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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가체부(獻可替否)
신하가 임금에게 옳은 일을 권하고 악한 일을 못하게 한다는 뜻으로, 임금을 보좌하는 도리를 이르는 말이다.
獻 : 드릴 헌(犬/16)
可 : 옳을 가(口/2)
替 : 버릴 체(曰/8)
否 : 아닐 부(口/4)
(유의어)
헌가(獻可)
헌체(獻替)
출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昭公) 20年
신하는 임금이 옳다고 말한 가운데 악한 것이 있으면 그 악한 것을 말하여 옳은 데로 나아가게 하며, 임금이 악하다고 말한 가운데 옳은 것이 있으면 그 옳은 것을 말하여 악한 것을 버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성어는 제(齊)나라 경공과 안영(晏嬰)이 대화하는 가운데 안영이 대답하는 말에서 연유한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경공이 말하기를, '화(和)와 동(同)은 다른가?' 하였다.
公曰: 和與同異乎.
이에 안자(안영)는 이렇게 말했다. '다릅니다. 화합한다는 것은 국을 끓이는 것과 같습니다.
對曰: 異. 和如羹焉.
물, 불, 초, 간장, 소금, 매실에다 삶은 생선이나 고기를 넣고 나무로 불을 때고 요리사가 그것들을 조화시키고 맛을 보아 모자라는 것은 더 넣고 많은 것은 덜어내어 만듭니다.
水火醯醢鹽梅, 以烹魚肉, 燀之以薪, 宰夫和之, 齊之以味, 濟其不及, 以洩其過.
그런 뒤 군자는 이를 먹고는 기분 좋아합니다. 임금과 신하 사이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君子食之, 以平其心. 君臣亦然.
임금이 옳다고 하여도 거기에 잘못이 있으면 신하는 그 잘못을 말씀드려 옳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임금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옳은 점이 있으면 신하는 그 옳은 것을 고하여 틀린 것을 고쳐 나가야 합니다.
君所謂可, 而有否焉, 臣獻其否, 以成其可, 君所謂否, 而有可焉, 臣獻其可, 以去其否.
이렇게 해야 정치가 공평해져 서로 충돌이 없고 백성들도 다투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是以政平而不幹民無爭心.
(春秋左氏傳/昭公 20年)
헌가체부(獻可替否)
옳은 일을 권하고 그른 일을 못하게 한다는 뜻으로, 임금을 보좌하는 신하의 도리를 이르는 말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하는 일은 모두 옳고, 어떤 일이든 잘못은 남의 일이라 여기는 수가 많다. 완전한 사람은 있을 수 없어 잘못된 일을 지적하면 변명하거나 남 탓으로 돌린다. 이것을 말한 적합한 명언이 바로 良藥苦口 忠言逆耳(양약고구 충언역이)다.
좋은 약은 입에 쓰고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리게 마련이니 편한 사이라도 하기 어렵다. 하물며 윗사람이나 지도자가 잘못된 길로 가는데 바로잡는 일은 쉬울 리가 없다. 그런데 하는 일이 모두 옳다는 임금에게 바른 일을 권하고(獻可) 그릇된 일을 못하게 하는(替否) 신하가 가능했을까. 바르게 보좌하는 일에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충언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옳은 길로 갈 수 있었다.
이 성어가 글자대로는 아니지만 의미하는 그대로인 것이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제(齊)나라의 재상 안영(晏嬰)이 한 말로 나온다. 어느 때 경공(景公)이 화(和)와 동(同)에 대해 물었을 때 화합한다는 것은 각기 다른 재료를 넣어 국을 끓이는 것과 같다면서 임금과 신하 사이도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君所謂可 而有否焉
(군소위가 이유부언)
임금이 옳다고 해도 잘못이 있으면,
臣獻其否 以成其可
(신헌기부 이성기가)
신하는 그 잘못을 말씀드려 바르게 나가도록 하고,
君所謂否 而有可焉
(군소위부 이유가언)
임금이 틀렸더라도 옳은 점이 있으면
臣獻其可 以去其否
(신헌기가 이거기부)
신하가 그것을 고해 바로잡아야 합니다.
안자(晏子)로 불릴 정도로 관중(管仲)과 함께 뛰어난 명재상으로 꼽히는 안영은 무조건 옳고 그른 것이 없으니 서로 보완해야 정치가 공평해져 충돌이 없어진다고 조언한 것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昭公) 20년조에 실려 있다.
온전한 성어를 남긴 것은 후한(後漢) 초기 여섯 황제를 거치며 여러 직책을 수행한 호광(胡廣)으로 후한서(後漢書)에서 찾을 수 있다. "군주는 넓게 비추어 고르게 보는 것으로서 덕을 삼으며(以兼覽博照爲德/ 이겸람박조위덕), 신하는 옳은 것을 진헌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을 충성이라고 하였습니다(臣以獻可替否爲忠/ 신이헌가체부위충)."
헌가(獻可) 또는 헌체(獻替)로 줄여 쓰기도 하는 이 말은 우리 고전에서 여러 곳에 사용되어 DB에서 많이 검색된다. 조선 개국 후 나라의 기틀을 기초했던 정도전(鄭道傳)이 군주를 받드는 재상의 직무를 말한 삼봉집(三峰集) 한 곳만 보자. "군주의 아름다운 점은 순종하고 나쁜 점은 바로잡으며(順其美而匡其惡/ 순기미이광기악), 옳은 일은 받들고 옳지 않은 일은 막아야 한다(獻其可而替其否/ 헌기가이체기부)."
더욱 민주화됐다는 오늘날 모습은 처량하다. 조그만 의견 차이도 용납 못하고, 상대방을 찍어 누른다. 공직자는 윗사람의 엄명에 직언은커녕 법을 어기면서까지 굽실거린다.
도승지의 글에서
승정원(承政院)은 대통령 비서실이다. 여섯 명의 승지(承旨)가 있었는데, 실장 격인 도승지(都承旨)나 나머지 승지나 부승지나 모두 정3품이었다. 담당 분야가 따로 있어 좌승지는 호조(戶曹), 우승지는 예조(禮曹), 좌부승지는 병조(兵曹), 우부승지는 형조(刑曹), 동부승지는 공조(工曹)를 담당했고, 도승지는 이조(吏曹)를 담당했다.
품계는 같지만 도승지에게 감히 희언(戱言; 농담)하지 못했고, 불경했을 경우 벌로 술자리인 벌연(罰宴)을 베풀어야 했다. 승지를 임금의 목구멍과 혀를 맡았다는 뜻에서 후설지직(喉舌之職)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임금의 명령을 무조건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 지금과 다르다. 임금의 명령을 따르는 승순(承順)도 하지만 임금의 명령을 거부하는 헌가체부(獻可替否)도 했다. 줄여서 헌체(獻替)인데, 임금이 해야 할 일은 진헌(進獻)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은 '안된다'고 한다는 뜻이다. 임금의 전지(傳旨)를 다시 봉해 반납하는 것이 봉환지법(封還之法)이다.
정도전에게 정치혁신의 길을 묻다
지난 총선 다음날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국면의 정치적 대변혁이 국민의 뜻으로 이뤄진 것을 확인하고 충주호를 중심으로 충주, 제천, 단양 등의 명승과 유적을 답사했다. 중원고구려비(국보 205호)를 비롯해 미륵대원지(사적 317호) 등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유적을 살펴본 뒤 돌아오는 길에 차창 밖으로 보인
단양 8경(丹陽八景) 중 첫 번째인 도담삼봉(島潭三峰)의 자태가 차를 멈추게 했다. 남한강 가운데 섬처럼 솟아 있는 세 봉우리는 언제 보아도 신비감을 갖게 해 준다.
안내판에 소개돼 있는 도담삼봉과 정도전(鄭道傳)과의 관계를 읽으며 총선이 만들어 놓은 정치적 대변혁의 국면에서 정도전이 가졌던 국가 경영의 비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알다시피 정도전의 호는 삼봉으로 단양 외가에서 태어난 정도전이 도담삼봉을 회상해 호로 삼았다는 설이 유력하다.
조선왕조의 개국공신으로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을 짓고 수도 한양(漢陽)을 설계했던 정도전의 국가 경영비전은 '재상(宰相)중심제'였다.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입장에서 재상중심제는 구시대의 유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중국 왕조를 비롯해 삼국과 통일신라, 고려 왕조를 거치며 확립된 제왕 중심의 국가경영체제는 조선 초기만 해도 너무나 공고한 것이었다.
따라서 다른 체제는 생각할 틈도 없었던 것이 14세기 후반 당시 인물들이 가졌던 생각의 한계였다. 이를 감안하면 정도전의 재상중심제는 당시로서는 혁명적 발상이 아닐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정도전은 왜 재상중심제라는 국가경영체제를 생각하게 되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똑똑한 왕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왕도 많았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이었다.
포악무도했던 중국의 걸왕(桀王)이나 주지육림(酒池肉林)이라는 고사가 나올 만큼 폭정을 저지른 주왕(紂王)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역사에서도 신라의 진성여왕(眞聖女王), 고려의 의종(毅宗)이나 충혜왕(忠惠王) 등 결함 있는 왕의 사례를 정도전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정도전은 왕은 세습되도록 해도 현명하지 못한 왕의 출현을 대비해 재상들이 국가경영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구상을 하게 되었다.
재상(宰相)이란 말은 재제(宰制)와 보상(輔相)이라는 두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재제(宰制)는 '주재하여 다스린다'는 뜻이고 '보상(輔相)'은 '왕을 도와준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왕을 도와준다'고 해서 왕의 명령과 의지에 무조건 복종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왕의 옳은 일은 적극 봉행하되 옳지 않은 일은 끝가지 거부하여 바꿈으로써 왕을 옳은 길로 인도해야 함을 뜻한다.
이를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에서 헌가체부(獻可替否)라고 했다. 같은 책에서 좀 더 쉽게 '왕의 좋은 점은 따르고 나쁜 점은 바로 잡는다'는 의미로 순기미 광기악(順其美 匡其惡)하는 것이 보상의 정신이라고 제시했다.
정도전의 재상중심제를 현대에 그대로 옮겨 적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 재상중심제를 주장한다면 시대착오 환자 취급을 당할 것이 뻔하다. 현대 행정학에서 관료제의 폐해가 지적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총선이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서 요직을 맡은 인물들이 정도전이 설파했던 재상의 역할을 했는지 상기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질 않는다.
한 가지 사례로 배신의 정치인으로 지목된 이가 국민의 선택을 받았는데 이는 대통령의 뜻과 국민 다수의 뜻이 달랐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런 판단 과정에서 과연 주변 인물들이 '헌가체부(獻可替否)'의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다.
대통령은 왕과 다르게 5년마다 국민이 뽑는 대표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70년도 채 안된 짧은 대한민국 역사지만 역대 대통령을 보면 호불호(好不好)가 엇갈린다.
또 5년 동안의 치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되어 있다. 부정적인 통치행위가 자행될 때 국민이 심판하기 전에 대통령으로 하여금 바른 길을 걷도록 하는 간언(諫言)은 주변 인물들의 의무이다.
구중궁궐에 앉아 재상 몇 명의 의견이나 듣던 왕조시대와 달리 지금은 대통령이 널리 의견을 자발적으로 구해야 한다. 널리 의견을 구할수록 그것은 민심에 가까운 의견이 된다.
대통령의 의견을 받아 적기만 하고 다른 의견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민심은 더욱 이반될 수밖에 없다. 현대의 재상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헌가체부(獻可替否)' 자세가 절실해 보인다.
육사신(六邪臣), 육정신(六正臣)
중국 고사에 보면, '바른 임금이 있는데 위태로운 나라는 없다(有正君者無危國)'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고금을 막론하고 아무리 임금이 바르다고 해도 충신이 나오고 간신도 나오는 법.
천하를 주유한 공자는 여러 나라의 임금과 제상들에게 바른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설파하면서 나라에 해로운, 반대로 나라에 이로운 여섯 가지 신하의 유형들을 전했다. 이것이 공자의 '육사신(六邪臣)'과 '육정신(六正臣)'이다.
육사신(六邪臣)의 경우 첫째는 신하로서 역할은 제대로 못하면서 자리만 꿰차고 있는 구신(具臣)이 있다. 둘째는 아첨만 하는 유신(諛臣)이고, 셋째는 남을 잘 헐뜯고 참소를 일삼는 참신(讒臣)이다. 넷째는 반역을 허거나 불충스러운 적신(賊臣)이다. 다섯째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망국신(亡國臣), 그리고 마지막 여섯째가 권모술수와 간언을 서슴치 않는 간신(奸臣)이다.
이에 반대되는 육정신(六正臣)의 첫째는 인격이 고매한 성신(聖臣)이다. 이어 마음 씀씀이가 어진 양신(良臣), 충성심으로 가득 찬 충신(忠臣), 매사에 지혜로와 임금을 잘 보좌하는 지신(智臣)이 있다. 또 지조가 곧고 바른 정신(貞臣), 성품이 강직한 직신(直臣)이 있다.
▶️ 獻(드릴 헌, 술두루미 사, 위의 있을 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견(犬=犭;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세발솥의 일종(一種)을 뜻하는 글자 鬳(권, 헌)으로 이루어졌다. 옛날에는 이것에 개고기를 담아서 종묘(宗廟)에 바쳤다. 때문에 鬳(권)과 犬(견)을 합쳐, '바치다', '존장에게 진상하다', '드리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獻자는 '드리다'나 '바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獻자는 鬳(솥 권)자와 犬(개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鬳자는 호랑이 무늬가 새겨진 '솥'을 뜻한다. 고대에는 호랑이 무늬가 새겨진 솥이 신성함을 상징했기 때문에 제사를 지낼 때 사용됐었다. 이렇게 신성함을 상징하는 솥과 犬자가 결합한 獻자는 솥에 제물을 넣어 바친다는 뜻이다. 그러니 獻자에 쓰인 犬자를 반드시 '개'로 해석하기보다는 제물로 바쳐지는 '동물'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獻(헌, 사, 의)은 ①드리다 ②바치다 ③올리다 ④나타내다 ⑤표현하다 ⑥보이다 ⑦권하다 ⑧나아가다 ⑨좋다 ⑩맞다 ⑪바치는 물건(物件) ⑫어진 이, 현자(賢者) 그리고 ⓐ술두루미(술을 담는 두루미)(사) ⓑ(거칠게)새기다(사) 그리고 ㉠위의(威儀)가 있다(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드릴 정(呈), 바칠 공(貢)이다. 용례로는 자기의 피를 다른 사람에게 뽑아 주는 일을 헌혈(獻血), 신명을 바쳐 일에 진력함을 헌신(獻身), 돈이나 물품을 바침을 헌납(獻納), 돈을 바침 또는 바친 돈을 헌금(獻金), 헌상하는 물품을 헌물(獻物), 술잔을 올림을 헌작(獻爵), 물품을 올림을 헌정(獻呈), 책을 바침 또는 그 책을 헌서(獻書), 꽃을 바침을 헌화(獻花), 사찰에 드리는 등을 헌등(獻燈), 신 또는 좋은 일 따위를 기리어 추는 춤을 헌무(獻舞), 교회나 절 따위에서 하느님이나 부처에게 올리는 쌀을 헌미(獻米), 술잔을 드림을 헌배(獻杯), 책을 바침 또는 그 책을 헌본(獻本), 정성을 다하여 바침을 헌성(獻誠), 지어 바치는 시를 헌시(獻詩), 절에서 문앞이나 대문 앞 등의 시식돌에 두어 잡귀에게 음식을 바침 또는 그 음식을 헌식(獻食), 임금에게 의견을 말씀 드림을 헌언(獻言), 의견을 드림을 헌의(獻議), 지은이나 발행자가 그 책을 다른 사람에게 바치는 뜻을 적은 글을 헌제(獻題), 환갑잔치 같은 때 오래 살기를 비는 뜻으로 잔에 술을 부어서 드림을 헌수(獻壽), 변변치 못한 미나리를 바친다는 뜻으로 윗사람에게 물건을 선사할 때나 자기 의견을 적어 보낼 때에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헌근(獻芹), 사회를 위하여 이바지함 또는 공물을 나라에 바침을 공헌(貢獻), 옛날의 제도나 문물을 아는 데에 증거로 되는 기록이나 서적을 문헌(文獻), 물건을 받들어 바침을 봉헌(奉獻), 돈이나 물품을 바침을 납헌(納獻), 제사 지낼 때 두 번째 잔을 올리고 네 번 절함을 아헌(亞獻), 미나리를 바치는 정성이라는 뜻으로 옛날 햇미나리가 나면 제일 먼저 임금에게 바친 데서 정성을 다하여 드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헌근지성(獻芹之誠), 남에게 물건을 선사할 때 겸사하여 이르는 말을 헌근지의(獻芹之意), 참고하거나 생각해 볼 책이나 글을 일컫는 말을 가고문헌(可考文獻), 남의 꽃을 빌려 부처에게 바친다는 뜻으로 남의 물건으로 선물하거나 자기 일을 봄을 이르는 말을 차화헌불(借花獻佛), 제사 지낼 때에 축문이 없이 술을 한 잔만 올림을 일컫는 말을 무축단헌(無祝單獻) 등에 쓰인다.
▶️ 可(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는 ❶회의문자로 막혔던 말이(口) 튀어 나온다는 데서 옳다, 허락하다를 뜻한다. 나중에 呵(訶; 꾸짖다), 哥(歌; 노래) 따위의 글자가 되는 근본(根本)이 되었다. 또 나아가 힘드는 것이 나갈 수 있다, 되다, 그래도 좋다,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可자는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可자는 곡괭이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可자는 본래 농사일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고자 흥얼거리던 노래가 바로 농요(農謠)이다. 그래서 可자는 곡괭이질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可자가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입을 벌린 모습의 欠(하품 흠)자를 결합한 歌(노래 가)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可(가, 극)는 (1)옳음 (2)좋음 (3)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 수, 우, 미, 양, 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하는 경우에, 그 가장 낮은 성적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말 (4)회의(會議)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의안을 표결할 경우에 결의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意思) 표시로서의 찬성(동의) (5)…이(가)됨, 가능(可能)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동작을 나타내는 한자어 앞에 붙음 등의 뜻으로 ①옳다 ②허락하다 ③듣다, 들어주다 ④쯤, 정도 ⑤가히 ⑥군주(君主)의 칭호(稱號) ⑦신의 칭호(稱號) 그리고 ⓐ오랑캐 임금의 이름(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이다. 용례로는 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여러 사람의 의사를 따라 의안을 좋다고 인정하여 결정함을 가결(可決),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음을 가동(可動), 대체로 합당함을 가당(可當),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두려워할 만함을 가공(可恐),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얄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불쌍함이나 가엾음을 가련(可憐), 눈으로 볼 수 있음을 가시(可視), 나눌 수 있음이나 분할할 수 있음을 가분(可分), 어처구니 없음이나 같잖아서 우스움을 가소(可笑), 참고할 만함이나 생각해 볼 만함을 가고(可考), 꽤 볼 만함이나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비웃을 때에 이르는 말을 가관(可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다는 뜻으로 흔히 편지에 쓰이는 말을 가가(可呵), 법령으로 제한 금지하는 일을 특정한 경우에 허락해 주는 행정 행위를 허가(許可), 옳지 않은 것을 불가(不可), 인정하여 허락함을 인가(認可), 아주 옳음이나 매우 좋음을 극가(極可), 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을 재가(裁可), 피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가피(不可避),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될 수 있는 대로나 되도록을 이르는 말을 가급적(可及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시적(可視的), 현상이나 상태 등이 실제로 드러나게 됨 또는 드러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가시화(可視化), 침범해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불가침(不可侵), 의안을 옳다고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가결안(可決案), 옳거나 그르거나를 일컫는 말을 가부간(可否間), 불에 타기 쉬운 성질을 일컫는 말을 가연성(可燃性),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으로 인자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직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가고가하(可高可下),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머물러 살 만한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일컫는 말을 가거지지(可居之地),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감지인(可堪之人),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음을 일컫는 말을 가기이방(可欺以方), 참고하거나 생각해 볼 책이나 글을 일컫는 말을 가고문헌(可考文獻), 두렵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가공가소(可恐可笑), 믿을 만한 사람이나 믿음직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신지인(可信之人), 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찬성과 반대가 동수임을 일컫는 말을 가부동수(可否同數) 등에 쓰인다.
▶️ 替(바꿀 체, 참람할 참)는 ❶형성문자로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朁(체, 참)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가로 왈(曰; 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竝(병, 체)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필요 없게 되다의 뜻이다. 음(音)을 빌어 '갈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替자는 '바꾸다'나 '쇠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替자는 두 개의 夫(지아비 부)자와 曰(가로 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夫자가 아닌 欠(하품 흠)자가 쓰였었다. 欠자는 입을 크게 벌려 하품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금문에서는 이렇게 하품하는 모습의 欠자를 이용해 '피곤하다'나 '늘어지다'는 뜻을 표현했었다. 하지만 후에 매우 피곤하여 기력이 다했으니 대상을 바꾼다는 의미가 파생되면서 '바꾸다'나 '대신하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글자 역시 欠자에서 夫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도를 알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替(체, 참)는 ①바꾸다 ②쇠하다(衰--) ③쇠퇴하다(衰退--) ④폐하다(廢--), 폐기하다(廢棄--) ⑤멸망하다(滅亡--) ⑥정지하다(靜止--) 그리고 ⓐ참람하다(僭濫--: 분수에 넘쳐 너무 지나치다)(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꿀 환(換)이다. 용례로는 서로 바꿔 가며 대신함을 체대(替代), 순번의 차례로 갈아 듦을 체번(替番), 뒤에 상환 받기로 하고 금전이나 재물 등을 대신 지급하는 일 또는 남의 일을 대신하여 담당함을 체당(替當), 남을 대신하여 수고함을 체로(替勞), 대신 꾸어 줌을 체대(替貸), 대신하여 갈아서 바꿈을 체환(替換), 다른 일에 배정된 사람을 바꾸어 부리는 일을 체역(替役), 이어받아 물품을 운송함을 체운(替運), 짐을 이어받아 옮겨 실음을 체재(替載), 남을 대신하여 물품을 바침을 체진(替進), 대신 징수함을 체징(替徵), 기 같은 것을 서로 번갈아가며 바꾸어 잡음을 체파(替把), 남을 대신하여 행함을 체행(替行), 다른 것으로 바꿈을 대체(代替), 자리나 역할 따위를 다른 사람 또는 다른 것과 바꿈을 교체(交替), 서로 옮기어 바뀜을 이체(移替), 어떤 계정의 금액을 다른 계정에 옮겨 적는 일을 대체(對替), 성하고 쇠함을 융체(隆替), 고치어 바꿈을 개체(改替), 말도 갈아타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예전 것도 좋기는 하지만 새것으로 바꾸어 보는 것도 즐겁다는 말을 마호체승(馬好替乘), 신세대가 구세대와 교대하여 어떤 일을 맡아 봄을 이르는 말을 세대교체(世代交替),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능가하여 윗사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세상이 어지러움을 이르는 말을 하릉상체(下陵上替) 등에 쓰인다.
▶️ 否(아닐 부, 막힐 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不(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不(불, 부)는 ~이 아니다, ~하지 않다란 부정(否定)을 나타내고 口(구)部는 말을 나타낸다. 즉, ~이 아니다란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否자는 '아니다'나 '부정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否자는 不(아닐 부)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식물을 그린 것으로 '아니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아니다'는 뜻을 가진 不자에 口자를 결합한 否자는 '아니라고 말하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쉽게 말하자면 不자는 '잘못되다'나 '못하다'는 뜻이고 否자는 '옳지 않다'와 같이 상황을 부정(否定)하는 의미로 쓰인다. 실제 쓰임에서는 이 둘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엄밀히 구분하자면 차이점은 존재한다. 그래서 否(부, 비)는 ①아니다 ②부정(否定)하다 ③불가(不可)하다 ④없다 ⑤~느냐, 그리고 ⓐ막히다(비) ⓑ곤(困)하다(기운 없이 나른하다)(비) ⓒ비루(鄙陋)하다(행동이나 성질이 너절하고 더럽다)(비) ⓓ악(惡)하다(비) ⓔ괘(卦)의 이름(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 허락할 낙(諾)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지 아니함을 부인(否認), 그렇지 않거나 옳지 않다고 인정함을 부정(否定), 의논하는 안건에 대하여 옳지 않다고 결정함을 부결(否決), 토의에 있어서 어떠한 문제에 대하여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쪽을 부편(否便), 투표에서 반대하는 뜻으로 찍은 표를 부표(否票), 거절하여 받아들이지 않음을 거부(拒否),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을 여부(與否), 평안함과 평안하지 아니함 또는 그 소식을 안부(安否), 옳고 그름 또는 정당함과 부정당함을 당부(當否),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찬성함과 불찬성함을 찬부(贊否), 적당함과 부적당함을 적부(適否), 그러함과 그렇지 아니함을 연부(然否),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 또는 생존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존부(存否), 바름과 바르지 못함을 정부(正否), 틀림없이 꼭 맞음과 안 맞음을 적부(的否), 운수가 꽉 막힘을 비색(否塞), 나쁜 운수 또는 불행한 운명을 비운(否運), 막힌 운수와 터진 운수 곧 불행과 행복을 비태(否泰), 아는 것이 없는 여인 또는 무지한 부인을 비부(否婦), 운수가 막히어 트이지 않음을 경비(傾否), 운수가 매우 사나워서 막힘을 간비(艱否), 좋은 운수는 가고 나쁜 운수가 돌아옴을 일컫는 말을 비래태거(否來泰去), 비운이 극한에 다다르면 행운이 돌아옴을 일컫는 말을 비극반태(否極反泰), 좋으니 나쁘니 하고 떠들어댐을 일컫는 말을 왈가왈부(曰可曰否), 옳고 그른 것을 서로 의논하지 않는다는 말을 불상가부(不相可否), 운이 좋고 나쁨은 모두가 하늘의 뜻이라는 의미로 운을 하늘에 맡김을 이르는 말을 운부천부(運否天賦), 안태함이 극도에 이르면 이윽고 재앙이 온다는 말을 태극비래(泰極否來), 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찬성과 반대가 동수라는 말을 가부동수(可否同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