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8일날 큰 놈과 함께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있었던 딥퍼플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벌써 네번째라는데... 그간 한번도 가질 못했는데, 웬지 마지막일 거라는 느낌이 들어서 도저히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공연시작전 음악을 틀어주는데 블랙사바스의 명곡 'Heaven & Hell'이 나오더군요. 아마도 로니 제임스 디오를 추모하는 뜻이 아닌가 생각했는데요. 공연 중반쯤에 스티브 모스도 과거 레인보우의 'the Man on the Silver Mountain'의 한 소절을 들려주더군요. 직접적으로 디오를 추모한다는 멘트는 없었지만... 분명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차원의 서비스가 아녔나 싶습니다.
여튼 공연은 이언 길런과 그 일당들(?)이 쏜살같이 튀어나와서 [하이웨이 스타]를 부르면서 시작됐습니다. 오프닝부터 저렇게 달려버리니... 관객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튀어 일어나 환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구요. 한 스무곡쯤 불렀던 것 같던데 역시나 딥퍼플 2기의 주요 레파토리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특이했던 곡은 앨범 Fireball의 No one came과 Machine Head에 있는 Lazy, 이 두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실패작(?)으로 알려진 'Who do we think we are'에서 한 곡을 선사했는데 동경서 온 여인이 아니라 Mary Long이었습니다. 이 곡은 인터넷 동영상 등으로 접하지 못했던 곡인 것 같던데 매우 인상적이었구요, Lazy 같은 곡은 이언 길런옹의 하모니카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마지막 불후의 명곡, 'Smoke On the Water'가 역시 엔딩곡이었는데 다함께 부르는 떼창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이언 길런도 정말 놀라는 표정인데 의외로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도 많았구요, 엄마, 아빠, 아들, 딸 모두 일어나 합창을 하는 광경에 다소 놀란 모습인 거 같았습니다.
앵콜곡은 놀랍게도 Hush였습니다. 이언 길런은 2기 음악외에는 잘 안하는 걸로 알았는데요... 그리고 블랙나이트로 마무리... 정말 쏜살같이 지나간 두시간이었고요. 저랑 같이 간 아들놈도 '오길 잘했다', '경륜이라는 게 묻어난다' 그러더군요. 아마 이 놈도 딥 퍼플의 팬이 될 모양입니다.
이렇게 아쉽게 딥 퍼플을 떠나보내고 차마 돌아서지 않는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길을 재촉했네요. 저의 지나간 청춘도 마찬가지로 그들과 같이 남겨 놓고요...
첫댓글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목이 터져라 그 명곡들을 따라 불렀더니.. 목이 지금까지 아픕니다...
목캔디라도 드세요~~
사실 길런이 2집의 켄터키 우먼도 불렀구요. 노 원 케임이나 매리 롱 등 그간 리치의 독재에서 벗어나 자주 레파토리에 끼곤했습니다. 글고 재결합 앨범에서 낫 리스판서블이나 웨이스티드 선셋도 작년에 등장하기도 했고요. 사실 전 이 2곡을 특히 더 듣고 싶었습니다. 허쉬는 88년부터 재등장했구요. 비교적 침착하고 표정이 안 나타나는 이언 페이스옹마져 살작 흥분하셨더군요.
스티브 모스와 이언 길런은 정말 사이가 좋은 거 같더군요. 개인적으로 리치를 좋아하기는 하나... 그래도 팀의 화합을 위해서 그의 탈퇴는 잘 된 일인 거 같네요...
사실 4번재는 아닙니다.95,99,2000,2004 그리고 올해 5번쨉니다.전 다 갔다왔습니다.
한번 더 보고 싶네요... 정말 꿈같이 흘러간 두 시간이었습니다... T T
아, 부럽습니다. 아드님과 함께한 퍼플쇼라니...전 과연 아들놈과 메탈리카 나 엘튼 존 공연을 볼 수 있을까요...쩝, 아들놈이 크면 이들이 너무 나이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