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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 인간들 ◀ 프롤로그
wRitTen By. 귀혜
e-MaiL. syh2518207@hanmail.net
에. 그러니깐. 지금 이 상황에선-
"아름아...울지마......"
기뻐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슬퍼해야 해?
도대체 눈물 날만큼 기뻐서- 그만큼 아름이 얼굴 보니깐 또 슬퍼서..
마냥 기뻐만 해야할지 울어야 하는 건지 몰라서..
"못된 기집애.. 기어코는 붙었구나. 내심 너 안가길 바랬는데.."
명문고등학교.
이름만큼이나 명문인 명문고등학교는 바로 특목고계 자립형 사립고다.
이 곳에 난 다음주부터 편입된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면-
난 지금 문현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재학중인데, 특목고인 명문고등학교로
전학을 간다- 이 말씀이지. (※시험 쳐서 통과될 시에만)
편입학 통지서가 날아온 게 어젯저녁.. 정말 눈물날만큼 아주 뛸듯이 기뻤지만,
이제 이 교복을 입고 이 학교를 다니는 것도, 나와 죽고 못사는 아름이를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 눈물이 핑 돈다.
"잘가. 나쁜 기집애야. 연락 자주 하구.. 알았지? 연락두절하면..죽는다?"
"응. 알았어. 응. 응.. 너두 연락 자주해- 나 없다고 맨날 질질 짜지나 말구."
"누가 질질 짜? 너나 짜지 말어-"
아름아. 정말 잘있어야 돼. 다음에 만날 때까지 꼭 건강하고, 연락도 자주 하구..
공부도 열심히 해서 나랑 같은 대학 가서 거기서도 맨날 붙어다니자.
그 땐 내가 이때까지 니 도시락 뺏어먹었던거 두배로 아니아니, 세배로 먹여줄께.
그러니까.. 나 절대 잊어먹지 말구.. 진짜.. 진짜 잘있어야 돼? 알았지?
......
.............................
[ 하숙집은 엄마가 이미 알아놨어. 주소는 탁자 위에 있을 꺼야. 하나밖에 없는 딸..
엄마가 배웅 못해줘서 미안해. 대신 한국 들어오는 날 바로 하숙집에 들릴께.
사랑해. -딸, 영지에게. ]
학교가 마치자마자 아름이랑 막 싸돌아다니면서 놀다가 집에 밤 늦게 들어왔다.
엄마가 있을 줄 알았는데 불도 켜져 있지 않았다.
대신 신발장 옆에 걸려있는 메모란에 엄마가 남겨둔 편지가 압정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아마 오늘 오후쯤에 갑자기 외국으로 출장 가셨나보다.
뭐, 이런 일은 하도 빈번해서 서운하진 않다. 엄마는 늘 그랬으니까.
내 생일은 바쁜 업무 때문에 잊어버리기 일쑤였고, 심지어 중학교 입학식, 졸업식엔
출장 때문에 코빼기도 안보였던 사람이다.
하지만 엄마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진 않는다. 미워하고 원망한다면 그건 오히려 아빠일 테니까.
한 가정에 가장이 빠지게 되면 그 가정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 집은 아빠가 집을 나간 뒤로 엄마가 억척스럽게 지탱했다.
정말 가까스로.. 그러니까 나는- 그런 엄마를 정말 존경하고 사랑한다.
내 방으로 들어왔다.
큰 짐가방에 옷가지들과 책들을 넣었다.
별로 챙길것도 없었다. 공부하느라 놀 시간도 쇼핑할 시간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옷도 몇개 되지도 않고, 생활용품들은 챙겨가지 않아도 하숙집에 다 있을 꺼니까 필요없고..
정작 무게가 나가는 책만 산더미다. 으휴.
오늘은 오랜만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아침 일찍 저 짐가방을 들고 역에서 바로 울산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야 하니까 말이다.
...
..................
[ 울산광역시 동구 화정동 866-9번지 도착한 하숙집 ]
첫댓글 혹시 물좋은 하숙지집?!
나 물좋은 하숙집 봤는데 소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