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파티 短想 -
詩처럼 산다는 것
兮空
매년 9월이 오면,
白露 전 후 쯤해서 뒤뜰악
딱 한그루 청포도나무는 원망서러운 듯 스산히 바람을 스치운다.
올해 마지막 청포도 알알이를 사정없이 싹쓸이 수확한 뒤
가까이 사는 남녀노소 친지 지인들이 모여 둘러앉아
청포도 먹어치우기 담소 파티를 하기 때문이다.
둘러보면,
노인들 중에는 현대물리학자, 스님, 목사, 신부, 변호사, 의사,
정보과학자, 화가, 철학교수, 시인, 전문 직업 한번 다양도 했다.
모무들 은퇴한지 오래다. 시인 빼고.
사실 엄밀히 말해서, “청포도는 청포도가 아니어라”, 현대물리학자의
선전포고로 입씨름이 시작된다.
뭐시기? “말도안되, 청포도가 청포도지 뭐람?” 변호사님이 대꾸하며
청포도 변호에 나선다.
청포도(色)가 푸른색으로 보임(受)은 청포도가 다른 모든 색을 받아
들이면서 오록히 푸른색만 문전박대 반사 하기 때문에 사람 눈에 푸르게
보이기는 하지만 청포도의 실체는 검포도다 라고 설명하는 과학자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
허나, 현대과학 발전사에서 명명백백 나타나 듯, 아이슈타인을 비롯한
모든 과학자들도 인간이니, 인간의 인지능력과 판단의 한계를 고려한다면
인간이 조작한 살험도구와 아전인수 격 결론에는 반드시 미처 간과한
혹은 의도적 오류가 있기 마련이기도 하다. 현대 까지도 시간 계념 하나
제데로 정립하지 못 했으니…청포도 논쟁은 야심 가득히 넘치는 젊은
양자물리학자의 돌다리 위 노리개 연예감으로 남겨두자?
검포도를 실존 혹은 실체라 하고 청포도는 일시적 현상으로 인식되는
허상이라…해둡시다. 실체든 허구든 맛 한번 좋다! 하고서는 철학자
교수님 물포도 드시기에 바쁘시다.
동양화가 선생님 오른쪽 무릎을 세차게 내려치면서 “진작에 내가 옳았구먼!
한평생 나는 청포도를 검은 색 먹으로 만 그린다 아이가!” 하신다.
목사님의 오늘 기도는 요한복음 14장 6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이고, 청포도 또한 하나님 은총의 결실이라 설교 아닌 설교도 하신다. 아멘.
頓悟頓修인지 頓悟漸修인지 알수 없으나 깨우친 스님도 한 말씀 보태 주신다.
인성계에서 인간의 오감 육감 내지 영감으로 인지되어 五蘊 (色受想行識)의
과정을 거쳐 나타나는 만물 만생 만사가 모조리 空하며, 人性界와 神性界
사이에 가로 놓인 牆壁 즉 無限界/無感界을 수행으로 건너서 열반에 들어
신성계에서 “참”을 성취합시다. 보리 사바하.
왜 세상 모든 종교는 한결같이 세상을 극단적으로 두쪽으로 작살을 내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길 없다? 천국과 지옥 혹은 인성계와 신성계? 허긴, 고대 부터 동양
이나 서양이나 세상을 신선과 악귀 두쪽으로 갈라 놓고 돗자리를 깔아야 어리석은
중생들이 모여 들고 그나마 장사가 될게 아닌가! 혼자말을 중얼중얼하던…
시인 또한, 이육사의 詩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박혀”-
한 소설 낭송하고서는 청포도 한 무더기 귀가에 가까이 치켜 들고서 “청포도를
스치고 간 바람도 푸른색 꼬리(餘痕)을 남기는구려” 한마디 덧 던지고는 부시시
일어나 푸르른 목아지를 쓰담으니 파티는 끝나고 일어서는 손님들 좌중에서
흥겨운 폭소가 솟아지고 씁쓸한 가을 바람마저 온 방 가득 일렁인다…
역시, 지난 인생 길에서 진적에 頓悟 했어나, 頓修냐? 漸修냐? 석사논문
조작하기 보다는 무한계 등지고 인생계 자연속에 나타나는 미(美)를 있는
그대로 보고 냄새맡고 맛보고 만지고 심지어 듣기도하며 충실히 그리고
정직하게 그리고 쓰고 춤추는 시인 너, 청포도를 청포도라 노래하는
너 시인아~ 오늘 이 모임의 선임상사이로다.
저 시인 처럼, 가끔은 詩처럼 살아리렸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각자 임시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인생들의 뒷 모습을
보면서, 문득 시인 에드가 엘렌 포우(Edgar Allen Poe)가 남긴 명언이 뜨오른다:
“모든 종교는 기만, 두려움, 탐욕, 환상, 그리고 詩作에서 부터 진화한 것이라네.”
兮空의 詩와 인공지능 아바타의 畵釋 (G231021261)
*[참조사항] 꼭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人性 과 人工] [詩性 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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