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치’가 뭐유?
얼마 전 몽골에 다녀왔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말하자면 한 집 건너 하나씩 CU(편의점)와 이마트가 있을 정도였다. 국민의 10%가 한국을 다녀갔다고 한다.
우리 말에 ‘갖바치’라는 단어가 있다. 예전에 ‘가죽신을 만들어 파는 사람’을 이르던 말이다. ‘바치’는 현재 ‘사람(주제자)이란 말을 만드는 접미사’로 쓰인다. 하지만 원래는 그냥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었다(서정범 ‘새국어어원사전’).
몽골의 수도를 ‘울란바토르(Ulaanbaatar)’라고 한다. ‘붉은 용사’라는 뜻이다. 여기서 ‘울란(Ulaan)’은 ‘붉다’는 말이고, 우리말 울긋불긋에서 ‘울’과 같은 어원을 가진다. 또한 ‘바토르(Baatar)’도 ‘바치’와 동일한 어원임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옛글을 보면 ‘흥졍바지 사위국(舍衛國)으로 가리 잇더니(‘석보상절’ 6:15)’라는 글이 있는데, 여기서 흥졍바지를 ‘상인(商人)’이라고 풀어놓고 있음을 본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면 ‘바치(匠色‧‘박통사언해’ 초간본5)’ ‘노랏바치(倡人‧창인 : 광대‧‘훈몽자회’ 중3)’ 등과 같이 여러 책에 ‘바치’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들은 모두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밪(받)’을 어근으로 하고 있다. 예전에 젊은 시절에는 군대 간 친구들을 ‘군바리’라고 불렀다. 이것은 ‘밪(받)’의 변형들이다. 예를 들면 군바리‧악바리‧쪽바리‧혹부리‧학비리(학생) 등이 모두 ‘바치’의 변형된 모습이다.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출처: 스카이데일리 전문가칼럼 [맛있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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