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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3일 월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1-10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백성에게 들려주시던 말씀들을 모두 마치신 다음,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다.
2 마침 어떤 백인대장의 노예가 병들어 죽게 되었는데, 그는 주인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다.
3 이 백인대장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유다인의 원로들을 그분께 보내어, 와서 자기 노예를 살려 주십사고 청하였다.
4 이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이렇게 말하며 간곡히 청하였다.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5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회당도 지어 주었습니다.”
6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가셨다. 그런데 백인대장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르셨을 때,
백인대장이 친구들을 보내어 예수님께 아뢰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7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8 사실 저는 상관 밑에 매인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9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에게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군중에게 돌아서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10 심부름 왔던 이들이 집에 돌아가 보니 노예는 이미 건강한 몸이 되어 있었다.
입 소문
어떤 사람이든지 자기를 알아주는 것을 좋아할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복잡한 것이 아느냐 모르냐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 명함도 만들고, 그 명함에 많은 것들을 덧붙여서 소개도하고, 그렇게 선전도 하고, 광고도 하고, 홍보도 하고, PR(public relations)도 하면서 자신을 알리려고 애를 씁니다. 대중에게 어떤 사실을 알리기를 원하는 PR의 주체는 사업체, 개별 정치인, 배우나 작가, 정부나 정부기관, 자선단체, 종교단체 및 기타 특정 개인이나 단체 모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PR은 의뢰인에 대한 정보를 집중·생략·과장·확대하여 공중에게 전달함으로써 공중의 인식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날 나는 정치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명함을 받았는데 사진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념하고, 그동안의 경력이나 학력이 정말 화려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자세히 알게 되었지만 너무 과장하고, 허풍이 많다는 것을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명함을 만들기를 은근히 두려워한답니다. 또한 복음묵상의 시간이나 다른 시간에 나 자신을 소개하고 알리는 것을 꺼리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내 글을 대하는 사람이 내 실체를 알고 더 실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겁도 나고, 내가 묵상에서 내 삶을 속속들이 전부 드러냈기 때문에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말하는 것을 내가 살지 못하고 묵상하고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심적 중압감도 아주 크게 작용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낱낱이 토해 놓으면, 나는 묵상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께서 지금 이 세상에 계신다면, 어떤 명함을 가지고 다니실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떻게 명함을 만들라고 제자들에게 시키셨을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어떻게 당신 자신을 PR하시고, 사람들에게 ‘당신을 알아달라고 주문하실까?’생각해 보았습니다. 도저히 상상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대부분 당신에 대하여 떠드는 사람들에게 함구령을 내시고, 제자들에게도 함구령을 내시는 주님이시니 명함을 만드실 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백인대장은 어떻게 알 수 있었겠습니까? 명함도 없고, 소문내지 말라고 그렇게 함구령을 내리신 주님의 진면목을 알아본 백인대장은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광고나 선전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구전(口傳)이라고 합니다. 입소문이 가장 무섭고, 가장 좋다는 것입니다. 떠들고 다니는 것보다 사람들이 자신이 들은 것에다가 살을 붙이고, 거품을 붙여서 다른 사람들의 ‘귀에 소리’가 가장 선전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입소문을 내고 다니는 사람들을 몇 명만 확보해도 장사를 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음식점, 미용실, 병원, 학원 등도 그렇게 입소문으로 잘 되는 사업이랍니다.
구전을 100% 믿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사람들은 확인도 하고, 구체적으로 꼼꼼하게 따져봐야 직성이 풀리는 존재입니다. 그런데도 백인대장은 주님의 진실을 정확하게 알아보고, 신뢰하며, 자신의 처지와 경험을 바탕으로 주님께 믿음을 고백합니다. 백인대장은 점령국가에서 파견된 사람입니다. 주님을 직접 불러 명령할 수도 있고 군인들을 보내서 강제로 끌고 갈 수도 있으며, 구금할 수도 있는 신분입니다. 그러나 그는 감히 직접 부탁도 하지 못하고, 유다의 원로를 통해서 주님께 청을 넣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가볍게 여기는 주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집으로 찾아오시는 주님께 친구를 보내 자기 집에 오시는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두려워합니다.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하느님을 이방인의 집에 모시는 것은 하느님을 불결하게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죄인이라서 주님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부정한 자라고 생각하고, 부정한 채 주님을 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그냥 말씀만 하셔도 종의 병이 나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나 자신을 살펴보니 나는 정말 얼굴을 들 수 없이 부끄러운 모습이랍니다. 칭찬 받을 짓을 하나도 하지 않았고, 죄를 짓고도 아주 뻔뻔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더러운 몸에 아무 생각 없이 모시려고 합니다. 믿음의 수준이 정말 아주 낮은 수준에 있으면서도 상당한 수준에 있는 사람처럼 그렇게 뽐내면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명함을 돌리고, PR도 하고, 그렇게 세상을 살았습니다. 초라한 자신을 바라보면서 지금은 그냥 멍청하게 앉아 있을 뿐입니다. 백인대장의 고백을 자꾸만 되 뇌일 뿐입니다. “주님, 제가 주님을 모시기에 부당하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낫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하느님께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1서 말씀입니다. 2,1-8
사랑하는 그대여, 1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청과 기도와 전구와 감사를 드리라고 권고합니다.
2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하여, 우리가 아주 신심 깊고 품위 있게,
평온하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3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구원자이신 하느님께서 좋아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일입니다.
4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5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도 한 분이시니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6 당신 자신을 모든 사람의 몸값으로 내어 주신 분이십니다. 이것이 제때에 드러난 증거입니다.
7 나는 이 증거의 선포자와 사도로,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과 진리를 가르치는 교사로 임명을 받았습니다.
나는 진실을 말할 뿐,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8 그러므로 나는 남자들이 성을 내거나 말다툼을 하는 일 없이, 어디에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축일9월 13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John Chrysostom)
신분 : 총대주교, 교회학자, 교부
활동 지역 :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
활동 연도 : 344/354?-407년
같은 이름 : 금구, 얀, 요안네스, 요한 금구, 요한금구, 요한네스, 이반, 장, 쟝, 조반니, 조안네스, 조한네스, 존, 죤, 지오반니, 크리소스똠, 크리소스또모, 크리소스또무스, 크리소스토무스, 크리소스톰, 한스, 후안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Joannes Chrisostomus, 또는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시리아의 안티오키아(Antiochia)에서 아버지 세쿤두스(Secundus)와 어머니 안투사(Antusa) 사이에 태어났는데, 출생 연도는 정확히 알 수 없고 344-354년 사이로 추정된다. 아버지 세쿤두스는 어머니 안투사가 20세 되던 해에 사망했기 때문에, 요한은 젊은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하였다.
그는 세속적인 출세를 위해 이교도 수사학자인 리바니오로부터 수사학을 배웠으나, 이런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친구로 후에 타르수스(Tarsus)의 주교가 된 디오도루스(Diodurus)와 함께 성서 연구와 수덕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371년 안티오키아의 멜리티우스(Melitius) 주교는 그에게 독서직을 주고 자기 곁에서 일하게 하였다. 그러나 평소부터 수도생활을 갈망하던 그는 인근 광야에 가서 노(老) 은수자의 지도를 받으며 4년간 생활하였으며, 더 적극적인 수덕 생활을 열망하여 동굴에 들어가 2년간 고행과 성서 독서의 생활을 하였다. 지나친 고행으로 건강을 크게 해치자, 어머니 안투사의 눈물어린 간청 때문에 그는 안티오키아로 돌아왔다.
그는 381년 멜리티우스 주교로부터 부제품을 받았으며, 386년에는 플라비아누스(Flavianus) 주교로부터 사제품을 받았다. 그 후 12년간 안티오키아의 설교 사제로 활약하면서 수많은 명강론을 하였다. 그의 강론이 너무 유명해서 크리소스토무스(Chrisostomus), 즉 ‘금구(金口)’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390년부터는 신약성서에 관한 연속 강론을 실시하여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397년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넥타리우스(Nectarius)가 사망하자 황제는 성 요한을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로 임명하려 하였다. 그는 이를 거절하였지만 황제의 뜻이 워낙 완강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락하였다. 그래서 398년 2월 26일 알렉산드리아의 총대주교인 테오필루스(Theophilus)로부터 주교품을 받았다. 수도의 총대주교가 된 그는 궁중생활과 너무나 밀착되어 부패한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화려한 생활을 질타하고, 신자들이 생활을 윤리적으로 쇄신할 것을 강조하였다. 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구호사업을 시작함으로써 교회의 개혁을 시도하였다. 그리고 에페수스(Ephesus)에서 주교회의를 개최하여 성직매매를 한 6명의 주교를 면직시켰다.
그러자 총대주교의 개혁에 불만을 품고 있던 적대자들이 연대하여 요한을 반대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가장 극렬한 적대자는 그에게 주교품을 준 알렉산드리아의 테오필루스 총대주교였다. 한편 처음에는 황실과의 관계가 좋았으나 황후의 지나친 사치와 탐욕을 비난하여 악화되었다. 그는 403년 콘스탄티노플 근교인 퀘르치아(Quercia)에서 개최된 주교회의에서 적대자들의 근거 없는 모략으로 고발되어 면직되었으며, 소심증이 있던 아르카디우스(Arcadius) 황제는 이 결정을 받아들여 그를 비티니아(Bithynia, 고대 소아시아 북서부 지역)로 유배시켰다.
그러나 신자들이 이 결정에 반발하여 폭동을 일으키자 이에 놀란 에우독시아(Eudoxia) 황후는 그의 유배를 취소하였다. 이 첫 번째 유배는 오래가지 않았으며, 성 요한은 군중의 환호를 받으면서 귀환하였다. 그 후 404년에 황제는 그를 다시 쿠쿠수스(Cucusus, 지금의 알바니아)로 유배를 보냈다. 그러나 그를 만나보려는 신자들의 순례행렬이 계속되자 황제는 다시 흑해 동편의 피티우스(Pityus)라는 험한 숲속으로 유배지를 옮기라는 명령을 내렸다. 성 요한은 새로운 유배지로 가던 중 407년 9월 14일 코마나(Comana)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요한은 금구라는 별명에 걸맞게 수많은 명강론과 저서를 남겼다. 그의 강론에는 사도 바오로(Paulus)의 서한들이 많이 인용되었다. 교황 인노켄티우스 1세(Innocentius I)는 412년 그의 명예를 회복시켰으며, 그의 유해는 1626년 5월 1일 이후 로마(Roma)의 베드로 대성전 성가대 경당에 안치되어 있다. 1568년 교황 비오 5세(Pius V)는 그를 교회학자로 선포하면서 ‘동방의 네 명의 위대한 교회학자’ 중 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오늘 축일을 맞은 요한 크리소스토모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이배근 가브리엘 형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