는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모습에서 '죽음'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死(사)는 죽는 일 또는 죽음의 뜻으로 ①죽다 ②생기(生氣)가 없다 ③활동력(活動力)이 없다 ④죽이다 ⑤다하다 ⑥목숨을 걸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살 활(活), 있을 유(有), 날 생(生)이다. 용례로는 죽음을 사망(死亡), 활용하지 않고 쓸모없이 넣어 둠 또는 묵혀 둠을 사장(死藏), 죽음의 원인을 사인(死因),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사활(死活), 사람이나 그밖의 동물의 죽은 몸뚱이를 사체(死體), 죽음을 무릅쓰고 지킴을 사수(死守), 죽어 멸망함이나 없어짐을 사멸(死滅), 죽어서 이별함을 사별(死別), 죽기를 무릅쓰고 쓰는 힘을 사력(死力),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서로 저버리지 않을 만큼 절친한 벗을 사우(死友),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목숨을 내어 걸고 싸움 또는 그 싸움을 사투(死鬪), 죽음과 부상을 사상(死傷), 수형자의 생명을 끊는 형벌을 사형(死刑), 태어남과 죽음이나 삶과 죽음을 생사(生死), 뜻밖의 재앙에 걸리어 죽음을 횡사(橫死), 참혹하게 죽음을 참사(慘事), 쓰러져 죽음을 폐사(斃死), 굶어 죽음을 아사(餓死), 물에 빠져 죽음을 익사(溺死), 나무나 풀이 시들어 죽음을 고사(枯死), 죽지 아니함을 불사(不死), 병으로 인한 죽음 병사(病死), 죽어도 한이 없다는 말을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말을 사부전목(死不顚目), 죽을 고비에서 살길을 찾는다는 말을 사중구활(死中求活), 죽는 한이 있어도 피할 수가 없다는 말을 사차불피(死且不避),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은 죽어 썩어 없어져도 그 명성은 길이 후세에까지 남음을 이르는 말을 사차불후(死且不朽),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라는 말을 사생지지(死生之地),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세력을 잃었던 사람이 다시 세력을 잡음 혹은 곤경에 처해 있던 사람이 훌륭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사회부연(死灰復燃), 죽은 뒤에 약방문을 쓴다는 뜻으로 이미 때가 지난 후에 대책을 세우거나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든다는 말을 사생결단(死生決斷), 죽어서나 살아서나 늘 함께 있다는 말을 사생동거(死生同居), 죽어야 그친다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이후이(死而後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