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선 작가가 신작 동시집 '엄마의 행진곡'(도서출판 마음)을 펴냈다.
이 작품집은 시인이 사랑하는 외손주 상유와 유하의 생각과 활동에 관심을 쏟으며, 더 낮은 자세로 사계절의 자연을 바라보며 길어 올린 다정한 기도의 산물이다.
시집 전반을 관통하는 정서는 어른에겐 '공감'이며 어린이에게는 '성장'이다. 이를 사계절의 순환과 가족, 친구라는 관계의 틀 안에서 동심의 아름다움으로 형상화했다.
작가의 이런 시적 태도는 곧 타자와 세상을 향해 자신을 열어두는 예쁜 기다림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푸른 초목, 따뜻한 햇살, 부는 바람, 예쁜 참새, 촉촉한 빗방울, 그 모두를 품어주는 지구, 그리고 그들 모두를 지구의 주인으로 바라보는 시인은 ‘동시 시인인 나에게 매달리면서 모두 시가 될 수 있게 해 달란다. 그들을 이 적은 지면에 다 앉힐 수는 없다. 다채로운 세상을 각각의 색으로 읽어주는 시인의 시선 못지않게 변함없는 감성이 경이롭다.
동시집은 모두 5부로 촘촘하게 구성,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깊은 삶의 지혜와 울림을 전한다.
‘말 한마디로/천 냥 빚을 갚듯//미소라는 작은 씨앗이/우리 맘에 예쁜 꽃을 피워//내가 엄마를 돕고/엄마는 나를 돕고//우리 함께 덕을 베풀면/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거야//(’덕을 베풀면’ 전문)’
▲제1부 ‘꿈은 이루어진다’에서는 거친 세상을 살아가는 오늘날의 아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담았으며, ▲제2부 ‘숲속을 거닐며’에서는 사계절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시인의 맑은 눈으로 그려냈다.
‘새벽 공기 찬바람에/냄비가 춤추고 밥솥이 울려//일어나라 얘들아/엄마의 행진곡이 시작된다//뚜벅뚜벅 찰칵찰칵/밥상 위에 사랑이 담겨//얄미운 잠투정에도/웃음으로 우리를 깨우고//따뜻한 밥 한 숟가락에/엄마의 행복이 녹아 있죠//(’엄마의 행진곡‘전문)’
▲제3부 ‘엄마의 행진곡’에서는 자식을 향한 눈물겨운 모성과 따뜻한 가족 공동체의 가치를 리드미컬하게 풀어냈고, ▲제4부 ‘자연과 어우렁더우렁’에서는 「전주 향교 은행나무」 등을 통해 고향 전북의 향토적 서정을 노래했다.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제5부 ‘행복의 지름길’에서는 「스마트 폰」, 「마지막 생각」, 「행복 노트」, 「용담호 맑은 물」 등을 통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어린이들이 일상 속에서 찾아내야 할 참된 가치와 내면의 평화, 그리고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깊이 있고 다정하게 일깨워준다.
작가는 시대에 걸맞게 생성형 AI인 챗GPT를 통해 영감을 얻으려 시도하기도 했으나, AI는 인지 능력이 떨어진 보조 수단일 뿐 일상에서 느꼈던 다양한 체험과 인간의 희로애락을 동시로 표현하기엔 부적합했다는 솔직한 고찰을 전했다.
기술의 한계를 넘어 오직 인간의 따뜻한 호흡과 마음으로만 빚어낼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무지개 빛 동심을 이번 시집에 온전히 채워 넣었다.
작가는 "누군가에게 작은 등불이 되길 바라며 순수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동심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어린이들에게 상상력과 희망을 키워 줄 동시집을 만들어주신 도서출판 마음의 박기영 대표님과 문학의 디딤돌이 되어 준 글빗, 그리고 좋은 생각으로 읽어 주실 모든 독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공직 생활을 통한 헌신으로 민원봉사대상과 옥조근정훈장을 수훈하기도 작가는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전북아동문학상, 전북문학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전북아동문학회와 전북여류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아동청소년문학회 부이사장, (사)한국공무원문학협회 부회장, (사)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남부권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문학 발전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 이종근기자
- 출처
<새전북신문>, 2026. 7. 31. 금, Culture 문화 10면
*** 관련 보도
<전북도민일보>, 2026년 7월 30일 목요일, 문화 14면