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 쓰임새가 다르다
명말의 고전 『채근담』에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라.
원망하고 탓하는 마음이 저절로 꺼지리라.”라는 대목이 있다.
내가 힘들면 타인의 삶이 무척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
이때는 자신보다 더 불행한 처지에 놓인 인생을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그래야 지금의 상황을 탓하거나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위보다는 아래를 보고 사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우리 개개인은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자각이 충만한 행복을 만들 수 있다.
스스로 불행하거나 보잘 것 없다고 불평하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다.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양철 지붕 위에 있던 작은 못 하나가 불평을 하면서 이렇게 투덜댔다.
“평생 꼼짝 못하고 박혀서 하늘만 쳐다보다니. 이게 무슨 꼴이야 ”
이렇게 불만을 이야기하다가 벌떡 일어나 땅으로 내려갔다.
땅으로 도망친 작은 못은 이곳저곳 신나게 구경을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비바람이 몰아쳤다. 못이 도망나간 지붕은 바람에 견디지 못해 덜컹거렸다.
그때 집주인이 와서 바닥에 떨어진 못을 주우면서 “이놈이 여기에 빠져 있었군.” 하며 본래 있던 자리에 박아 놓았다.
작은 못은 그때서야 자신이 이 집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은 못 하나라도 지붕에는 꼭 필요한 물건이듯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자리가 있는 법이다.
큰 바위를 옮겼다가 다시 제자리에 놓을 때는 쉽게 그 위치를 찾을 수 있지만 작은 조약돌은 그 자리를 찾기 가 쉽지 않다.
작은 것이기 때문에 그 자리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무엇이든 작은 일이 더 어렵고 표시도 나지 않는다.
따라서 평범한 사람이 더 위대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자신의 존재가 보잘 것 없다고 기죽을 필요 없다.
아무리 보잘 것 없다 해도 저 지붕의 못 하나보다는 뛰어나기 때문이다.
개인의 업적이나 사회적 공헌과 상관없이 모두 그 역할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때로는 달팽이의 걸음으로 느리게 걷는 사람도 있고, 토끼처럼 빠른 걸음으로 걷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두가 자신의 속도만큼 열심히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삶을 남과 평면적으로 비교할 필요가 없다.
모두가 살아가는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이 다른 것이다.
세상일이 똑같이 닮아 있다면 개성과 조화의 하모니가 이루어질 수 없다.
백로는 한쪽 발로 서 있어야 편하고, 바닷게는 옆으로 걸어야 빨리 갈 수 있다.
등나무는 굽은 것이 멋있고, 대나무는 속이 비어야 제 모습이다.
이처럼 존재하는 모양이 각기 다르듯이 삶의 무늬 또한 다양한 것이다.
어떤 것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뜻도 된다.
이 세상에는 각각의 쓰임새가 따로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남들과 과 비교해 열등하다고 해서 어깨 처지거나 기죽을 필요 없다는 위로다.
세상일은 상대우열이 아니라 절대우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남이 가진 것을 내가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원망할 필요도 없고 부러워할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각기 자기만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장점과 자기 단점을 비교하면 항상 부족하지만 자신의 장점을 남과 비교하면 오히려 만족스런 상황이 되기도 한다.
발이 많은 것으로 따지자면 지네가 최고지만, 발없는 뱀을 따라잡지 못한다.
산등성이의 바람은 나무를 흔들어도 사람의 손가락은 부러뜨리지 못한다.
이와 같이 세상일 가운데는 큰 데서 이기지 못하지만 작은 데서 이기는 것이 있고,
작은 데서 이기기 못하지만 큰 데서 이기는 것이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재능과 능력은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나는 키가 작은 편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키 큰 사람과 비교했을 때 작을 뿐이지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라고 믿는다.
키가 무척 작았던 나폴레옹은 “내 키는 땅에서 재면 작지만 하늘에서 재면 누구보다 크다.”라는 말을 남겼다.
세상사 어떤 기준에 대입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어 있다.
키가 작다고 모두 불편한 것이 아니다.
문지방에 부딪힐 일이 없고 작은 구멍을 잘 통과하므로 이런 점은 좋다고 할 수 있다.
바가지는 물이 새면 안 되지만 쌀을 이는 조리는 물이 새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방죽에 구멍이 났을 때는 대들보보다 작은 나뭇가지가 더 필요하고,
쥐를 잡는데는 천리마보다 나이 든 고양이 한 마리가 더 쓸모 있는 법.
이렇게 모두 다른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세상사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우리는 이 지구별에서 모두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시라.
출처 ; 현진 스님 / 행복은 지금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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