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 정부의 과거 정권 적폐 파헤치기가 점점 문어발이 되고 있습니다.
증거가 확실하면 그 누구라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게 민주사회입니다.
법원의 판결은 정황상 증거가 아니라 실증이어야 하는 까닭도 여기 있습니다.
직무 연관성과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주고받은 두 사람이 아무리 ‘지음(知音)의 관계’여도
판결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지음은 중국 춘추시대의 거문고 명인 백아가 자기의 ‘소리를 알아준’ 벗 종자기가 죽자
자신의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열자(列子)의 탕문편(湯問篇)에 나오지요.
'젠장!' 하고 혀를 차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네요.
‘젠장’은 뜻에 맞지 않거나 불만스러울 때 혼자서 하는 욕입니다. ‘제기 난장’의 준말이지요.
‘제기’는 ‘제기랄’이고, 난장(亂杖)은 조선시대에 매로 몸 전체를 마구 때리던 고문을 말합니다.
난장이 ‘치다’ ‘맞다’와 호응해서인지 사전엔 ‘난장칠’ ‘난장맞을’이 표제어로 올라 있기도 합니다.
한데 이상하게도 언중은 너나없이 사전에도 없는,
‘제기랄, 난장을 맞을’의 준말인 ‘젠장할!’을 입길에 올립니다.
입말에서 멀어진 ‘난장칠’만 고집할 게 아니라 ‘젠장할’을 표제어로 삼는 걸 검토할 때가 왔나봅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이 상할 때 하는 ‘빌어먹을!’이란 욕도 있습니다.
많은 이가 ‘빌어먹다’는 구걸의 뜻으로, ‘비러먹다’는 욕으로 알고 쓰지만
우리 사전은 ‘빌어먹다’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래 놓고선 ‘빌어먹다’엔 ‘남에게 구걸하여 거저 얻어먹다’라는 뜻풀이뿐이지요.
‘빌어먹다’에 ‘화가 나서 혼자서, 또는 어떤 대상을 욕할 때 쓴다’는 뜻풀이를 추가해야 합니다.
‘배라먹다’도 있는데, ‘빌어먹다’와 뜻이 같습니다.
‘비럭질’은 구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잖아요.
‘인마’도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욕입니다. 친한 사이엔 친근감마저 줍니다.
‘임마’라고 하는 이도 있지만 인마가 옳습니다. ‘이놈아’의 준말이기 때문이지요.
우리말에서 한 낱말이 줄어들 때는
사라지는 말의 첫소리가 앞말의 받침으로 들어가고, 끝소리는 뒷말의 첫소리가 됩니다.
‘이놈아’에서 ‘놈’의 첫소리 ‘ㄴ’은 ‘이’의 받침으로 들어가고,
‘놈’의 끝소리 ‘ㅁ’은 뒷말의 첫소리로 넘어가 ‘마’로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야 이놈아’의 준말은? 얌마가 아닌 ‘얀마’가 되어야 하는 겁니다.
말 같지 않은 말이 어지럽게 춤추던 한 해가 저물었어도
이런저런 일로 사람들은 치밀어오르는 울화를 삭여내지 못한 채 지냅니다.
무엇보다 마음 다스리는 것부터 시작해야하겠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