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늦는 패턴을 깨고
아침 일찍 부터 부지런히 서둘렀다.
세 시간 이상 걸리는
장성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12시 까지는
위병소 앞에 도착해 있어야지.
손꼽아 기다렸을 부대 밖 외출일테니.
12월 18일의 외박은
지난 9월 6일 사박 오일간의 첫 휴가 때
3개월 후에 데리러 가기로 약속한 날이다.
그러니까,작은 아이는
약 3개월만의 외출과 상봉을 반복하는데,
공군 장교인 저의 형과는 약 7개월만의 만남인 셈이다.
묵묵히 고속도로를 따라
줄곧 두시간 이상을 쾌속으로 달리고 나서는
장성IC로 나선 다음 시골 길로 약 사십분을 더 간다.
아부지!,그래,아픈 덴 없냐?
반가운 해후 이후엔 떠들썩 하니
혼자 갔던 길을 둘이 되돌아 온다.
12월 1일에 일병으로 진급하여
작대기 두 개를 다니 보기에는 좀 나았지만,
과중한 업무로 인해 무리를 하였고
11월엔 몹시 앓아서 연 이틀을 꼼짝도 못했단다.
일병은 일만 하는 병사
즉,일~병이고,
이병은 이리가도 병신
저리가도 병신이라서 이병이라나.
광주 시내에 있는 리젠트 관광호텔을 들러
잠시 볼 일을 보고 네 시간도 더 걸린 주행으로 귀가.
오랫만의 아이들 형제,가족 모두의 만찬.
삼겹살 굽고 맥주,소주로 1차를 하고,
2차는 주택으로 건너 가서 조니워카로 또 한 잔.
그리 많이 늦은 시간 아닌데도
피로와 약간의 감기 기운 등으로
각기 한 명씩 차례대로 뻗는다.
12월 19일.
아침부터 또 각자 서두른다.
군복 다림질,샤워,식사,준비물 점검,귀대하는 동안 먹을 것,
룸과 본관 시건 확인,두 대의 자동차 시동 등.
마산을 다녀와서 귀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둘러 달려가서는 완월동 성당 영세자 축하인사를 나누고,
할머니 계신 본가에서 네 명의 고모들과 사촌들과의 상봉
그리고 떠들썩한 점심식사.
짧은 만남 뒤엔 언제나 긴 이별.
서마산,군북IC,의령,대의,생비량을 거쳐
원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세 시를 약간 넘겼다.
이제는 단성IC로 진입해서 되짚어 장성으로 가는 귀대 길.
단성,서진주,사천,섬진강휴게소,광양,순천,주암,곡성,
서광주,동광주,장성IC 까지는 고속주행으로,
이후 상무대까지는 이리 꼬불 저리 꼬불이다.
삼계면 사창리에서
군대용어인 사제라면으로 저녁을 떼우고,
상무대 남문인 육군기계화학교 위병소엔 정확히
7시 10분에 도착.
샤워와 간단한 점호 준비를 위해
사십여분 이른 귀대를 한다는 육군 일병의 외박은
무사히 끝난 셈인데,되짚어 혼자 또 돌아오는 몸은
천근 만근이었다.
연 사흘간의 장시간에 걸친
장거리 고속주행에서 오는 피로감.
귀가시간 밤 열시 십분.
꿈에 그리던 집이라 하던,
하룻밤의 외출로 돌려 보낸 육군 일병 작은 아인
내년 1월의 포상휴가를 기다릴 것이고,
공군교육사령부 비행교육처로 귀대한 큰 아이는
다음 주를 또 기다린다.
산청헤밍웨이
첫댓글 자식이뭔지큰힘이되시겠어요.... 어쩜자세히도소개를하셨네요...많은여행을하셨나지리도잘아시고건강하세요...
엄마와는 또다른 굵직한 부정의 표현이 물씬 느껴집니다.
듬직한 아들 두셔서 마음이 부자이신 님이 부럽네요. 아빠의 사랑 아드님들도 충분히 느낄 꺼예요.
두 아드님에 대한 사랑이 참으로 푸근해 보입니다...
장성이 제 고향인데...반갑네여...아...우리 큰아들 군대보내고 면회다니던 때가 울컥 떠오르네요. 화천이었는데 하나도 멀게 느껴지지 않고 밖에나와서 먹는 라면맛이 세상에서 젤 맛있다고 하는 말 가슴에 박혀서 여행가는 기분으로....암튼 내 일처럼 맘이 싸아~해지네요.
상무대가 장성으로 이전하였나여?? 아~~그랬구나...1박2일의 외출에 빠듯한 일정소화......옛시절이 아득히 떠오르네요~~~^&^
가끔씩 꿈을 꾸면 다시 군대생활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고 깜짝 놀라곤 합니다 5번 이상은 꾸었나봐요 분명 제대 했는데 내가 왜 여기에 있지라고 꿈에서 생각하곤 하죠 군북IC가 바로 제 고향입니다......
건강하게 군 복무 잘 마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