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해가 이제 2주일남짓 남았다. 주요 격투스포츠 이벤트 단체들도 이제 마지막 연말 올스타 이벤트만 남겨놓고 시즌을 정리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서 주요 격투 스포츠 이벤트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친 파이터 들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격투 스포츠에는 연말 TV와 신문지면을 통해 흔히 접할 수 있는 10대 가요제나 연말 시상식 같은 행사 없는 관계로 한 시즌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격투로망에서 이런 행사를 준비해 보았다. 단순히 한 해동안 격투스포츠를 지척에서 접하고 사랑했던 '반또라이'의 주관적인 판단이니 독자 여러분이 즐겁게 보시고 첨삭지도를 바란다.
1. 세미 쉴트(K-1 | 32, 네덜란드, 정도회관-골든글로리)
2005년 3월 서울 대회를 시작으로 장장 8개월에 걸쳐 펼쳐진 K-1 월드 그랑프리의 마지막 생존자는 세미 쉴트 였다. 211cm, 116kg의 강력한 하드웨어에다가 어릴 때부터 몸에 밴 가레다의 타격감, 거기다가 골든글로리의 거인파이터 특별훈련 프로그램으로 올 한해 K-1을 그야말로 초토화 시켰다. K-1 파리 대회 우승을 포함해 총 8경기 전승을 거두었다. 그 중에는 2003-2004 챔피언 레미 본야스키도 포함되어 있었다. 반론의 여지없이 올 한해 최고의 파이터로 첫 손에 꼽혔다.
2. 고미 다카노리(프라이드 FC | 26, 일본, 키구치 도장)
2004년 초 프라이드 부시도 첫 출전부터 시작된 고미의 연승행진은 2005년에도 계속 되었다. 현재까지 프라이드 청 9전 전승. 2005년에도 카와지리 타츠야를 포함해 4전 전승이란 깔끔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본에 충실한 빠르고 강력한 펀치 러쉬에 속사포같은 무릎 공격으로 승승장구해온 고미는 이제 올해 마지막 가장 중요한 단 한경기만 남겨놓은 상태. 남제 2005에서 연승행진을 한 경기만 더 이어 간다면 프라이드 라이트급 초대 챔피언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3. 마우리시우 쇼군(프라이드 FC | 24, 브라질, 슈트복스)
올 한해 전성기를 보낸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첫 손에 쇼군을 꼽을 수 있다. 작년 까지는 어디까지나 '실바의 뒤를 이을' 슈트복스의 신성(新星)일 뿐이었지만,(사실 초창기에는 형인 무릴로 닌자가 더 주목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는 '실바를 위협할' 최강의 도전자의 지위에 올라섰다.
주목할 만한 것은 올 한해 시즌 내내 미들급 그랑프리를 치루면서 신인급 선수로는 좀처럼 대진을 잡기도 어려운 상대들로만 골라서 경기를 가졌다는 점이다. 개막전 퀸튼 잭슨을 시작으로 호제리오 노게이라, 오브레임에 이어 아로나 까지 실바를 노리던 미들급의 쟁쟁한 파이터들을 모두 꺽으며 끝내 생애 첫 챔피언 벨트를 손에 넣는 기염을 토했다.
4. 안드레이 알로프스키(UFC | 26, 벨로루시, 알로프스키 핏 불)
UFC 헤비급 챔피언 알로프스키는 올 해 '빅 3'를 모두 제압했다. 팀 실비아를 예상외로 47초만에 서브미션 기술로 멋지게 제압하며 잠정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시즌을 시작했다. 운동능력은 UFC 최강으로 꼽히는 저스틴 엘리어스마저 간단히 제압해버렸다. 미어의 복귀가 늦어지며 '잠정' 딱지를 띄게 된 알로프스키는 '헤드 헌터' 폴 부엔텔로 마져 제압함으로서 미어외에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큰 키에 날렵한 몸매에 삼보와 킥복싱을 고루 연마하여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전천후형 파이터로 전통적으로 파워를 앞세운 UFC 헤비급 무대에 새바람을 주도했다. 미어의 복귀가 가시화 되고 있어 진정한 UFC 최강자로 군림할 태세이다. 프라이드 진출도 정식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좀 더 가까은 무대에서 보게될 가능성도 있는 상태이다.
5. 에밀리아넨코 효도르(프라이드 FC | 29, 러시아, 레드 데빌)
'60억분의 1'의 격투황제 효도르는 올 한해 단 두 경기만 치루었을뿐이지만 10대 파이터로 손색 없었다. 코사카 츠요시와의 혈전을 치루며 생애 유일한 오점이었던 6년전의 패배를 리벤지 하는 데 성공했다. '완전무결한 챔피언'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 것. 두번째 경기는 생애 최강의 도전자의 거센 도전을 막아내며 더 이상 인류 중에는 상대가 없음을 만천하에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당분간은 효도르의 1인 독주체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지만, 모든 헤비급 파이터의 '공공의 적' 되버린 이상 이제부터의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도 자명하다. 오는 31일 '악마의 아들' 줄루와 승부를 앞두고 있는 효도르는 이제부터의 모든 경기가 언제든 최후의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6. 임재석(스피릿MC | 26, 한국, 투혼정심관)
임재석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가장 대표적인 것은 '킥복서'이다. 예전에 킥복싱으로 이름을 날렸던 것 때문이겠지만, 사실 격투무대에서 본 임재석은 뛰어난 그래플러이기도 하다. 킥복싱으로 다져닌 타격 기본기에 긴 팔다리를 이용한 다양한 서브미션 기술까지 갖춘 임재석은 이미 국내최강으로 평가 받고 있던 터.
올해 치뤄진 스피릿 MC 미들급 그랑프리에서 조훈과 백종권 최영 등 내노라하는 파이터들을 차례로 제압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강 파이터로 인증을 받았다. 올 시즌 3전 전승으로 네오파이트에서 오쿠다 마사카츠 진무관 가라데 한국지부관 관장에게 단 한차례 패배한 것으로 제외하고는 전 경기 승리를 거두었다.
7.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히어로스 | 28, 일본, 킬러 비)
'물 만난 고기'라고 해야할까? 모태부터 레슬러였던 키드는 역시 입식보다는 종합쪽에서 빛이 더했다. 작년 마사토와의 일본인 최강 대결 패배에 이어, MAX 그랑프리 개막전에서 마이크 잠비디스에게 또다시 패배하자 길었던 입식으로의 외도를 정리했다. 히어로스에서 경량급 그랑프리 개최를 선언한 것. 바로 키드를 위해 만들어진 그랑프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호일러 그레이시를 상대로 경기전 공언했던 대로 실신 KO승을 이끌어 낸데 이어 우노 카오루 마저 훅으로 제압하며 생애 첫 챔피언 등극을 위한 한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다. 올해 히어로스 3연승이며 호일러전에서의 오른손 훅 장면은 올 해 최고의 장면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8. 추성훈(히어로스 | 30, 일본)
작년 K-1 다이너마이트!!에서 전 IBF 헤비급 챔피언 프랑소와 보타를 제압하면 화려하게 시작한 격투가로서 길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이다. 다른 유도 선수 출신 파이터들이 유독 어려운 출발을 해서일까? 상대적으로 추성훈의 행보가 돋보이는 한 해였다. 비록 제롬르 밴너의 물리적 차이에서오는 엄청난 타격에 한차례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탄탄한 유도 기본기에 타고난 타격감까지 갖춰 좋은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올해 다이너마이트!!에서는 호이스 그레이시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다카다 노부히코, 사쿠라바 카즈시, 요시다 히데히코 등 일본을 대표하는 파이터들과 경기를 가졌던 호이스의 전례를 살펴볼때 이번 경기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호이스를 제압할 경우 사쿠라바가 그랬던 것 처럼 단숨에 정상급 파이터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 내년 한해가 더욱 주목되는 파이터 중에 하나이다.
9. 전여옥(NA ROK | 46, 한국, 팀 GNP)
세계 최강의 격투리그로 추앙받고 있는 NA ROK(Nat'l Assembly of Rep. of KOREA)의 대표 파이터. 작년 3월부터 상대를 가리지 않는 용맹스러움으로 올 해 11월까지 GNP의 대표파이터로 맹활약했다. 전여옥의 가장 큰 무기는 상황에 즉시 바뀌는 다채로운 공격전술. 승리를 위해 불과 작년 초까지 자신이 맹공을 펼쳤던 "영남권 공주" 코치가 이끄는 GNP 팀으로 소속을 옮긴 것에 그치치 않고 팀 GNP의 간판 파이터로 활약하는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 바 있다.
전여옥의 파이팅 스타일은 앞 뒤 안가리는 무대포 돌진형 스타일. 특히 상대를 가리지 않고 먼저 싸움을 거는 배포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원래 장기는 상대를 꼭지돌게 한다는 막말펀치와 '저주'논평쵸크. 특히 접근전 상태에서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다는 증오와 독설 콤보 공격은 초일류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0. 데니스 강(프라이드 FC | 28, 한국, 스피릿MC-ATT)
최무배로부터 불기 시작된 '격투한류'를 데니스 강이 이어갔다. 시즌 전반기 프라이드 무사도 6과 8에 차례로 나와 2연승을 거두며 때마침 신설된 무사도 그랑프리 초청을 목전에 두었던 것도 사실이다. 뜻하지 않은 손등 뼈 골절 부상으로 그랑프리 출전은 무산되었지만 지난 10일 AFC에서 승리를 거두며 부상 완쾌를 검증받았다.
'수퍼 코리안'이라는 말 한 마디로 격투 스타로 자리잡은 데니스 강은 잘생긴 외모로 CF 꼐에서 연이은 러브콜을 받기도 해 국내 격투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요한 시점에서 부상이 뭇내 아쉬운 한해였지만 10대 파이터로 손꼽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성적으로 거두었다.
첫댓글 ㅋㅋㅋ.
전여옥이 9위라뇨;; 제가 보기엔 저 중 누구도 전여옥을 꺾을순 없습니다.
지만원이라면 가능합니다.
고미의 상승세....정말 크로스의 달인....그래도 전여옥에...ㅋㅋㅋㅋ
고미 대단 세미쉴트는 하리토노프에게 맞던 기억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