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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돌과 비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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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문학관* 스크랩 정류장 이름 / 성명남
동산 추천 0 조회 18 18.09.26 19:4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정류장 이름 / 성명남



태백과 강릉을 잇는 국도 35호선에

사람 이름으로 된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요

해뜨기 전에 아침밥 지어 먹고 들로 나가는

부지런한 농부 권상철씨 살았는데요

인가라곤 한 집뿐인 [권상철집앞]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는데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어른 이름 함부로 불러도 정겨운데요

건너편 자작나무 숲으로 가는 산비둘기가

온통 하얗게 변해버린 겨울 풍경을 분간할 때 그렇게 불렀는데요

감자꽃이 피건 지건

사람들이 도착하건 떠나건 간섭한 적 없는데요

종일 들일 나간 농부 대신 혼자 그 집 앞 지켰는데요

상속세 증여세 상관없는

대대손손 대물림할  아름다운 유산

지금은 그의 아들

[권춘섭집앞]이라 불리는데요




********************************************************


일상적인 풍경을 ‘감정’으로 승화하다

                                 성명남 시집 <귀가 자라는 집>


2012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한

성명남 시인이 3년만에 첫 시집 <귀가 자라는 집>을 선보였다.

시집 ‘귀가 자라는 집’은 3부로 구성돼 있으며 신춘문예 당선작

‘얼룩진 벽지’와 ‘봄, 다시 쓰다’, ‘풀에 사는 물고기가 있어’,

‘폐경’ 등 작품 63편을 실었다.


'아래층에 이사 온 여자가/ 소리를 수거해 가기 시작했다/

무심히 낭비한 소리가/ 귓바취에 가파르게 쌓이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조목조목 파냈다/(중략)/인터폰 소리를

제일 싫어하는 바닥이/ 공학적 히스테리에 빠진 타코마

다리처럼/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위층과 아래층 사이엔

천장만 남았다/ 소심한 고양이도/ 발꿈치를 들고 걷는다’


- 귀가 자라는 집


이 시에서는 윗집과 아랫집 사이에 발생하는 층간소음을 소재로,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관찰자 입장에서 장면을 발견한다. 그리고 반성하는 자세로

현실을 표현한다.


이런 시편은 성 시인의 작품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그의 작품은 개인의 체험이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고백이다. 쉽게 읽히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시편이 감동을 전한다.

고봉준 문학평론가는 시평을 통해 “성 시인의 시는 감각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서정시의 전통”이라며 “작고 여린 것, 사회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존재하고 있는 것에 눈길을 주며 주변적인

존재를 따스하게 응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 평론가는 “한 편의 시를 읽고 감동하는 것은 서정시,

특히 ‘감정’의 시가 지향하는 방향”이라며 “언어 이상의

무엇으로 읽는 사람과 교감하는 시, 이것이 성 시인이 보여주는

시”라고 설명했다.

성명남 시인은 충청남도 연기군에서 태어나 현재 지역 동인

‘삽량문학회’와 지역 여성시인 동인 ‘이팝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필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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