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감사원.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을 감사 중인 감사원이 최근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말 황덕순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처음 조사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을 담당했던 최고위급 참모들을 잇달아 소환하고 있다.
감사원은 홍장표에겐 문재인 정부 당시 전년 대비 하위 20%의 소득이 역대 최대폭(8%)으로 하락했던 가계동향조사(2018년 5월 발표)와 관련한 사안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조에겐 비정규직이 전년 대비 역대 최대폭(86만 7000여 명)으로 증가했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2019년 10월 발표)’ 등과 관련해 통계 의혹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함께 악화됐던 소득, 집값, 고용 등 주요 통계가 추후 개선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소득 통계 조작 의혹은 2018년 5월 황수경 당시 통계청장의 가계동향조사 발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황 청장은 1분기 저소득층 소득이 급감해 소득격차가 최악으로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소득주도성장 이후 오히려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표본 설계의 적절성 문제를 제기했다. 문재인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반박했다.
이후 3개월 뒤 황 청장은 강신욱으로 교체됐다.
통계청의 통계 표본수와 조사기법 등도 바뀌었으며 소득분배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통계청 직원들의 PC에서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이 가계동향조사나 보도자료에 특정 내용을 담아 달라거나 빼달라고 말한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당시 국토교통부 산하 부동산원의 시세 집계 과정에서도 일부 문제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당시 국토부가 부동산 가격 동향 조사와 관련해 표본을 고의로 편향되게 추출하거나 조사원이 조사 숫자를 임의로 입력하게 하는 등 왜곡한 정황을 확인하고 집중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상조의 전임자인 김수현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