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이의 겨울 간식 중 으뜸은 군고구마와 군밤이었다. 아빠가 마실 나가셨다가 들어오실 때면 으레 손에 군밤, 군고구마가 담긴 까만 비닐 봉다리가 들려있었다.
겨울밤, 가족들은 둘러앉아 호호 불며 뜨거운 군고구마를 식혀 먹었다. 물론 찡이도 함께다. 찡이는 군고구마 한 개도 거뜬히 먹으니까.
그런데 찡이가 2년 전 급격히 식욕을 잃으면서 그해 겨울, 군고구마 파티에서 찡이는 빠졌다. 추운 겨울이었다.
올해도 그러려니 했다. 겨울에 들어서며 아빠는 또 다시 까만 비닐 봉다리를 들고 귀가하셨고, 식구들은 무심히 군고구마 껍질을 벗겨 먹고 있었다. 그런데 찡이가 코를 킁킁 거리며 다가오더니 군고마가 놓여 있는 상에 그 큰 얼굴을 턱!!!
혹시나 해서 군고구마를 떼어 내밀었더니 낼름 받아먹는 찡이. 그렇게 다시 시작된 찡이의 군고구마 간식 타임^^
올 겨울 내내 찡이는 매일 한 개씩 간식으로 군고마를 먹었고 아빠는 열심히 군고구마를 사서 날랐다. 찡이가 군고구마를 먹으며 내는 쩝쩝 소리는 가족들을 행복하게 했다.
아이 입에 뭐가 들어가면 행복한 엄마처럼, 나이 든 부모님 입에 뭐가 들어가면 흐믓한 자식들처럼! ^^
하지만 군고구마도 나름 활동기간이 있는 거다. 봄이 다가오면서 혜화동 로터리의 군고구마 할아버지는 일을 접으셨다.
이를 어쩐다??? 엄마가 삶아준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군고구마랑 삶은 고구마랑은 맛이 달라서리...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전자레인지로 고구마 굽는 법이 나와 있었다. 고구마를 하나씩 신문지로 싸서 10분 정도 돌리면 열은 신문지를 통과해서 고구마가 구워지면서 수분은 신문지를 통과 못해 촉촉하다고.
그래서 따라해보니 꽤 그럴 듯하다. 군고구마랑 똑같지는 않지만 나름 군고구마의 맛이 난다.
그래서 요즘 찡이는 이 군고구마를 매일 한 개씩 먹고 있다. 나름 촉촉하기도 해서 목도 메이지 않고 굿이다!
주식에 들어가는 현미, 콩 등 각종 잡곡과 간식으로 먹는 군고구마, 구운 감자칩은 요즘 찡이의 훌륭한 탄수화물 공급원이다.
찡이가 군고구마를 잘 먹으면서 겨우내 똥 줄기가 굵어졌다는 엄마의 증언. 고맙다, 고구마! ^^ |
출처: 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동물행성 원문보기 글쓴이: 더불어밥
첫댓글 ㅎㅎ 찡이가 군고구마를 좋아하는군요.. 마트에서 파는 군고구마 직화구이 남비 도 있어요. 저도 8,000원 인가? 재작년에 샀는데~
길거리에서 파는 군고구마랑 같은맛이랍니다.
저도 직화냄비 강추요 ㅎㅎ 근데 요즘도 군고구마파는 곳이 있나보네요..직화냄비 보급으로 군고구마 파는 곳이 거의 없어진 것 같아서요..^^
와~ 찡이의 군고구마 사랑이 다시 시작되었군요^^ 반갑네요~ 저흰 집에서 낡은 프라이팬을 고구마 전용으로 두고 구워 먹는답니다~ㅎㅎ 파는 군고구마보다 더 맛나요^^ 자취시절의 매일 간식거리이기도 했지요~ 렌지보다 더 편하구요, 한번 해보세요^^ 초롱인 고구마만 먹으면 가스가 차서 못 먹이고 있지만..ㅡㅡ;;ㅋㅋ
고구마가 건강식품으로 참 좋다고 의사샘이 처방 하시더라구요...찡이 다시 회춘하는것 같아요.
ㅎㅎㅎ 고구마의 힘은 대단하네요^^ 저희집엔 고구마 굽는 전용 냄비(물없이 군고구마 만들어주는)를 아예 샀답니다. ㅋ 올해는 고구마값이 너무 올라 ㅠ ㅠ 많이 먹진 못했지만요.
섬유질 가득한 고구마 먹고 장튼튼한 찡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